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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적 감성의 기원과 구조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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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명 인문사회분야지원심화연구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05-079-AS0105
선정년도 2005 년
연구기간 2 년 (2005년 09월 01일 ~ 2007년 08월 31일)
연구책임자 이승하
연구수행기관 중앙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공동연구원 현황 박숙자(서강대학교)
김연숙(경희대학교)
이명호(가톨릭대학교)
김진아(충북대학교)
김은하(중앙대학교)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본 연구는 1900년대에서부터 해방 이전까지의 식민지 근대화기를 대상으로 근대적 감성(感性 sensibility)이 어떠한 맥락 속에서 형성 · 확립되는지를 밝히고자 한다. 본 연구는 감성의 기원과 구조에 대한 규명을 통해 한국인의 정체성을 밝히는 것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감성을 그 자체 본질적 · 자연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특정한 제도와 관념을 통해 형성된 역사적 구성물로 파악하는 관점을 취한다.
    본 연구가 감성을 통해 한국인의 정체성을 밝히고자 하는 까닭은 무엇보다 한국인 스스로가 자신을 비애, 한, 슬픔, 애상 등의 어휘를 통해 정체화 하거나 한민족을 ‘세상에서 가장 슬픈 민족’으로 진술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한(恨)’은 외국어로 번역이 불가능한 한국인 고유의 정서로 논의된다. 이러한 반응은, ‘한’을 번역할 언어가 있는가 없는가에 대한 검증을 떠나 한국인들의 자기 역사/민족에 대한 유별난 정서적 반응을 암시한다. 이렇듯 한국인이 스스로를 정체화 하거나 타인에 의해 정체화 되는 방식 중의 하나가 ‘감성’이라는 코드이다. 특히 한국인의 감성적 자질 중의 하나로 논의되는 ‘한(恨)’은 그동안 상당한 양의 연구 성과를 낳았는데, 이는 학계 스스로가 한국적 정체성의 특수성을 감성을 통해 해명하는 데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한’ 연구는 한국인의 감성을 체계적으로 설명해 낸 주목할만한 시도이다. 그러나 기존 연구들은 ‘한’으로 대리 표상된 한국적 감성을, 국권상실로 얼룩진 한국의 가파른 역사체험이 결과한 자동적인 반응으로 설명한다. 그 결과 감성은 다소 정태적이고 수동적인 것으로 의미화되어 왔다. 다른 한편으로 한국적 감성을 근대 이전에 시원을 둔 한국인 특유의 기질/본성으로 규정했기 때문에 감성을 자연화-본질화 할 우려를 안게 된다. 이러한 연구는 감성이 구성되는 지점을 간과함으로써 감성의 사회문화적 실체를 밝혀낼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한국인의 정체성 탐구를 주제로 한 감성 연구의 가장 아쉬운 지점은 감성을 ‘한’으로 축소하거나 남녀 사이의 애정 논의에 집중하는 등 감성의 범주를 협소하게 파악한다는 것, 그래서 근대화라는 물질적 맥락과 민족의식의 고취라는 이념적 자장 안에서 ‘공공적 감성’을 가진 한국적 개인이 탄생하는 역동적인 지점을 놓쳐 버리기 쉽다는 것이다.
    「소년의 비애」, 「약한 자의 슬픔」, 「슬픈 모순」, 「무정」 등 근대문학 초창기의 소설들은 그 제목에서부터 감성을 전경화 하는데, 이렇듯 감성적 징후들은 근대적 개인이 형성되는 무렵부터 드러나 시간의 변이와 함께 그 의미론적 자질들을 새롭게 구축해가며 정착해 간다. 감성적 인간들의 근대 체험은 감성적 인간의 등장이 근대적 개인이 발견된 혁명적 사건이었으며, 이 개인의 발견은 근대라는 현실의 발견을 의미한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감성에 대한 연구는 근대 한국인의 정신이 어떻게 우리를 인식했으며 어떻게 표출해 갔는가를 알아보는 일에 속한다.
    식민지 무의식을 조망하는 연구 중 ‘감성’을 중심으로 논의한 것은 없었다. ‘감성’을 분석할 수 있는가 혹은 감성이 측량되거나 보편적인 잣대를 통해 설명될 수 있는가라는 회의 때문이었다. 감성은 연구의 객관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논의의 중심이 되지 못한 것이다. 이로 인해 근대에 대한 연구는 인간의 행위나 특정 사건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등 명료한 객관적 자료만이 연구 대상이 되어 왔다. 한국인의 정체성에 대한 연구는 민속학이나 심리학 영역에 한정되어 단편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본 연구는 감성을 사적인 것인 동시에 공적인 것이라는 전제 하에 식민지 근대화기를 통해 형성된 한국적 감성의 정체를 밝히려고 한다. 조선적 개인이 그 출발에서부터 감성을 중요한 사회적 동의의 매개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것이 당대의 시대적 맥락과 연결되는 점, 그리고 감성이 역사적으로 정착하는 과정을 통해 민족주의적 주체가 이를 어떻게 분화시켜 젠더화, 계급화하고 있는지를 밝힐 것이다. 이는 미답의 영역이었던 감성의 영역을 개발한다는 장점이 있다.
  • 기대효과
  • 본 연구는 식민지 시기의 문학 담론을 감성의 형성과 구조에 초점을 두어 살펴보는 것으로서, 이는 국내에서는 시도된 바 없는 최초의 접근 방식이다. 서구 지식학계에서는 ‘감성’에 대한 연구가 어느 정도 이루어진 데 비해 한국에서 감성은 미답의 영역이다. 감성은 연구의 객관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논의의 대상이 되지 못한 것이다. 이로 인해 근대에 대한 연구는 인간의 행위나 특정한 사건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등 명료한 객관적 자료만이 연구 대상이 되어 왔다. 그러나 감성을 경험적 현상의 표층 아래에 복잡다단한 요소들로 이루어진 문화적 · 사회적 구조물이라고 볼 때 감성은 객관적 분석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파스칼은 “마음은 이성이 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근거를 갖고 있다”라는 말을 통해 감성은 이성과 독립해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본 연구팀은 여기에 덧붙여 감성은 우리의 행위를 활성화하는 주요 인자이며, 행위를 통해 우리 자신이 형성되어 간다는 의미에서 우리의 정체성의 중요한 토대임을 전제하고자 한다.
    감성을 사회적 문화적 구조물이라고 보는 본 연구의 결과는 다양한 학문 분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감성에 관한 체계적인 이론을 정립할 뿐만 아니라 식민지 기의 언설에 나타난 한국인의 감성의 형성 경로와 특수성을 밝힐 것이다. 따라서 문학, 심리, 역사, 철학, 사회학 등 인문사회학계에서 한국의 근대성에 대해 고찰할 때 풍부한 기초자료를 제공할 것이다. 그간 한국사회를 지배했던 병리적 징후 중의 하나는 식민 통치와 전후 미국에 의한 반식민의 처지가 주는 열패감과 무력감을 서구를 폄하하고, 한국적인 것을 극도로 신성화하는 것으로 위무하려 함으로써 제국-식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된 왜곡된 자기상을 벗어날 기회를 갖지 못했다. 이는 민족과 국가가 초월적 지위를 부여받는 한편으로 맹목적 서구 콤플렉스로 드러난다. 본 연구는 국민국가를 만드는 과정에서 감성의 정치를 통해 민족과 국가를 신성화되고, 그로 인해 의사소통적 합리성이 존재하는 공공적 영역이 형성되지 못했음을 밝힐 것이다. 즉, 본 연구는 한국인의 감성의 구조를 정확히 응시하게 함으로써 이 논의가 한국과 한국적인 것에 대한 신비주의를 두텁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근대성과 사회 문화 정치의 정체를 밝히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이러한 논의는 의사소통적 합리성과 개인의 자발적 열정에 바탕을 둔 진정한 근대 사회의 실현을 모색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감성’은 대중문화의 다면적인 의미를 분석하거나 미학적인 비평을 시도하려면 반드시 건드릴 수밖에 없는 주제이다. 예술작품이나 문화 상품을 포함하는 미적 대상들의 의미와 가치가 정서적 만족감으로 귀결되고 평가되기 때문에, 대중문화연구에서 감성 연구는 필수적이다. 그런데 그간 향유자의 이성보다는 감성에 호소해 온 대중문화는 개인적인 유감 정도로 처리해 온 감이 없지 않다. 감성은 센티멘탈리즘과 동일시되어 이성에 미달하는 부적절한 것으로 평가되어 왔다. 이로 인해 한국의 대중문화의 부적절함이나 부조리성을 언급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과연 무엇이 부적절한 것이며, 부적절함과 비정상은 같은 것이며, 이러한 부적절함은 평범한 대중-우리의 정체성과 어떻게 관련된 문제인가는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못했다. 오늘날은 대중문화의 파급력이 보여주듯이 그 어느 때보다도 문화의 심급이 갖는 중요성이 커진 시기이다. 우리의 정서 생활의 몇몇 측면을 단순히 감상적이라는 말로 일축하기 보다는, 감성의 문제 자체를 전면적으로 검토함으로써 우리 자신의 감성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대중문화를 인도하는 정서적 인자인 감상성의 문제를 해부하는 동시에 자칫 간과될 수도 있는 긍정적 면모들을 함께 구원해 낼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대중문화에 대한 미학적 판단에 있어 감성을 중요한 연구 영역으로 등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여성의 영역으로 치부되어 온 감성을 개발함으로써 페미니즘 연구의 영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여성의 영역을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행위 중심으로 설명하는 대신 ‘감성’이라는 무의식의 잣대를 통해 재구함으로써 페미니즘 연구방법론은 새롭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 연구요약
  • 연구대상 시기는 1900년-해방 이전까지의 기간이다. 본 연구팀은 한국인의 감성이 근대 초기에 발아해서 식민지 기간 동안 무의식의 형태로 결정된다고 보기 때문에 이 시기를 연구대상의 시기로 삼았다. 한국적 감성을 논의하는 데 있어 ‘한’의 문제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해방이후의 공간은 동일한 패러다임으로 볼 수 없는 구조적 역사적 상황의 변화가 발생하기 때문에 본 연구팀은 일단 해방 이전까지만을 대상으로 할 것이다. 해방이후는 국가 형성과 한국전쟁 산업화 등 또다른 계열과 구조를 통해 접근해야 할 것이다.
    감성의 체계를 구축하고, 그 정착 과정을 탐구하는 작업에서 대상 텍스트는 1900년대 이후부터 해방 이전까지의 문학작품을 중심으로 하고 그 외 각종 잡지에 실린 언설을 참고자료로 활용할 것이다. 한국의 경우 문학이라는 제도와 언설 등 새로이 등장한 문화적 공공영역은 일상의 이야기를 통해 민족의 현실을 단순히 반영하는 데 머물지 않고 민족이라는 지시대상을 생산해낸다. 특히 이 시기는 식민지라는 상황적 조건으로 인해 근대화/민족국가의 건설이라는 시대적 기획이 실제적인 현실의 장을 통해 펼쳐지지 못하기 때문에 문학과 언설이라는 상상적 영역이 감성이 논의되는 핵심적인 장이 된다.
    본 연구팀이 1년차에 착수할 것은 감성의 계열화인데, 이것은 공적 담론을 중심으로 한 자료 확인과 수집이다. 대표적인 공적담론을 중심으로 각각의 단어들이 사용되는 빈도수를 확인해서 통계학적 방법으로 계산하고 이를 도표화할 생각이다. 그리고 이 작업을 토대로 이 시기동안 각종 잡지를 통해 고백되거나 토로되고 있는 ‘수기’류의 언설 등을 통해 감상을 주제적으로 분류할 것이다. 이렇게 공적담론을 조사하는 일년차의 작업을 기반으로 2년차에서는 조사되고 해석된 자료들을 체계화하고 구조화 할 것이다. 이같은 작업은 식민지 무의식을 심층에서 탐사할 수 있는 근거와 논증이 될 것이다. 일년차 이년차의 작업을 거치면서 공적담론과 근대문학 등이 ‘감성’을 중심으로 재구될 것이다. ‘감성’ 연구는 지금까지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치부되었거나 아니면 합리적인 수사로 폄하되었던 한국적 개인의 복잡 미묘한 심리의 일부와 식민지 무의식의 구조를 드러내는 데 일조하게 될 것이다.
    본 연구팀은 한국적 ‘감성’을 역사 · 구조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감성을 개별 인상이나 주관적인 인식으로 접근하는 것을 지양한다. ‘감성’의 구조를 생산하는 원리가 무엇인지에 대한 문제를 일차 자료에서부터 확인한 후, 이를 기반으로 구조에 대한 논의를 하게 될 것이다. 대개 감성을 구조화하는 데 있어, 자생적인 기본 감성과 외부로부터 영향받은 감성 등의 이분적인 틀을 사용하는데, 본 연구팀은 자생적인 기본 감성보다 사회문화적으로 구성되는 감성에 착목함으로써 당대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좀더 다층적인 측면에서 바라볼 것이다. 즉 식민-제국, 동양-서양, 근대-전근대, 성별화-비성별화 등의 잣대를 통해 감성이 구조화되는 부분을 짚어내려고 할 것이다. 또한 영향의 측면도 원전 중심의 비교문학적 접근이 아니라 동양-서양, 식민-제국 등의 상호텍스트적 접근에 의해 이 문제를 접근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인이 자신을 정체화하는 ‘슬픔’ ‘비애’ 등의 문제를 해석함에 있어서도 이를 생득적인 기본 감성으로 간주하지 않고 사회 구조적으로 구성되는 도덕적 판단으로서의 감성으로 전제하면서 ‘슬픔’이 구조화되는 원리에 주목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이 논의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공적담론에서 사용되는 감성의 어휘와 표현들을 계열화하고 이를 도표화함으로써 감성 표현의 객관적 지표를 산출할 생각이다. 이같은 토대 위에서 특정 감성 표현이 어떤 시기에 얼마나 자주 등장하고 있는지 조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게 아니라 이 시기 쓰인 주요 언설이나 문학작품과 연결시켜 봄으로써 감성이 생산되는 맥락까지 아우르며 감성을 사회문화적으로 짚어볼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기괴함’ ‘공포’ 등의 문제나 ‘환희’ ‘수치심’ 등의 감정도 아울러 분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동안의 감성 논의가 기본 감성을 미학적으로 접근함으로써, 오히려 다양한 감성을 외면하고 있다면 본 연구팀에서는 기본 감성을 미학적으로 메타화하는 시선을 자제하고 오히려 언설이나 문학작품에서 표현되고 있는 감성을 그대로 객관화한 후 분석할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감성이 결합 · 분화되는 과정까지 짚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개별 작가의 작가인식으로 국한되었던 감성을 좀더 거시적이고 구조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게 될 것이다.
    요컨대, 본 연구팀은 그동안의 감성 연구가 개별 작가의 특정 정서나 작품의 주제적 접근 등으로 한
  • 한글키워드
  • 감성의 정치,한국적 감성,동양적 감성,공공적 감성,감성,비애의 남자,남성의 주제성 등,근대화,근대국가,민족주의,민족,성별화된 감성,수치심,환희,공포,페미니즘,이상적 여성성,근대화,탈식민주의,식민지적 무의식,제국과 식민,오리엔탈리즘,식민성,젠더,번역된 감성,근대성,기괴함,연민,비애
  • 영문키워드
  • male subjectivity etc,sensibility,gro-tesque,feminism,post-colonialism,unconsciousness in colony,an empiere & colonization,orientalism,gender,ideal womamhood,modernization,nationalism,nation,gendered sesibility,shame,delight,fear,compassion,pathos,modernity,politics of sensibility,public sensibility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본 연구는 1900년대에서부터 해방 이전까지의 식민지 근대화기를 대상으로 근대적 감성(感性 sensibility)이 형성 ․ 확립되는 맥락을 해명하여, 민족적 감성의 일단을 밝히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본 연구는 감성을 본질적 · 자연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특정한 제도와 관념을 통해 형성된 역사적 구성물로 파악하면서 시작하고 있다.

    본 연구가 감성을 통해 한국인의 정체성을 밝히고자 하는 까닭은 무엇보다 한국인 스스로가 자신을 비애, 한, 슬픔, 애상 등의 어휘를 통해 정체화하거나 한민족을 ‘세상에서 가장 슬픈 민족’으로 진술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한(恨)’은 외국어로 번역이 불가능한 한국인 고유의 정서로 논의된다. 이러한 반응은, ‘한’을 번역할 언어가 있는가 없는가에 대한 검증을 떠나 한국인들의 자기 역사/민족에 대한 유별난 정서적 반응을 암시한다. 이렇듯 한국인이 스스로를 정체화하거나 타인에 의해 정체화 되는 방식 중의 하나가 ‘감성’코드이다. 특히 한국인의 감성적 자질 중의 하나로 논의되는 ‘한(恨)’은 그동안 상당한 양의 연구 성과를 낳았는데, 이는 학계 스스로 한국적 정체성의 특수성을 감성을 통해 해명하는 데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한’ 연구는 한국인의 감성을 체계적으로 설명해 낸 주목할 만한 시도이다. 그러나 기존 연구들은 ‘한’으로 대리 표상된 한국적 감성을, 국권상실로 얼룩진 한국의 가파른 역사체험이 결과한 자동적인 반응으로 설명하여 감성을 다소 정태적이고 수동적인 것으로 의미화해 왔다. 또한 한국적 감성을 근대 이전에 시원을 둔 한국인 특유의 기질/본성으로 규정하면서 감성의 자연화-본질화를 자초하였다. 이러한 연구는 감성이 구성되는 지점을 간과함으로써 감성의 사회문화적 실체를 밝혀낼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한국인의 정체성 탐구를 주제로 한 감성 연구의 가장 아쉬운 지점은 감성을 ‘한’으로 축소하거나 남녀 사이의 애정 논의에 집중하는 등 감성의 범주를 협소하게 파악한다는 것, 그래서 근대화라는 물질적 맥락과 민족의식의 고취라는 이념적 자장 안에서 ‘공공적 감성’을 가진 한국적 개인이 탄생하는 역동적인 지점을 놓쳐 버리기 것이다.

    본 연구는 감성적 인간의 등장이 근대적 개인을 형성시킨 혁명적 사건이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아울러 감성 연구가 근대 한국인의 정신이 어떻게 ‘우리’ 범주를 내면화했으며 어떻게 표출해 갔는가를 알아보고 있다. 그동안 식민지 무의식을 조망하는 연구 중 ‘감성’을 중심으로 논의한 것은 없었다. ‘감성’을 분석할 수 있는가 혹은 감성이 측량되거나 보편적인 잣대를 통해 설명될 수 있는가라는 회의 때문이었다. 감성은 연구의 객관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논의의 중심이 되지 못한 것이다. 이로 인해 근대에 대한 연구는 인간의 행위나 특정 사건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등 명료한 객관적 자료만이 연구 대상이 되어 왔다. 한국인의 정체성에 대한 연구는 민속학이나 심리학 영역에 한정되어 단편적으로 이루어져 온 것이 사실이다.

    본 연구는 ‘감성’이 사적인 동시에 공적이라는 사실 하에 식민지 근대화기를 통해 형성된 한국적 감성의 정체를 밝히려고 했다. 근대 조선에서 감성은 중요한 사회적 동의의 매개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감성이 역사적으로 정착하는 것과 동시에 조선적 개인의 무의식이 형성되고 있음을 밝혀내고 있다. 이는 그간 미답의 영역이었던 감성 영역을 학문의 범주 안으로 끌어들여 한국적 정체성의 일단을 밝히고자 한 연구로 그 의의가 자못 심대하다고 할 수 있다.
  • 영문
  •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plicate in what context the modern sensibility had been formed and established subjecting to the modernization period under colonial rule from 1900s to the time immediate before the liberation, and also to identify one side of national sensibility through this work. One of methods in which Koreans identify themselves or are being identified by others shall be the code of ‘sensibility.’ Regarding the subject, such as ‘Han (恨)’ which has been discussed as one of the sensible qualities of Koreans, there are a fair amount of research outcomes during the past years, and this may be considered that the academia itself agreed implicitly the peculiarities of Korean identity through sensibility.
    Study on ‘Han’ is a notable trial, in that Korean people’s sensibility was described in a systematic manner. However, the existing studies explain Korean sensibility that symbolized vicariously as by ‘Han’ by means of automatic response resulted from painful historical experiences stained with loss of sovereignty. As a result, sensibility has been signified as a little static and passive thing. And, since Korean sensibility was specified as unique temperament/intrinsic nature of Korean people, which originated long before the modern age, there are worries that sensibility would be easily naturalized and/or essentialized.
    Such a study has a limit in which socio-cultural substance of sensibility shall not be identified, for it overlooks the point where sensibility is to be formed. Above all, the study which investigaed the identity of Korean is to grasp the category of sensibility in so narrow manner, in that sensibility is being either reduced as ‘Han’ or the study concentrates on discussion about love between man and woman. So then, in the materialistic context, dubbed modernization, and within the circles where ideology constitutes magnetic field insomuch as to inspire people with Korean national consciousness, it is liable to miss a dynamic point where a single individual of Korean origin having ‘public sensitivity’ is to be born.
    This study aimed to make clear the original form of Korean sensitivity that established throughout the modernization period under colonial rule on the premise that sensitivity is private affair, and, at the same time, it is official agenda. In addition, researcher tried to investigate the facts that individuals lived in the Joseon period used sensitivity as the important media for social consent from the beginning, and that these are connected with the context of that times, and also to identify how the main body of nationalism differentiated it through the process in which sensitivity was being settled down historically, and then, how they made it gendered and stratified. This study will be meaningful in view of the fact that the unexplored domain of sensitivity is being developed.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연구는 1900년대에서부터 해방 이전까지의 식민지 근대화기를 대상으로 근대적 감성(感性 sensibility)이 형성 ․ 확립되는 맥락을 해명하여, 민족적 감성의 일단을 밝히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감성을 본질적 · 자연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특정한 제도와 관념을 통해 형성된 역사적 구성물로 파악하고자 한다.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plicate in what context the modern sensibility had been formed and established subjecting to the modernization period under colonial rule from 1900s to the time immediate before the liberation, and also to identify one side of national sensibility through this work. One of methods in which Koreans identify themselves or are being identified by others shall be the code of ‘sensibility.’ Regarding the subject, such as ‘Han (恨)’ which has been discussed as one of the sensible qualities of Koreans, there are a fair amount of research outcomes during the past years, and this may be considered that the academia itself agreed implicitly the peculiarities of Korean identity through sensibility.
    Study on ‘Han’ is a notable trial, in that Korean people’s sensibility was described in a systematic manner. However, the existing studies explain Korean sensibility that symbolized vicariously as by ‘Han’ by means of automatic response resulted from painful historical experiences stained with loss of sovereignty. As a result, sensibility has been signified as a little static and passive thing. And, since Korean sensibility was specified as unique temperament/intrinsic nature of Korean people, which originated long before the modern age, there are worries that sensibility would be easily naturalized and/or essentialized.
    Such a study has a limit in which socio-cultural substance of sensibility shall not be identified, for it overlooks the point where sensibility is to be formed. Above all, the study which investigaed the identity of Korean is to grasp the category of sensibility in so narrow manner, in that sensibility is being either reduced as ‘Han’ or the study concentrates on discussion about love between man and woman. So then, in the materialistic context, dubbed modernization, and within the circles where ideology constitutes magnetic field insomuch as to inspire people with Korean national consciousness, it is liable to miss a dynamic point where a single individual of Korean origin having ‘public sensitivity’ is to be born.
    This study aimed to make clear the original form of Korean sensitivity that established throughout the modernization period under colonial rule on the premise that sensitivity is private affair, and, at the same time, it is official agenda. In addition, researcher tried to investigate the facts that individuals lived in the Joseon period used sensitivity as the important media for social consent from the beginning, and that these are connected with the context of that times, and also to identify how the main body of nationalism differentiated it through the process in which sensitivity was being settled down historically, and then, how they made it gendered and stratified. This study will be meaningful in view of the fact that the unexplored domain of sensitivity is being developed.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본 연구는 감성에 관한 체계적인 이론을 정립할 뿐만 아니라 식민지 기의 언설에 나타난 한국인의 감성의 형성 경로와 특수성을 밝혔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이후 문학, 심리, 역사, 철학, 사회학 등 인문사회학계에서 한국의 근대성에 대해 고찰할 때 풍부한 기초자료를 제공할 것이다. 본 연구는 국민국가를 만드는 과정에서 감성의 정치를 통해 민족과 국가를 신성화되고, 그로 인해 의사소통적 합리성이 존재하는 공공적 영역이 형성되지 못했음을 밝혔다. 즉, 본 연구는 한국인의 감성의 구조를 정확히 응시하게 함으로써 이 논의가 한국과 한국적인 것에 대한 신비주의를 두텁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근대성과 사회 문화 정치의 정체를 밝히는 데 기여한다. 이러한 논의는 의사소통적 합리성과 개인의 자발적 열정에 바탕을 둔 진정한 근대 사회의 실현을 모색하는 실마리가 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감성’은 대중문화의 다면적인 의미를 분석하거나 미학적인 비평을 시도하려면 반드시 건드릴 수밖에 없는 주제이다. 예술작품이나 문화 상품을 포함하는 미적 대상들의 의미와 가치가 정서적 만족감으로 귀결되고 평가되기 때문에, 대중문화연구에서 감성 연구는 필수적이다. 그런데 그간 감성은 센티멘탈리즘과 동일시되어 이성에 미달하는 부적절한 것으로 평가되어 왔다. 오늘날은 대중문화의 파급력이 보여주듯이 그 어느 때보다도 문화의 심급이 갖는 중요성이 커진 시기이다. 우리의 정서 생활의 몇몇 측면을 단순히 감상적이라는 말로 일축하기 보다는, 감성의 문제 자체를 전면적으로 검토함으로써 우리 자신의 감성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대중문화를 인도하는 정서적 인자인 감상성의 문제를 해부하는 동시에 자칫 간과될 수도 있는 긍정적 면모들을 함께 구원해 낼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대중문화에 대한 미학적 판단에 있어 감성을 중요한 연구 영역으로 등록시키는 계기로 작용했다.
    또한 여성의 영역으로 치부되어 온 감성을 개발함으로써 페미니즘 연구의 영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여성의 영역을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행위 중심으로 설명하는 대신 ‘감성’이라는 무의식의 잣대를 통해 재구함으로써 페미니즘 연구방법론은 새롭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대학을 비롯한 교육 기관에서 교육 내용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았다. 본 연구팀의 책임 연구자는 물론이고, 공동연구원과 전임연구원들은 모두 제 각각의 대학-대학원의 전공 영역과 교양 강좌를 통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이 연구를 교육의 내용으로 삼을 수 있다. 먼저, 여러 학과의 학부-대학원 전공 수업에서 본 연구의 결과를 적극 활용했다. 연구팀원들은 본 연구의 문제의식을 학부/대학원생들과 공유하고, 학생들이 직접 자료를 조사, 정리, 분석함으로써 이 분야에 관한 연구가 학문 후속 세대들에게로 이어지도록 힘썼다. 또한 국문학을 비롯한 외국문학 연구자들에게 보급해 이들이 학제 간 연구를 수행하도록 유도했다. 본 연구의 장점, 즉 국문학 강좌에서 일본, 영미 문학을 같이 가르칠 수 있고, 일문학과 영미문학 강좌에서는 한국문학을 함께 가르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본 연구 주제는 국어와 문학 관련 교양 수업에서 토의 주제로 광범위하게 활용되었다. 예를 들면, 글쓰기와 토론 수업에서 월드컵 때 드러난 한국인의 폭발적 열정, 한일 관계에서 드러난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배타적인 감정, 식민지 남성 주체의 남성성 콤플렉스와 남성의 비애, 한국인의 정체성과 한의 감정, 서구를 상상하는 동양과 동양을 상상하는 서구 등의 주제로 세분화해 학생들이 토론과 토의를 통해 한국인의 감성을 객관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감성에 대한 논의는 역사, 문학, 심리학, 여성학, 남성학 등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 것이기에 이후 학생들의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새로운 문제의식을 끌어낼 수 있으리라고 본다.
    본 연구팀은 연구자들이 기존에 소속되어 있던 연구소들을 연계시킴으로써 개방형의 세미나팀을 조직해왔다. 본 연구팀의 연구 진행 과정에서 얻어진 결과를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연구자들과 공유해 나갔다. 본 세미나 팀의 활동은 여러 학술연구자들의 후속 작업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교육적 효과를 가져오리라고 본다. 본 연구팀이 기획하고 있는 워크샵, 심포지움, 출판 사업 등 역시 본 연구 성과를 학술 대중에게 전달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매체를 통한 교육의 기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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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성, 근대성, 여성, 식민지 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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