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근대사를 재조명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의 근대화와 맞물리는 도시건설, 문화시설, 교통, 통신 등에 대한 관심을 충족시키는 산물들을 마련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의 근대화와 그 역사는 일본과 맞물려 있다. 그렇기 때문에 흔히 ...
최근 한국 근대사를 재조명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의 근대화와 맞물리는 도시건설, 문화시설, 교통, 통신 등에 대한 관심을 충족시키는 산물들을 마련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의 근대화와 그 역사는 일본과 맞물려 있다. 그렇기 때문에 흔히 ‘일제시대’라 불리는 한국의 근대화의 시기는 역사상 치욕적 시기라는 낙인이 찍혀, 대개 한국의 근대에 대한 연구는 근대 일본정치 체제 비판이 주류를 이루었던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나 한국의 근대사에 있어 ‘일제시대’의 주체가, 일본제국이라는 불투명한 정치권력이 아닌, 조선에 살고 있었던 조선인, 일본인, 혹은 서양인, 중국인 등이었다는 개별적이고도 객관적인 사실에 초점을 두며, 이러한 인격을 가진 주체로서 개인이 향유했던 문화가 삶이 어떤 것이었나를 조명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는 물론 일제의 탄압이라는 주도권상실의 개인이 있었지만 이러한 개인도 한국의 ‘근대’를 살아간 주체로서 존재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이와 같은 한국의 근대화의 문화, 산업적 측면에 대한 연구는 한국의 근대화의 과정에서 엄연하게 존재했던 사람들, 즉 조선이 뿐만 아니라, 일본인, 그 외의 사람들까지도, 피해자적 입장에서가 아닌 객관적 근대사 연구의 근거로 삼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일본을 권력(권위), 한국을 비권력(비권위)으로 인식하는 데에서 빚어진 분노와 비난, 용서의 요구라는 피해자적인 입장이 아닌 동등한 입장에서, 나아가서는 포용하고 화합하는 차원으로의 인식 전환이 이루어져 가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근대적 문화를 가능하게 한 ‘정신적 근대화’에 주목했다. 근대화에 있어 ‘정신교육’이라고 하는 것은 근대화의 작업을 해나가는데 있어 육체적으로 지치게 하고, 나태하게하고 그래서 회의적으로 만드는 여러 요소들을 진정시키기에 적합한 <장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신교육>이 일본의 근대적 국민 형성에 있어서 근대화를 위한 ‘정신개조’의 근간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각 분야의 연구를 통하여 밝혀냈다.
이와 같이 본 연구에서는 일제 강점기에 발행된 조선총독부 수신서를 통하여 한국의 근대사를 재조명하고자 하는 것에 그 목표를 두었다. 그리하여 <제국주의적 통치의 관점>으로서 아동명의 변화를 통한 창씨개명, 축제일 연구, 실업과 관련한 제국의 통치양상을 고찰하였으며, <사회적 제상을 통하여 본 고찰>로서 조선의 표상, 여성에 대한 정신적 장치, 피식민자에 대한 신체적 장치 등의 내용을 통해 교과서를 통해 비춰진 당시의 사회상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교육제도 관련 고찰>로서 식민지 조선 교육의 현상과 여성교육 정책, 그리고 사범교육의 정책 등을 살펴보았고, <황국신민 육성의 관점>에서 충의 변용, 천황문제, 무사도와 등의 내용을 고찰하였다. 또한 <수신교육의 사회학적 입장>에서 심학 관련, 사후의 영웅화, 여성과 사회의 근대화에 대한 지향 등을 살펴보았다.
이상과 같은 연구를 통하여 한국에 있어서 현재 다시 꿈틀거리는 ‘日本帝國 만들기’의 원류를 규명하고자 했다. 본 연구를 통한 총독부 수신서의 사회적, 역사적, 문화적, 교육적 측면에서의 고찰과 연구 결과물은 식민지주의 피해자적 입장에서의 이분법적 기준에서 벗어나 한국 근대의 정신사 연구의 주체로서 구체적인 실증을 제시하는 결과를 낳았으며, ‘한국에서 일본연구의 새로운 지평열기’에 대한 하나의 방향 및 대안을 제시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