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일제시대는 조선인만으로 구성된 시대가 아니라 일본인과 함께 살아갔던 특이한 시대였다는 점에 주목한다. 일제시대는 제국주의 지배국가와 식민지 종속국가의 갈등 뿐 아니라 양자의 異文化의 만남과 상호영향, 대립, 각각의 전통문화와 서구문화, 각각의 일본적 ...
본 연구는 일제시대는 조선인만으로 구성된 시대가 아니라 일본인과 함께 살아갔던 특이한 시대였다는 점에 주목한다. 일제시대는 제국주의 지배국가와 식민지 종속국가의 갈등 뿐 아니라 양자의 異文化의 만남과 상호영향, 대립, 각각의 전통문화와 서구문화, 각각의 일본적,혹은 한국적 변용양태 등이 중층적으로 존재했던 시기였다. 본 연구는 양국인이 교류한 여러 사례를 통해서 이러한 혼재성이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를 검출하고 이를 분석하여 일제시대 한일문화의 상극과 융화의 흔적을 밝히고자 한다.
1차년도 연구의 주제는 <일제시대 일본인의 조선여행기에 보이는 조선인식>이다. 먼저 <일본어잡지 『朝鮮及滿洲』에 나타난 1910년대 경성>을 작성하여 《지방사와 지방문화 제9권 1호,2006.5>에 게재했다. 이 논문에서는 1910년대 경성에서 살아간 일본인과 조선인의 모습과, 재경일본인의 일본인과 조선인에 대한 인식을 고찰했다. 그 결과 먼저 1910년대 일본인의 경성여행담의 시선은 ‘조선의 미개한 현주소’를 확인하고 번화한 일본인 거류지를 통해 제국주의국가 일본의 지위와 ‘문명국’으로의 위상을 새삼 자각하는 패턴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연구에 이어 <러일전쟁 전후 일본인의 조선여행기록물에 보이는 조선인식>(한국민족운동사연구51집,2007년6월)을 게재했다. 이 논문에서는 러일전쟁 후 조선이 ‘관광지’로서 일본인에게 새로운 <문화>로 소개되는 현상이 존재했음을 주목하여 조선총독부, 혹은 관변에서 발행한 조선여행안내서와 이주안내서, 개별적인 여행자가 잡지에 기고한 여행담, 단행본으로 간행된 여행기를 주제로 하여 이 시기에 일본인의 조선인식이 어떻게 나타났는가를 고찰했다.
2차년도 연구주제는「일본인의 조선인 차별관 ‘요보(ヨボ)’론」이다. 일제강점기 일본인이 조선인을 경멸하는 호칭이었던 “요보”의 함의가 일본인에게 어떻게 인식되었으며 이를 포괄하는 일제시대의 일본인의 조선멸시인식을 고찰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 연구를 수행하기 위하여 주목한 인물이 다카사키 소지가 ‘조선멸시론자’의 대표자로 간주한 호소이 하지메[細井肇,1886-1934]이다. 호소이는 일제시대 '굴지의 조선통'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그에 대한 연구는 미미했다. 본 연구에서는 그의 조선활동과 그 인식을 연구하여 논문<호소이 하지메(細井肇)의조선활동과 ‘제국의 꿈’>(한국근현대사연구,45집,2008.6.30)으로 완성했다. 이 논문에서 호소이는 조선멸시론자였으나 3.1운동 후 일본인이 조선인에 대한 차별적 태도를 불식해야 하며 조선에 대한 깊은 이해를 촉구하고 일본인들이 ‘호조상애’하는 정신으로 조선인을 접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 지향점은 일본을 맹주로 하여 일본의 ‘仁義’정치가 이루어지는 ‘대일본제국’ 의 건설이었다는 점을 밝혔다.
3차년도 연구주제는 ‘일제시대 대중문화를 통해 본 내선융화(일체)의 실상 연구’이다. 근대의 대중문화 중 일본인과 조선인이 폭넓게 참여하고 공유한 문화가 '관광'이었다. 그리하여 일제시대의 '관광'은 주로 조선총독부 당국이나 철도국, 일본인에 의해 기획되고 운영되었으며 여행지를 찾는 이들은 상층부의 지식인이나 관료 중심에서 1920년 전후에는 일반인들과 수학여행 학생층으로 다변화되고 이에 일본인의 식민지 조선 여행이 확대되면서 콜로니얼리즘의 독특한 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 분야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식민지 조선에서 '관광'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관광명소는 어떻게 선정되고 개발되었으며 여기에 총독부 당국이나 관계한 일본지식인들의 의도는 어떻게 작용하였는지, 이와 아울러 이곳을 여행한 일본인과 조선인은 각각 어떠한 생각을 했는지를 검토함으로써 일상에서 '내선융화'가 어떻게 스며들고 있었는지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그리하여 다음 두 편의 연구 성과를 발표하여 게재했다.
(1)『여행과 관광으로 본 근대』(공저,두산동아,2008,12,개인 수록 논문: 「관광명소의 탄생과 숙박시설」
(2)「식민통치 표상 공간 경주와 투어리즘」(동양학(단국대학교 동양학 연구소),45집,2009년2월)
이 외에도 일본학을 전공하는 연구자와 연계하여 <조선공론>영인본과 해제집 출간, 일본잡지 <모던일본>조선특집호 두권 완역(1939년판과 1940년판) 등의 성과를 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