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서울의 저소득층 지역에 거주하며, 정규교육 과정에 있는 자녀를 적어도 하나 이상 둔 부부들 183쌍(n=366)을 대상으로 경제적 스트레스, 기혼자가 인식하는 정서적 고통, 부부갈등 영역, 갈등 반응 그리고 결혼의 질과 안정의 관계를 면밀히 살펴보고, 이 과정 ...
이 연구는 서울의 저소득층 지역에 거주하며, 정규교육 과정에 있는 자녀를 적어도 하나 이상 둔 부부들 183쌍(n=366)을 대상으로 경제적 스트레스, 기혼자가 인식하는 정서적 고통, 부부갈등 영역, 갈등 반응 그리고 결혼의 질과 안정의 관계를 면밀히 살펴보고, 이 과정에서 기혼자의 자기관 통합 특성이 어떤 지점에서 보호요인으로 작용하는지를 조사하였다. 조사부부들의 경제적 스트레스를 살펴보면, 경제적 압박감을 구성하는 세 지표, 즉 지불능력, 구입능력, 경제적 조정경험에 대한 남편과 부인의 보고가 평균적으로 유사하였다. 지난 1년간 조사가정들의 지불능력은 평균적으로 어느 정도 어려움을 겪거나 지출에 필요한 돈이 필요한 만큼 있는 정도에 해당하였고, 구입 능력에 대해서는 남편과 부인 모두 ‘부족했다’에서 ‘보통’ 사이에 해당하는 응답을 하였다. 경제적 조정경험에 대해서는 부인들이 남편들보다 그러한 어려움을 약간 높게 보고하였다. 조사부부들이 느끼는 정서적 고통은 남편들과 부인들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났다. 평균적으로, 부인들이 남편들보다 우울감, 불안, 적대감을 보다 빈번히 또는 심하게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부부들의 자기관은 평균적으로 상호의존성이 독립성 보다 높았고, 남편들의 독립적 자기관이 부인들의 그러한 자기관보다 유의미하게 높았으며, 이는 기존 연구결과와 일관되었다. 하지만 조사부부들의 독립적 자기관 평균은 5점(약간 그렇다) 내외로 나타났고, 상호의존적 자기관은 5.5점 내외로 드러나 기존의 연구결과들 보다 낮았다. 전반적으로 결혼생활의 영역별 부부갈등도에 있어서 남편과 부인집단이 거의 유사하였다. 부부들이 배우자와 의견의 불일치를 보다 빈번히 경험한 영역은 음주/흡연에 대한 태도, 가사일 분담, 여가활동 순으로 일치하였다. 다양한 영역에서 느끼는 부부 간의 갈등인식 정도가 매우 유사하였으며, 따라서 영역별 부부갈등도의 순위 또한 거의 일치하였다. 요인분석을 통해 부부간의 갈등반응은 6가지 - 이성적 대처, 공격적 반응, 순응적 반응, 철회, 외부도움 구함, 부정적 태도표출 등으로 구분되었다. 이중 이성적 대처, 공격적 반응, 순응적 반응 등은 부부 간에 평균적으로 차이가 없었고, 조사부부들은 이성적 대처를 가장 빈번히 사용하고, 공격적 대응을 가장 덜 사용한다는 점에서 일치하였다. 하지만 철회, 외부도움 구함, 부정적 태도 표출 등에서는 부인들이 남편들 보다 그러한 반응을 유의미하게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부부들의 결혼만족도와 결혼 불안정성은 기존 연구에서 시사한 바와 유사하게 부인들이 남편들보다 평균적으로 결혼만족도를 낮게 보고하였고, 결혼을 덜 안정적으로 보고하였다. 경제적 스트레스, 정서적 고통, 갈등인식 및 자기관 통합 특성의 조절효과를 살핀 구조방정식 분석에서 부부의 경제적 스트레스가 갈등인식에 미치는 영향은 정서적 고통 중 우울과 적대감을 통해 중재되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불안의 중재 및 직접 효과는 유의하지 않았다. 또한, 경제적 스트레스가 남녀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 부부갈등 영역은 애정갈등과 인생관/가치관에 대한 갈등으로 나타났다. 자기관 통합특성의 조절효과, 즉 자기관의 독립성과 상호의존성이 높은 집단이 타 집단보다 경제적 스트레스 효과를 조절하여 정서적 고통을 줄이는 효과는 남성집단의 애정갈등에서만 유의미하게 발견되었고, 그러한 효과는 우울과 적대감 모두에서 일관되었다. 따라서 경제적 스트레스가 높은 부부들이 보여준 애정 및 인생관/가치관 갈등, 갈등반응, 결혼성과 및 자기관 통합 특성의 경로분석 결과, 애정이나 인생관의 갈등은 부부들의 이성적 대처를 저하시키고 공격적 반응을 높였으며, 이성적 대처는 결혼만족을 증진시키는 효과를 통해 결혼안정에 간접적으로 기여했고, 공격적 반응은 결혼만족을 감소시키고 결혼안정을 위협하는 직/간접효과를 모두 보였다. 끝으로, 자기관의 독립성과 상호의존성이 모두 높은 부인들은 부부갈등의 부적효과를 조절하여 공격적 대응을 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