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불교서사의 작화가 전기소설에 끼친 영향관계나 사적 전개양상을 조감하기 위한 정지작업으로써, 불교서사의 작화방식에 한정하여 논의를 전개하였다. 먼저 불교의 세계관을 검토한 후 이 세계관이 불교서사에 어떻게 투영되어 있는지 검토해 보았다. 그런 다음 ...
본 연구는 불교서사의 작화가 전기소설에 끼친 영향관계나 사적 전개양상을 조감하기 위한 정지작업으로써, 불교서사의 작화방식에 한정하여 논의를 전개하였다. 먼저 불교의 세계관을 검토한 후 이 세계관이 불교서사에 어떻게 투영되어 있는지 검토해 보았다. 그런 다음 세계관을 중심으로 불교서사를 유형화하여 작화방식과 그 특징을 살펴보았다. 이를 토대로 불교서사의 작화방식이 갖는 의미를 통공시적인 측면에서 점검해 보았다. 연구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불교는 다층적인 세계관을 구비하고 있는데, 이것이 불교서사의 작화기반으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불교의 세계관은 수미산을 정점으로 다양한 세계가 수직적․수평적으로 놓여 있다. 이를 크게 지옥도, 아귀도, 축생도, 아수라도, 인간도, 천상도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공간을 인과에 따라 윤회전생하기 때문에 불교의 세계관은 초월성을 그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세계관의 반영으로 불교서사의 작화방식도 독특성을 확보하게 되었다. 실제로 불교서사의 작화는 시공을 초월하여 이루어지는가 하면, 신적인 존재의 등장은 물론 중생의 고행이 비중있게 다루어진다. 또한 다양한 세계를 인과에 따라 윤회전생하는 일면, 초월적인 이상세계를 지향하도록 결구되기도 한다. 그리고 위의 내용을 효과적으로 선양하기 위한 방편으로 산운을 교직하는 變文體를 선호하기도 했다.
둘째, 불교서사는 초기의 서사문학으로 중시될 뿐 아니라, 작화방식 또한 독특하여 주목된다. ≪삼국사기≫의 유교담론을 제외하면, 우리 초기 서사의 상당수는 불교서사라 할 만하다. ≪삼국유사≫를 중심으로 ≪수이전≫, ≪석가여래십지수행기≫와 각종 승전 등이 불교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하였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 ≪삼국유사≫의 불교서사를 중심으로 타계지향 서사, 현실계 지향 서사, 다계 중첩 서사로 나눈 다음, 각각 <善律還生>, <廣德嚴莊>, <郁面婢念佛西昇>을 대표 작품으로 들어 분석하였다. 이들 작품은 불교의 세계관을 반영하여 윤회전생을 기본 축에 놓고, 異界를 넘나드는 인물을 통해 신비한 사건을 구축한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는 신불을 강조하는 종교성이나 작화의도를 드러낸다. 특히 시간이나 공간이 무한히 확장되거나, 주인공의 수행의지를 시험하거나, 주인공에게 因果에 의한 보상이 주어지거나, 지향점이 전제된 사건구성은 불교서사의 기본적인 특성이라 할 만하다.
셋째, 불교서사의 작화방식은 문학 내적으로나 문학사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의미를 함장하고 있다. 불교의 전파와 함께 다양한 세계관이 보편적으로 자리잡자 이러한 세계를 반영한 불교서사가 교화의 목적에서 성행할 수 있었다. 불교서사는 불교의 다양한 세계를 수직, 수평적으로 엮은 초월적인 담론이다. 이러한 허구, 가공의 인자로 인하여 불교서사는 신비한 문학, 기이한 문학으로 유통되었다. 그래서 불교의 세계관이나 불교서사의 작화방식이 다른 계통의 서사에 영향을 주어 그들이 내적 기반을 다지도록 하였다. 이는 불교서사의 문학적 요소가 공시적으로 확산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작화방식이 나말여초의 서사문학은 물론, 고려 중후기의 불교 전적 나아가 조선조의 국문불서에 수록된 작품이나 ≪금오신화≫나 ≪권념요록≫에 수록된 작품의 형상화에 영향을 끼쳐 통시적 맥락에서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