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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후기 주의주의의 원천 (I): 구알테루스 브루겐시스의 의지이론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우수논문지원사업
연구과제번호 2006-325-A00113
선정년도 2006 년
연구기간 1 년 (2006년 11월 01일 ~ 2007년 10월 31일)
연구책임자 김율
연구수행기관 서강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인간의 정신사로서의 철학사는 불연속적 도약과 혁신의 논리를 내적으로 포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사유를 발생론적 전제로 하지 않는 새로운 사유는 없다는 근본적인 의미에서, 하나의 ‘연속적인’ 과정이다. 철학의 물음 자체와 씨름하는 철학자들이 철학사를 연구할 수밖에 없는 궁극적인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런 관점에서, 중세철학이라는 거대한 사유의 유산에 대한 연구가 극히 취약한 우리의 현실은, 철학사를 통해 철학을 연구하려는 모든 이들에게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현실은 특히 근대철학 연구자들에게 심각한 불리함으로 작용하는데, 왜냐하면 근대철학을 예비하고 배태한 중세철학의 풍성한 토양을 이해함으로써 근대철학의 전모를 그 기원으로부터 선명하게 파악할 수 있는 역사적 시야가 이러한 현실 속에서는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근대철학의 중세철학적 발생 기원의 예를 우리는 자기인식의 문제를 둘러싼 중세의 지성론적 학설이나 유명론을 토대로 한 개별자 중심의 형이상학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중세철학과 근대철학의 연속성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가장 확연한 예는 중세 후기 주의주의 전통의 영혼이론 특히 의지이론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강조되는 의지의 자유와 자기결정, 자기정립 등의 개념은 근대철학의 핵심에 있는 개별적 주체 혹은 주관성이라는 관념의 밑바탕을 이룬다. 이 논문의 궁극적 목표는 중세 후기 주의주의 전통의 이론적 정체성과 역사적 의의를 연구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중세철학과 근대철학의 연속성을 밝히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 이러한 궁극적인 목표 의식 하에서, 본 연구자는 이 전통을 성립시킨 13세기 후반에서 14세기 초반의 이론가들에 대한 미시적인 문헌 연구를 진행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러한 연구 방식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하겠지만, 정직한 문헌 연구의 토대 없이 근대의 맹아를 포함하는 거시적인 철학사의 문맥을 제시하는 것은 애초에 사상누각에 불과할 것이다. 본 연구자는 이러한 전략 하에, 구알테루스 브루겐시스와 요한네스 페카무스에서 출발하여 귈렐무스 데 라 마레, 헨리쿠스 간다벤시스, 요한네스 페트루스 올리비를 거쳐 마침내 둔스 스코투스와 옥캄에 이르는 의지이론의 발전 과정을 연속 논문의 형태로 준비하고 있다. 제출된 논문(중세 후기 주의주의의 원천 I)은 이러한 연속 논문의 첫 번째 편으로서, 중세 후기 주의주의의 초석을 놓은 이론가인 구알테루스 브루겐시스 의지이론을 주제로 삼고 있다.
    이 논문이 직접적으로 목표하는 바는, 구알테루스 브루겐시스의 토론문제집을 토대로 의지의 개념적 규정, 의지와 지성의 관계, 의지의 자유 등에 대한 그의 이론을 체계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론의 체계적 재구성은 단순히 학설사적(doxographisch) 관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중세 후기 주의주의의 이론적 정체성의 등장과 확립이라는 관점에서 구알테루스 이론의 역사적 의미를 온전히 평가하려는 시도이다. 이를 위해서, 이 논문은 토마스 아퀴나스 의지이론과의 비교, 헨리쿠스와 같은 후대 주의주의자에 대한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지성에 대한 의지의 우위성이라는 테제, 주권적 능력으로서의 의지 규정 등은 아리스토텔레스적 영혼이론 일반과 토마스의 초기 의지이론을 겨냥한 것이었던 바, 이렇게 생겨난 논쟁의 전선은 토마스의 후계자들과 구알테루스의 후계자들 사이에 계속 변형, 지속되며 의지 개념을 둘러싼 수많은 심리학적, 형이상학적 이론을 재생산해 낸다. 둔스 스코투스와 옥캄 의지이론의 등장은 이러한 논쟁의 문맥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거니와, 구알테루스를 다루는 이 논문을 통해 우리는 스코투스와 옥캄에까지 이르는 이후의 주지주의-주의주의의 논쟁 과정을 연구할 수 있는 역사적인 전이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구알테루스의 의지이론이라는 명확히 규정된 연구 대상을 지니면서도 더 포괄적인 이론적, 역사적 공간의 탐구를 예비한다는 점에서, 이 논문은 일종의 ‘새로운’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기대효과
  • 본 연구자가 생각하는 이 논문의 기대효과는 크게 세 가지이다. 먼저, 이 논문은 국내 중세철학 연구의 협소한 지평을 확장하는 데 기여한다. 체계성과 토론의 정신을 본질적 특징으로 하는 중세철학의 역사에 철학의 보편성을 획득한 대가들이 수없이 출현했던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으나, 연구자가 아는 한, 국내의 중세철학 연구는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주로 아우구스티누스와 토마스에 국한되어 있을 뿐이다. 연구되지 않은 엄청난 양의 원전에 직접 접근해 들어가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중세철학이 남긴 풍부한 사상적 유산을 더욱 깊이 수용하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사상가들의 원전에 대한 문헌 연구가 지속적으로 시도되어야 하며, 사상가들 간의 비교 연구가 가능해질 정도로 연구의 다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논문은 국내 상황에서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던 구알테루스 브루겐시스의 심리학적 이론을 소개함으로써, 연구 지평의 확대라는 대의에 나름의 기여를 했으며 후속 문헌 연구를 위한 자극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구알테루스라는 인물은 토마스와 동시대에 함께 활동하며 논쟁했던 프란치스코 학파의 대표자로서, 중세철학사에서 그 중요성이 결코 간과될 수 없는 이론가이다. 이 인물의 역사적 의의와 중요성은 이 논문을 통해 충분히 밝혀졌다고 생각한다.
    이 논문의 두 번째 기대효과는 근대철학 발생의 풍부한 토양인 중세 후기 스콜라철학에 대한 후속 연구를 자극한다는 데에 있다. 스코투스와 옥캄 같은 중세 후기 사상가들에 대한 개별적 연구 성과도 아직 부족하지만, 개별 사상가들을 넘어서는 중세 후기 스콜라철학의 역사적 발전 양상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성과는 아직 국내 학계에서는 거의 전무하다. 본 연구자는 구알테루스에 대한 이 논문이 중세 주의주의의 흐름과 정체성을 이해하기 위한 어느 정도의 기본적인 시각을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이 논문의 가장 큰 학문적 기여는, 이 논문이 마련한 단초를 밀고나가 중세 후기의 주의주의와 주지주의의 대립을 둘러싼 정신사적 지형도를 완성하고 그 속에서 근대철학적 주관성 개념의 좌표를 가늠해 보는 후속 연구의 촉발일 것이다. 이러한 후속 연구의 많은 부분은 본 연구자 자신이 담당하고자 하지만, 이 논문을 계기로 중세 후기 스콜라철학의 조류들에 대한 보다 다양하고 적극적인 접근이 시도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이 논문에서 파급되는 세 번째 효과는 중세 영혼이론과 윤리학의 현대적 수용을 위한 계기가 마련된다는 점이다. 이 논문의 내용에는 의지의 자유, 정신 활동의 자발성과 합리성, 정신과 대상의 관계, 의지와 지성의 관계 등이 포함된다. 이것은 현대 심리철학에서도 매우 시의성 있는 연구 주제들이다. 또한 이 논문의 초점인 의지이론과 자유이론은 윤리학의 근본 주제이기도 하다. 이러한 주제들에 대한 중세철학의 논의는, 시대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현대적 논의를 위해 매우 생산적인 관점을 제공할 수 있다. 본 연구자는 이 논문이 중세철학의 유산을 통해 현대 심리철학과 윤리학의 주요 주제들을 반성하는 시도들을 충분히 촉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철학사적 간격을 뛰어넘는 이러한 이론적 대화와 반성이 철학사를 연구하는 본래적 이유이기도 하겠지만, 구알테루스의 텍스트가 이러한 대화와 반성을 위한 풍성한 철학적 자산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논문의 성과는, 의지이론이라는 직접적인 주제를 넘어서 중세윤리학의 더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연구로 심화,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의지이론은 자유와 책임성이라는 윤리학의 근본 주제와 직접적으로 연결될 뿐 아니라, 의지의 대상인 ‘선’의 형이상학적 의미, 정념의 역할이나 의지의 약함(akrasia), 자의성과 자연법 이론 등과 같은 다양한 주제들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제들을 망라하는 중세의 이론적 유산을 차근차근 연구하는 것은 향후 국내 철학계의 내실을 다지는데 큰 의미를 지닐 뿐 아니라 학문의 균형적 발전의 견지에서 매우 긴급하기까지 한 과제라고 본 연구자는 믿는다. 이 논문의 가치는 바로 그러한 진지한 후속 연구들의 촉발을 통해 완성될 것이다.
  • 연구요약
  • 구알테루스 브루겐시스(Gualterus Brugensis OFM. +1307)는 1260년대 후반 파리대학 신학부의 교수직을 역임했던 인물로서, 그의 의지이론은 의지와 자연의 분리, 이성에 대한 의지의 절대적 우위성, 자기운동 혹은 자기결정으로서의 자유 개념 등을 본질적 특징으로 하는 중세 후기 주의주의의 중요한 원천으로 간주된다. 그는 의지가 능동성과 수동성을 동시에 지닌다고 설명하는 아리스토텔레스-토마스적 사고방식에 반대하여 의지는 전적인 능동성을 지닐 뿐이라고 주장하고 그에 따라 의지를 ‘주권적 능력’이라고 규정했다. 이성에 의한 의지의 운동이 ‘제시’ 혹은 ‘조언’의 의미만을 지님에 비해, 의지에 의한 이성의 운동은 필연적 ‘명령’의 의미를 지니며, 따라서 의지가 이성에 대해 절대적 우월성을 지닌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이성에 대해 의지가 지니는 작용력의 압도적 우월성에 근거하여 의지는 자기운동 혹은 자기결정으로서의 자유를 지니게 된다. 이러한 구알테루스의 의지이론은 이후 중세 후기 주의주의 이론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 한글키워드
  • 중세 후기 주의주의,구알테루스 브루겐시스,의지,주권적 능력,자유
  • 영문키워드
  • freedom ,Late medieval voluntarism,Walter of Brugge,will,potentia potestati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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