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의 근대성을 규명하는 여러 가지 모색 중에서도 언어, 번역, 권력, 정치, 학제, 식민지 등을 연계시키면서 근대 세계를 규명하는 방법론은 새로운 가능성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연구 방법론은 현재 미국이 중심이며, 일본도 미국의 경향에 대한 시선을 놓 ...
동아시아의 근대성을 규명하는 여러 가지 모색 중에서도 언어, 번역, 권력, 정치, 학제, 식민지 등을 연계시키면서 근대 세계를 규명하는 방법론은 새로운 가능성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연구 방법론은 현재 미국이 중심이며, 일본도 미국의 경향에 대한 시선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독자적인 사상사적 방법론을 견지하고 있다. 중국의 학계도 미국의 방법론에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21세기의 중국학은 미국,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본 연구는 미국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새로운 방법론의 모색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한다. 한국에서도 근대 어휘에 관한 연구가 일찍이 국어학자를 중심으로 연구되어 왔지만, 어휘론의 영역을 크게 넘어서지 못하는 실정이다. 일본의 근대 시기를 연구하는 학자들 중에는 일본의 근대 어휘 성립에 관한 문화론적 연구 방법론을 원용하는 경우가 있지만, 아직 체계적으로 이러한 방법론이 성립되어 있지는 않다. 다행히 프랑스 문학 연구자들 혹은 서양 철학 연구자가 번역의 문제를 철학적으로 분석하는 기존 연구가 있어, 본인의 연구에 일정 정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도이다. 최근 한국 문학 사상사 연구자들은 최근 미국의 문화론적 방법론을 이용하여, ‘번역이 만든 한국의 근대’를 주제로 하는 공동연구의 닻을 올리기 시작하였다. 그런 점에서 본 연구의 성과는 한국의 근대를 규명하는 인접 분야의 연구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며, 인접 분야와의 상호 영향을 통해 한국적 토대 위에서 번역, 언어의 변화, 새로운 어휘의 탄생과 근대적 권력 관계 등의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중국의 근대에 관한 연구는 중국이라는 한 국가의 근대성에 관한 연구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19세기 중엽 이후 이른바 통상적으로 근대로 불리는 시기에는 중국과 한국, 일본 사이에 밀접한 사상적 통로가 형성되어 있었다. 비록 서구에서 기원한 개념이나 사상이 중국 혹은 일본에 수용될 경우, 이는 동시에 한국에도 수용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얼마간의 시간적 차이와 공간적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동아시아의 사상적 연쇄 관계를 부정할 정도의 차이는 아닐 것이다. 따라서 중국의 근대를 언어ㆍ번역 등의 시각으로 분석하는 것은 한국과 일본의 근대를 동일한 범주에서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것이다.
아울러 동아시아의 근대에 관한 새로운 연구 방법론이 미국을 중심으로 이론적으로 개발되고 있지만, 이러한 연구에는 동아시아의 학자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서구의 학자들과 대화를 할 수 있어야만 학문적 종속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다. 본 연구 또한 이론적 틀이 강한 미국의 방법론을 수용하면서도, 이러한 이론적 틀에 얽매여 방법론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자 한다. 현실과 이론 사이의 긴장을 결여한 이론은 공허한 담론에 불과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미국의 학계와의 긴밀한 연계성을 유지하면서, 번역과 근대, 언어와 정치, 서구와 동양이라는 문제를 주체적으로 - 동아시아의 시각에서 그리고 동아시아의 지적 전통이라는 토대
본 연구는 중국의 근대 시기에 탄생한 어휘를 대상으로 사상사적 분석을 시도하는 연구이다. 동아시아의 근대 언어는 한국어와 중국어, 그리고 일본어 사이에서 상당히 많은 수의 동일한 혹은 유사한 어휘를 공유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본인의 연구 성과는 먼저 한국의 국어학, 어휘론, 의미론, 어원론 등에 직접적으로 연계될 수 있으며, 본인의 연구 또한 그러한 분야로부터의 상호 영향을 통해 계발될 수 있다. 또한 번역과 언어의 시각에서 한국의 근대 혹은 일본의 근대를 연구하는, 즉 동아시아의 근대를 탐색하는 연구에도 연구 성과를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본 연구에서 시도하는 연구 방법론이 종래의 개별적인 학문의 카테고리에 한정되지 않는 학제적 방법론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인은 이 연구의 성과를 토대로 동아시아의 근대를 탐구하는 연구자들과 함께 동아시아 근대성의 규명 작업을 위한 working group을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찾으면서, 연구 성과를 활용하고자 한다.
또한 본 연구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번역의 문제는 그 자체로서 철학적 주제이며, 문학적 주제이기도 하다. 본 연구는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언어에 대한 실증적 연구를 기초로 삼고 있기 때문에, 주로 번역의 이론적 탐구 - 서양학적 전통 - 에 종사하는 학자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 관계를 지닐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중국 나아가 동아시아의 번역과 언어에 관한 연구는 종래와 같은 동양학과 서양학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을 파기할 수 있는 연구이다.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를 깨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