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적 기여도 1) 국내 미국 이민 소설 연구의 지평 확대. 미국 이민 소설에 대한 기존의 국내 연구는 한국, 중국, 일본, 필리핀 등 제한된 아시아 국가 출신의 작가들에 대해 한정적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논의의 초점도 미국 사회로의 동화 내지 적응, 세대 간의 갈등 ...
◆학문적 기여도 1) 국내 미국 이민 소설 연구의 지평 확대. 미국 이민 소설에 대한 기존의 국내 연구는 한국, 중국, 일본, 필리핀 등 제한된 아시아 국가 출신의 작가들에 대해 한정적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논의의 초점도 미국 사회로의 동화 내지 적응, 세대 간의 갈등,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 찾기 등과 관련하여 이루어져 왔다. 이민 소설과 초국가/초국가주의를 연관시켜 보는 본 연구는 서로 큰 연관이 없어 보이는 한국계, 인도계, 카리브해 출신 미국 작가들의 소설들을 공통의 틀로 분석함으로써, 미국 이민 소설을 연구하는 새로운 분석틀을 제공해 줄 수 있다. 2) 빌덩즈로망(Bildungsroman) 장르에 대한 논의의 심화. 전통적인 빌덩즈로망 형식은 국가와 (남성)시민의 관계를 가정하고 있다. 미국의 온전한 시민으로 통합되지 못하는 이민자들의 삶은 흔히 실패된 성장 또는 중단된 성장으로 읽혀 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빌덩즈로망은 이민자들의 삶을 담아내기에 적절하지 않은 장르라고 평가되기도 한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 다루어지는 이민 빌덩즈로망들은 빌덩즈로망의 기본적인 가정들과 이민자들의 부정적인 현실을 대비시켜, 이민자 개인에게 가해지는 국가 권력의 힘을 부각시킨다. 그러므로 빌덩즈로망의 특징들을 다양하게 변용시켜 사용하는 이민 소설에 대한 연구는 빌덩즈로망 장르의 논의를 심화시킬 수 있다. 3) 학제간 연구의 활성화. 초국가주의는 주로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현상들을 설명하기 위한 담론이다. 본 연구는 미국 이민 소설 속에 드러나는 다양한 형식의 초국가성을 연구함으로써 초국가담론이 설명하는 현상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볼 수 있게 한다. 동시에 본 연구는 소설의 작가나 인물들의 모국, 즉 필리핀, 인도, 카리브해 지역, 한국 같은 지역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전지구화된 세계 속으로 부상해나오는지, 전지구적인 사실들이 어떤 방식으로 지역적 형식을 띠고 나타나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므로 초국가/초국가주의와 이민 소설에 대한 본 연구는 초국가주의를 논하는 다양한 사회 과학 분야 연구들과 지역학 연구 분야들과 활발한 학제간 협동 연구를 촉진할 수 있다.4) “탈민족적 미국학(Postnational American Studies)” 논의의 학장.초국가로서의 미국의 힘과 이민자들이 형성하는 초국가적인 자아 혹은 초국가적인 이민 공동체에 대한 본 연구 역시 국가 경계선을 넘어서는 물리적, 상상적, 의식적 작동들을 탐구한다는 점에서 탈민족적 미국학과 맥을 같이 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탈민족적 미국학은 몇 가지 한계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미국을 다른 나라와의 관계 속에서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논의의 초점은 여전히 미국을 중심에 두고 있다는 점이며, 또 다른 한계는 “탈민족” 논의가 주로 문화적 측면에만 국한되어있다는 점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아마도 미국의 탈민족적 상황을 논하기에는 미국의 국가적 힘과 경계선이 여전히 너무나 강력하다는 사실일 것이다. 미국 이민 소설에 대한 본 연구는 미국의 미국학에서 논의되는 “탈민족적 미국학” 담론의 한계를 드러냄으로써 미국학 연구의 지평을 넓힐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 사회적 기여도 1)변화하는 시민권과 국가 성격에 대한 성찰. 지구화와 초국가적 현상들은 국민국가의 성격과 시민권의 전통적인 법적 정의에 지대한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여러 개의 시민권을 가진 사람들이 생기는가하면, 거주하는 국가의 시민권이 없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영토적 경계선을 따라 정의되었던 국민 혹은 시민의 개념이 심각하게 도전받고 있는 것이다. 초국가적인 현상의 결과이면서 동시에 중요한 원인인 이민을 국가, 시민권, 개인주체의 문제와 긴밀하게 관련시켜 다루는 소설들에 대한 본 연구는 개인과 국가의 관계를 국제 관계 속에서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2) 미국과 한국의 이민 공동체들에 대한 이해. 본 연구는 소설 속에서 미국으로의 이민과 미국 안에서 형성된 이민 공동체에 주된 관심을 두고 있다. 대량 이민의 결과 생겨난 이산적인 공공 영역들은 더 이상 작은 규모도 아니며, 주변적이거나 예외적이지도 않다. 하지만 이산적 공공 영역들이 미국에만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미국 기지 주변, 아시아 계 노동자들의 공동체들, 농촌으로 결혼해 들어오는 동남아시아 여성들과 그 혼혈 아이들의 공간 등 다양한 이민자들의 공동영역들이 형성되고 있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코리아타운을 비롯한 미국의 이민 공동체들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할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생겨나는 다양한 이산적 공동체에 대한 이해를 더 깊게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