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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과제 상세정보

독일, 이스라엘, 미국의 홀로코스트 중심기념관 비교연구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기초연구지원인문사회& #40;창의주제연구& #41;
연구과제번호 2006-321-A00299
선정년도 2006 년
연구기간 1 년 (2007년 01월 01일 ~ 2007년 12월 31일)
연구책임자 최호근
연구수행기관 고려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기념관(memorial museum)은 한 사회의 역사적 기억이 전승되고, 수용되며, 확대 재생산되는 대표적 현장이다. 기념관은 이와 같은 기능적 의미에서뿐만 아니라 건물 자체에서 비롯되는 기념비적 효과 때문에도 집단기억 형성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 기념관 건립 붐이 일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몇몇 기념관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충분한 사전 연구와 논의 없이 관 주도로 세워진 기념관은 애초의 기대와는 달리 많은 문제점을 노출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의 심각성은 더 많은 예산과 시간이 투입되고, 더 많은 전문가들이 참여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건립된 기념관들에서 나타난 결함들이 곧바로 개선되기는 어렵다는 데 있다. 왜냐하면 기념관은 높은 수준의 역사연구, 축적된 설계경험, 안목 있는 큐레이터, 기념관이 세워질 지역과 기념하고자 하는 사건의 문화적 배경에 대한 심층적 이해가 구비될 때 비로소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건들이 단기간에 마련될 수 없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현재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우후죽순처럼 이루어지고 있는 기념관 건축의 붐은 전문 학자들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근본적 수준에서부터 논의를 해나갈 수 있는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지금도 줄을 서 있는 각종 기념관 건립 계획들은 우리의 연구와 논의를 좀 더 집약적이고 효율적으로 진행하지 않으면 안 되게 만들고 있다.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이미 성공작으로 평가받은 해외의 대표적 기념관들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분석이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시급하게 요청된다.
    본 연구에서 홀로코스트 기념관들을 고찰의 대상으로 삼는 이유는 세 가지이다. 첫째, 식민지배․전쟁․독재로 점철된 현대사의 경험들 때문에, 우리에게는 집단학살을 비롯한 여러 가지 부정적 기억들이 많이 남아있다. 이러한 기억들을 공적인 장에서 적절하게 가공하기 위해서는, 그와 유사한 사건들을 기념하는 선행 사례들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둘째, 홀로코스트는 재현을 허락하지 않는 극한적 사건의 전형이면서도, 실제에 있어서는 그 사건을 경험하지 않은 후세대인들에게 가장 잘 전달되고 있다. 그러므로 성공작으로 평가받는 홀로코스트 기념관들에 대한 분석은, 기념관 건축의 물결 속에서 탄탄한 기본 개념과 효율적인 재현전략을 확보하려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시사점들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어떠한 사건이든지 그 사건을 경험하지 않은 동시대인들과 후세대인들에게 기억되기 위해서는, 재현과정에서 보편타당성이 철저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어떠한 사건이 특정 집단 구성원들의 정체성을 확인해주는 집단기억으로서 확고하게 자리매김 되기 위해서는 배타적으로 전유되어야 한다. 그러나 배타성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 기억은 그만큼 더 소수의 기억으로 머물 수밖에 없다. 이 점을 철저하게 의식한 유대인들은 홀로코스트를 자신들만이 겪었던 전대미문의 대참사로 묘사하면서도, 차별과 억압이 가져올 비극적 결과에 대해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세계사적 사건으로 설명함으로써 전 세계인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대표적인 홀로코스트 기념관들을 분석함으로써, 독특한 성격을 지닌 사건을 보편적 의미를 지닌 사건으로 기념하기 위해 동원되는 재현의 전략들을 파악할 것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수많은 인명이 희생된 비극적 사건을 기념하는 데 필요한 기념관의 바람직한 모델을 학술적으로 탐색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 구체적으로 규명하고자 하는 것은 다음 세 가지이다. 첫째, 집단의 희생을 기리는 데 적절한 건축양식과 조형적 표현전략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념관 설계자의 건축철학과 기본 개념을 분석할 뿐만 아니라, 공모단계에서부터 완공에 이르기까지 기념관을 둘러싸고 전개된 일련의 공적 논쟁들을 검토해야 한다. 둘째, 희생자들을 영웅시하거나 순교자로 만들지 않고, 그들의 죽음을 그 자체로서 애도할 수 있는 기념의 방식을 모색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시공간을 관통하는 서사의 구조를 동선의 흐름과 연계지어 분석해야 한다. 셋째, 희생자들을 기념하는 공간에서 필수적인 희생자와 관람객 간의 동일시 전략을 구성하는 특징적 요소들을 발견하고자 한다. 성공한 홀로코스트 기념관들의 공통된 특징은 방문객의 다양한 구성을 염두에 두고, 각 하위집단의 문화와 정서에 호소할 수 있는 표현의 매체와 방법을 동원하는 다중관점 재현전략을 구현하고 있으므로, 그 전략의 구체적 내용을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 기대효과
  • 1) 학문적 활용
    본 연구의 결과는 먼저 논문 형태로 정리되어 기억과 기념에 관한 국제 연구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국제 학술지 History and Memory에 기고될 것이다.
    학술적 측면에서 본 연구는 첫째, 이론적 논의와 교과서 분석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기억연구가 기념까지 포함하는 단계로 올라서는데 필요한 자극제가 될 것이다. 앞으로의 기억연구는 정치․사회․문화 분야에서 기억을 만들어내고 확산시키는 집단들에 대한 연구로 이어지거나, 기념관․전시회․영화․텔레비전을 중심으로 한 기념의 기제들을 파악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발전과정에서 하나의 디딤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둘째, 본 연구는 기념관과 박물관을 둘러싼 논의를 보다 더 구체화하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국내 학계에서도 ‘참여를 통한 학습’, ‘전시물과의 상호대화’, ‘공감’의 중요성이 줄곧 강조되어 오기는 했지만, 이러한 원칙들이 원론적 수준을 벗어나 현장에서 실제로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별다른 연구가 없었던 것이 현실이다. 독일과 이스라엘, 미국에서 기념관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는 세 개의 홀로코스트 중심 기념관에 관한 분석은 국내의 기념관학과 박물관학에서 중점적으로 다루어야 의제들을 설계․관리․수용의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향후 논의를 심화시키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2) 사회적 활용
    본 연구는 이미 국내에 세워진 여러 기념관들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현재 계획 중에 있는 기념관들의 효용을 극대화하는데 필요한 지침들을 다음과 같은 점에서 제시해 줄 수 있다.
    첫째, 본 연구는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기념의 모델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이제까지 국내에 설립된 여러 운동관련 기념관들은 저항집단의 영웅적 측면만을 부각시키거나 국가권력의 폭압성을 고발하는데 치중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기념하고자 하는 사건이 관련자들만의 집단기억에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제 3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이면서도 구체적인 교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본 연구는 홀로코스트 기간동안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유대인 구출에 헌신했던 “의인들”을 부각시킨 야드 바셈의 전략에 주목하면서, 이와 같은 미래지향적 기념의 모형을 우리 사회에 제시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기념관은 과거의 사건을 기억하는 장소(Gedenkstätte)인 동시에, 우리의 현재 모습을 확인하고 미래의 나아갈 길을 발견하는 학습의 장소(Lernort)이기 때문이다.
    둘째, 본 연구가 분석대상으로 삼은 세 기념관의 공통점은 과거의 사건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인격화된 전시(personalized display)”를 도모했다는 데 있다. 사진과 문서, 유물과 유품을 연대기적으로 밋밋하게 나열하는 방식은 우리나라 기념관들의 고질적인 결함으로 비판받아 왔다. 그것은 단순히 미니어처 몇 개와 마네킹 몇 개를 추가로 배치한다고 해서 극복될 수 있는 기술적인 사안이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과거의 사건을 자기의식 속에서 현재화시킬 수 있도록, 희생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시물들을 통해 생생하게 감지할 수 있도록 만드는데 있다. 특히 “살아있는 기념관”을 표방하는 워싱턴 홀로코스트 기념관에 대한 세밀한 분석은 우리 기념관들이 평면적 전시의 타성에서 벗어나는데 필요한 구체적 대안들을 제공해줄 것이다.
    셋째, 본 연구의 결과는 자료제공, 자문, 강연의 형태로 각종 기념관련 단체에 전수될 것이다. 특히 관련 전문가들에게는 건물 설계, 전시공간 분할, 동선 설계, 매체 활용, 주변의 인공적․자연적 환경과의 조화 등의 항목에 따라 정리된 비교 자료들이 제시될 것이다.
    3) 교육적 활용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형태로 교육 부문에 환원될 것이다. 첫째, 본인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마련한 전문가 초청강좌를 통해 기념관 관련 전문가들과 기념관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에게 본 연구의 결과를 전달하고자 한다. 이 자리에서 전개될 토론의 결과는 다시 더 깊이 있는 연구로 이어질 것이다. 둘째, 본인은 이 연구의 결과를 이론과 실제 면에서 일반화하여 본인이 속해있는 연구소의 교양강좌를 통해 3차례에 걸쳐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에게 전해줄 예정이다.
  • 연구요약
  • 1) 연구 대상
    본 연구에서는 베를린의 유대 박물관(das jüdische Museum), 예루살렘의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박물관(Yad Vashem Holocaust Museum), 워싱턴의 홀로코스트 기념관(the U. S. Holocaust Memorial Museum)을 비교의 대상으로 설정하였다.
    2) 연구의 주안점
    ▶ 베를린의 유대 박물관
    다니엘 리베스킨트(Daniel Libeskind)의 설계에 따라 1999년 완공된 유대 박물관은 세 가지 점에서 특징적이다. 첫째, 유대 박물관은 유대인의 상징인 ‘다윗 왕의 별’이 찌그러진 모양의 외관을 취한 해체주의 건축의 전형을 보여준다. 이 양식은 내부에도 적용되어, 공간의 해체를 통해 부재(不在)를 형상화함으로써 가해자였던 독일 국민들에게 희생자였던 유대인들의 고통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둘째, 유대 박물관은 서사의 갑작스러운 단절을 통해 관람객에게 홀로코스트의 원인이 희생자인 유대인에게 있었던 것이 아니라, 가해자인 나치스와 그들의 정책에 동조한 독일 국민들에게 있었다는 것을 체감하게 만들어준다. 셋째, 유대 박물관은 관람객과 희생자 간의 동일시를 유도하기 위해 극도로 절제되고 상징적인 방식의 재현을 도모한다.
    ▶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박물관
    2005년 개관한 야드 바셈의 신(新) 홀로코스트 박물관은 세 가지 점에서 분석의 대상이 된다. 첫째, 이 박물관은 야드 바셈이 자리잡고 있는 기념의 언덕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프리즘 형상을 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시공간 가운데 대부분이 지하에 매몰되어 있다. 둘째,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박물관에서는 프리즘 형상의 회랑형 내부 공간구조가 전시의 서사를 완전히 규정하고 있다. 셋째,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박물관의 전시 내용을 관통하고 있는 원칙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죽음의 인격화”이다. 이 원칙은 “이름들의 방(The Hall of Names)”이라는 공간을 통해 가장 잘 구현되어 있다.
    ▶ 워싱턴의 홀로코스트 기념관
    1993년에 개관한 워싱턴 홀로코스트 기념관은 세 가지 점에서 주목의 대상이 된다. 첫째, 이 기념관의 설계자 프리드(James Ingo Freed)는 기념관의 전면을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그리고 측면과 후면은 빅토리아 양식으로 설계함으로써 커다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비평가들은 이 기념관의 전면이 나치스 풍의 공공건물을 연상시킨다고 주장했지만, 이에 대해 프리드는 나치스의 억압과 기만을 표현하기 위한 장치였다고 반박하였다. 둘째, 홀로코스트 기념관에 구현된 서사는 “홀로코스트의 미국화”로 특징지을 수 있다. 이것은 홀로코스트와 직접적 관계가 없는 미국인들에게 홀로코스트의 기념 필요성을 주장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 셋째, 홀로코스트 기념관에서 중요한 대원칙은 “살아있는 기념관”이다. 이 원칙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기획된 “다니엘의 이야기: 어린이들을 기억해요(Daniel’s Story: Remember the Children)” 전(展)을 통해 가장 잘 드러나 있다.
    3) 연구 방법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방법에 따라 진행될 것이다.
    첫째, 기념관의 기본개념 확정을 둘러싸고 전개된 정치적․미학적 논쟁과정을 비교․검토할 것이다.
    둘째, 근본적으로 재현이 불가능하다는 사건을 재현하기 위해 세 기념관이 각각 발전시켜 온 다양한 매체활용 전략을 비교․분석하겠다. 세 기념관은 부각하고자 하는 중심주제가 다른 것만큼, 매체를 배열하는 방식에서도 상당한 차이를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는 맥도널드(Sharon Macdonald)의 ‘전시의 정치학(politics of display)’ 개념이 활용될 것이다.
    셋째, 기념관 내의 전시공간에서 구현된 서사만을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세학적 접근을 통해 서사의 현재적 의미를 파악하는 데 힘을 쏟을 것이다.
    넷째, 세 개의 중심 기념관이 실제로 거둔 성공의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양적 측면에서는 연간 관람객 수와 연도별 증감추세, 관람객의 구성을 분석하고, 질적 측면에서는 동선의 길이와 관람객들의 평균 관람시간, 그리고 방문록에 대한 분석을 할 것이다.

  • 한글키워드
  • 홀로코스트,이스라엘,집단기억,집합기억,역사정책,워싱턴 홀로코스트 기념관,예루살렘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박물관,베를린 유대 박물관,지세학,서사,미국,독일,기념관
  • 영문키워드
  • collective memory,U.S.America,Israel,Germany,memorial museum,Holocaust,politics of history,Holocaust Memorial Museum in Washington,Yad Vashem Holocaust Museum in Jerusalem,Jewish Museum in Berlin,topology,narrative,collected memories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기념관은 교과서, 대중매체와 더불어 한 사회의 역사적 기억이 전승·수용·재생산되는 대표적 현장이다. 기념관은 이와 같은 기능적 의미에서만이 아니라 건물 자체에서 비롯되는 기념비적 효과 때문에도 집단기억의 형성과정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세속의 신전(secular temple)’으로 일컬어진다. 그러므로 기억의 인정투쟁에 참여하는 각 집단마다 자신들이 간직하고 있는 특정 기억을 영구화하기 위해 기념관 건립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이와 같은 인식에서 출발하여 본 연구에서는 홀로코스트 기억 확산의 결정체인 동시에, 이 기억의 심화·확산 과정에서 지대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대표적인 홀로코스트 기념관들의 성립과 특징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베를린의 <유대 박물관>(das jüdische Museum), 예루살렘의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박물관>(Yas Vashem Holocaust Museum), 워싱턴의 <홀로코스트 기념관>(the U. S. Holocaust Memorial Museum)을 비교의 대상으로 설정하였다.
    베를린의 <유대 박물관>과 예루살렘의 <홀로코스트 박물관>, 그리고 워싱턴의 <홀로코스트 기념관>은 비극적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박물관이나 기념관과는 판이한 건축양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그리하여 이 세 개의 홀로코스트 중심기념관은 각각 해체주의 양식의 적용, 혹은 거친 시멘트 재질이나 벽돌재의 사용을 통해 외관과 구조 면에서 파격을 도모함으로써 비극의 기념을 구현하고자 하였다.
    이와 함께 주목해야 할 점은 이 세 개의 경우 모두에서 설계 단계에서부터 전시 내러티브를 담당한 전시팀과 건축가가 긴밀하게 의견을 교환했다는 사실이다. 세 기념관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강제적 동선의 구축도 모두 사전 합의에 따라 이루어졌다. 세 기념관의 설계자와 관계자 대부분은 이러한 동선 설정이 관람객에게는 매우 불편을 느끼게 할 수도 있지만, 이 불편함이야말로 불편한 사건을 기념하는 데 있어서는 오히려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는 데 인식을 함께하였다.
    이러한 공통점과 아울러 주목받아야 할 점은, 동일한 사건을 기념하면서도 세 중심 기념관이 서사의 구성과 강조점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이 세 개의 기념관에 구현되어 있는 서사가 홀로코스트에 대한 세 국가의 관계, 세 국가에서 지배적 지위를 점하고 있는 홀로코스트 집단기억의 차이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홀로코스트에 관한 서사를 통해 관람객에게 각인시키고자 하는 의미에 있어서도 이 세 개의 기념관은 적지 않은 차이를 보여준다. 베를린의 <유대 박물관>이 차이의 인정과 공생의 중요성을, 예루살렘의 <홀로코스트 박물관>이 강력한 조국의 필요성을, 워싱턴의 <홀로코스트 기념관>이 관용과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 영문
  • This paper deals with three representative Holocaust memorial museums in Western world on a comparative perspective: the Jewish Museum in Berlin, Germany, Yad Vashem Holocaust Museum in Jerusalem, Israel, and the United States Holocaust Memorial Museum in Washington D.C. In this paper is the focus of analysis laid upon the politics of memory, the style of construction, the topology of commemoration, and the narrative represented in main exhibitions. All this components are related with the main interpretations of the Holocaust in each country: that of political progressive groups in Germany, that of Zionists in Israel, and that of leading jewish organizations in U. S. America.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기념관은 교과서, 대중매체와 더불어 한 사회의 역사적 기억이 전승·수용·재생산되는 대표적 현장이다. 기념관은 이와 같은 기능적 의미에서만이 아니라 건물 자체에서 비롯되는 기념비적 효과 때문에도 집단기억의 형성과정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세속의 신전(secular temple)’으로 일컬어진다. 그러므로 기억의 인정투쟁에 참여하는 각 집단마다 자신들이 간직하고 있는 특정 기억을 영구화하기 위해 기념관 건립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이와 같은 인식에서 출발하여 본 연구에서는 홀로코스트 기억 확산의 결정체인 동시에, 이 기억의 심화·확산 과정에서 지대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대표적인 홀로코스트 기념관들의 성립과 특징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베를린의 <유대 박물관>(das jüdische Museum), 예루살렘의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박물관>(Yas Vashem Holocaust Museum), 워싱턴의 <홀로코스트 기념관>(the U. S. Holocaust Memorial Museum)을 비교의 대상으로 설정하였다.
    베를린의 <유대 박물관>과 예루살렘의 <홀로코스트 박물관>, 그리고 워싱턴의 <홀로코스트 기념관>은 비극적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박물관이나 기념관과는 판이한 건축양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그리하여 이 세 개의 홀로코스트 중심기념관은 각각 해체주의 양식의 적용, 혹은 거친 시멘트 재질이나 벽돌재의 사용을 통해 외관과 구조 면에서 파격을 도모함으로써 비극의 기념을 구현하고자 하였다.
    이와 함께 주목해야 할 점은 이 세 개의 경우 모두에서 설계 단계에서부터 전시 내러티브를 담당한 전시팀과 건축가가 긴밀하게 의견을 교환했다는 사실이다. 세 기념관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강제적 동선의 구축도 모두 사전 합의에 따라 이루어졌다. 세 기념관의 설계자와 관계자 대부분은 이러한 동선 설정이 관람객에게는 매우 불편을 느끼게 할 수도 있지만, 이 불편함이야말로 불편한 사건을 기념하는 데 있어서는 오히려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는 데 인식을 함께하였다.
    이러한 공통점과 아울러 주목받아야 할 점은, 동일한 사건을 기념하면서도 세 중심 기념관이 서사의 구성과 강조점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이 세 개의 기념관에 구현되어 있는 서사가 홀로코스트에 대한 세 국가의 관계, 세 국가에서 지배적 지위를 점하고 있는 홀로코스트 집단기억의 차이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홀로코스트에 관한 서사를 통해 관람객에게 각인시키고자 하는 의미에 있어서도 이 세 개의 기념관은 적지 않은 차이를 보여준다. 베를린의 <유대 박물관>이 차이의 인정과 공생의 중요성을, 예루살렘의 <홀로코스트 박물관>이 강력한 조국의 필요성을, 워싱턴의 <홀로코스트 기념관>이 관용과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연구결과>
    첫째, 베를린의 유대 박물관, 예루살렘 야드 바셈의 홀로코스트 박물관, 워싱턴의 홀로코스트 기념관 건립은 홀로코스트 사건과 관련한 다양한 집단들 가운데 각국에서 전개된 기억의 공인투쟁에 승리한 집단들이 현실 정치세력의 협조와 여론의 지지를 받아 주도하였다. 독일의 경우는 계몽된 민주주의 사회를 추구하는 진보세력이, 이스라엘의 경우는 시온주의자들이, 미국의 경우는 미국 내의 유대인 조직들이 바로 기념관 건립을 주도했던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이 세 개의 중심기념관은 종래의 국가 기념관들과는 외관과 구조, 건축양식에 있어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베를린의 유대 박물관은 전형적인 해체주의 양식을 채택했다는 점에서, 예루살렘의 홀로코스트 박물관은 거친 시멘트 자재로 지하에 건축되었다는 점에서, 워싱턴의 홀로코스트 기념관은 절멸수용소의 외관을 상징적으로 차용했다는 점에서 각각 그 특징을 드러내고 있다.
    셋째, 세 개의 중심기념관은 서사의 전개에 있어서도 각각의 특징을 보여준다. 베를린의 <유대 박물관>이 가해자 경험에 대한 반성에서 인종과 문화 간의 차이에 대한 인정과 공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면, 예루살렘의 <홀로코스트 박물관>은 시온주의적 민족주의의 승리와 강력한 조국 건설의 필요성을 역설하였고, 워싱턴의 <홀로코스트 기념관>은 인종 문화 간의 관용과 건국의 조부들이 주장했던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적 가치들을 서사의 목적으로 삼았다.

    <활용방안>
    1. 본 연구결과를 보강하여 학술진흥재단 등재지에 게재한다.
    2. 게재 이후 지면을 대폭 늘리고 관련 사진들을 엄선하여 중견출판사를 통해 한 권의 단행본으로 간행한다.
  • 색인어
  • 홀로코스트, 기념관, 유대 박물관, 홀로코스트 박물관, 홀로코스트 기념관, 다니엘 리베스킨트, 모세 삽디, 제임스 잉고 프리드, 베를린, 예루살렘, 야드 바셈, 워싱턴, 해체주의, 시온주의, 정통파, 감성의 공명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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