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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의 다문화주의와 언어 정책에 대한 인류학적 연구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학문후속세대양성& #40;박사후국내연수& #41;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07-354-A00027
선정년도 2007 년
연구기간 1 년 (2007년 09월 01일 ~ 2008년 08월 31일)
연구책임자 최진숙
연구수행기관 서울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연구목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과테말라 국가 주도 언어 정책의 내용 및 이에 반영된 이데올로기 고찰
    둘째, 마야 원주민 운동의 내용 검토
    셋째, 마야 운동에서 언어 정책의 위상 및 정책의 내용 고찰
    /b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다.
    현재 과테말라는 다문화주의 사회로의 변화를 실험하고 있는 중남미 국가들 중 하나이다. 1996년 유엔의 중재 하에 과테말라 정부와 '과테말라 민족 혁명 연합'(Unidad Revolucionaria Nacional Guatemalteca, URNG)간 평화 협정 (Peace Accord)이 체결되면서 36년 동안 지속되었던 내전이 종식되었다. 과테말라의 인구 중 60%를 차지하고 약 22개의 마야 언어를 사용하는 마야원주민들의 정치, 경제, 문화적 권리 획득이 평화 협정의 중심적 내용을 차지한다. 과테말라는 전통적으로 원주민을 철저히 배제하는 정책 뿐만 아니라, 라디노(ladino)와 마야 원주민 간의 종족적 분극이라는 문제 때문에 국민 통합의 과업이 수월하지 않았다. 그러나 1996년 이후 국내외적인 변화 때문에 원주민에 대한 ‘포용 정책’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동화정책’에 머물렀던 원주민 정책, 그 중 특히 언어 정책은 최근의 국내외의 변화를 겪으면서 동화정책이 아닌 ‘다문화주의’ 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결국 과테말라 국가로서는 국민 통합이라는 문제, 그리고 동시에 원주민 차별 금지 및 권리 인정이라는 두 가지 숙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본 연구의 첫 번째 목적은 바로 이러한 과거의 언어 정책에 비교하여 새로운 국가 주도 언어 정책의 내용 및 방향이 어떠한가에 대하여 언어인류학적 고찰을 시도하는 것이다.
    마야원주민들에게 있어서 1996년의 평화 협정은 단순히 첫 발에 지나지 않았다. 그 협정을 준수하도록 요구하기 위해선 마야원주민들을 조직화해야 했고, 이 조직화가 바로 '범마야 운동'(Pan-Maya movement)이라 불리는 문화 운동 혹은 민족 재생 운동이다. 이 운동의 목적은 다문화, 다언어 민족으로 구성된 마야원주민들을 '하나의 마야'로 집결시키는 것이다. 과테말라의 70, 80년대 저항운동은 URNG((Unidad Revolucionaria Nacional Guatemalteca: 과테말라 민족혁명 연합)가 이끌었던 농민 동맹 중심으로 한 대중운동(Movimento Popular)으로 대표된다. 이 저항운동은 농민들의 대부분인 마야 원주민들의 빈곤을 해결하고자 하는 목적을 표명하였다. 그러나 이제 범마야 운동을 이끌고 있는 세력은 주로 마야인들 내부에서 전문직종, 교사들, 자영업자들 및 농민 등으로 다분화 되었다. 이들은 원주민 풍습, 언어, 종교, 환경 등을 보존하고자 하며 비공식적 교육 등을 통하여 마야 성인들을 교육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마야 운동가들은 연구 기관, 학교, 언어 관련 위원회 등을 건립하였다. 이들이 평화 협정에 참여하면서 과테말라 국가의 인종주의 및 동화 정책에 적극적인 반대 입장을 표명하게 되었다.
    과테말라의 원주민 운동은 소위 "무정치적인"(apolitical) 정치 운동이라는 모순적인 성격을 지니는데 이는 지난 36년간의 내전 기간 동안 마야 원주민들이 냉전 담론 속에서 경험했던 "인종 말살"적인 억압을 피하려는 일종의 전략이다(Fischer and Brown 1996). 그렇기 때문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운동은 마야 종교, 언어, 사상의 권리를 알리고 쟁취하려는 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리하여 마야 순수성을 이데올로기적으로 재생산해내고 오히려 그러한 운동이 마야 인디언의 문화를 지속시키는데 기여하기도 한다. 본 연구의 두 번째 목적은 마야 문화 운동가들의 담론을 수집하고, 더 나아가 이들이 22개의 마야 언어를 사용하는 등 언어적 차이, 그리고 사회경제적 차이를 지닌 마야인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하나의 목소리로 집결시키기 위해 어떠한 시도를 하고 있는가를 고찰하는 것이다.
    국민주의와 국민 정체성을 다루는 데 언어 정책을 제외하고는 논의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언어는 국민 통합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특정 언어 정책의 입안과 수행 방식은 특정 사회의 역사적 조건 및 문화를 반영한다. 특히 언어 정책의 이데올로기적 차원은 표준화 등의 언어 정책을 일종의 ‘담론’으로서 바라보는 접근으로 이어져,경험적인 언어학 사실보다는 이데올로기적 과정으로 다루는 가운데 분석될 수 있다(Woolard 1998). 본 연구의 세 번째 목적은 언어 정책과 특정 이데올로기 간의 관계를 보려는 연구에 기반하여, 언어에 대한 담론을 만들어내는 기관들에 초점을 맞추어 언어이데올로기가 표현되는 방식들을 고찰하는 것이다.
  • 기대효과
  • 최근 라틴아메리카의 정치, 경제, 문화적 권리에 대한 연구는 라틴아메리카 사회의 실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라틴아메리카 사회를 포괄할 수 없었다는 한계, 그리고 비교론적 관점을 그 장점으로 하는 인류학적 연구가 되어있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고 하겠다. 그러므로 과테말라의 다문화주의 및 언어정책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다음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첫째,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라틴아메리카의 종족성 및 사회운동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이성형 1998; 조돈문 외 편 2005). 이는 좌파 정권의 등장 및 변화해가는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관심의 반영일 것이다. 그러나 과테말라는 물론이고, 언어 정책에 대한 관심은 극히 드물다. 그러나 과테말라는 단순히 또 다른 사례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라틴아메리카를 사례로 하여 다문화주의 및 언어정책을 연구하는 것으로 한국 사회의 당면 과제이기도 한 다문화주의 정책 수립에 대하여 재고할 가능성을 부여한다.
    둘째, 전세계적으로 소수민족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문화적 다양성’의 인정이라는 국제 노동기구의 안에 동의한 국가들이 증가하면서 각국의 다인종, 다언어에 대한 새로운 대책을 마련하려는 등 분주하다. 과테말라에서도 1980년대부터, 특히 평화협정 이후 마야원주민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전세계적 변화에 부응하여 시작된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적 정책의 내용 및 한계, 지향점 등을 고찰할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언어 정책 실행 및 실태를 고찰함으로써 언어 정책의 대상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정부의 정책과 현재 마야운동단체의 정책 간의 비교를 통하여 어떠한 점에서 실사용자의 이해관계를 반영했는가를 살펴본다.
    셋째, 국내외에 걸쳐 라틴아메리카의 위상이 변화하고 있다. 현재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신사회주의, 좌파 정권, 원주민 운동, 여타 대안사회운동 등 전세계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본연구의 결과는 국내 라틴아메리카 연구의 범위를 넓힐 것이다. 국내 라틴아메리카 연구는 몇몇 국가들에 대한 연구에 한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인류학적 연구는 지금까지 많지 않은 편이다. 거기다가 라틴아메리카 연구가 주로 정치, 경제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종족, 인종, 다문화주의에 대한 연구는 적은 편이다. 본 연구는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국내의 학술적 및 대중적 관심에 부응하여 문화적 다양성 및 특징들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원주민운동은 과테말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라틴아메리카의 여타 대안사회 운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유용한 연구 주제이다. 과테말라의 마야원주민 운동의 성격 및 의미는 과테말라라는 특수한 정치, 경제상황 및 역사적 조건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그러나 과테말라 사례 연구는 특수성에 대한 기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라틴아메리카 사회 전반에 걸쳐 벌어지는 변화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 연구요약
  • 연수의 내용은 식민지 시기부터 오늘날까지 언어 정책의 역사, 현재 마야 운동의 진행 과정, 그리고 마야 운동에서 언어 정책의 위상, 내용, 역할이 포함된다.
    첫째, 과테말라의 언어정책은 식민지 시대부터 ‘원주민 동화 정책’으로 요약될 수 있다. 역사적 고찰을 통하여 오늘날의 ‘문맹퇴치운동(Alfabetización)'에 이르기 까지 언어정책의 변모를 살펴봄으로써 국가이데올로기가 어떤 식으로 반영되었나 고찰하고자 한다. 더 나아가 새로운 언어정책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당면하는 어려움 및 한계 등도 2차 문헌 자료를 통하여 연구할 것이다.

    둘째, 범마야운동의 주요 내용을 검토할 것이다. 1980년대 라틴아메리카에서 전개된 혁명적 사회운동은 '근대성'으로 향한 사회주의적 열망의 반영이라 할 수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 또한 '문화적 다양성'과 같은 문제는 부차적이라 취급했으며 오히려 군부 독재와 미제국주의에 대한 저항에 방해만 될 뿐이라고 여겼다. 원주민들은 여전히 '농민'의 카테고리에 속해있었고, 농민 조직을 중심으로 이러한 혁명적 운동이 전개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강제적인 단일성과 권위주의에 대한 비판은 냉전의 적이 아닌, 운동 내부에서 나왔다. 과테말라의 경우, 농민 운동에 참여한 대부분이 원주민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원주민들의 참여가 아주 중요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URNG 상부조직의 권위주의, 비효율성, 인종주의 등 때문에 생길 수밖에 없는 게릴라 운동의 한계를 경험하였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혼혈주의'는 '다문화주의'로 교체되기 시작하였다. 여타 중미와 달리 특히 과테말라에서는 좌파의 '혼혈주의'에 입각한 사회운동이 들어 먹히지 않았는데, Hale(2005)은 이를 과테말라에 이미 '혼혈주의' 역사적 뿌리가 부족했기 때문이라 본다.
    마야원주민 운동은 하나의 목소리로 대변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닌다. 나아가 운동의 중심부가 있어 하나의 목소리로 집결시킨다기 보다는 몇몇 마야 언어 지역에서는 종교 및 언어에 대한 운동이 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하면, 다른 지역에서는 언어를 여전히 보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운동'의 차원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각 언어 집단 및 지역 별로 '마야의 전통 보존'이라는 노력은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를 모두 정치세력화하려는 노력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정치권력으로 집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차원 및 내용을 수렴해야 한다.

    셋째, 범마야 운동에서 언어정책의 위치를 살펴보고 구체적인 언어 정책 제시안 등을 검토할 것이다. 범마야 운동에서 마야 언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마야 언어 사용자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야말로 마야인들이 겪어 왔던 일상 생활 속의 차별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마야 언어가 이제는 마야인들에게 '자부심'의 상징으로 간주되어야 한다는 것이 범마야 운동의 중심적인 활동 영역이다.
    하지만 무엇 보다도 언어 관련 운동 중에 철자법 개정은 ‘언어 표준화’ 문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부각된다. 마야 운동가들이 주장하는 마야 언어에 대한 규범 문법(prescriptive grammar)에 대하여 Nora England라는 마야 언어학의 권위자는 "언어 상용을 위한 표준 규정, 특히 문자 언어에 대한 규정을 확립하는 것이야말로 마야 재생운동에서 중요한 부분" (England 1996: 178) 이라고 주장한다. 정부 주도의 언어 정책은 '동화정책'에 불과하다는 판단 하에 원주민에 의한 원주민을 위한 문자 교육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이다. 이러한 실용적 목적 외에도 마야 문자 체계가 곧 마야인들의 정체성을 상징할 수 있으므로 마야 운동가들은 마야 정체성에 대한 자부심을 장려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언어 정책을 활용한다. 이러한 표준화 과정의 구체적 내용은 물론, 누가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며, 어떻게 결정이 내려지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고찰할 것이다.
  • 한글키워드
  • 언어정책,언어이데올로기,다문화주의,동화 정책,마야원주민,과테말라,범마야운동
  • 영문키워드
  • Pan-Maya movement,Maya,Multiculturalism,language policy,language ideology,assimiliation,Guatemala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본고는 과테말라에 사용되는 세 가지 마야어 표기법이 생성되어온 역사를 고찰함으로써 각 표기법이 반영하는 언어이데올로기를 고찰하였다. 본고의 목적은 각 표기법이 언어이데올로기로서 어떻게 그 사회와 문화의 특수성을 반영하는가를 밝히는 데 있다. 특히 최근 마야 문화 운동이 전개되면서 표기법에 대한 논쟁이 단순한 소리-기호 간의 문제라기보다는 누가 무엇을 대표하는가의 문제로 전환되었음을 보여준다. 언어 개혁 혹은 통제의 과정의 하나인 표준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누가 이 문제에 대해 권위적 목소리를 가질 것이냐’이다. 현재 과테말라에서 SIL 표기법은 기존의 스페인어 방식 및 새로운 표기법에 의해 대체되었다. Quiche는 SIL이라는 외부인을 대표하는 집단에 의해서 만들어졌으며 스페인어 표기와 유사한 반면, Kí-Chè와 K'iche'는 모두 마야원주민의 목소리가 담긴, SIL 표기법에 대한 대안으로서 만들어진 표기법이다. 전자가 전통에 기반을 둔 권위를 가지는 반면, 후자는 과학에 기반을 둔 권위를 가진다. 마야운동진영은 특히 마야 언어가 하나의 ‘언어’로서의 위상을 정립함은 물론 마야인으로서의 소속감을 느끼기 위하여 통일된 표기법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 소위 외부의 요소로 간주되는 스페인어 표기법을 모델로 삼아 만들어진 SIL 표기법을 철저히 배격함으로써 마야 정체성을 획득하고자 하는 양상이 발견된다. 요컨대 ‘자아’와 ‘타자’의 구분이야말로 이러한 표기법의 이데올로기적 경합에 있어서 그 핵심적 내용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 영문
  • In this paper, I analyze the contested discourses about the Mayan orthography in Guatemala. The Mayan orthographic conventions discussed in this paper include the following three: the orthography of Summer Institute of Linguistics(SIL), of Adrian Chávez, and of Mayan cultural activists. SIL sought for a convenience by aiming at being as close to the alphabets of Spanish as possible. Chávez's goal was to make distinctive alphabets different from the existing alphabets and Spanish. Mayan activists have developed the orthography as a way to resist the SIL orthography. In general, Mayan cultural activists considers language policies as a way to strengthen the unity and the pride of Mayan identity, while rejecting assimilationist social goals. The debate revolving around the Mayan orthography involves issues of legitimacy, authenticity, and authority. Linguistic purism developed by Chávez and Mayan cultural activists reflects an attempt to erase foreign features while building the uniqueness and distinctiveness of the native language. While Chávez resorts on the Mayan tradition to legitimize his orthography, Mayan cultural activists on the modernity and universality represented by scientific rigor. I argue that the language ideologies of both orthographies construct imagined homogeneous group of Mayan indigenous people.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연구의 내용은 과테말라 식민지 시기부터 오늘날까지 언어 정책의 역사, 현재 마야 운동의 진행 과정, 그리고 마야 운동에서 언어 정책의 위상, 내용, 역할이 포함된다.
    첫째, 과테말라의 언어정책은 식민지 시대부터 ‘원주민 동화 정책’으로 요약될 수 있다. 역사적 고찰을 통하여 오늘날의 ‘문맹퇴치운동(Alfabetización)'에 이르기 까지 언어정책의 변모를 살펴봄으로써 국가이데올로기가 어떤 식으로 반영되었나 고찰하고자 한다. 더 나아가 새로운 언어정책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당면하는 어려움 및 한계 등도 2차 문헌 자료를 통하여 연구할 것이다.
    둘째, 범마야운동의 주요 내용을 검토할 것이다. 1980년대 라틴아메리카에서 전개된 혁명적 사회운동은 '근대성'으로 향한 사회주의적 열망의 반영이라 할 수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 또한 '문화적 다양성'과 같은 문제는 부차적이라 취급했으며 오히려 군부 독재와 미제국주의에 대한 저항에 방해만 될 뿐이라고 여겼다. 원주민들은 여전히 '농민'의 카테고리에 속해있었고, 농민 조직을 중심으로 이러한 혁명적 운동이 전개되었다.
    그러나 마야원주민들은 URNG 상부조직의 권위주의, 비효율성, 인종주의 등 때문에 생길 수밖에 없는 게릴라 운동의 한계를 경험하였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혼혈주의'는 '다문화주의'로 교체되기 시작하였다.
    마야원주민 운동은 하나의 목소리로 대변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닌다. 나아가 운동의 중심부가 있어 하나의 목소리로 집결시키는 성격이 아니다. 가령, 몇몇 마야 언어 지역에서는 종교 및 언어에 대한 운동이 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하면, 다른 지역에서는 언어를 여전히 보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운동'의 차원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각 언어 집단 및 지역 별로 '마야의 전통 보존'이라는 노력은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를 모두 정치세력화하려는 노력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정치권력으로 집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차원 및 내용을 수렴해야 한다.
    셋째, 범마야 운동에서 언어정책의 위치를 살펴보고 구체적인 언어 정책 제시안 등을 검토할 것이다. 범마야 운동에서 마야 언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마야 언어 사용자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야말로 마야인들이 겪어 왔던 일상 생활 속의 차별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마야 언어가 이제는 마야인들에게 '자부심'의 상징으로 간주되어야 한다는 것이 범마야 운동의 중심적인 활동 영역이다.
    하지만 무엇 보다도 언어 관련 운동 중에 표기법 개정은 ‘언어 표준화’ 문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부각된다. 마야 운동가들이 주장하는 마야 언어에 대한 규범 문법(prescriptive grammar)에 대하여 Nora England라는 마야 언어학의 권위자는 "언어 상용을 위한 표준 규정, 특히 문자 언어에 대한 규정을 확립하는 것이야말로 마야 재생운동에서 중요한 부분" (England 1996: 178) 이라고 주장한다. 정부 주도의 언어 정책은 '동화정책'에 불과하다는 판단 하에 원주민에 의한 원주민을 위한 문자 교육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이다. 이러한 실용적 목적 외에도 마야 문자 체계가 곧 마야인들의 정체성을 상징할 수 있으므로 마야 운동가들은 마야 정체성에 대한 자부심을 장려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언어 정책을 활용한다. 이러한 표준화 과정의 구체적 내용은 물론, 누가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며, 어떻게 결정이 내려지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고찰할 것이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과테말라에 사용되는 세 가지 마야어 표기법이 생성되어온 역사를 고찰함으로써 각 표기법이 반영하는 언어이데올로기를 고찰하였다. 본고의 목적은 각 표기법이 언어이데올로기로서 어떻게 그 사회와 문화의 특수성을 반영하는가를 밝히는 데 있다. 특히 최근 마야 문화 운동이 전개되면서 표기법에 대한 논쟁이 단순한 소리-기호 간의 문제라기보다는 누가 무엇을 대표하는가의 문제로 전환되었음을 보여준다. 언어 개혁 혹은 통제의 과정의 하나인 표준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누가 이 문제에 대해 권위적 목소리를 가질 것이냐’이다. 현재 과테말라에서 SIL 표기법은 기존의 스페인어 방식 및 새로운 표기법에 의해 대체되었다. Quiche는 SIL이라는 외부인을 대표하는 집단에 의해서 만들어졌으며 스페인어 표기와 유사한 반면, Kí-Chè와 K'iche'는 모두 마야원주민의 목소리가 담긴, SIL 표기법에 대한 대안으로서 만들어진 표기법이다. 전자가 전통에 기반을 둔 권위를 가지는 반면, 후자는 과학에 기반을 둔 권위를 가진다. 마야운동진영은 특히 마야 언어가 하나의 ‘언어’로서의 위상을 정립함은 물론 마야인으로서의 소속감을 느끼기 위하여 통일된 표기법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 소위 외부의 요소로 간주되는 스페인어 표기법을 모델로 삼아 만들어진 SIL 표기법을 철저히 배격함으로써 마야 정체성을 획득하고자 하는 양상이 발견된다. 요컨대 ‘자아’와 ‘타자’의 구분이야말로 이러한 표기법의 이데올로기적 경합에 있어서 그 핵심적 내용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의 의의는 사례 연구 및 이론적 공헌에서 찾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전 세계적으로 ‘정체성의 정치학’이 보편화되어 가는 상황에서 본고에서 소개한 과테말라의 사례는 표기법이 어떠한 정치적 의미를 지니는가를 보여준다. 최근 마야 문화 운동이 전개되면서 표기법에 대한 논쟁이 단순한 음-문자 간의 대응성 문제라기보다는 누가 무엇을 대표하는가의 문제로 전환되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표기법이야말로 ‘같음’과 ‘다름’ 사이의 해결 불가능한 긴장관계를 전제로 한다(Jaffe 2000). 그리고 Jaffe(2000)에 의하면, 단순히 모국어가 존재한다고 해서 언어사용자들이 실제로 공유 의식 및 소속감을 느끼기는 어려운 것이며, 이것을 재현할 수 있는 약속된 방식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기 때문에 표기법이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이와 같이 소수 언어에 대한 표준화 및 표기법 제정 등의 노력은 지배 언어에 대한 저항이자 동시에 특정 형태의 권위 및 단일성이라는 상징성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지배 언어가 갖고 있는 상징적 권력에 접근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범마야운동과 같은 사회운동을 주도하는 이들은 제도의 변화가 사람들의 사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운동을 추진하는 것이며. 이들의 사상이 바로 언어이데올로기의 내용의 주요한 부분을 이루고 있다.
  • 색인어
  • 과테말라, 다문화주의, 언어 정책, 마야, 범마야운동, 언어 표준화, 마야 언어, 동화 정책, 원주민, 범마야운동, 언어이데올로기,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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