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구조주의는 우리 시대에 탈근대적 심미성과 멘탈리티가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메타이론으로서, 이를 통해 괴테텍스트의 기저 ‘문화소’ 들을 역사적 맥락에서 재구축하는데 필요한 방법론적 패러다임이라 할 수있다. 1년차에서는 괴테의 사유방식 ...
후기구조주의는 우리 시대에 탈근대적 심미성과 멘탈리티가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메타이론으로서, 이를 통해 괴테텍스트의 기저 ‘문화소’ 들을 역사적 맥락에서 재구축하는데 필요한 방법론적 패러다임이라 할 수있다. 1년차에서는 괴테의 사유방식을 특징짓는 주요개념들을 중심으로, 이것이 후기구조주의의 테제와 실천에 어떤 함의와 접점을 갖는지에 대해 살필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마성, 원현상, 숭고성, 변형론, 미메시스, 알레고리/상징, 흔적, 죽음, 자연관 등의 테마영역들을 제시한 후, 이들이 내포하는 메타포들을 후기구조주의의 사유지평에서 해독하고자한다. 본 연구는 우선 푸코의 “미시물리학적 권력”이론과 데리다의 “차연”개념을 통해 괴테의 ‘마성’, ‘원현상’, ‘변형론’, 등의 테마를 조명할 것이며, 숭고미, 미메시스, 알레고리/상징 등의 개념에 대해서도 후기 구조주의적 시각으로 재정의할 것이다. 2년차에서는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와 『친화력』를 중심텍스트로 삼아 로고스중심주의, 배제의 원리로서의 휴머니즘, 지식과 권력간의 교착관계, 침묵을 억압하는 음성중심주의 등을 테마화 할 것이다. 이러한 작업은 푸코의 ‘권력 및 담론’이론과 데리다의 해체주의적 독법 그리고 루만의 체계이론에 기대어 진행될 것이다. 가령 푸코는 지식(교양)을 통한 제도화(훈육)과정의 이면에 ‘담론’이라는 절대심급이 자리하고 있음을 밝혀냄과 동시에 문학을 대항담론으로 내세운다. 이러한 푸코의 테제는 『수업시대』의 기층텍스트를 들여다보는데 도움을 준다. 이를테면 『수업시대』의 퍼스펙티브는 휴머니즘을 둘러싼 담론과 근대세계의 출현이 어떤 면에서는 서로 맞물려있다는 것, 또 이러한 공모관계는 불가피하게 여타의 담론들을 ‘비인간적’이고 ‘비이성적’이며 ‘비교양적’이란 이름으로 배제해온 역사를 만들어왔다는 것을 동시에 드러내주고 있다. 한편 데리다의 경우 문자, 기표, 유희, 대리보충 등의 개념들을 통해 의미, 음성, 아버지존재 등의 이른바 ‘중심신화소’들을 탈중심화 한다. 예컨대 『수업시대』의 미뇽과 『친화력』의 오틸리에는 ‘아버지법’이라는 ‘상징질서’에 진입하지 못한 비주체이자, 의사소통적 질서에 편입하지 못한 비합리적 존재들로 여겨진다. 데리다의 또 다른 핵심테제는 ‘이름기호학’과 ‘대리보충’개념이다. 서구의 형이상학적 전통에서 볼 때 인식주체는 명명행위Namensgebung를 통해 사물이나 타자일반을 개념화·체계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타자에 대한 자신의 인지범주를 획득해왔다. 하지만 ‘이름’처럼 정체성구축에 복무해온 기의는 정작 탈동일화를 조장하는 기표의 반복성에 기댈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바로 데리다가 적시하고자하는 ‘대리보충논리’의 중심테제이다.
『친화력』과『수업시대』에는 이러한 명명 및 개명의 기호작용이 타자로 하여금 동일성을 강제하는 권력의지로 행사된다. 가령『친화력』의 “오토(otto)”의 경우 생물학적 아버지인 에두아르트와 대리보충적 아버지인 하우프트만의 본명과 일치한다. 이로써 오토는 아버지의 법이 관장하는 상징질서로 진입하게 되지만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자신의 타자성을 담보잡히게 된다. 이중정체성(Double-Identitaet)은 엄밀한 의미에서 곧 정체성의 상실이며, 강요된 동일성은 곧 타자성의 죽음을 의미한다. 연구 3년차에는 『파우스트』와 『베르테르』를 중심텍스트로 해서 지식, 신화, 자본, 환경(생태), 성/욕망 등의 문제 영역이 드러내는 중층구조를 탈근대적 코드로 읽어내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다. 그런 후에 2·3년차에 다룬 개별텍스트전반에 걸쳐 인문학적 문화담론화를 활성화시키는데 필요한 테제들을 추출하여, 이를 토대로 향후 응용 인문학적 연구로 나아가는 학제간 형식의 연구의 길을 제시할 것이다. 방법론적으로 보자면, 먼저 라깡의 욕망이론은 이들 텍스트에 나타난 ‘남근중심주의’ 의 이로니화 과정을 탐색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며, 푸코의 “판옵티콘 ”개념은 괴테의 작품에 나타난 시각정보화된 권력성의 컨텍스트를 들추어내는데 일조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