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초반 세계경제위기 이후 본격화된 자본의 세계화는 제국주의 국가를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 착취구조를 세계적 수준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한 동안 ‘대안의 부재’(TINA: There is no alternative)가 자본의 세계적 지배이데올로기로 군림했지만, 1990년대 말 이후 ...

1970년대 초반 세계경제위기 이후 본격화된 자본의 세계화는 제국주의 국가를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 착취구조를 세계적 수준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한 동안 ‘대안의 부재’(TINA: There is no alternative)가 자본의 세계적 지배이데올로기로 군림했지만, 1990년대 말 이후 자본의 세계화에 저항하는 사회운동이 세계 곳곳에서 전개되기 시작하였다. 세계적 수준에서는 1999년의 시애틀 투쟁 이후 세계사회포럼, 공정무역운동 등, 유럽 지역에서는 실업자운동, 유럽헌법 반대운동, 반전사회포럼 등, 그리고 제3세계 지역에서는 중남미의 볼리바리안 운동, 사빠티스타 민족해방군(EZLN)의 자치운동, 아프리카․중남미․동남아시아의 토지개혁운동 등이 전개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라크전쟁 파병반대운동, 공공재 사회화 운동, 그리고 한미FTA 반대운동 등이 전개되었다.
세계적으로 다양한 쟁점을 불러일으키면서 전개되고 있는 이러한 사회운동들은 세계화에 반대한다는 점에서 대체로 ‘반세계화 운동’으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운동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아래로부터 통제할 수 있는 국가권력의 수립, 생산수단의 사회화, 그리고 제국주의적 전쟁 및 수탈에 저항하는 반제국주의 저항체제의 수립 등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안세계화운동’의 개념으로 파악될 수 있다. 세계 각지에서 전개되고 있는 ‘반세계화 운동’이 ‘대안의 부재’라는 담론을 넘어 ‘대안사회’의 전망을 갖기 위해서는 이러한 운동들을 ‘대안세계화운동’의 맥락에서 적극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이 연구는 ‘반세계화 운동’이라는 현상을 ‘대안세계화운동’의 틀 속에서 해석하고자 한다.
사회운동 연구는 대체로 이념과 조직 및 전략으로 나누어 분석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 연구는 대안세계화운동의 조직 및 전략을 다룬다. 이는 제1세부 과제가 다루는 ‘대안세계화운동의 이념’과 짝을 이루어 대안세계화운동 전체를 조망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대안세계화운동은 최근 들어 매우 역동적이고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고, 그 조직과 전략 또한 다양하게 존재한다. 국제적인 수준의 정당, 노동조직, 농민조직, 시민사회단체, 소수자운동 조직 등을 중심으로 하는 대안세계화운동이 수평적인 네트워크 관계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는 대안세계화운동의 조직과 전략이 이 연구의 대상이다.
이 연구는 대안세계화운동의 투쟁주체와 투쟁공간에 따라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는 투쟁을 유형화하여 분석․평가한다. 국민국가를 중심으로 하는가 혹은 국민국가를 벗어나는가에 따라, 그리고 노동자 계급을 중심으로 하는가 혹은 탈계급 대중을 중심으로 하는가에 따라 운동의 형식과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대안세계화운동의 다양한 투쟁사례들의 조직과 전략을 주체와 형식을 기준으로 탈국가적인 탈전통적 운동, 탈국가적인 전통적 운동, 국민국가 중심의 탈전통적 운동, 국민국가 중심의 전통적 운동으로 유형화하여 분석한다.
또한 이 연구는 대안세계화운동의 국내외적인 연대관계의 구체적인 형식과 내용을 분석․평가한다. 대안세계화운동의 국내외적 연대관계의 구체적인 기제, 즉 연대와 소통이 자발적이면서도 일상화되어 있느냐 혹은 특정한 투쟁을 계기로 동원되느냐에 따라 연대의 형식과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즉 국내외 연대투쟁에 직접 참여하는 형식과 내용 및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소통하는 형식과 내용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일상적 소통연대, 일상적 투쟁연대, 계기적 소통연대, 계기적 투쟁연대로 구분하여 분석․평가한다. 계화운동은 네트워크 관계를 유지하면서 대중참여전략에 기반하는 직접행동주의, 탈상품화, 국제연대, 직접민주주의 등을 추구하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차이를 규명하기 위해 조직과 전략의 성격, 즉 전통적 사회운동의 집중성, 배타성, 수직성, 일국적 동원성이 대안세계화운동의 분권성, 개방성, 수평성, 지구적 참여성으로 변화되는 이론적 기제(mechanism)를 규명하고, 새롭게 정립된 이론을 바탕으로 대안세계화운동의 해외사례와 한국사례를 분석․평가한다.

1) 새로운 조직이론과 투쟁이론을 정립하여 사회운동연구의 세계적 수준 제고
사회운동에 대한 조직이론과 투쟁이론은 그 동안 운동주체의 변화, 전략과 전술의 변화, 그리고 운동의 형태변화 등을 이론적인 수준에서 반영하지 못한 채, 사후적으로 분석·평가하는 수준을 ...

1) 새로운 조직이론과 투쟁이론을 정립하여 사회운동연구의 세계적 수준 제고
사회운동에 대한 조직이론과 투쟁이론은 그 동안 운동주체의 변화, 전략과 전술의 변화, 그리고 운동의 형태변화 등을 이론적인 수준에서 반영하지 못한 채, 사후적으로 분석·평가하는 수준을 넘지 못하였다. 이것이 사회운동의 조직과 전략에 대한 분석·평가가 이론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지지 못하는 주요 원인이었다. 그래서 대안세계화운동의 조직․전략에 대한 이론적 심층적 연구가 국제적으로도 거의 없는 상황에서, 본 연구는 전통적인 조직․전략이론을 넘어서는 새로운 조직․전략이론을 구축하려 한다. 본 연구는 대안세계화운동 분야 국내외 전문가를 망라한 동 분야 세계 최초의 대규모 장기 국제공동연구로서 동 분야 국내외 연구의 공백을 메울 것이다.
2) 학제적 통합연구를 계기로 사회운동 조직․전략의 발전에 기여
사회적으로 사회운동의 조직이 지속적으로 고립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사회운동에 대한 학제적 통합연구의 부재 및 사회체제모델의 부재현상과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 대안세계화운동이 ‘대안의 부재’라는 이데올로기적 공격을 받는 주요 원인이자 대안세계화운동을 전면적으로 보편화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본 연구는 학제적 통합연구를 전제로 대안적 사회체제모델을 구성하는 제반 요소들을 도출하여, 대안사회체제의 이론적 프레임을 구성하고 대안세계화운동의 이론적 궁핍화 현상을 극복하고자 한다. 즉 ‘사회운동의 현상과 유리되는 이론의 한계와, 이론을 배제하는 사회운동의 한계’를 극복하려 한다. 본 연구원은 이를 위해 대안세계화운동과 관련된 국제회의에 참석하여 대안세계화운동과 학문적 이론 간의 유기적 연계성을 강화시켜 나가면서, 새로운 대안사회모델을 둘러싼 이론적 논쟁을 활성화시키고, 이를 토대로 대안세계화운동의 조직․전략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3) 국제적 학술대회 및 네트워크를 통한 세계 지식공동체의 발전에 기여
본 연구는 연구사업의 일환으로 대안세계화운동에 관한 연구와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 분류 정리하여 웹자료관(Web Archive)을 구축한다. 매월 업데이트될 이 웹자료관은 향후 대안세계화운동 연구자들 및 활동가들의 필수 사이트로 기능할 것이다. 아울러 본 연구는 연구 수행을 위해 국내외 대안세계화운동 주요 연구기관을 연결하는 ‘대안세계화운동 연구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대안세계화운동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에는 물론 국내의 사회운동 활동가 조직들도 포함될 것이다. 대안세계화운동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과 연구자 및 활동가들이 참여하는 화상 국제학술회의 ‘대안세계화운동의 현황과 쟁점’(가칭)을 매년 1회 개최한다. 아울러 대안세계화운동 주요 활동가와 관련 국내외 전문연구자들을 초청하여 연차별 연구결과를 발표 토론하는 대안세계화운동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사회운동포럼’을 매년 공동으로 개최한다. 아울러 대안세계화운동 관련 조직과 인물의 현지 심층면접과 연구결과 발표 토론을 위해 세계사회포럼, 유럽사회포럼, 카이로회의(반전포럼) 등 대안세계화운동 주요 이벤트에 참여하여 독립 세션을 조직한다. 이상과 같이 온라인 및 오프라인 상에서 동시에 진행하는 ‘대안세계화운동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 기반 사업’의 활성화를 통해, 본 연구원은 대안세계화운동 연구의 글로벌 연구허브로서의 위상을 갖게 될 것이다. 이번 연구는 지난 6년 동안의 중점연구성과를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본 연구원을 세계 지식공동체의 주요한 주체로 부각시키면서 지적 자원의 세계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본 연구의 1단계 3년간의 연구는 ‘세계적 차원’의 대안세계화운동의 조직과 전략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그와 같은 조직과 전략을 전형적으로 구현하고 있는 사례들을 국제비교 분석한 다음, 이에 기초하여 21세기 한국의 진보적 사회운동의 조직과 전략을 주요 운동형태 ...

본 연구의 1단계 3년간의 연구는 ‘세계적 차원’의 대안세계화운동의 조직과 전략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그와 같은 조직과 전략을 전형적으로 구현하고 있는 사례들을 국제비교 분석한 다음, 이에 기초하여 21세기 한국의 진보적 사회운동의 조직과 전략을 주요 운동형태별로 분석 평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이를 위해 1차년도에는 대안세계화운동에서 중요한 조직 형태인 당, 코뮨 혹은 소비에트, 노동조합, 네트워크 등 네 주제와 대안세계화운동의 중요한 전략인 탈상품화 전략과 새로운 국제주의 전략에 대한 이론적 분석을 수행하고, 2차년도에는 이에 각각 대응하는 전형적인 해외 사례를 검출하여 비교 분석한다. 3차년도의 연구는 1,2차년도에서 수행한 대안세계화운동의 조직과 전략 연구 주제에 대응하여 오늘날 우리나라의 사회운동에서 나타나고 있는 맹아적 형태의 대안세계화운동의 조직과 전략을 분석한다.
1차년도 연구주제는 대안세계화운동의 조직과 전략에 대한 이론이다. ‘대안세계화운동’은 ‘아래로부터의 자발적 투쟁과 연대’의 형태로 전개되고 있으며, 조직화된 노동조합이나 정당을 중심으로 했던 기존의 조직형태와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또한 운동의 주체들은 투쟁의 의제나 영역을 다양하게 확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안세계화운동’의 조직과 전략은 전통적 조직에서 새로운 네트워크로 발전하면서 각각 집중적ㆍ분권적, 배타적ㆍ개방적, 수직적ㆍ수평적, 일국적ㆍ지구적 성격 및 동원성과 참여성이라는 복합적 성격들을 다층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본 연구는 기존의 사회운동 이론들이 이러한 새로운 운동들의 복합성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것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점에 착목하고 아래의 연구주제를 수행하면서 기존 이론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대안세계화운동의 조직과 전략이 갖는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성격들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운동의 새로운 조직론과 투쟁론이 재구성될 필요가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 제기에 따라 ‘대안세계화운동’의 조직과 투쟁에 대한 이론, 즉 정당과 대중조직 간의 상호관계론, 통일전선체와 투쟁전선체 간의 상호관계론, 운동주체들 간의 국제적 연대관계론, 대안세계화운동과 관련되는 새로운 국제주의 이론 및 노동조합운동 이론 등을 주요 연구내용으로 한다. 이는 아래로부터의 자발적․자율적인 조직과 투쟁을 중심으로 하는 대안세계화운동의 정치적․사회적․경제적 대안사회모델을 이론적으로 정립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2차년도의 연구주제는 대안세계화운동의 조직과 전략에 대한 국제비교이다. 본 연구는 유럽 급진좌파 정당의 정치투쟁 전략, 아르헨티나 실업자운동의 조직과 전략, 프랑스 총파업과 새로운 노동조합운동, 사회적 유럽 건설과 국제반전운동, 남아공에서의 물 사유화 반대투쟁, 세계사회포럼의 조직과 투쟁 등을 비교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특히 노동자․농민들이 대안세계화운동의 주체로서 드러내는 이중성을 규명할 것이다. 노동자·농민들은 이념적 정체성 외에 투쟁역량과 투쟁공간의 측면, 자본주의 체제에서 비롯되는 계급적 이해의 측면, 정치적 계급동맹의 측면에서 구심력을 형성하는 주체이지만, 국민국가의 이해를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측면에서 운동의 원심력을 형성하는 주체로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동자․농민들이 보여주고 있는 이와 같은 이중적 성격을 규명하는 것은 ‘대안세계화운동’의 국제사례들을 비교․연구하는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3차년도의 연구주제는 한국 대안세계화운동의 조직과 전략이다. 한국의 반세계화운동은 아직 초기 단계이며 ‘대안세계화운동’이라고 부르기에는 맹아적 형태에 불과하다. 본 연구는 한미FTA에 반대하는 투쟁, 신자유주의 정책에 반대하는 투쟁, 공공재의 사회공공성 확보를 위한 투쟁, 제국주의적 전쟁에 반대하는 투쟁 등을 대안세계화운동의 개념으로 적극적으로 해석하여 그 조직과 전략을 분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