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한국인의 영어 발음 음성 코퍼스 (Korean-Spoken English Corpus: K-SEC)’라는 대용량의 음성 데이터베이스를 대상으로 하여, 영어 저해음을 중심으로 한 영어 원어민 화자의 발음과 한국인 영어 학습자의 음성•음운 체계를 실험 음성학적인 방법으로 대 ...
본 연구는 ‘한국인의 영어 발음 음성 코퍼스 (Korean-Spoken English Corpus: K-SEC)’라는 대용량의 음성 데이터베이스를 대상으로 하여, 영어 저해음을 중심으로 한 영어 원어민 화자의 발음과 한국인 영어 학습자의 음성•음운 체계를 실험 음성학적인 방법으로 대조 분석하며,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하여 영어 습득 과정과 양상에 대해 음성․음운론적인 체계화를 이루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연구의 기초 단계에서는 영어와 한국어 저해음의 음성•음운 특징에 대한 대조 분석을 행하였다. 영어와 한국인 영어 학습자의 발음을 음성․음운적으로 대조하기 위해서는 목표 언어인 영어의 저해음, 즉 폐쇄음과 마찰음, 파찰음의 음성․음운적 특징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하며, 더불어 한국인 영어 학습자의 모국어인 한국어가 지닌 음성•음운 체계에 대한 논의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인 학습자의 영어 발음에서 나타나는 오류 혹은 모국어의 부정적인 전이를 고찰하기 위해 한국어 저해음의 음성․음운적 특징 연구 또한 수반되어야 하므로, 영어와 한국어 저해음, 즉 폐쇄음, 마찰음, 파찰음을 구성하는 소리 목록 및 음운 현상을 비교하고, 각 소리들의 음성․음향학적/음운론적 차이를 대조 분석함으로써 본 연구 과제의 기초를 구축하였다.
실험 음성학적 분석과 통계적 기술에 앞선 준비 단계에서는 논의의 대상인 세부 주제를 선정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분석할 대상들을 선정하였다. 즉, 영어 저해음 발음이라는 큰 주제 안에서 본 연구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세부 연구 주제를 구체화하였으며, 각 주제를 논의하기 위한 분석 대상, 즉 어떤 발화 어휘(혹은 문장) 음성 파일을 대상으로 할 것이며, 몇 개의 시료를 활용할 것인지, 발화자의 수는 어느 수준으로 제한할 것인지와 어떤 음향 단서를 분석할 것인지 등을 또한 구체화함으로써 이후 연구 분석 진행의 기초를 마련하였다. 가령 영어의 기식화 현상과 같이 한국어에 없는 음운 현상이나 한국어 음소 목록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다수의 영어 마찰음의 경우 한국인 학습자들이 많은 오류를 범할 것으로 예측되므로 의미있는 연구 주제가 될 것이다. 세부 주제가 선정된 이후, 이에 대한 효과적인 분석을 위해 코퍼스로부터 어휘 혹은 문장을 분류하여 선택하여, 연구 과제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적정수의 화자(영어 원어민 발화자 및 한국인 학습자 발화자)를 선정하였다. 또한 VOT, 소음 지속 시간, 상승 시간, 기식 시간 등 측정 대상 음성•음향학적 패러미터를 선정하였다.
선정한 발화자의 음성 파일 즉 영어 원어민과 한국인 학습자가 발화한 어휘 및 문장 등에 대해 음성 분석 프로그램 Praat를 통해 성대 진동 개시 시간(Voice Onset Time, VOT), 마찰 구간(duration of frication), 폐쇄 구간(closure duration) 등의 음향 음성적 패러미터에 대한 측정을 실행하였다. 음성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얻어진 각 패러미터의 수치들은 세부 연구 주제에 적합하도록 EXCEL 및 SPSS 15.0 등 통계 프로그램을 통해 분석하였으며, 음향 음성학적 분석과 통계적 분석을 통해 얻은 결과는 다시 음운론적 접근 및 외국어 교수 학습 등의 시각과 논의를 통해 해석하였다. 음성 파일에 대한 계량적, 통계적 분석 결과에 토대하여 한국인 화자의 영어 저해음 발음에서 나타나는 음성․음운적 특징 및 습득 양상을 논의하고, 영어 원어민 화자와의 비교 분석 및 한국인 학습자의 모국어인 한국어 발음과의 관계에 대한 해석을 시도하였다.
본 연구는 우선 언어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조음․음향․음성학적 관점 뿐 아니라 음운론적 논의를 가능케 함으로써, 이제 갓 관심의 분야로 떠오른 한국인의 영어 발음의 특징에 대한 실험음성학적 접근 및 분석에 대해 본 연구는 그 맥을 이어간다는 의미를 지니며, 또한 다양한 음운 현상과 발음의 오류들을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들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영어 교육학적 관점에서 볼 때 지금까지 대부분의 경우 한국인의 영어 발음의 오류에 대해 인상에 토대하여 접근, 처방을 제시해왔다고 할 수 있는데, 본 연구에서 이루어질 음성•음운론적 분석은 교육 현장에서 지금까지 활용해왔던 교육의 처방이 과연 타당한 것이었는지 검증해 줄 것이며, 타당치 못한 것으로 밝혀진다면 새로운 처방을 제안하는데 그 근거로 활용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