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브 세계 속의 러시아의 이해>라는 본 강좌는 러시아어문학 전공생들에게 ① 러시아를 포함하고 있는 슬라브 세계의 문화, 예술, 역사, 인문/사회지리에 대한 가장 중요한 기본적인 사실들을 숙지하게 하고 ② 나아가 러시아와 다른 슬라브 국가들과의 문화, 역사, 사회 ...
<슬라브 세계 속의 러시아의 이해>라는 본 강좌는 러시아어문학 전공생들에게 ① 러시아를 포함하고 있는 슬라브 세계의 문화, 예술, 역사, 인문/사회지리에 대한 가장 중요한 기본적인 사실들을 숙지하게 하고 ② 나아가 러시아와 다른 슬라브 국가들과의 문화, 역사, 사회, 정치, 경제적 상호관계를 포괄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이로써 ③ 슬라브 세계 속의 러시아, 러시아와 함께 하는 슬라브 세계에 대한 보다 명확한 이해를 그 최종 목적으로 설정한다.
고전고대 그리스-로마 문명, 게르만-프랑코 문화, 앵글로-색슨 문화, 이베리아 문화 등과 함께 유럽 문명의 또 다른 한 축을 담당하는 슬라브 문화, 슬라브 세계는, 그 역사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그간 한국대학교육과정에서 주변부적 위치에 머물러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또한 각급 대학의 노어노문학과, 러시아어문학 전공에서는 러시아만 독점적으로 다루는가 하면, 기타 슬라브 국가 역시 개별 국가별로 배타적으로 연구, 강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하에, 본 연구는 러시아는 슬라브 세계의 일원이며 그 세계와 유기적인 관련을 맺어왔다는 망각된 전제를 재인식하여, 러시아와 다른 슬라브 국가들과의 문화, 예술, 역사, 사상, 사회적 상호관계를 포괄적으로 파악하여 슬라브 세계 속의 러시아의 보다 완전한 모습을 재구성함을 겨냥한다.
러시아와 다른 슬라브 국가, 민족과의 관계는 사실 우리 생각보다 훨씬 가까이, 그리고 자주 맞닥뜨려진다. 예를 들어, 너무 밀접하여 사실 다른 국가라고 잘 여겨지지 않는 우크라이나와의 상호 관계 역시 상기한 전분야에 걸쳐 드러나고 있다. 몽고-따따르 침입으로 분할된 후 우크라이나와 재결합하기까지 러시아는 500년이 넘는 시간을 유보당하고 있었으며, 그 동안 우크라이나는 끊임없이 간섭하는 외세의 세력-여기에는 러시아도 포함된다-속에서 자신들의 독자적 정체성을 찾으려 부단히 노력해 왔다.
바로 그러한 상호 겹침의 관계와 과정 자체가 본 연구의 대상이 되는 것이며, 이러한 상호 과정의 연구를 통해 우크라이나적인 것이지만-아니면 최소한 우크라이나와의 상호 겹침에 의해 러시아로 재투영되던 것이지만-, 러시아적인 것으로 자동화되어 인식하던 우리의 둔중한 사고를 일깨우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러시아를 둘러싸고 있는 슬라브 세계를 이해하는 단초를 마련하며, 또한 슬라브 세계의 중핵의 역할을 수행하는 러시아를 더욱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본 연구의 궁극적 목적이다.
그 동안 이런 러시아와 슬라브 세계와의 상호 겹침의 관계는 개별적인 수준에서 연구의 주제와 연구자의 관심도에 따라 산발적이긴 하나 언급되고 연구되어 왔다. 그러나 일관된 주제의식을 부여받은 채 러시아를 중심에 두고 주변 슬라브 세계와의 제 상호관계에 집중한 연구는 상당히 드물다. 이에 본 연구는 끼예프-루시로부터 오늘의 러시아 연방에 이르기까지 동슬라브 형제국인 우크라이나, 벨라루시까지 주변 슬라브 세계로 규정하여, 러시아와 슬라브 세계간의 상호 문화, 예술, 역사, 사상의 겹침의 현상을 집중적으로 조명해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