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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즈워스, 베토벤, 아도르노: 저항의 예술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신진연구자지원사업& #40;인문사회& #41;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08-332-A00194
선정년도 2008 년
연구기간 1 년 (2008년 07월 01일 ~ 2009년 06월 30일)
연구책임자 김성중
연구수행기관 동국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워즈워스에 대한 최근의 문학 비평에 있어서 인간의 정신구조가 권력관계라는 틀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뿌리를 니체에서 찾는 비평가들의 존재가 암시하듯이, 권력관계라는 잣대는 최근의 중심적인 비평에 중요한 초석이 되었다. 니체로부터 상당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푸코나, 이데올로기의 무의식적인 영향력이 인간 사회에 미치는 체계를 연구한 알뛰세르의 비평 이론은 거부하기 힘든 시대의 흐름이 되었다. 근래에 워즈워스에 대한 비평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 신역사주의의 문학 비평이 그렇고, 최근에 각광을 받고 있는 레이먼드 윌리엄스의 대중 문화론도 마찬가지라고 말할 수 있다. 예술가 역시 권력관계를 벗어날 수 없으니, 예술을 고급 혹은 저급으로 분류한다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 되고 말았다. 그 당시의 사회 상태를 유지하려는 귀족과 기득권의 세력에 맞서서 소외된 계층을 대변하려했던 시인으로서 워즈워스를 제시한다는 것은 이제는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본 연구는 권력 관계라는 편향된 시각으로만 작품을 바라본 결과로 발생한 워즈워스에 대한 왜곡된 해석을 수정하고자 한다.
    Wordsworth가 초기부터 보수적인 성향을 지녔다고 보는 대표적인 비평가인 E. P. Thompson은 "Disenchantment or Default?"에서 Lyrical Ballads를 썼을 당시의 Wordsworth에게 이미 정치적인 문제에 관한 관심이 상당히 시들해졌다고 밝힌다. 그리고 Jerome McGann, James Chandler, Marjorie Levinson, David Simpson, 등의 신역사주의 비평가들도 워즈워스의 시를 해석하는데 전통적인 시각과는 매우 획기적으로 다른 해석을 제시하였다. 워즈워스가 후기에는 보수주의로 돌아섰다는 기존의 해석을 수정하여 이미 초기에 보수주의였다는 결론을 추론한다. The Romantic Ideology에서 McGann은 경제적인 고통으로 죽어가는 한 여인의 비극적인 상황을 담은 "The Ruined Cottage"는 문제의 본질을 파헤치지 못한 채, 자연 속으로 문제의 핵심을 승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한다. Wordsworth's Second Nature에서 Chandler는 1793년이라는 혁명의 절정기에 있는 시기에 그의 유명한 "Tintern Abbey"에서 정치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Wordsworth's Great Period Poems에서 Levinson은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땅을 지키기 위해 아들을 도시로 보내어 잃고 만다는 비극을 다룬 "Michael"이 토지가 사용가치에서 교환가치로 바뀌는 것을 억제하려는 시인의 이데올로기를 노정한다고 해석한다. 모든 인간은 권력관계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전제를 진리로 받아들여, 이를 벗어난 해석은 순진한 시대착오적인 태도로 비춰지고 있다. 이러한 신역사주의적인 비평은 1980년대 후반부터 영향력 있는 비평 방법으로 자리를 확보하여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그 권력은 소진하지 않고 있다. 1996년에 발표한 논문 "Revaluating Revolution and Radicalness in the Lyrical Ballads"에서 Yy Liu는 Lyrical Ballads를 발표할 당시 이미 워즈워스는 정치적으로 급진적이지 않았다고 본다. 2000년에 발행된 The Hidden Wordsworth에서 Kenneth Johnston은 1798년 즈음에 워즈워스가 정치적인 연관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되어, "The Ruined Cottage"의 Margaret이 겪는 고통에 대한 세속적인 해결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시인이 생각하는 그녀의 문제점은 경제적인 것이 아니라 마음의 고통이기 때문이라고 그는 지적한다. 시인이 시에서 사회적인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거나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대한 실망감을 이들 비평가들은 표출하고 있다. 이러한 비평 경향은 국내에도 나타나 2004년에 발행된 박찬길의 논문 “낭만주의와 제국”에서도 1798년 워즈워스의 “변절”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예술가가 권력의 시녀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기 위해서, 최근의 비평 이론을 직접적으로 반박하는 방법보다는 그들이 간과하고 있는 다른 장르의 예술의 경우를 제시하여 논박하고자 한다. 즉, 시와 마찬가지로 시간 예술에 해당하고, 여러 가지로 유사한 창작 과정을 거치는 음악을 분석할 것이다. 베토벤과 독일 낭만주의 시인들을 비평한 아도르노의 이론을 빌어, 음악가가 권력으로부터 도피하여 예술 세계를 창조하고자 한 예로써 베토벤을 제시하고자 한다. 베토벤은 워즈워스와 같은 해에 태어나서 프랑스 혁명에 큰 영향을 받은 작곡가이다. 베토벤이 그의 음악에서 혁명의 기운을 표출하여 당시의 권력층의 이데올로기로부터 벗어나고자 했다는 점을 밝히는 것은 워즈워스를 권력관계로만 보려는 비평이론에 좋은 반박의 근거를 제시할 것이다.
  • 기대효과
  • ‘저자의 죽음’을 주장한 푸코를 비롯한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이 내세우는 이데올로기를 초월한 작가란 존재할 수 없다는 원칙은 문학비평에서 새로운 해석을 제공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이는 반대로 전체주의적인 시각의 근거로 작용하여 그와 반대되는 견해는 시대에 뒤진 해석으로 치부되는 현상을 낳게 했다. 푸코가 Bentham의 보편성을 비난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비평 방법은 모든 인간이 권력 앞에는 무력하다는 인간의 동질성을 다시 제시하고 있다. 다양한 해석 방법을 추구한다는 당초의 의도와는 달리, 그들은 오히려 자신들이 설정한 해석 영역을 벗어나는 견해를 배제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워즈워스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니어서, 최근의 비평가들은 거의 그를 정치적이나 경제적인 권력을 추구한 시인이라고 전제로 한다. 시인을 순수한 예술적 존재가 아니라 권력의 시녀로 전락시킴으로써, 전통적인 해석의 근본을 파괴할 수 있는 강력한 비평 방법으로 자신들의 전제적인 위상을 정립하고 있는 최근의 비평가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성취했다. 이런 획일적인 시각에 대한 비판이 문학이라는 예술의 한 장르 안에서만 이루어진다면, 이는 다시 전통적인 철학적 원칙으로 회귀하려는 것으로 보여 설득력을 잃게 되므로, 본 연구는 음악학과 문학을 비교 연구하는 학제 간(interdisciplinary)의 연구 방법을 채택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음악과 문학이라는 서로 다른 학문 분야를 비교 연구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이는 요즘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학문 분야 간의 연구 방법 추세에 부응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베토벤과 워즈워스를 비교 연구하는 본 논문은 워즈워스에 관한 최근의 문학 비평이론이 문학의 범주를 벗어나면 얼마나 취약한 이론에 지나지 않는가를 여실히 보여줄 것이다. 대부분의 문학 연구자들이 다른 예술 분야, 특히 음악학에서는 문외한이기 때문에 이런 연구는 여태껏 이루어지지 못했다. 본 연구가 상당히 의존하고 있는 아도르노는 음악비평가이자 문학 비평가로 저명한 학자이지만, 음악과 문학을 같이 다루어야 한다는 어려움 때문에 국내에서도 이런 식의 연구는 이루어진 적이 없다. 영문학 연구자로서 음악학을 다루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본 연구는 학문 분야 간(interdisciplinary)의 교류를 활발하게 하는 계기가 되어 보다 포괄적인 시각으로 문학작품을 보게 하는 결과를 가져와, 앞으로 다른 영문학 연구자들도 비슷한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워즈워스가 베토벤처럼 프랑스 혁명의 시대정신을 받아들여 기존의 이데올로기에 저항한 예술가였다고 해석하려는 것은 단순히 전통적인 해석을 반복하는 행위는 아니다. 이것은 워즈워스뿐만 아니라 다른 문학가들의 작품을 권력에 대한 욕망이라는 하나의 획일적인 잣대로 해석하려는 최근의 전횡적인 비평 경향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시간을 초월해서 적용시키려는 권력관계의 비평 방법론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개인은 결코 이데올로기의 장치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알뛰세르식의 비평이론을 비판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편협성은 영문학 비평가들이 오로지 문학에만 국한하여 자신들의 이론을 적용시켰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본 연구는 또한 최근에 급부상하고 있는 문화론 연구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해 본다. 레이먼드 윌리엄스가 주창하는 대중문화의 우위론은 결국 권력관계를 초월할 수 있는 예술가의 존재를 부정하여 예술의 질의 높고 낮음을 거부한다. 이에 반해, 아도르노는 베토벤을 기존의 사회적 이데올로기에 저항하여 자신의 주체성을 실현한 음악가로 칭송한다. 아도르노가 베토벤에서 발견해 낸 “부정의 변증법”을 워즈워스에게서 찾아내는 작업은 인간을 획일적인 잣대로 평가하여 고급문화를 부정하려는 최근의 대중문화론에 대해서 설득력 있는 반론을 제시할 것이다. 그는 대중음악을 저급한 문화로 취급하여 엘리트주의자라는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사실은 그가 말하는 고급문화는 상류계층의 문화가 아니라 자본에 의해 왜곡되지 않는 문화를 지칭한다. 즉, 그가 제시하는 고급문화의 예술가는 권력을 거부하고 ‘진실적인 내용’(truth content)을 표현하는 사람이다. 베토벤이나 워즈워스가 표현하는 예술은 당시의 다른 어용 예술가들의 것과는 구분되는 것이다. 그 당시의 현 상태를 수호하려는 예술가들은 당시의 청중들의 구미에 맞는 예술을 제공함으로써 권력이나 경제력을 성취하려 했다는 점에서 오늘날 대중 예술이 누리는 막대한 권력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연구요약
  • 아도르노는 예술작품에서 어떤 소재를 선택하는가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괴테나 뫼리케 등의 독일의 낭만주의 시인과 베토벤을 저항의 예술가로 평가한다. 괴테의 시 “방랑자의 야상곡”에서 슬픔 속에서도 자연에서 평화를 발견하는 시인의 모습에서 아도르노는 자연 속의 평화는 현실의 고통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해석한다. 그리고 뫼리케의 시 “도보 여행”에 대해서는 고전주의 시와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그는 높이 평가하고 있다. M. H. Abrams는 독일 음악과 영국시를 비교하면서, 두 장르의 예술이 모두 “감정을 표현하는 예술”이라고 정의 내린바 있다. 베토벤이 당시 널리 퍼져있던 혁명의 기운을 음악에 담았듯이, 워즈워스도 이와 비슷한 정서를 자신의 시에 담았다고 가정할 수 있다. Kenneth Klaus는 낭만주의 음악이 “기존의 표준을 공격하고 틀을 깨뜨리려고 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Maynard Solomon은 베토벤이 그의 오페라 피델리오에서 “바람”의 이미지를 사용했다고 밝히는데, 이는 워즈워스가 그의 시에서 “바람”의 이미지를 사용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베토벤이 기존 세력에 대한 저항의 정신을 담고 있다는 해석은 그의 음악 분석으로 가능하다. 베토벤이 프랑스 혁명에 큰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Pierre Mosonyi는 “프랑스혁명과 이것이 주는 심리적 사회적 영향이 없었다면 베토벤이 한 행동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베토벤은 오스트리아 정부가 프랑스혁명세력에 맞서서 전쟁을 주도한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혁명세력을 통제하기 위해서 시행된 당시 검열로 인하여 문학 작가들이 글로 자신들의 생각을 표현하지 못하던 상황에서, 베토벤은 음악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출했다고 Alan Woods는 지적한다. 그는 베토벤의 음악을 “내적인 긴장감”이 감도는 “갈등의 음악”이라고 표현한다. 즉, 하이든이나 모차르트의 경우에서처럼, 아름다운 음악으로 귀를 즐겁게 하는 것이 아니라, 베토벤은 불협화음을 등장시켜 급격하고 격렬한 음악을 작곡했다는 말이다. 또한, 18세기에 소나타의 형식이 으뜸음에서 버금딸림음으로 전환하는 것은 당시의 모든 음악의 형식에 순응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베토벤이 그런 전통에서 벗어나서 작곡을 한 것은 그 당시에는 ‘실험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고, 이는 당시의 귀족들이 기대하는 음악에 반항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처럼 기존의 조화로운 화성학을 거부하고 불협화음적인 음악적 형식을 창조하는 행위를 아도르노는 음악가 개인에 의한 우연한 결과라고 생각하지 않고, 조화를 강요하는 사회에 대한 의도적인 저항이라고 해석한다. 아도르노는 베토벤이 18세기에 유행했던 “style galant" 대신에 대위법을 사용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한다. 즉, 이것은 다른 음을 동시에 연주함으로써, 동음성(homophony)의 통일성을 강요하는 이데올로기에 저항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런 점에서 아도르노는 베토벤의 음악을 “부정의 변증법”이 잘 나타난 예로서 평가한다. 또한, 아도르노는 베토벤이 즐겨 사용한 스케르초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한다. 농담의 의미를 뜻하는 이 음악 형식은 예술의 진지성이라는 허상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피아노 소나타 “열정”의 1악장에서 베토벤은 기존의 음악이 조화롭게 받아들이던 화성을 거부하고 예상된 것과 다른 음을 제시함으로써 긴장감을 조성한다. 피아노 소나타 작품 번호 111은 조화로운 테마(theme)라는 이상주의적인 환상을 깨뜨리는 음악으로 아도르노는 평가한다. 이처럼 아도르노는 예술가가 어떤 종류의 예술적 재료를 선택하는 가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베토벤이 대위법, 스케르초, 푸가, syncopation등의 음악적 재료를 사용하여 저항의 몸짓을 표현했다면, 워즈워스는 당시 신고전주의에서 조화로운 시작법으로서 제시하는 시작법(decorum)을 거부함으로써 부조화의 시학을 명백하게 밝혔다. 그는 보통사람들이 쓰는 언어를 사용하고, 미친 사람이나 천치 등 사회의 문제점들을 들춰낼 수 있는 소재를 시에 등장 시켜서 저항의 몸짓을 표현했다. 예술가가 이질적인 소재를 선택하는 행위는 그 당시그런 소재를 선택하는 행위는 사회의 부조화를 암시할 수 있는 이질적인 소재나 언어를 금지하고 조화로운 이상주의를 나타내도록 강요하는 당시의 이데올로기에 대한한 저항의 행위이다. 이런 점에서, 아도르노는 그의 『미학 이론』에서 시골 농부를 시의 소재로 선택하는 자체가 봉건주의의 부조화한 현실을 폭로하는 저항적인 행동으로 해석한다. 이렇게 볼 때, 『서정담시집』의 서문에서 시골사람을 시의 소재로 하겠다고 밝히고, 그런 사람들을 아름답게 묘사한 워즈워스의 태도가 얼마나 저항적인 행위인가를 우리는 인식해야 할 것이다.
  • 한글키워드
  • 아도르노,권력,베토벤,낭만주의,신역사주의,이데올로기,서정담시집,워즈워스
  • 영문키워드
  • ideology,Adorno,Wordswroth,Beethoven,Lyrical Ballads,power,Romanticism,New Historicism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본 연구는 워즈워스가 제시한 시학이 베토벤의 화성학과 유사함을 지적하고자 한다. 아도르노는 예술에서 나타나는 불협화음의 순간이 조화로움을 선전하는 기존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저항이라고 보고, 이를 예술가를 평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로 지목한다. 베토벤을 악성이라고 칭송하는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문학 비평가들에게 워즈워스가 그의 시에서 표출하는 불협화음은 시대정신이 아니라 우연의 일치로 치부되고 있다. 베토벤이 대위법, 스케르초, 푸가, syncopation등의 음악적 재료를 사용하여 저항의 몸짓을 표현했다면, 워즈워스는 당시 신고전주의에서 조화로운 시작법으로서 제시하는 시작법(decorum)을 거부함으로써 부조화의 시학을 명백하게 밝혔다. 그는 보통사람들이 쓰는 언어를 사용하고, 미친 사람이나 천치 등 사회의 문제점들을 들춰낼 수 있는 소재를 시에 등장 시켜서 저항의 몸짓을 표현했다. 아도르노는 예술 작품의 소재는 "자연적인" 존재가 아니라 "thoroughly historical"란 것이라고 강조한다. 다시 말해서, 예술가가 이질적인 소재를 선택하는 행위는 그 당시의 역사적인 시점에서 이해되어야 하고, 주체적인 행위라고 규정한다. 그런 소재를 선택하는 행위는 사회의 부조화를 암시할 수 있는 이질적인 소재나 언어를 금지하고 조화로운 이상주의를 나타내도록 강요하는 당시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저항의 행위이다. 이런 점에서, 아도르노는 그의 『미학 이론』에서 시골 농부를 시의 소재로 선택하는 자체가 봉건주의의 부조화한 현실을 폭로하는 저항적인 행동으로 해석한다. 그는 "혁명에 찬동하는 억압받는 사람들은 천박한 이미지를 갖게 되므로" 아름다움과 대조되는 흉한 모습으로 묘사되기 마련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볼 때, 『서정담시집』의 서문에서 시골사람을 시의 소재로 하겠다고 밝히고, 그런 사람들을 아름답게 묘사한 워즈워스의 태도가 얼마나 저항적인 행위인가를 우리는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단지 새로운 형태의 시를 쓰겠다는 문학적 유행을 창조하여 경제적인 이득을 얻으려는 것이 아니라, 조화롭지 못한 당시 사회를 비판하겠다는 저항의 목소리임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미술에 있어서도 낭만주의 시대 이전에는 화폭에 등장할 수 있는 소재가 제한되어 있었다. 사회의 부조화를 나타낼 수 있는 거지나 가난한 사람들이 미술의 적합한 소재가 되기 시작한 것은 낭만주의 시대에 이르러서 가능해 졌다. 이처럼 음악이나 미술에서는 기존의 이데올로기에 저항하는 몸짓으로 해석되는 낭만주의 정신이 워즈워스의 경우에는 관력관계로만 해석하려는 비평 권력에 의해서 가려지고 있는 것이다. 베토벤이 위험을 무릅쓰고 저항의 음악을 작곡했듯이, 『서정담시집』 서문에서 워즈워스가 독자의 부정적인 반응을 걱정하면서도 새로운 형태의 시를 시도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가 상당한 위험을 무릅쓴 행위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 영문
  • This is an interdisciplinary study comparing Wordsworth's poetry and Beethoven's music in order to show how these artists tried to express their defiance at the conventional ways of creating arts: poems and musical pieces.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연구는 예술가가 권력의 시녀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기 위해서, 최근의 비평 이론을 직접적으로 반박하는 방법보다는 그들이 간과하고 있는 다른 장르의 예술의 경우를 제시하여 논박하고자 한다. 즉, 시와 마찬가지로 시간 예술에 해당하고, 여러 가지로 유사한 창작 과정을 거치는 음악을 분석할 것이다. 베토벤과 독일 낭만주의 시인들을 비평한 아도르노의 이론을 빌어, 음악가가 권력으로부터 도피하여 예술 세계를 창조하고자 한 예로써 베토벤을 제시하고자 한다. 베토벤은 워즈워스와 같은 해에 태어나서 프랑스 혁명에 큰 영향을 받은 작곡가이다. 베토벤이 그의 음악에서 혁명의 기운을 표출하여 당시의 권력층의 이데올로기로부터 벗어나고자 했다는 점을 밝히는 것은 시인을 권력관계로만 보려는 비평이론에 좋은 반박의 근거를 제시할 것이다. 예술가가 권력관계로부터 벗어난다는 시각을 시대착오적으로 보려는 비평가들에게 베토벤의 음악은 그들이 얼마나 문학이라는 좁은 범위 안에서 논지를 펼쳤는지를 깨닫게 할 것이다. 베토벤의 음악이 워즈워스가 그의 시에서 표현한 태도와 유사함을 밝히는 것은 이 두 예술가에게 있어서 자신들을 위한 권력욕보다는 당시의 권력세력에 저항하려는 갈망이 앞서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 시대를 초월하여 모든 인간을 권력에 대한 욕망으로 해석하려는 최근의 획일적인 비평경향의 한계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베토벤과 워즈워스를 비교 연구하는 본 논문은 워즈워스에 관한 최근의 문학 비평이론이 문학의 범주를 벗어나면 얼마나 취약한 이론에 지나지 않는가를 여실히 보여줄 것이다. 대부분의 문학 연구자들이 다른 예술 분야, 특히 음악학에서는 문외한이기 때문에 이런 연구는 여태껏 이루어지지 못했다. 본 연구가 상당히 의존하고 있는 아도르노는 음악비평가이자 문학 비평가로 저명한 학자이지만, 음악과 문학을 같이 다루어야 한다는 어려움 때문에 국내에서도 이런 식의 연구는 이루어진 적이 없다. 영문학 연구자로서 음악학을 다루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본 연구는 학문 분야 간(interdisciplinary)의 교류를 활발하게 하는 계기가 되어 보다 포괄적인 시각으로 문학작품을 보게 하는 결과를 가져와, 앞으로 다른 영문학 연구자들도 비슷한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색인어
  • 워즈워스, 베토벤, 아도르노
  • 연구성과물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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