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오랜 세월동안 언어, 혈통, 거주지, 문화의 단일성에 기초하여 단일민족, 전통문화의 자긍심을 애국심의 기초로 삼아왔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흐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2007년 8월 기준으로 국내에 백만 명 이상의 외국인이 체류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
우리나라는 오랜 세월동안 언어, 혈통, 거주지, 문화의 단일성에 기초하여 단일민족, 전통문화의 자긍심을 애국심의 기초로 삼아왔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흐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2007년 8월 기준으로 국내에 백만 명 이상의 외국인이 체류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전체 인구 대비 2%에 해당한다(최훈석, 양애경, 이선주, 2008). 그러나 사회적 소수자가 겪는 심리적인 변인들이 매우 중요하고 그러한 변인들에 대한 이론적인 기제의 설명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다문화에 관한 연구들을 볼 때 한국인(수용자)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아닌 외국인들(피수용자)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들에서 고정관념과 고정관념의 변화, 문화적응의 유형 등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졌을 뿐 변화 과정에서 변인간 관계를 심리학 이론으로 연결하여 설명하거나 검증한 연구는 소수에 불과했다(한덕웅, 최훈석, 2007).
또한 다문화 수용의 대상이 되는 다양한 대상들, 즉 결혼이주여성, 이주 노동자, 유학생, 탈북자 등은 민족과 국가가 다른 곳에서 유입되고 그들이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역할에 따라 다양한 시각의 대상이 된다. 예를 들면 탈북자들은 불과 반세기 전만 해도 같은 나라 국민이었고, 동일한 역사를 지닌 같은 민족이며 언어가 동일하다는 점에서, 그리고 결혼이주여성은 우리 핏줄의 어머니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에 한국인의 다문화 수용적 행동의도와 행동을 구분하고 예측하기위하여 결혼이주여성, 탈북자, 이주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여 계획된 행동이론(Ajzen, 1991)을 검증하고, 이에 사회정체성이론(Tajfel, 1982)에 근거한 한국인집단정체성 및 고정관념과 편견이 포함된 모형의 유용성을 검증하였다. 이를 위하여 전체 총 1779명(결혼이주여성 대상 505명, 탈북자 대상 712명, 이주노동자 대상 562명)을 대상으로 결혼이주여성에 대하여 다문화 수용적 태도, 주관적 규범, 지각된 행동통제, 한국인집단정체성, 고정관념, 및 편견을 측정하여 다문화수용적 행동의도와 행동을 예측하고자 하였다. 또한 탈북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개입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한 기반을 삼기위하여 심리내적 변인인 사회정체성, 고정관념과 편견을 투입하고 이어서 계획된 행동이론의 변인들, 즉 태도, 주관적 규범, 지각된 행동통제를 추가하여 행동의도와 행동을 설명하는 정도를 측정하였다. 마지막으로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구조방정식 모형 검증을 통하여 전체 모형에 대한 대체적인 부합도와 함께 사회정체성에서 태도 및 행동으로, 정서에서 행동으로, 고정관념에서 행동의도로, 주관적 규범에서 행동으로 이르는 경로가 유의하지 않은 결과를 얻었다.
전체적으로 연구의 결과를 정리하면 첫째, 사회정체성 이론과 계획된 행동이론의 모형 틀에 맞추어 다문화 대상에 대한 다문화 수용적 행동의도와 행동을 설명하고, 대상에 대한 태도로서 고정관념과 편견의 효과를 추가하여 다문화 수용적 행동을 설명하는데 60%이상의 설명력을 갖는 모형을 검증하였다. 둘째, 편견(정서)가 행동의도에, 고정관념(인지)이 행동에 미치는 차별적인 영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셋째, 결혼이주여성과 탈북자에 대한 수용적 행동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주관적 규범의 직접적인 효과를 관찰되었으나 이주 노동자에 대한 구조방정식 모델 검증의 결과에서는 경로가 유의하지 않았다.
이러한 연구를 통한 기대효과를 살펴보면, 첫째, 지금까지 다문화 수용적 행동에 관한 연구들에서 다루었던 많은 문항들을 대상에 대한 태도와 행동에 대한 태도로 구분하거나 태도와 행동의도와 행동을 구분함으로서 개념을 명확히 하였다. 이러한 개념 틀은 이후 관련 분야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고정관념과 정서를 비교해볼 때 행동의도를 설명하는데 있어서는 고정관념과 정서 모두, 혹은 정서가 비교적 중요하지만 행동을 설명하는데 있어서는 고정관념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는 Devine(1989)의 주장과 같이 편견이 활성화된 후에 부정적 사고를 억제하는 것과 관련될 수 있다. 또한 이는 접촉경험이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 비해 편견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지만 부정적 고정관념이 덜한 점과도 관련될 수 있다.
셋째, 계획된 행동이론의 입장에서 볼 때 본 연구의 결과에서 중요한 점을 살펴보면 주관적 규범의 영향이 주목된다. 주관적 규범에서 행동으로 향하는 경로가 유의할 때, 이는 자신이 직접 어떤 행동의도를 형성하여 행동을 하기보다는 주변 사람들의 요구나 압력에 따라 그대로 행동하게 되는 경향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그런데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구조방정식 모델에서는 결혼이주여성이나 탈북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의 결과와 달리 그 경로가 유의하지 않아서 이에 대해서는 추후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가 지니는 우리 사회에 대한 활용방안, 즉 실제적 시사점을 생각해보면, 첫째, 다문화수용적 행동과 행동의도를 높이는 교육, 프로그램, 및 정책 제안들에서 다문화 수용적 태도, 주관적 규범, 행동통제력, 고정관념과 편견을 구체적으로 다루어줄 필요가 있다. 특히 이 후에 이러한 모형에 기초하여 계획된 행동이론의 틀에 맞추어 주변의 영향과 그들의 압력, 탈북자에 대한 수용적 행동을 하겠다는 신념 및 행동에 대한 태도에 초점을 두어 교육적 개입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특히 행동에 미치는 고정관념의 영향과 행동의도에 미치는 편견의 영향을 고려하여 초점화된 교육을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편견이 낮은 백인들처럼 고정관념이 활성화된 후에 부정적 사고를 억제하여서 내외집단 편향이 나타나지 않게(Devine, 1989) 하는 것과 같은 방식의 개입도 생각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주관적 규범이 행동에 미치는 효과를 더욱 고려하여 현재 교육에 있어서는 중요한 인물의 의견과 그에 따를 동기에 초점을 두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 정리하면 이 연구의 결과는 다문화 수용적 행동의도와 행동을 높이는데 태도, 지각된 행동통제력의 중요성과, 행동의도 및 행동에 미치는 사회정체성, 주관적 규범, 고정관념 및 편견의 상대적 중요성을 보여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본 연구를 통하여 현재 대한민국이 당면한 문제, 즉 다문화 사회로의 이행과 관련하여 국민의 수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또한 이러한 방안이 실태 기술에서 더 나아가 심리학에서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예견하기 위해 널리 쓰이는 두 개의 큰 모형에 기초하므로 사람들의 행동을 예측하고 기술하는데 안정성이 있다. 예를 들면 본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화합적인 행동의도를 지니기 위하여 가장 중요한 변인이 태도이고, 이에 관련한 고정관념을 감소시켜주는 방향으로의 접근이 효과가 있으리라고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