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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죽음에 대한 인식과 죽음 관련 행동에 관한 철학적 고찰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학문후속세대양성(박사후국내연수)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09-351-A00209
선정년도 2009 년
연구기간 2 년 (2009년 09월 01일 ~ 2011년 08월 31일)
연구책임자 김명숙
연구수행기관 충남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연수자의 박사후 국내연수는 다음의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삶과 죽음은 인생의 핵심 대사임에도 불구하고 물질과 외양과 젊음을 일방적으로 강조하는 현대 문화는 죽음과 인생의 유한성에 대한 실존적 특성을 망각하고 있거나 회피하고 있다. 65세가 넘는 인구비율이 7% 이상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죽음(사망)’과 ‘죽음 과정(임종)’의 의미에 대한 탐구는 개인과 사회에 더욱 핵심적인 도전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나, 남자는 40세를 전후해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줄어들어 37.6년이 남고 여자는 43.8년, 여자는 45세를 전후해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줄어들어 39년이 남고 남자는 33년, 65세가 되면 남자는 16.3년, 여자는 20.5년을 더 살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누구나 사는 동안 건강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고자 소망한다. 그러나 건강하고 의미 있는 삶을 위한 사유와 시도들은 죽음과 인생의 유한성과 불확실성에 대한 인식에 바탕을 두었을 때 보다 안정된 근거를 확보할 수 있다.
    삶의 존엄은 죽음 과정에서의 존엄성이 지켜질 때 가능하다. 그러나 오늘날 대다수 사람들의 죽음 과정은 병원이나 의사에게 일방적으로 위임되고 삶의 대단원을 마무리하는 존엄함이나 살아남는 사람들의 삶의 의미로 살아나지 못한다. 전체 의료비의 1/4 이상이 임종을 앞둔 환자들을 위해 지출되지만 떠나는 사람이나 남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보다는 생물학적 목숨의 연명이나 가족들의 죄책감 완화나 체면 차리기에 일조하는 데 그치기 일쑤다. 일상의 삶에서 죽음은 더욱 철저하게 부정되고 있다.
    또한 우리 사회는 낙태천국이라는 오명과 함께 자살률이 5년 연속 높아져 2006년에 10만 26.1명을 기록, 10년 전인 1995년의 2.2배 수준에 이르렀다. 이는 OECD 소속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삶이라는 동전의 또 다른 한 면인 죽음의 문제가 더욱 심각해져서 보다 큰 사회적 쟁점이 되기 전에 경각심을 가지고 이 문제를 다루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분야 연구자들이 신뢰도 높고 타당한 증거에 기반을 둔 연구를 바탕으로 문제의 긴급성과 위험성을 알리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죽음 문제는 떠나는 사람(임종자), 떠나보내는 사람(가족), 의료진(호스피스 등), 관련 지역사회단체 및 종교인들까지 포함하는 주체들이 힘을 모을 때 보다 성숙한 죽음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대 한국인들의 죽음에 대한 사유와 행동의 내용은 어떠하며, 이는 어디에서 유래하거나 근거하고 있으며, 개인과 사회에 어떤 기능을 할까?”라는 의문에 답을 줄 수 있는 연구 및 우리 사회의 다양한 사회병리현상(예, 경제 가치 편중, 스트레스와 우울, 사이버 폭력, 성 개방, 낙태, 자살, 노인문제 등)과 죽음 관련 행동과의 실태에 대해 조사를 하여, 현재의 죽음 관련 행동이 삶의 질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나? 를 조망하고자 하는 본 연구는 한국인의 건강하고 의미 있는 삶에 기여할 수 있는 많은 실용적 및 철학적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 기대효과
  • 1. 현대 한국인(대학생, 직장인, 주부, 청소년, 노인 등)의 죽음에 대한 인식과 행동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이러한 현상이 어떤 문화나 사회 현상 그리고 철학적 전통과 연결되어 있는지를 밝힐 수 있다.

    2. 경제 가치 편중, 스트레스와 우울, 사이버 폭력, 성 개방, 낙태, 자살, 노인문제 등과 같은 첨예한 사회병리현상들에 대한 인문학 및 사회과학적인 논의의 토대를 제공할 수 있다.

    3. 죽음에 관한 인식과 행동이 삶의 질과 어떻게 관련되는가에 대해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현대 한국인의 삶의 질과 의미를 균형 잡히게 도울 수 있는 인문학적인 쟁점을 제기할 수 있다.

    4. 떠나는 삶, 떠나보내는 사람, 의료진, 관련 지역사회단체 및 종교인들까지를 포함하는 죽음과 관련되는 주체들에게 실용적 정보를 제공하여 보다 성숙한 죽음문화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다.
  • 연구요약
  • 한국 사회가 빠르게 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고 해마다 높아지는 자살률 등 죽음 문제가 사회 전반에 끼칠 영향력의 심각성은 매우 크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죽음에 대한 각계의 연구가 미흡한 실정이며, 그로 인한 사회병리적인 진단 역시 추론 수준의 논의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자는 연수기간 동안 표 1.과 같은 내용의 연구들을 연차별로 진행하여, 이 분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후속 연구를 활성화시키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문헌연구와 실증연구를 함께 진행해 철학적 조망의 근거자료로 활용할 것이다. 먼저, 한국인의 죽음과 관련된 사유와 행동의 실상이 어떠한지를 대학생 ․ 직장인 ․ 주부 ․ 청소년 ․ 노인 등, 다양한 표본은 대상으로 조사한다. 죽음을 무엇이라고 보며, 죽음의 원인과 결과 및 경과 등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다. 두 번째, 한국인의 삶의 방식에 영향을 미친 종교와 철학적 사유들을 문헌을 통해 탐구하여 현대 한국인들의 죽음에 대한 인식과 행동이 어디에서 유래하고 있는지를 위 단계들의 결과를 종합해서 조망한다. 세 번째, 우리 사회의 다양한 사회병리현상(예, 경제 가치 편중, 스트레스와 우울, 사이버 폭력, 성 개방, 낙태, 자살, 노인문제 등)과 죽음 관련 행동과의 실태에 대해서도 조사한다. 네 번째, 현재의 죽음 관련 행동이 조사연구 자료 및 시간관 등의 이론적 근거를 통해 삶의 질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나? 를 철학적으로 고찰해 본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자살, 낙태, 존엄성을 상실한 불행한 죽음 등 죽음과 관련한 다양한 사회병리 현상 등에 관한 실태조차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으며, 그로 인한 심리사회적 폐해 역시 추론 수준의 논의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자는 표 1.과 같은 내용의 연구들을 연차별로 진행하여 근거이론의 활용과 함께 철학적 조망의 근거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

    표 1. 본 연구의 년차별 계획

    1-1. 죽음과 관련된 사유와 행동의 실상에 관한 질적 연구
    현재 죽음 관련 문제가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경험적 연구가 매우 부족한데, 특히 한국이라는 문화적 맥락 속에서 드러나는 독특한 특성에 대해서는 연구되거나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적인 목표는, 현대 한국인들이 지니고 있는 죽음과 관련된 사유와 행동의 실상을 조사하여, 어떤 인식과 철학이 매개 혹은 조절되는지에 대한 조망을 시도할 것이다(본 연구자는 지난해 “‘좋은 죽음’과 유학의 죽음관” 연구를 진행, 일부 자료를 확보하고 있음.).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설문조사 및 인터넷에 게시된 다양한 자료를 통해 대학생, 직장인, 주부, 청소년, 노인 등 다양한 대상의 사유와 행동의 실상을 파악하여 이를 체계적인 틀에 맞게 정리하여 연구의 방향을 확정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그런 다음 정리한 내용을 근거 이론(Grounded Theory)에 따라 분석하고자 한다.

    2년차(2010. 9. 1 ~ 2011. 8. 31)

    2차 년도에는 다양한 우리 사회의 병리적 현상과 죽음 관련 행동과의 실태에 대해서 조사를 하여 일련의 연구들을 진행할 것이다. 현재 죽음 관련 사회병리 현상에 관한 심화된 선행연구가 부족하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적 자료를 확보하여 그에 근거한 철학적 고찰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생명경시 풍조의 위험성을 알리고 성숙한 죽음문화를 모색할 것이다.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경제 가치 편중
    ● 스트레스와 우울
    ● 사이버 폭력
    ● 무분별한 성 개방
    ● 낙태
    ● 자살
    ● 노인문제
    ● 기타 : 질적 연구에서 확인된 중요한 속성들을 선별하여 추가
  • 한글키워드
  • 노인문제 등)과 죽음 관련 사유 및 행동과의 관계.,떠나는 사람(임종자),물신풍조,스트레스와 우울,사이버 폭력,낙태,자살,관련 지역사회단체 및 종교인들까지 포함하는 죽음 관련 이해당사자(주체). 성숙한 죽음문화. 한국인들의 죽음에 대한 사유와 행동. 한국사회의 다양한 사회병리현상(예,의료진(호스피스 등),떠나보내는 사람(가족)
  • 영문키워드
  • stake holders for death,cognition and behavior on death,relationships between sciopathology(ex,death and dying culture,materialism,cyber violence,suicide,geriatric problem) and death's related cognition and behavior,abortion,stress & depression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삶의 매순간은 동시에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순간이다.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라는 실존의 본래성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보다 시간을 귀중하게 여기고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도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인구가 늘고 있고, 각종 사회병리 현상으로 인한 젊은 층의 높은 자살률 등 노화 및 죽음 문제를 건강하게 다루어야 할 시급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논의의 단초를 마련하기 위해 논자는 한국인의 죽음에 대한 인식과 관련 태도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질적 연구를 통해 알아보려 했다. 청년기의 대학생과 중․장년기의 일반 성인 표본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분석․조망하여 죽음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를 살펴보았다.
    죽음에 대한 인식과 태도는 개인이 시간을 어떻게 이해하는지와 관련이 있고 이는 생사관에 반영된다. 한국인들은 다음과 같은 생사관을 가지고 있었다. 첫 번째, ‘영혼이 다른 세계로 간다’는 범신론적 세계관에 기초한 생사관. 두 번째, ‘천국 혹은 지옥으로 간다’와 ‘새로운 생명으로 환생한다’는 기독교 혹은 불교적 세계관에 기초한 생사관 및 삶속에 죽은 이의 자리를 마련해 놓아 제사를 통해 죽은 자가 산자들의 자리로 돌아와 만난다는 유가의 생사관. 세 번째, ‘무’나 ‘끝’이라는 과학적 세계관에 기초한 생사관. 오늘날의 죽음은 대개 세 번째의 죽음에 속한다. ‘자연’의 영성을 감지하거나 삶과 죽음을 초월한 ‘신’적 신앙이 개입되지 않은 물리적 죽음이며 ‘끝’으로써의 죽음이다. 자살 현상의 바탕에는 세 번째 생사관이 자리하고 있다. 그렇다면 생사관과 ‘삶의 질’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연구자들은 종교적이거나 영적인 믿음이 행복과 절대적으로 연관되어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첫 번째, 두 번째 생사관이 행복한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예측할 수 있다.
    죽음 문제를 잘 해결하기 위해서는 ‘죽음’에 대한 개인과 사회의 준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한 일반인들의 인식에 바탕을 둔 철학적 논의와 함께 구체적 실천이 절실하다.
  • 영문
  • Every living moment is simultaneously moment toward death. As we accept the instinct of existence, which always direct for mortality, we can hold our time more precious and live more sufficient life. Korea is one of countries which face rapid increase of old-aged and high rate of young people's suicide, thus encountering a problem of handling death.
    To provide a clue of these discussion, I tried to understand korean's attitude toward death by qualitative study. University students were enrolled as younger generation, and data from middle aged were collected also. By analysing these data, I tried to figure out how they recognize and behave before death.
    Attitude and perception on death is related to how person understand their time and these impact their thanatology. Korean had thanatology as follows.
    First, this group's belief is based on pantheism which believe soul goes to another world. Second group, their thanatology is based on Christianity or Buddhism and they believe we either go to heaven or hell, or we rebirth as a new life. Third, the last group who lean on scientific view, believe that there's nothing but an empty ending after our life ends.
    Nowaday, almost every death fall in third type of death. It is physical meaning of death without any intercede by spirituality of nature or faith of immortal god who transcend life and death. Background of suicide phenomenon of today also lies this third kind of thanatology. Than how does thanatology and quality of life associate Researchers have proved that religious or spiritual belief is absolutely associated with happiness. So we can assume that first and second thanatology affect the happy life. To solve the death problem, pleasant preparation of individual and society is necessary. For this reason, philosophical discussion and practical action supported by people's perception on death is acquired.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삶의 매순간은 동시에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순간이다.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라는 실존의 본래성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보다 시간을 귀중하게 여기고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도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인구가 늘고 있고, 각종 사회병리 현상으로 인한 젊은 층의 높은 자살률 등 노화 및 죽음 문제를 건강하게 다루어야 할 시급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논의의 단초를 마련하기 위해 논자는 한국인의 죽음에 대한 인식과 관련 태도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질적 연구를 통해 알아보려 했다. 청년기의 대학생과 중․장년기의 일반 성인 표본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분석․조망하여 죽음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를 살펴보았다.
    죽음에 대한 인식과 태도는 개인이 시간을 어떻게 이해하는지와 관련이 있고 이는 생사관에 반영된다. 한국인들은 다음과 같은 생사관을 가지고 있었다. 첫 번째, ‘영혼이 다른 세계로 간다’는 범신론적 세계관에 기초한 생사관. 두 번째, ‘천국 혹은 지옥으로 간다’와 ‘새로운 생명으로 환생한다’는 기독교 혹은 불교적 세계관에 기초한 생사관 및 삶속에 죽은 이의 자리를 마련해 놓아 제사를 통해 죽은 자가 산자들의 자리로 돌아와 만난다는 유가의 생사관. 세 번째, ‘무’나 ‘끝’이라는 과학적 세계관에 기초한 생사관. 오늘날의 죽음은 대개 세 번째의 죽음에 속한다. ‘자연’의 영성을 감지하거나 삶과 죽음을 초월한 ‘신’적 신앙이 개입되지 않은 물리적 죽음이며 ‘끝’으로써의 죽음이다. 자살 현상의 바탕에는 세 번째 생사관이 자리하고 있다. 그렇다면 생사관과 ‘삶의 질’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연구자들은 종교적이거나 영적인 믿음이 행복과 절대적으로 연관되어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첫 번째, 두 번째 생사관이 행복한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예측할 수 있다.
    죽음 문제를 잘 해결하기 위해서는 ‘죽음’에 대한 개인과 사회의 준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한 일반인들의 인식에 바탕을 둔 철학적 논의와 함께 구체적 실천이 절실하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연구 참여자들의 응답 내용을 바탕으로 현대 한국인이 지닌 죽음 인식과 관련 태도에 대해 논의해 보았다. 이러한 죽음 인식과 태도는 시간관과 어떻게 이어지고, ‘삶의 질’과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앨빈 토플러는 ‘직선적 시간관이 진화와 진보에 관한 산업현실관의 전제조건’이라고 하였다. 시간이 직선적이 아니라 순환적이라면, 또 사건이 어떤 한 방향으로만 나아가지 않고 되돌아가는 것이라면 역사는 스스로를 반복하고 진화나 진보는 한갓 환상 - 시간의 벽에 드리워진 그림자에 불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직선적 시간관은 근대 이전 농경사회에서는 생소한 것으로, 동양은 물론 서양에서도 사람들은 순환적 시간관념을 가지고 있었다. 순환적 시간관은 죽음을 ‘되돌아간다’라고 표현하듯이, 삶과 죽음을 원래의 장소로 되돌아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곧 씨앗이 떨어져 싹을 틔우고 다시 씨앗으로 돌아가듯이 삶과 죽음은 커다란 원의 동일한 위치에 자리한다.
    근대 과학문명 발달에 영향을 미친 ‘직선적 시간관’은 현대 한국인의 죽음에 대한 태도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산업사회를 살아온 한국인들은 젊음이나 물질적 풍요 등 삶의 진보적 측면에만 관심을 쏟아 현역에서 물러나 맞을 ‘노화’나 ‘죽음’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비를 못 갖추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은퇴를 맞는 베이비 붐 세대와 물질적으로 풍요한 시대를 살고 있으나 행복하지 않은 사회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인생의 근본 물음에 보다 충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죽음의 인식과 태도는 개인이 시간을 어떻게 이해하는지와 관련이 있고, 이는 생사관에 반영된다. 필자의 앞선 논문에서 응답자들은 ‘죽음 뒤에는 어떻게 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① 무(無)나 끝(33%) ② 영혼이 다른 세계로 간다(22%) ③ 천국 혹은 지옥으로 간다(12%) ④ 새로운 생명으로 환생한다(11%)는 등으로 응답하였다.
    불과 1, 2세대 전만 해도 첫 번째, 두 번째의 죽음이 우세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죽음은 대개 세 번째의 죽음에 속한다. ‘자연’의 영성을 감지하거나 삶과 죽음을 초월한 ‘신’적 신앙이 개입되지 않은 물리적 죽음이며 ‘끝’으로써의 죽음이다. 자살 현상의 바탕에는 세 번째 생사관이 자리하고 있다. 죽으면 모든 것이 끝이므로 자살과 함께 삶의 고통 역시 종결된다고 믿는다. ‘좋은 죽음’이 되기 위해선 첫 번째, 두 번째의 죽음에 깃든 풍부한 함의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생사관과 ‘삶의 질’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류보머스키를 비롯한 많은 심리학자들은 연구를 통해 종교적이거나 영적인 믿음이 행복과 절대적으로 연관되어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첫 번째, 두 번째 생사관이 행복한 삶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또, 일상적인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으로는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인생에 주어진 과제와 고통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언젠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끝난다는 것에 대한 수용은 삶의 초점을 외적인 것으로부터 내적인 것으로 전환하게 한다. ‘소유’ 대신 ‘존재’로서의 삶을 살게 하고, 집착에서 벗어서 자유를 누리게 한다.
    죽음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그 사회가 얼마나 인간적이며 성숙한 사회인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인한 자살이나 노인들의 고독사 등을 예방하기 위한 구체적인 도움이 실천으로 옮겨져야 하고, 현대 한국인이 처한 차가운 죽음에서 탈피하는 다각도의 방법들이 모색되어야 한다. 떠나는 사람에게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유지케 하고 떠나보내는 사람에게는 죄책감을 남기지 않는 ‘좋은 죽음’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떠나는 사람, 떠나보내는 사람, 의료진, 관련 지역사회단체 및 종교인들까지를 포함하는 죽음과 관련되는 주체들의 폭넓은 논의와 구체적 실행이 필요하다.
  • 색인어
  • 생사학, 죽음 문제, 죽음 인식, 죽음 관련 태도, 죽음에 대한 성찰, ‘생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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