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우선, 세속법의 관점에서 중국의 文史哲[문학·역사·철학] 고전 자료들을 바탕으로 충실한 原典탐구의 방식으로, 전통법문화상 법의 의약 비유를 연구하고자 합니다. 박사학위 논문 작성시 중국 고전원문들을 적잖이 열람하긴 했지만, 20년이 넘어 기억도 많이 희미해 ...
본 연구는 우선, 세속법의 관점에서 중국의 文史哲[문학·역사·철학] 고전 자료들을 바탕으로 충실한 原典탐구의 방식으로, 전통법문화상 법의 의약 비유를 연구하고자 합니다. 박사학위 논문 작성시 중국 고전원문들을 적잖이 열람하긴 했지만, 20년이 넘어 기억도 많이 희미해졌고, 당시 주제의식이 학위논문에 치중하여 “의약”의 비유 관점에서 꼼꼼히 살피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 이번 기회에 다시 중국 고전원문을 통독하면서, “의약”의 비유에 관한 자료를 발췌해 번역할 뿐만 아니라, 기타 중요한 전통법문화 자료들도 함께 찾아내어, 앞으로 연구주제를 더욱 확대 심화하는 기초발판으로 삼고자 합니다.
이러한 연구목표에서, 광범위한 원전의 번역 및 비평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하여, 약 1년반 가량에 걸쳐 각종 文史哲 원전자료를 통독 열람하면서, 관련 자료를 발췌하여 한글로 번역하는 기초 작업을 차분히 수행하고자 합니다. 이어 채집 번역한 자료를 바탕으로, “전통 중국법문화에서 사회질병을 치료하는 醫藥으로서 法의 비유와 그 상징 의미”라는 주제로 논문을 한편 작성함으로써, 본 연구의 전반을 대강 마무리합니다.
이어 인도에서 전래한 漢譯 佛經[고려대장경]을 기본 자료로 삼아 불교의 法[dharma: 達磨]을 의약에 비유하고, 부처님이나 보살을 醫王이나 醫師에 비유하는 종교적 탈속의 법문화를 탐색합니다. 물론, 미약하겠지만 비교종교의 관점에서, 기독교 성경상의 진리를 비유하는 개념도 약간 언급하여 공통성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 자신도 죄 많은 중생들을 제도하시기 위하여, 수많은 육신상·정신상·심령상 질병을 직접 치유하는 기적을 보이셨기 때문입니다.
불교의 팔만대장경은 앞의 중국 고전처럼 원전을 일일이 열람하며 통독하기에는 너무도 긴 시간과 정신력을 요구하므로, 부득이 전략적인 발췌 閱讀을 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우리 불교계에서 널리 독송하는 대승경전들은 다행히도 본인이 상당수 한번 열람한 적이 있으므로, 다시 한번 통독 열람하여 관련 자료를 찾아 번역하면 되겠지만, 나머지 부분들은 주제어를 이용하여 검색하고 발췌하는 방법으로 연구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합니다. 고려대장경 CD-ROM을 잘 활용하고 연구보조원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약 1년가량의 시간을 투입하여 불경 원전 자료의 검색 및 발췌 번역 작업을 차분히 수행하고자 합니다.
발췌 번역한 자료를 바탕으로, “불교 경전의 가르침에서 정신질병을 치료하는 醫藥으로서 法의 비유와 그 상징 의미”라는 주제로 다시 논문을 한편을 작성하여, 본 연구의 후반을 대강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흔히 의학 - 법(철)학 - 신학(종교)은 서양 중세 대학의 창립분과로서, 아직까지도 職服[가운]을 입는 최고 인기학문이며, 각각 인간의 육신 - 정신[사회성] - 영혼 상의 질병을 치유하는 관계로 말미암아, 서로 다른 차원의 의약[의사]로서 공통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일컬어집니다. 이러한 삼자간의 긴밀한 관계에 비추어 본다면, “법과 의약의 비유”뿐만 아니라, “佛法[종교진리, 道]과 의약의 비유”까지 함께 연구한다면, 의약을 매개로 세속의 법과 탈속의 佛法이 하나로 이어져, 三者鼎立 내지 삼위일체의 법철학 또는 법문화의 체계를 구성할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일직선상이나 동일 평면상에서 단순히 비교할 성질은 아니지만, 인간 생명의 각기 다른 세 차원에 맞추어 차례로 대응하는 비유를 통해, 전통 법문화와 철학사상이 전하는, 平易하면서도 심오한 지혜정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 전통법문화에서는 법을 의약뿐만 아니라, 그물, 제방, 음악 등으로도 비유하는데, 그물의 비유는 죄인의 색출, 격리를 통한 법의 사후 懲罰적 기능을 주로 상징하고, 의약의 비유는 죄인의 사회적 질병을 치유하는 사후 矯正적 기능을 주로 상징하여, 특별예방기능까지 포함하는 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제방의 비유는 죄악의 사전 예방 기능을 상징하여, 명실상부하게 법의 일반예방기능을 두드러지게 부각시키는데, 특히 유가의 禮論에서 많이 등장하여 형벌의 사후징벌기능과 대조를 이루는 게 특징입니다. 음악의 비유는 和聲과 調和를 중시하는 음악의 속성에 비유하여, 법의 궁극 목적이 平和로운 질서유지에 있음을 상징합니다. 이는 우주의 조화[Universal Harmony]와 상통하는 것으로, 궁극에는 자연법의 이념으로 나아간다고 보입니다. 이러한 모든 비유 주제들을 한꺼번에 다 다룰 수는 없겠지만, 그물과 제방에 대한 비유는 기존의 연구업적에서 이미 약간이나마 다룬 바 있으므로, 이러한 전통법문화의 전체 흐름 속에서 법의 의약 비유에 초점을 맞춰 집중 연구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