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장편 고소설의 ‘가족 서사’를 통해 본 18․19세기 가족 개념과 가족 윤리의 상상적 조율과 문화적 배치>의 서사화 과정과 원리를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 이를 수행하기 위해 18․19세기 장편 고소설(낙선재본 대하장편소설, 세책본 장편 고 ...
이 연구는 <장편 고소설의 ‘가족 서사’를 통해 본 18․19세기 가족 개념과 가족 윤리의 상상적 조율과 문화적 배치>의 서사화 과정과 원리를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 이를 수행하기 위해 18․19세기 장편 고소설(낙선재본 대하장편소설, 세책본 장편 고소설 포함)에 나타나는 가족 서사를 가족의 개념과 윤리의 차원에서 분석한다. 이를 위해 ‘가족’의 형성 조건과 과정, 가족 관계론(갈등론과 역할론 포함), 가족 인연론, 가족정체성, 가족 윤리, 가족의 일상 문화와 의례, 이데올로기의 차원에서 분석한다. 구체적인 사례 연구를 위해 '부부 갈등'과 '결혼 생활' 등 혼인을 통해 확대, 재구성 되는 서사 내용을 포함하는 장편 고소설을 선택한다.
① 가족과 관련된 한국인의 문화적 전제나 관습이 서사 문법으로 자리 잡거나 상상력의 근거로 활용된 18․19세기 장편 고소설의 서사적 모티프를 발굴함으로써, 한국 문화가 문학적 상상력으로 재구성되는 구체적인 방법을 해명한다. 이를 위해 18․19세기 장편 고소설에 서사화 된 가족의 개념, 가족정체성, 개인의 정체성 형성과 가족의 의미, 가족구성원 간의 갈등 양상 및 문제 해결 양상에 관여된 문화 문법과 상상력의 구조화 방식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장편 고소설의 작중 인물이 인지하는 ‘가족’의 개념이 조선시대에 법제화되고 제도화된 가족 개념과 어떠한 차이성과 동질성을 보이는지를 밝힌다.
② 일상적으로 해당 시기의 가족 윤리는 ‘夫婦有別’, ‘父子有親’, ‘長幼有序’ 등 五倫의 이념을 기반으로 화해적 관계망 속에서 이념적인 조율을 해 온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나, 18․19세기 장편 고소설에서는 가족 윤리 간의 내부적 충돌에 대한 현실적 이해를 반영하고, 그에 대한 상상적 해결을 모색한 작품들이 다수 발견된다. 특히 가족 단위의 기본을 이루는 ‘부부 관계’ 및 ‘결혼생활’에 관한 서사화 양상은 혼인으로 재구성된 가족 구성원간의 상호적 친소 관계에 따라 친연성과 갈등 관계가 다양한 방식으로 교착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가족 구성원들은 가족 관계 윤리에 대한 사회적 합의나 통념과는 달리 실제로는 다선적이고 중층적인 관계 구도 속에서 심각한 갈등을 경험하고 관습이나 이념을 뛰어넘는 일탈적이고 예외적인 관계 양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장편 고소설에서 ‘부부 관계’ 갈등이 서사화 되는 방식을 예로 들면, 18․19세기 장편 고소설에서는 화해를 지향하는 부부 관계라는 일상적 통념과는 달리 다양한 차원의 ‘부부 갈등’과 ‘부부 싸움’이 전개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의 부부 관계에는 양가의 부모와 친척, 족질 들이 개입하고, 나아가 노비와 이웃, 환상적 선계의 인물, 천자(왕)을 비롯한 권력자들이 개입하면서 ‘갈등’의 소지가 단순한 ‘부부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어 재조정되는 관계 구도를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부부 관계’의 윤리가 부모와 자식, 옹서, 고부, 동서, 족질 등의 관계 윤리와 충돌을 일으키고, ‘출가외인’이라는 상식적 논리 자체가 부정되는 현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러한 서사적 상황은 해당 시기의 장편 고소설이 가족 관계에서 내부적 윤리가 충돌하는 현실적 지점을 포착해 내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당대의 가족 관계에서 실제로 경험할 수 있었던 현실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 연구에서는 가족 내부에서 가족 윤리가 충돌하는 원인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다양한 갈등의 요소들을 파악하고, 그 해결과정에 개입되는 가족 윤리와 사회적 힘(권력, 관습, 이데올로기)의 실재를 파악한다.
③ 18․19세기 장편 고소설에서 ‘작중 인물’의 행동과 심리, 활동 내용, 관계 방식을 중심으로 가족의 역할과 관계를 살펴보고, 일상의 장에서 일어나는 가족 문화 및 혼인과 제례 등의 가족 의례가 서사화 되는 방식을 살펴봄으로써, 한국의 가족 문화와 그 상상적 재구조화 작용을 분석한다. 이를 위해 해당 주제에 관한 역사․문화적 연구 성과를 활용한다. 이 과정에서 18․19세기 ‘가족’의 역할과 관계를 둘러싼 문화적 관습과 문학적 상상의 관계를 밝힌다.
④ 18․19세기 장편 고소설에서 父子․母女․夫婦․兄弟․姉妹․姑婦․翁壻․同壻․族姪 등 가족 관계의 ‘윤리 관념’과 ‘가족 이데올로기’가 서사화 되는 지점을 포착하고, 세부적 가족 윤리가 상호 충돌하는 서사적 지점을 파악한다. 예컨대, 혼인을 통해 새롭게 형성된 가족의 개념 및 관계, 역할, 갈등의 내역을 분석한다. 이때 현실과 이념이 충돌하는 방식과 그 해결 과정에 개입된 문화 논리와 상상력의 구조화 방식을 해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