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연구 내용은 시간, 공간, 주체라는 세 가지 상위범주를 다시 각각 세 가지 범주로 나누어, 모두 9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시간 범주는 역사, 전토으 비상시의 3가지 주제로 구분되고, 공간 범주는 권역, 풍토, 이동의 3가지로 주제로, 또 주체 범주는 인간, 국가 ...
본 연구의 연구 내용은 시간, 공간, 주체라는 세 가지 상위범주를 다시 각각 세 가지 범주로 나누어, 모두 9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시간 범주는 역사, 전토으 비상시의 3가지 주제로 구분되고, 공간 범주는 권역, 풍토, 이동의 3가지로 주제로, 또 주체 범주는 인간, 국가, 국민의 3가지 주제로 구분된다. 이랗게 3가지 상위 범주에 속하는 9가지 연구 내용은 모두 식민지 담론 지형 속에서 근대 비판 담론의 내적 모순과 이율배반성을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1년차 연구 내용은 <시간범주>이다. 1. 역사: 이 시기 일본은 역사적 시간의 구현이라는 맥락에서 '세계의 시간'을 문제삼았다. 서구의 세계사는 비서구의 역사를 포함한 보편사가 아니라는 인식에서, 비서구까지도 포함한 진정한 보편사=세계사의 정당성을 주장한다. 이에 따라 새로운 역사인식과 역사철학이 등장하지만, 그 이론적 기초는 여전히 서구의 '역사적 시간'이었다. 2. 전통: '역사적 시간' 자체를 근대로 이해하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문제영역이다. 역사를 '진보'라고 이해하는 것을 비판하고 과거의 현재성이라는 차원에서 전통을 발견한다. 서구를 상대화하고 일본과 동양의 특수성을 옹호하나, 동양=비서구의 전통 내부에서는 일본의 전통만을 제시하는 이율배반의 구조를 보인다. 3. 비상시: 전쟁의 상황과 관련하여, 현재의 시간을 새로운 시대를 향해 가는 과도기로 규정하는 방식이다. '비상시'나 '전시'는 정상적인 시간에서 일탈한 예외적 시간이었다. 장기화된 예욋ㅇ황 안에서 비정상적 예외성과 정상적 일상성 사이에 모순이 발생한다.
2년차의 연구내용은 <공간범주>이다. 4. 권역: 근대 국민국가의 경계를 돌파하는 방식으로 근대극복을 시도하는 경우이다. 이는 '서양'에 맞설 새로운 주체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유럽에 대응할 만한 지역을 발굴하고, 그 지역의 독자적 주체성을 형성해야 한다는 인식과 관련된다. 그러나 실제적인 사건의 추이는 정반대였다. 아시아 지역을 향해 협동과 연대를 내세웠으나, 결국 일본의 확대로 귀결되는 이율배반의 구조가 드러났다. 5. 풍토: 몇몇 서구 국가에서 역사에 대한 비판의식은 공간과 장소의 철학적 형태를 취했다. 독일, 이탈리아 등지의 파시즘에서는 '피'와 '흙'을 강조했으며, 20세기 내내 일본에서는 일원론적 시간의식에 반발하여 일본 및 아시아 특유의 공간적 지리적 특성에 주목할 것을 촉구하는 논의가 발달한 바 있다. 그러나 식민지 담론지형에서는 풍토론이 식민지적 고유성=역사적 후진성을 입증하는 효과로 귀결된다. 6. 이동: 이동이란 여행, 개척, 이민의 경험을 모두 포함한다. 그러나 이주를 통해 타자를 발견하는 대신 주체의 확대만을 기하는 경향이 지배적이었던 탓에 일본인들은 흔히 조선이나 만주를 여행하면서 어떤 동등한 '타자'도 발견하지 못했다. 일본의 확대라는 맥락에서 식민지 조선은 새로운 타자와 공간의 발견 경험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없었다.
3년차의 연구 내용은 <주체 범주>이다. 7. 인간: 서구적 가치에 대한 비판은 보편적 주체의 붕괴로 이해되었다. 이때 보편적 주체란 무엇보다 르네상스 이후 발명된 서구의 '인간'으로서, 1930~40년대에는 유럽에서부터 재래의 인간관을 재종정하려는 노력이 활발하게 등장했으며, 동아시아 지역에서도 '인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제출되었다. 새로운 주체로서의 인간론은 기본적으로 서구의 보편적 추상에 맞서 구체적 시공간의 신체성을 창출하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그 구체성은 일본의 역사적 시공간에서만 검출되었을 뿐이었다. 8. 국가: 근대적 인간형 비판은 한편으로 개체와 전체의 상호 관련성을 문제삼게 된다. 자유주의와 전체주의를 모두 비판하면서, 국가를 근대적 개인(개인주의)와 민족(민족주의)의 관계를 지양하고 극복하기 위한 절대적 매개로서 '국가'의 의의가 부각된 것이다. 현실과 이상의 실천적 통일로서 국가가 자리매김되었지만, 동시에 그 국가란 천황과 일군만민의 체계로 존재한다는 논리를 낳는다. 9.국민: 서구적 근대 비판의 귀결처로서 국가라는 주체가 제기되면 국민화의 과정이 부각된다. '국민은 인간을 이긴다'는 명제처럼, 이 시기의 '국민'은 근대 서구의 휴머니즘을 비판하면서 성립한 '국민' 개념이다. 그러나 '연성'과 훈육이라는 개념으로 대표되는 이 시기 국민은 식민지의 비국민을 국민으로 동원하는 이데올로기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