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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시기 한국의 노동운동에서 대안 서사: 노동자 의식과 자기정체성의 문제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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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명 대학교수해외방문연구지원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1-013-B00057
선정년도 2011 년
연구기간 1 년 (2011년 02월 02일 ~ 2012년 02월 01일)
연구책임자 김경일
연구수행기관 한국학중앙연구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1980년대 한국의 노동운동은 학생·지식인 출신 운동가들의 참여를 통해서 목적의식적이고 정치적인 성격을 띠었으며, 그것이 궁극적으로는 한국 사회의 민주화 과정으로 수렴되었다는 의견이 지배하여 왔다. 이러한 점에서 기층 노동자들의 운동은 70년대 노동운동에 대한 평가에서 보듯이 비판의 대상이 되어 왔으며, 그렇지 않으면 학생들의 주도에 수동적으로 따라오거나, 동원의 대상으로 설정되거나, 기껏해야 보조자 내지는 동반자로서 묘사되어 왔다. 이에 따라 노동운동에서 기층 노동자 대중의 역할과 참여가 가지는 의의를 폄하하거나 호도함으로써 근본적인 차원에서 노동자 자신이 가지는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의식의 복합적 양상에 대한 인식을 가로막아 왔다. 이러한 점에서 이 연구는 일차적으로는 기존의 주류 연구들에서 무시되거나 왜곡되어 왔던 노동자 자신의 의식과 정체성의 다양한 양상들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기층 노동 대중에 초점을 맞추어 이들의 의식과 정체성의 복합적 양상들을 구명하고자 하는 이 연구는 근대 민족운동과 함께 근대적 거대서사(grand narrative)의 또 다른 한 축을 이루어 왔던 계급운동의 맥락에서 이 거대서사에 가려져 왔던 기층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주목하여 그것을 복원하고자 하는 의도를 일차적으로 가지고 있다. 한국 근대사에서 계급에 입각한 거대서사의 전통은 70년대 민주노조운동에 참여한 노동자들이 80년대 노동현장에서 ‘선진 노동자’로 되었으며, 80년대 노동현장에서의 노동자들 역시 학생·지식인 출신 노동운동가들의 지도에 의해 계급적 대의와 한국사회의 민주화라는 목표로 수렴되어 나갔다는 역사인식에 입각해 있다. 이러한 거대서사에서는 80년대 정치투쟁적 노동운동에 성공적으로 ‘적응’한 소수의 노동자들과 나란히 학생출신 운동가들에 대한 거리감과 불만, 그리하여 양 자 사이에 조성된 갈등과 모순, 혹은 후자에 의한 노동자들의 소외와 배제 등의 여러 양상을 보지 못하게 만든다. 나아가서 이러한 전일적 인식은 학생 출신 운동가들에 대한 기층 노동자들의 부정적인 감정과 의식의 복합적 단면들을 은폐하거나 왜곡하거나 혹은 소거하게 만든다. 이러한 점에서 이 연구는 70년대 후반기 민주노조운동과 80년대 전반기 노동운동을 주요 대상으로 하여 민주화운동과 계급운동의 대의를 표방하며 등장한 학생·지식인 출신 노동운동가들에 의해 주도된 노동운동 과정을 통하여 형성된 다양하고 복합적인 의식과 정체성의 양상들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 기대효과
  • 이 연구는 한국에서의 노동운동과 나아가서는 민주화운동의 흐름을 하나의 단일한 실체에 의거하여 그것을 설명하고 그들의 역할을 강조해 왔던 지금까지의 경향에서 벗어나 그것과는 다른 차원에서 제기된 다양한 차원에서 의식과 경험의 양상을 재조명하고 재구성하는 것을 통하여 지금까지의 거대서사에 대한 일종의 대안 서사(alternative narrative)를 추구한다. 이러한 작업을 기반으로 주류 노동운동의 흐름에 가려져 온 다양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되살리는 탈신화화의 과정을 통하여 한국사회에서 노동운동과 민주화 운동의 구체적인 실재 상의 정립에 기여할 수 있다.
    다음에 이 연구는 이러한 대안 서사들에서 하위주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임으로써 이들이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에서 제기한 노동이나 인권, 혹은 민주주의와 같은 보편 개념이나 가치들에 대한 상이한 인식과 이해 방식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안 서사를 통한 이들의 문제제기를 통하여 공식적이고 당위적이며, ‘보편’을 표방하면서 다소는 교조적인 주류 거대 서사와는 구분되는 다른 차원의 가치와 이념들을 발굴하고 탐색해 보고자 한다.
    나아가서 이러한 대안 이념과 가치들에 대한 탐구는 오늘날 흔히 지적되고 있는 한국 ‘노동운동의 위기’에 대한 진단과 아울러 그에 대한 대안의 모색에도 일정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의 노동운동을 ‘위기’로 진단하는 근저에는 거대 서사의 단일한 흐름 아래에서 파묻혀 버린 대안적 가치들과 이념들에 대한 망각과 무시가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네 번째로 이 연구는 근대 노동운동에서 고전적 주제인 노동운동 일반에서의 지식인의 역할, 혹은 노동운동에서 지식인과 노동자 사이의 관계라는 고전적 쟁점을 다루고 있다. 한국의 산업화 과정과 노동운동의 전개에서 찾아 볼 수 있는 노동운동에 대한 지식인의 개입과 역할은 근대 이후 유럽과 러시아, 혹은 2차 대전 이후의 남미 등에서 출현한 노동자와 지식인의 관계와의 비교를 통해서 보다 명료화될 수 있다.
    다섯 번째로 이러한 점에서 이 연구는 한국의 사례를 매개로 한 비교적 관점에서의 보편성을 지향한다. 한국에서의 사례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노동운동의 경험이나 라틴 아메리카나 동(남)아시아의 전개 과정과는 구분되는 나름대로의 독자성과 역동성을 가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세계적 차원에서의 여러 민족국가와 지역들의 사례와 일정한 공통점과 일반성을 공유한다. 산업화 과정에서 한국의 사례에 대한 연구는 이들 지역과 국가들과의 비교를 위한 유용한 준거 자료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에서 정리·제시해 보고자 하는 대안 서사에서 노동자들의 주관적 경험과 의식에 대한 서술은 최근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노동자들의 글쓰기에 대한 유용한 자료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최근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글쓰기에서 노동자들 자신의 일상에서의 이야기와 자서전 쓰기와 같은 여러 제안들이 시도되고 있는 바, 이 연구를 통한 주류 담론에 대한 문제 제기와 대안적 텍스트의 구성과 해석은 이러한 시도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교육 자료로서의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연구요약
  • 1970-80년대의 이른바 노학연대를 통한 학생·지식인의 노동운동에 대한 대규모의 참여는 노동자 의식과 정체성의 문제에서 다양하고 복합적인 양상을 초래하였다. 이 시기 노동운동의 주류로 등장한 정치지향적인 학생·지식인 운동가들은 노동운동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였으며, 사후의 역사서술과 기억의 선택적 구성을 통하여 계승되고 강화되었다. 학생 출신의 운동가들을 중심에 설정하고 그에 초점을 맞춰 한국의 노동운동과 나아가서는 민주화 운동의 거대서사를 서술하는 주류적 시각에는 근원적인 차원에서 사회적 편견과 일정한 권력 작용이 개입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본 연구는 계급과 민주화 운동의 거대서사의 그늘에 가려 주목되지 않았던 기층 노동자들의 의식과 정체성의 양상을 검토하는 것을 일차적인 목적으로 하지만, 구체적인 분석에서는 기층 노동자들의 그것만을 옹호하는 당파적인 입장에 서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거대서사의 전승을 통해 은폐되거나 왜곡되어 온 사실들을 규명하고 그것에 주목함으로써 이러한 거대서사에 의한 역사 전승의 신비화를 탈주술화하면서 학생·지식인과 노동자 사이의 관계로부터 야기된 긴장과 갈등에 주목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즉 학생·지식인이건 노동자이건 거대서사의 그늘에 가려 드러나지 않았던 자기의식과 정체성의 다양하고 복합적인 형태들을 드러내 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이 연구에서는 수집된 구술생애사 자료들에 기초하여 미시적 차원에서 노동운동 참여자들의 자기의식과 정체성의 형태에 대한 유형화를 시도하였다. 사회적 범주/계급을 가로축으로, 의식/정체성의 양상을 세로축으로 하는 두 기준을 서로 교차하면 4가지 범주의 유형화가 나오게 된다. 여기에서 의식과 정체성의 양상은 정치적/대면적인(political/confrontational) 유형과 반성적/감응적인(reflective/responsive) 유형의 두 가지로 구분하였다. 이에 따라 노동자이면서 정치적/대면적인 유형과 노동자 출신으로서 반성적/감응적인 유형, 학생/지식인 출신으로 정치적/대면적인 유형과 동일한 학생/지식인 출신으로 반성적/감응적 의식의 4 범주를 설정하였다. 이러한 유형화는 노동운동 내부에서 단일한 하나의 거대서사로는 수렴되지 않는 다양하고 복합적인 자기의식과 정체성의 다양한 존재 양상들에 대한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나아가서 이를 통하여 이 시기 노동운동의 주류가 표방해 온 ‘신화’를 해체하고 그 과정에서 나타난 다양한 목소리들을 복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한글키워드
  • 민주노동운동,선진 노동자,노학연대,학출 노동자,구로동맹파업,노동운동,자기정체성,노동자 의식,민주화운동
  • 영문키워드
  • worker's consciousness,Kuro solidarity strike,self-identity,democratization movement,labor movement,democratic labor movement,student-turned-workers,vanguard workers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한국 근대사에서 주류 문헌들은 산업 노동자들의 활동을 특정한 담론 안에서 제시하여 왔다. 학생과 지식인의 역할에 높은 평가를 부여해 온 것과 대조적으로 민주화 운동에서 이들 노동자들의 참여는 제한적인 성격을 가진 것으로 이해하여 왔다.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노동의 역할에 대한 상이한 평가는 1980년대 노동운동의 성격과 아울러 특히 노동자-학생 연대에 대한 이해와 관련되어 있다. 지식인-노동자 사이 상호작용의 복합적이고 모호한 성격은 전통적인 계급 패러다임보다는 정체성 패러다임을 통해서 보다 적절하게 이해될 수 있다. 사회 구조와 역사적 변화에 대한 거시적이고 객관적 수준에서의 분석을 배경으로, 이 연구는 노동자의 내부 세계를 드러내는 새로운 구술과 생애사 자료들을 활용하여 노동자들의 경험과 기억에 접근해 보고자 한다. 1980년대 초 노동자 학생 연대에서 두 파트너 사이의 복합적이고 갈등적 관계를 검토함으로써 이 연구는 이 시기의 급진적 노동운동 과정에서 여성 노동자들의 정체성이 형성되어 나가는 다양하고 복합적인 방식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노동운동의 비전과 목표, 전략과 방법을 기준으로 이 연구는 1980년대 민주노동운동의 참여자들을 세 가지 유형의 정체성으로 구분하였다. 전투적 전위적 정체성과 작업장 중심의 노동자 정체성 및 이 두 유형의 중간에 있는 과도기적 유형이 그것이다. 이들 노동자 정체성은 성과 연령/세대, 종교, 교육/지식 등과 같은 요인들이 개별적으로 혹은 상호 작용하면서 형성되었다. 이 연구에서 탐구한 노동자 정체성의 복합적 유형들은 한국의 민주 노동 운동의 거대서사에 통합될 수 없다. 이 연구가 시도한 종류의 분석은 노동운동의 주류 지식 생산자에 의한 ‘신화’에 도전하면서 잊혀지고 분절화된 노동자들의 이야기들과 목소리들을 발견하게 한다.
  • 영문
  • The mainstream literature of modern Korean history has presented industrial workers’ activism through a particular narrative. In contrast to the high appraisal of the role played by students and intellectuals, industrial workers’ participation in the democracy movement has been understood as playing a role of limited nature. These different evaluations on the role of labor in the democratization process hinge on the understanding of the nature of the 1980s labor movement, and the worker-student alliance, in particular. The complex and ambiguous nature of intellectual-worker interaction can be better understood through the identity paradigm than the classic class paradigm. With macro and objective level analysis of social structure and historical changes in the background, this study seeks to approach workers’ experiences and memories, utilizing new oral and life-history materials that reveal interior world of workers. By looking into the complex and tension-ridden relationship between the two partners in the worker-student alliance in the early 1980s, this paper seeks to illuminate the various and complicated ways female worker identities had been forged in the radical labor movement of the era. Based on the vision and goals, strategies and methods of the labor movement, this paper categorizes the participants of the 1980s minju labor movement in South Korea into three types of identities: the militant vanguard identity, the workshop-centered worker identity and the transitional identity between the two. These workers identities were forged through such elements as gender, age/generation, religion and education/knowledge individually or in mutual interaction. The complex types of worker identities we have explored in this paper cannot be integrated into the master narrative of the South Korean minju labor movement. The kind of analysis this paper has attempted challenges the "myth" claimed by the mainstream knowledge producers of the labor movement, and allows us to discover forgotten and fragmented stories and voices of workers.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1970-80년대의 이른바 노학연대를 통한 학생·지식인의 노동운동에 대한 대규모의 참여는 노동자 의식과 정체성의 문제에서 다양하고 복합적인 양상을 초래하였다. 이 시기 노동운동의 주류로 등장한 정치지향적인 학생·지식인 운동가들은 노동운동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였으며, 사후의 역사서술과 기억의 선택적 구성을 통하여 계승되고 강화되었다. 학생 출신의 운동가들을 중심에 설정하고 그에 초점을 맞춰 한국의 노동운동과 나아가서는 민주화 운동의 거대서사를 서술하는 주류적 시각에는 근원적인 차원에서 사회적 편견과 일정한 권력 작용이 개입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본 연구는 계급과 민주화 운동의 거대서사의 그늘에 가려 주목되지 않았던 기층 노동자들의 의식과 정체성의 양상을 검토하는 것을 일차적인 목적으로 하지만, 구체적인 분석에서는 기층 노동자들의 그것만을 옹호하는 당파적인 입장에 서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거대서사의 전승을 통해 은폐되거나 왜곡되어 온 사실들을 규명하고 그것에 주목함으로써 이러한 거대서사에 의한 역사 전승의 신비화를 탈주술화하면서 학생·지식인과 노동자 사이의 관계로부터 야기된 긴장과 갈등에 주목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즉 거대서사의 그늘에 가려 드러나지 않았던 노동자 의식과 정체성의 다양하고 복합적인 형태들을 드러내 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이 연구에서는 미시적 차원에서 노동운동 참여자들의 자기의식과 정체성의 형태를 3가지로 유형화하여 검토하였다. 노동운동의 비전과 목표, 운동의 전략과 방법 등과 같은 여러 기준들을 고려할 때, 노동운동의 자율성과 학생 출신 지식인의 역할, 노동자 주도에 대한 입장의 차이에 따라 전위 주도의 정치적 정향과 노동자 대중조직의 중시라는 두 정체성의 유형과 아울러 그 중간에 속하는 과도기적 정체성이 이에 해당된다. 그리고 나아가서 이들 정체성의 형성 과정에서 성과 연령(세대), 교육과 지식 등이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를 탐구하고자 하였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이 연구는 한국에서의 노동운동과 나아가서는 민주화운동의 흐름을 하나의 단일한 실체에 의거하여 그것을 설명하고 그들의 역할을 강조해 왔던 지금까지의 경향에서 벗어나 그것과는 다른 차원에서 제기된 다양한 차원에서 의식과 경험의 양상을 재조명하고 재구성하는 것을 통하여 지금까지의 거대서사에 대한 일종의 대안 서사(alternative narrative)를 추구하였다. 이러한 작업을 기반으로 주류 노동운동의 흐름에 가려져 온 다양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되살리는 탈신화화의 과정을 통하여 한국사회에서 노동운동과 민주화 운동의 구체적인 실재 상의 정립에 기여할 수 있다.
    다음에 이 연구는 이러한 대안 서사들에서 하위주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임으로써 이들이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에서 제기한 노동이나 인권, 혹은 민주주의와 같은 보편 개념이나 가치들에 대한 상이한 인식과 이해 방식을 제시하였다. 대안 서사를 통한 이들의 문제제기를 통하여 공식적이고 당위적이며, ‘보편’을 표방하면서 다소는 교조적인 주류 거대 서사와는 구분되는 다른 차원의 가치와 이념들을 발굴하고 탐색하였다.
    나아가서 이러한 대안 이념과 가치들에 대한 탐구는 오늘날 흔히 지적되고 있는 한국 ‘노동운동의 위기’에 대한 진단과 아울러 그에 대한 대안의 모색에도 일정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의 노동운동을 ‘위기’로 진단하는 근저에는 거대 서사의 단일한 흐름 아래에서 파묻혀 버린 대안적 가치들과 이념들에 대한 망각과 무시가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네 번째로 이 연구는 근대 노동운동에서 고전적 주제인 노동운동 일반에서의 지식인의 역할, 혹은 노동운동에서 지식인과 노동자 사이의 관계라는 고전적 쟁점을 다루었다. 한국의 산업화 과정과 노동운동의 전개에서 찾아 볼 수 있는 노동운동에 대한 지식인의 개입과 역할은 근대 이후 유럽과 러시아, 혹은 2차 대전 이후의 남미 등에서 출현한 노동자와 지식인의 관계와의 비교를 통해서 보다 명료화될 수 있다.
    다섯 번째로 이러한 점에서 이 연구는 한국의 사례를 매개로 한 비교적 관점에서의 보편성을 지향한다. 한국에서의 사례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노동운동의 경험이나 라틴 아메리카나 동(남)아시아의 전개 과정과는 구분되는 나름대로의 독자성과 역동성을 가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세계적 차원에서의 여러 민족국가와 지역들의 사례와 일정한 공통점과 일반성을 공유한다. 산업화 과정에서 한국의 사례에 대한 연구는 이들 지역과 국가들과의 비교를 위한 유용한 준거 자료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에서 정리·제시해 보고자 하는 대안 서사에서 노동자들의 주관적 경험과 의식에 대한 서술은 최근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노동자들의 글쓰기에 대한 유용한 자료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최근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글쓰기에서 노동자들 자신의 일상에서의 이야기와 자서전 쓰기와 같은 여러 제안들이 시도되고 있는 바, 이 연구를 통한 주류 담론에 대한 문제 제기와 대안적 텍스트의 구성과 해석은 이러한 시도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교육 자료로서의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색인어
  • 한국 노동운동, 민주노동운동, 여성노동자, 한국 민주화운동, 노학연대, 학출 노동자, 도시산업선교회, 노동자 의식, 노동자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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