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철학은 천명, 천도, 도, 이치, 자연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이에 부합하는 삶의 방식을 문제 삼았다. 이때 욕망(desire)은 줄이거나 없애지 않으면 안 되는 대상이 된다. 이에 반하여 근대에는 욕심이나 욕망이란 역사의 주체로서 ‘자아’ 실현에 역기능적인 것만은 아니 ...
유가철학은 천명, 천도, 도, 이치, 자연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이에 부합하는 삶의 방식을 문제 삼았다. 이때 욕망(desire)은 줄이거나 없애지 않으면 안 되는 대상이 된다. 이에 반하여 근대에는 욕심이나 욕망이란 역사의 주체로서 ‘자아’ 실현에 역기능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인식의 전환을 맞는다. 이에 다음의 갈래로 요약되는 연구의 필요성이 발생한다.
1) 유가철학의 중요 개념인 公私의 의미 전환: 당초 유학의 인간 관계론에는 先公後私, 先難後獲의 측면이 강하거나, 公과 私, 道義와 公利를 따로 떼지 않았지만 근대의 인식에서는 사적 자아가 공적 사회성에 매몰되지 않는다. 공자진이나 위원에 의하면, ‘先私後公’ 혹은 ‘公私互擧’일 수는 있어도 ‘有公無私’일 수는 없다. 최한기는 “克己”의 “己”를 ‘사욕’으로 규정하면서, 이것의 제거란 불가능한 것이고 다만 운화의 관점에서 치우침이 없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는데, 본 연구는 이 같은 관점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2) 의리와 공리주의 문제 검토: 그 동안 中體西用, 東道西器, 和魂洋才, 또는 西體中用, 洋魂洋才와 같은 단순 담론에 가리어 여전히 중요한 이슈였던 근대 욕망 토론에 관한 성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엄복과 같은 사상가는 의리와 利慾을 합일적으로 파악한다. 공적 이익의 추구라면 도덕과 배치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같은 근대적 패러다임의 추구가 사상가들 사이에서 어떻게 개진되었는지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3) 근대적 합리성(Modern Rationality)과 욕망의 관계 검토: 송명이학적 합리주의는 근대성에 주로 신민사상과 연결되는데, 이때 욕망은 도덕적 이치와 어떤 관계에 있으며 근대적 합리성과는 어떤 유사성과 차이성을 갖는지 접근할 것이다.
4) 다원화, 복잡성 시대에 던지는 유가철학의 욕망의 궁극적 경계(경지)의 검토: 유가 욕망 사유의 지향점은 역시 仁의 생명성 확보이다. 송명이학에는 결핍이 없는 도덕적 최고 경지, 최소한 생리적 요구량으로서 욕구 이상을 피할 수 있을 때 修己安人이 가능하다는 것이고, 반면 근대 사상가들은 ‘도리’ 이외에 물리 실현의 자아로까지 욕망 인식의 폭을 넓힌다. 이 같은 방향성이 복잡성 시대의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 수 있을지 하나의 시사를 제시하고자 한다.
따라서 본 연구 저술의 예상 목차는 다음과 같은 윤곽으로 그려낼 수 있을 것이다.
Ⅰ. 유가철학의 욕망론 접근의 근본 문제
1. 본원유가의 욕망문제
2. 유가 욕망 경계(boundary)의 문제: 바람, 욕구, 욕망
3. 유가 욕망론 접근의 현대적 필요성
Ⅱ. 유가철학의 욕망 경계와 근대적 분화
1. 이성에서 욕망으로
1) 이치(천리)와 욕망
2) 욕구와 욕망
2. 욕망에서 이성으로
3. 도리와 물리의 문제
Ⅲ. 근대의 내적 공간과 욕망 인식
1. 의리와 욕망, 公과 私,
2. 의리와 공리
3. 주체성과 욕망
4. 욕망과 도리(도덕)의 문제
Ⅳ. 근대 사회 시스템의 변화와 욕망
1. 체제, 禮制(禮敎), 名敎 그리고 욕망
2. 욕망 충족의 시스템과 사회제도
3. 욕망과 인권
4. 욕망과 환경
Ⅴ. 맺음말: 유가 욕망론의 궁극 경계와 메타 담론의 가능성
결국 정치, 경제, 사회, 제도, 도덕, 사물의 질서와 관련하여 근대 욕망의 문제가 어떻게 제기되는지 살펴봄으로써, 제대로 된 근대성 경험도 없으면서 그 극복의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바쁜 오늘의 삶의 조건을 위한 하나의 시사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