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초기 한국 개신교회(대략 구한말 및 일제강점기 초기)가 한국의 민주주의 문화의 교육, 실천 및 정착에 어떻게 기여했는가를 밝혀보고자 하는 것이다. 구한말 및 일제강점기 초기의 한국 개신교회는 서구, 특히 민주주의 이념에 투철하였던 미국의 선교 ...
본 연구의 목적은 초기 한국 개신교회(대략 구한말 및 일제강점기 초기)가 한국의 민주주의 문화의 교육, 실천 및 정착에 어떻게 기여했는가를 밝혀보고자 하는 것이다. 구한말 및 일제강점기 초기의 한국 개신교회는 서구, 특히 민주주의 이념에 투철하였던 미국의 선교사들에 의하여 형성되었기에, 교회의 회의, 조직, 및 지도자 선출과정 등의 교회활동 자체가 매우 민주주의적이었다. 당시 교회와 더불어 미션계통의 학교 및 병원은 전통사회에서 경시되던 아동들과 여성들 그리고 장애인들의 교육 및 치료를 통하여 평등주의적이며, 민주주의적인 이념을 실천했다. 그리고, 하나님의 무조건적이고 평등한 구원을 설교하고, 나아가서 평민들이나 천민들조차도 지도자층(장로 혹은 목사)가 될 수 있음을 가르치고, 실천함으로써 민주주의의 형성에 필수불가결한 주권재민 혹은 대중주권(popular sovereignty)사상을 확산시켰다. 그러므로 유교적 왕정문화와 일제 전체주의가 지배적이던 당시 개신교회는 민주주의 문화가 특별히 농촌과 취약층에 뿌리내리게 하는데, 중요한 공헌을 했다고 보겠다.
본 연구는 시기적으로 구한말 및 일제강점기 초기(대략 1884-1919년)로 한정하고자 한다. 그 주된 이유는 당시에는 민주주의 이념 자체가 특히 일반 민중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기에, 민주주의 이념의 교육 효과가 그 후대보다 더 컸을 것으로 사료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당시 개신교회가 한국의 민주주의 문화형성에 끼친 영향에 대한 연구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구한말 및 일제강점기 초기 한국 개신교회가 한국의 민주주의 문화의 형성에 기여한 바가 매우 크지만, 그에 대한 연구는 매우 부족했다고 본다. 본 연구와 비교적 근접해 있는 연구 3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1920년대에 평양 숭실전문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던 피셔(James E. Fisher)의 연구는 이 분야의 선구적 연구로서 1920년대까지의 한국에서 기독교 미션계통의 학교 교육 및 활동이 과연 한국의 민주주의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본 것이다. 피셔는 일제 강점기 한국에서 미션 학교들은 인도주의적, 평등주의적, 민주주의적 이상을 가르쳤을 뿐만 아니라, 이를 학생선발이나 교육과정에서 실천함으로써 한국의 민주주의 문화의 형성에 실질적 기여를 했음을 잘 밝혔다. 그러나 그의 연구는 미션학교들에만 치중한 나머지 한국교회가 한국 민주주의 문화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밝히지 못했다.
둘째, 장윤식(Yun-Shik Chang)은 박정희, 전두환 대통령 시대(1961-1987)에 한국의 진보적 교회가 펼쳤던 민주화 운동을 연구했다. 이것은 당시 김재준 목사를 비롯한 기독교장로회 소속 목회자들의 민주화 운동과정을 잘 정리하여 밝히기는 했지만, 시기나, 관점에서 본 논문의 연구 내용과는 큰 차이가 있다.
셋째, 박성원(Seong-Won Park)의 연구 역시 장윤식의 연구와 비슷하게 한국장로교회가 유명한 민주화 운동에 어떻게 참여해왔는지를 주로 밝혔다. 그러므로 이 연구는 교회 자체가 특히 해방 이전에 어떻게 민주적으로 운영되었고 또한 민주주의 문화의 형성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는 밝히지는 못했다.
이렇게 본다면, 본 연구의 주제는 지금까지 거의 다루어져오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것과 연관된 연구들은 상당히 있으므로, 이들을 토대로 하여 연구한다면, 국제적으로도 주목받을 수 있는 연구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본다(사실 본 연구자는 본 연구를 영어로 작성하여 국제전문학술지[A & HCI]에 싣고자 한다). 본 연구는 종교(기독교)의 사회적 가치를 밝힌다고 하는 점에서 종교 및 한국근대연구에 있어서 매우 필요한 연구라고 본다. 한국 기독교 혹은 종교 연구에서 있어서 그 종교와 어떤 주요 가치 혹은 이념과의 영향관계를 밝히는데 모범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본 연구는 한국개신교회의 사회 정치적 위상정립에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볼 때, 연구의 필요성이 상당히 높다고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