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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라스펠의 '부재'의 미학: 무덤 너머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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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0-327-A00478
선정년도 2010 년
연구기간 1 년 (2010년 05월 01일 ~ 2011년 04월 30일)
연구책임자 홍유미
연구수행기관 명지대학교& #40;서울캠퍼스& #41;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본 연구의 대상으로 삼은 수잔 글라스펠(Susan Glaspell, 1876-1948)은 현대 미국 연극의 어머니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 여성작가들을 “셰익스피어의 누이들”(Shakespeare's Sisters)로 부르듯이, 때로 ‘수잔의 누이들’(Susan's Sisters)로 불리는 이후의 미국 여성 작가들에게 그녀가 미치는 영향 또한 막대하다. 그동안, 동일한 프로빈스타운 극단을 중심으로 맹활약을 했지만, 유진 오닐은 미국 문학의 거목으로 인정받은 반면 글라스펠은 오닐을 설명하기 위한 보조 자료나 각주에 등장하는 정도로 사장되었던 사실에 페미니스트들은 부당함을 제기해왔다.그리고 '글라스펠 프로젝트'라고 불러도 과장이 아닐 만큼, 글라스펠의 작품들을 발굴하고 그녀가 누려 마땅할 자리로 복귀시키기 위한 노력들이 있었다. 그리하여, 이제 한국에서도 수잔 글라스펠은 꽤 알려진 여성 작가이며, 남녀의 글쓰기의 차이의 문제와 정전에서의 여성작가의 자리 회복문제와 관련하여 그녀의 희곡 『사소한 것들』(Trifles, 1916)은 많은 비평적 주목을 받고 상당부분 연구되었다. 하지만, 페미니스트들의 적극적인 발굴 작업 이후에도 글라스펠은 잠깐 주목을 받은 후 다른 작가에 비해 희곡 분야에서 여전히 소외되고 있다. 그녀가 쓴 희곡 작품이 14편에 이르지만, 글라스펠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가 『사소한 것들』에 집중되어있고, 그녀의 단편이 50편 이상이며, 소설 역시 9편 이상이나 되지만, 소설 분야에서도 『사소한 것들』과 관련있는 ‘A Jury of Her Peers’에 대한 연구만이 배출되었을 뿐이다. 희곡분야에서는 약 10년 전에 나온『가장자리』(The Verge, 1921)에 대한 소개 논문과, 『바깥』(The Outside, 1917)을 포함시킨 글라스펠의 희곡 작품에 대한 2-3편의 석사논문이 나온 실정에 불과하다. 따라서 본 연구자는 글라스펠이 미국 연극에서 차지하고 있는 중요성을 인식한 가운데 남성과 여성의 글쓰기의 차이를 분명히 보여주는 작가로서 좀 더 주목받아 마땅한 작가라고 확신하기에 본 연구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이를 위해 글라스펠의 최초의 3막극 작품인『버니스』(Bernice 1919)와 글라스펠의 마지막 3막극 작품인『엘리슨의 집』(The Alison's House, 1930)을 연구 대상으로 삼아, 한국 연구자들에게도 그녀의 다른 작품들에 대한 관심과 글라스펠이라는 작가에 대한 주의 환기를 도모하고 보다 적극적인 후속 연구를 촉구하는 것에 본 연구의 목적이 있다. 글라스펠 연구에 관한 메리 팝케(Mary Papke)의 평가, 즉 “한때는 잊혀져있었다가, 이제는 너무도 칭송받지만, 하지만 여전히 너무나도 한정되어있는 작가“(a writer once so forgotten, now so celebrated and yet kept so very limited)(20)는 영미권만이 아니라 한국의 학계에도 적용된다. 하지만 영미권에서는 2000년 들어 글라스펠 연구의 제2 전성기에 돌입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글라스펠은 새로이 주목받고 있다. 2003년에 ‘수잔 글라스펠 학회’(Susan Glaspell Society)가 건립되었는가 하면, 2009년 런던공연을 비롯하여, 글라스펠의 작품들이 새로이 연극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또한 2000년 이후 최근 출판된 글라스펠 관련 비평 서적의 제목만 보아도 다양한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글라스펠에 대한 학자들의 새로운 관심이 시작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낭만주의자, 페미니스트, 모더니스트”라고 글라스펠을 평가한 프리드만(Friedman)의 평가가 정리해주듯이, 글라스펠에 대한 주요 연구들이 이런 갈래로 진행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그 가운데 물론 페미니스트들의 열정적인 연구노력들이 단연 독보적인 것 또한 사실이다. 본 연구는 기존의 페미니즘적 시각에서의 글라스펠에 대한 주요 논의를 기반으로 하여 국내에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두 작품『버니스』와 『엘리슨의 집』을 연구 대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글라스펠에 대한 기존의 논의가 중심에서 벗어나 변방과 변두리적 존재인 여성과 틀을 허무는 여성들을 담은 기존의 체제와 관습의 허물기와 부정/부인에 초점이 맞추어졌다면, 본 연구는 이제 글라스펠의 작품 세계 전반에 걸쳐 기본을 이루는 ‘부재’의 미학을 기반으로 하되, 허물기보다는 만들기 작업을 중심으로, 살아있는 여성이 아니라 죽은 여성들을 부재의 주인공으로 삼은 작품들을 분석 대상으로 삼고자 한다. 글라스펠이 “사소하게” 다루어져서는 안 될 작가이며, 한 작품만으로 일괄될 수도 없는 작가(Bach 94)라는 평가를 유념해볼 때에도 『사소한 것들』이라는 한 작품만을 중심으로 한 논의와 연구는 폭과 깊이에 있어 한정되고 일면적인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기존의 글라스펠 연구에 대한 보안 작업이자 보강 강화 작업으로서도 또한 의미가 있는 것이라 판단된다.
  • 기대효과
  • 최근 여성 작가들의 발굴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글라스펠에 대한 연구가 한국에서도 있어왔다. 하지만 주춤하고 있는 글라스펠 연구를 본 연구를 통해 환기시킬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게다가 수잔 글라스펠의 희곡 작품 전집이 2010년 5월에 출판될 예정인데, 글라스펠의 전 작품이 출판되어 한국의 연구자들에게도 작품에 대한 접근성이 확보된다면 더 많은 연구를 끌어낼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여겨진다. 본 연구를 통해 다른 연구자들이 글라스펠의 다른 작품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지니고 『사소한 것들』(Trifles)만이 아니라 글라스펠의 더 많은 작품들에 대한 연구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글라스펠의 단막극에서 보여주었던 극작술과 주제와 세계관이 기본적인 노선을 취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작품들을 보게 됨으로써 글라스펠에 대한 논의의 깊이와 폭을 더 넓힐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또한 최근 들어 영미권에서 글라스펠의 작품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듯이, 국내에서의 공연 분야에서도 글라스펠을 소개하고 실제 공연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그리하여 한국의 일반 관객과 독자들에게, 유진 오닐과 테네시 윌리암스가 잘 알려져있듯이, 글라스펠에 대한 인지도를 높일 것이다.
  • 연구요약
  • 수잔 글라스펠은 수잔 트레드웰(Susan Treadwell)과 함께 미국 현대 연극의 대표적인 두 여성작가로 거론되는 매우 중요한 작가이다. 오닐과의 비교 연구에서 동일한 시대, 동일한 극단에서 함께 극작하였기에, 남녀의 글쓰기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작가로 주목을 받아왔다. 또한 여성적 글쓰기의 측면에서 글라스펠은 페미니즘 논의의 주요 이론을 작품을 통해 미리 예비해준 작가로 평가된다. 글라스펠의 작품을 관통하는 몇가지 특징들을 ‘탈중심의 미학’, ‘부재의 미학’으로 요약가능하다. 본 연구가 대상으로 삼은 두 작품 『버니스』와 『엘리슨의 집』에도 글라스펠의 중심 이탈 욕구와 새로운 중심축을 여성적 방식으로 구현하고자 하는 시도와, 남성중심사회의 모든 관습적 차원을 넘어서며 그 너머(beyond)를 지향하는 세계를 추구하며 있는 것을 다 들어내 버리고, 없애버리는 “부재의 미학”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두 작품의 여주인공들은『사소한 것들』의 여주인공처럼 무대에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동일한 ‘부재하는’ 여주인공이다. 그러나 글라스펠은 이 두 작품에서 여주인공들을 변방의 경계에서 더 밖으로 밀어내버린다. 이제 변방의 개념은 산자들 가운데서 밀린 가장자리의 개념이 아니라, ‘삶’ 자체의 경계를 벗어난 차원의 부재가 된다. 그리고 글라스펠은 삶의 영역을 벗어나 무덤 너머의 죽음의 세계에서 ‘존재’하는 주인공들의 ‘부재’에서 막대한 ‘존재’와 ‘정체성’을 구축해나가는 작업을 보여준다. 두 3막극은 현실에서 ‘없이 비어져 있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새로운 의미를 다시 써내는 작업을 역설적으로 실현해내고, ‘부재’를 통해 권력을 얻게 되는 역설을 보여준다. 존재하지 않는 자들에 대해 살아있는 사람들이 끌어내는 당사자에 대한 많은 기억과 이야기들을 통해 만들어지는 정체성과 ‘규정’은 실체와 동일한 존재일까라는 진실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아이덴터티 형성의 문제와 관련하여서도 흥미로운 생각들을 촉구시킨다. 무대에서 등장하지 않는 이 ‘부재’의 존재들의 진정한 실체는 여전히 모호한 상태로 남는다. 하지만 이러한 여성에 대한 조각 맞추기의 작업은 서로와의 관계성 속에서 알고 있던 것들에 대한 개념 설정을 재조정해가면서 새로이 인식해가는 과정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즉, 산 자들에게는 새로운 인식의 계기를 제공해준다는 면에서도 그 의의는 충분하다. 『버니스』와 『엘리슨의 집』에서 글라스펠은『사소한 것들』이나『가장자리』가 보여준 남편을 죽이거나 틀 벗어나기를 추구하는 파우스트나 니체적 주인공과는 다른 여성인물들을 담는다.『가장자리』의 여주인공이 현실의 틀을 벗어나기 위해 광기와 접목되는 여성이었고 새로운 ‘생명’의 창조에 열심이었던 반면,『버니스』와『엘리슨의 집』에서는 ‘죽음’이 화두이자 중심이다. 또한 여주인공들은 현실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미친 여성이나 광기의 모습을 지닌 비관습적인 여성이 아니다. 다른 작품의 경우, 형태를 이그러뜨리고 기형으로 만들기가 두드러졌다면, 이 두 작품에서는 과거에 존재했으나 현재에는 고인이 된 여성에 대한 기억들을 내놓으면서 그 형태를 잡아나가기의 과정이 된다. 허물기가 아닌 만들기의 과정이 주요 작업이 되는 것이다. 또한 이 작품들에서 글라스펠은 현실 세상에서 부재하는 그 여성들을 가족들과의 관계 속에서의 정체성의 문제를 포함시킨다. 이와 같이 『버니스』와 『엘리슨의 집』을 분석대상으로 삼은 본 연구에서는 글라스펠의 ‘부재’의 미학이 작동하는 가운데, 죽음너머의 세계로 간 여성들을 중심으로 허물기만이 아니라 만들기의 작가로 글라스펠을조명함으로써 글라스펠에 대한 작품 해석의 지경을 더 넓히고자한다. 이를 위해 서론 부분에서는 글라스펠 연구의 비평적 동향에 대한 분석과 글라스펠의 극에서 '부재'의 의미를 살펴본다. 본론 1에서는 ‘버니스의 부재와 거짓말의 미학: ‘No. Not for words'’라는 제목 하에, “버니스가 왜 자살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구하려는 5명의 등장 인물들이 부재하는 버니스의 정체성을 구축해나가는 것의 의미를 살펴본다. 병으로 죽지만 자살로 알려달라는 버니스의 거짓말이 오히려 파워를 갖고,진실보다 긍정적인 변화를 초래하는 역설의 효과를 살펴본다.본론 2 ‘엘리슨의 부재와 시의 미학: “Alison wrote it for me”에서는, 18년 전 이미 고인이 된 국가적 명성을 누린 여성 시인 엘리슨의 부재와 그녀의 불륜의 사랑을 표현한 미출판된 시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주인공만이 아니라 주인공의 시역시 부재하는 극적장치에대한 논의도 포함된다.결론부분에서는 글라스펠이 미국연극사에서 '부재'의 작가였으나, 일관되고 지속적 연구가 마땅한 사상과 형식면에서 독보적인 '존재' 의 작가로 자리매김한다.
  • 한글키워드
  • 수잔 글라스펠,부재의 미학,주인공의 부재,여성의 아이덴터티 구축,『엘리슨의 집』,『버니스』,『사소한 것들』
  • 영문키워드
  • Susan Glaspell,Absence,absent protagonist,<Trifles>,<Alison's House>,female identity,<Bernice>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수잔 글라스펠(Susan Glaspell, 1876-1948)은 현대 미국 연극의 어머니로, ‘수잔의 자매들’로 불리는 이후의 미국 여성 작가들에게 그녀가 미치는 영향 또한 막대하다. ‘글라스펠 프로젝트’라고 불러도 과장이 아닐 만큼, 글라스펠의 작품들을 발굴하고 그녀가 누려 마땅할 자리로 복귀시키기 위한 노력들 덕분에, 글라스펠은 남녀의 글쓰기의 차이의 문제와 정전에서의 여성 작가의 자리 회복 문제와 관련하여 많은 비평적 주목을 받고 상당 부분 연구되었다. 하지만, 글라스펠은 페미니스트들의 적극적인 발굴 작업 이후에도 잠깐 주목을 받은 후 희곡 분야에서 여전히 소외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미국 연극에서 차지하고 있는 글라스펠의 중요성을 인식한 가운데, 그녀의 최초의 3막극인『버니스』(Bernice 1919)와 마지막 3막극인『엘리슨의 집』(The Alison's House 1930)을 분석 대상으로 삼아, 글라스펠이라는 작가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고자 한다.
    글라스펠의 작품을 관통하는 특징들은 ‘탈중심의 미학’, ‘부재의 미학’으로 요약할 수 있다. 서론 부분인 1부에서는 남성 중심의 극작 기법과 인식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글라스펠의 새로운 여성적 미학인 ‘부재의 미학’과 ‘부재하는 여주인공’의 문제와 『버니스』와『엘리슨의 집』을 이 관점에서 간단히 살펴본다. 2부에서는 "버니스의 부재와 거짓말의 미학: ‘아니, 말로는 안돼’"라는 제목 아래, 특히 죽은 버니스를 놓고 "버니스가 누구였는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만들어가는 과정과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 그녀의 정체성을 구축해나가는 것의 의미를 살펴본다. 또한 병으로 죽게 되었으나 자살한 것으로 알려달라는 버니스의 거짓말이 오히려 진실보다 더 긍정적인 영향과 변화를 초래하는 역설의 효과를 살펴본다. 그리고 삶에서 부재하는 버니스의 거짓말이 젠더관계의 권력의 행사라는 측면에서 작동하는 의미를 살펴본다. 또한 부재와 죽음의 존재인 버니스가 삶을 진정 사랑한 인물이었으며, 혼자서 독자적인 상태로 최고의 행복의 상태를 누린 존재임을 살펴보고, 아울러 글라스펠의 작품 전반에서 등장하는 여성 공동체와 여성들 간의 이해가 이 작품에서도 중요함을 짚어본다. 3부에서는 "엘리슨의 부재와 시의 미학: ‘엘리슨은 날 위해 썼어요’"라는 제목 아래 『엘리슨의 집』을 분석한다. 엘리슨 스탠호프라는 국가적인 명성을 누린 미혼의 여성 시인의 사회적 금기를 어기는 유부남과의 사랑을 표현한 미 출판 시가 발견된 것을 발단으로, 이 시의 공개 여부를 놓고 벌이는 가족의 논의 가운데 부재하는 엘리슨의 정체성이 만들어지는 문제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엘리슨의 개인적인 도덕관과 관련하여 지탄받을 수 있는 시들을 글라스펠은 다른 인물들을 통해 자신들의 상황을 대변해주고 표현해주는 것으로, 나아가 자신들을 위해 엘리슨이 쓴 시라고 평가받게 되는 역설적인 상황으로 만든다. 특히 『엘리슨의 집』은 여성 시인 에밀리 디킨슨을 소재로 그녀의 이야기를 다시 쓰고 있다는 점에서, 글라스펠의 부재의 미학을 전기 기술과 접목시켜 여성의 정체성의 문제와 여성의 예술 창작의 문제에 대한 논의로까지 확대시킨 작품이기도 하다. 또한 이 작품은 디킨슨의 이야기를 이용하여 글라스펠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자신의 창작 행위와 사회적 책임 문제까지 포함시킨 작품이다.
    이 두 작품에서 부재하는 여주인공들은 모두 죽은 다음 남긴 ‘선물’을 통해 자신들이 없는 현재에서 막강한 영향력과 존재감을 행사한다. 버니스가 크레이그에게 남긴 자살이라는 ‘거짓말’의 선물과 엘리슨이 엘사에게 주는 선물로 표현된 유부남에 대한 금기의 사랑을 담은 연애시는 모두 죽음을 너머서 작동하는 권력의 행사를 보여줌으로써 무덤 너머의 역설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냈다.
    미국 현대 연극사에서 한동안 글라스펠은 ‘부재’의 존재로 남아 있었다. 글라스펠의 작품에서 이 ‘부재의 여주인공’들이 존재하는 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염두에 두며, 글라스펠의 그 ‘부재’의 의미들이 재발견되어야 할 것이다. 수잔 글라스펠은 오닐과 함께 작업했던 현대 미국드라마의 선구적 존재로 확고히 자리매김 되어야 하며, 그녀가 받아 마땅한 ‘일관되고 지속적인’ 연구와 비평적 주목을 받을 가치가 있는 작가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 영문
  • Susan Glaspell(1876-1948), the representative female playwright in the history of the American theatre, has generated critical debates and drawn critical attention not only as the contemporary writer and colleague of Eugene O'Neill but also as a great female writer. Although she has been drawing feminists' attention since her first inclusion in literary cannon in the 1980s, Glaspell still remains relatively on the margin of the critical studies and debates. This paper, focusing on Glaspell's Bernice and Alison's House, aims to restore the interests in her works and provoke more studies about her and her works by discussing Glaspell's 'aesthetics of absence' and her absent heroines who are already dead.
    Bernice and Alison's House both show the whole process of exploring and constructing the identity of each absent heroine, whose absent presence overwhelms the other living characters as the center of the stage. Giving more power to absence and silence than to presence and speech, both plays contain Glaspell's strategy of paradox as her attempt to demolish the established gender-based system and to 'make' new orders and new values. Part I explores general characteristics of Glaspell's 'aesthetics of absence' and her device of the absent heroine. Part II discusses the constructing process of Bernice's identity and the significance of Bernice's lie in terms of power, and examines how Bernice disrupts the myth of 'the angel of the house' by exercising power over her husband with her lie rather than the truth. Part III examines Alison's problematic unpublished love poems about her forbidden love and how her works provoke debates about the ownership of artistic work. The involvement of male power in editing, publishing, and evaluating female writer's works is also discussed. With Alison serving as the representative of female writers, and her house and her room serving as "a room of one's own" for female writers, Glaspell raises questions about the absent female writers and their authorship. Finally, Glaspell achieves the paradox beyond the grave by highlighting how Bernice through her lie and Alison through her unpublished love poetry take presence to the people living, exercising their power beyond their death. Like her absent heroines, Glaspell herself, being absent for a while in the history of the theatre, goes beyond her absence and death, requesting her place in the literary history as a writer who deserves 'constant and persistent' critical studies.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수잔 글라스펠(Susan Glaspell, 1876-1948)은 현대 미국 연극의 어머니로, ‘수잔의 자매들’로 불리는 이후의 미국 여성 작가들에게 그녀가 미치는 영향 또한 막대하다. ‘글라스펠 프로젝트’라고 불러도 과장이 아닐 만큼, 글라스펠의 작품들을 발굴하고 그녀가 누려 마땅할 자리로 복귀시키기 위한 노력들 덕분에, 글라스펠은 남녀의 글쓰기의 차이의 문제와 정전에서의 여성 작가의 자리 회복 문제와 관련하여 많은 비평적 주목을 받고 상당 부분 연구되었다. 하지만, 글라스펠은 페미니스트들의 적극적인 발굴 작업 이후에도 잠깐 주목을 받은 후 희곡 분야에서 여전히 소외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미국 연극에서 차지하고 있는 글라스펠의 중요성을 인식한 가운데, 그녀의 최초의 3막극인『버니스』(Bernice 1919)와 마지막 3막극인『엘리슨의 집』(The Alison's House 1930)을 분석 대상으로 삼아, 글라스펠이라는 작가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고자 한다.
    글라스펠의 작품을 관통하는 특징들은 ‘탈중심의 미학’, ‘부재의 미학’으로 요약할 수 있다. 서론 부분인 1부에서는 남성 중심의 극작 기법과 인식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글라스펠의 새로운 여성적 미학인 ‘부재의 미학’과 ‘부재하는 여주인공’의 문제와 『버니스』와『엘리슨의 집』을 이 관점에서 간단히 살펴본다. 2부에서는 “버니스의 부재와 거짓말의 미학: ‘아니, 말로는 안돼’”라는 제목 아래, 특히 죽은 버니스를 놓고 “버니스가 누구였는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만들어가는 과정과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 그녀의 정체성을 구축해나가는 것의 의미를 살펴본다. 또한 병으로 죽게 되었으나 자살한 것으로 알려달라는 버니스의 거짓말이 오히려 진실보다 더 긍정적인 영향과 변화를 초래하는 역설의 효과를 살펴본다. 그리고 삶에서 부재하는 버니스의 거짓말이 젠더관계의 권력의 행사라는 측면에서 작동하는 의미를 살펴본다. 또한 부재와 죽음의 존재인 버니스가 삶을 진정 사랑한 인물이었으며, 혼자서 독자적인 상태로 최고의 행복의 상태를 누린 존재임을 살펴보고, 아울러 글라스펠의 작품 전반에서 등장하는 여성 공동체와 여성들 간의 이해가 이 작품에서도 중요함을 짚어본다. 3부에서는 “엘리슨의 부재와 시의 미학: ‘엘리슨은 날 위해 썼어요’”라는 제목 아래 『엘리슨의 집』을 분석한다. 엘리슨 스탠호프라는 국가적인 명성을 누린 미혼의 여성 시인의 사회적 금기를 어기는 유부남과의 사랑을 표현한 미 출판 시가 발견된 것을 발단으로, 이 시의 공개 여부를 놓고 벌이는 가족의 논의 가운데 부재하는 엘리슨의 정체성이 만들어지는 문제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엘리슨의 개인적인 도덕관과 관련하여 지탄받을 수 있는 시들을 글라스펠은 다른 인물들을 통해 자신들의 상황을 대변해주고 표현해주는 것으로, 나아가 자신들을 위해 엘리슨이 쓴 시라고 평가받게 되는 역설적인 상황으로 만든다. 특히 『엘리슨의 집』은 여성 시인 에밀리 디킨슨을 소재로 그녀의 이야기를 다시 쓰고 있다는 점에서, 글라스펠의 부재의 미학을 전기 기술과 접목시켜 여성의 정체성의 문제와 여성의 예술 창작의 문제에 대한 논의로까지 확대시킨 작품이기도 하다. 또한 이 작품은 디킨슨의 이야기를 이용하여 글라스펠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자신의 창작 행위와 사회적 책임 문제까지 포함시킨 작품이다.
    이 두 작품에서 부재하는 여주인공들은 모두 죽은 다음 남긴 ‘선물’을 통해 자신들이 없는 현재에서 막강한 영향력과 존재감을 행사한다. 버니스가 크레이그에게 남긴 자살이라는 ‘거짓말’의 선물과 엘리슨이 엘사에게 주는 선물로 표현된 유부남에 대한 금기의 사랑을 담은 연애시는 모두 죽음을 너머서 작동하는 권력의 행사를 보여줌으로써 무덤 너머의 역설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냈다.
    미국 현대 연극사에서 한동안 글라스펠은 ‘부재’의 존재로 남아 있었다. 글라스펠의 작품에서 이 ‘부재의 여주인공’들이 존재하는 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염두에 두며, 글라스펠의 그 ‘부재’의 의미들이 재발견되어야 할 것이다. 수잔 글라스펠은 오닐과 함께 작업했던 현대 미국드라마의 선구적 존재로 확고히 자리매김 되어야 하며, 그녀가 받아 마땅한 ‘일관되고 지속적인’ 연구와 비평적 주목을 받을 가치가 있는 작가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최근 여성 작가들의 발굴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글라스펠에 대한 연구가 한국에서도 있어왔다. 하지만 주춤하고 있는 글라스펠 연구를 본 연구를 통해 환기시킬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게다가 수잔 글라스펠의 희곡 작품 전집이 2010년에 출판됨에 따라, 글라스펠의 희곡 작품 전체가 출판되게 되어 한국의 연구자들에게도 작품에 대한 접근성이 확보되었기에 이제 글라스펠에 대한 더 많은 연구를 끌어낼 수 있는 기본적인 환경은 조성되었다고 여겨진다.
    이런 시기와 맞물려 이루어진 본 연구를 통해 다른 연구자들이 글라스펠의 다른 작품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지니고 『사소한 것들』(Trifles)만이 아니라 글라스펠의 더 많은 작품들에 대한 연구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글라스펠의 단막극에서 보여주었던 극작술과 주제와 세계관이 기본적인 노선을 취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작품들을 보게 됨으로써 글라스펠에 대한 논의의 깊이와 폭을 더 넓힐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또한 본 연구는 공연분야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들어 영미권에서 글라스펠의 작품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듯이, 국내의 공연 분야에서도 글라스펠을 소개하고 실제 공연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본 연구자는 이번 글라스펠 작품집의 출판과 본 연구를 계기로 글라스펠의 작품들을 국내에 소개하는 번역 작업도 앞으로 병행할 계획이다. 그리하여 한국의 일반 독자들에게 유진 오닐과 테네시 윌리암스가 잘 알려져 있듯이, 글라스펠에 대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 색인어
  • 글라스펠, 부재의 미학, 『버니스』,『엘리슨의 집』, 『사소한 것들』, 부재하는 여주인공
  • 연구성과물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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