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사건 그리고 2011년 초 중동의 민주화 시민혁명 이후 이슬람권을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달라졌다. ‘이슬람 공포증’(Islamophobia)적인 시각에서 문화충돌론적인 접근까지 이슬람권을 조망하는 시각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2004년 이라크에서의 고김선일씨 피랍 ...

9.11 테러 사건 그리고 2011년 초 중동의 민주화 시민혁명 이후 이슬람권을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달라졌다. ‘이슬람 공포증’(Islamophobia)적인 시각에서 문화충돌론적인 접근까지 이슬람권을 조망하는 시각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2004년 이라크에서의 고김선일씨 피랍 살해사건,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봉사단원 납치 살해사건, 2009년 예멘에서 발생한 두 차례의 한국인 대상 테러 공격 등이 발생하면서 최근 한국의 대(對)이슬람 시각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지나치게 서구 혹은 한국적 시각으로 이슬람권의 종교는 물론 정치, 경제, 그리고 사회를 분석하는 경향도 있다.
특히 국내의 무슬림 수가 증가하면서 이슬람에 대한 시각은 더욱 편향되고 있다. ‘이슬람 쓰나미가 몰려온다,’ ‘회교, 한국 포교 계획 진행 중,’ 등 제목의 기사와 글이 인터넷에 넘쳐나고 있다. 중동의 이슬람 종교를 대치해야하는 하나의 적대세력으로 규정하는 논조가 확산되고 있다. 이슬람을 문화나 삶의 방식이 아니라 지나치게 ‘특이한 종교’로 보려는 시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슬람을 ‘특이한 종교’로 보는 이런 ‘예외주의’(exceptionalism) 그 독특한 특성상 이슬람은 민주화할 수 없다’라는 결론을 도출하곤 한다. 이는 100여 년 전에 등장한 문화의 개념이 다시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확산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할 수 있다. 1874년 인류학자 타일러(Edward Tylor)가 문화를 문명과 유사한 개념으로 분석한 것이 다시 살아나는 듯하다. 그의 저서 Primitive Culture에서 타일러는 “문화 혹은 문명은 넓은 민족지(誌)적인 의미에서 고찰해야 한다. 문화 혹은 문명은 지식, 믿음, 예술, 가치, 법, 관습 그리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사람이 획득할 수 있는 다른 능력들을 포함한다”고 설명한다. 더 나아가 아놀드(Matthew Arnold)는 문화를 “세계에서 간주되고 말해지는 최상의 결과”라고 규정하기도 하였다. 타일러, 아놀드 등 18세기와 19세기의 학자들이 내놓은 문화 개념은 유럽중심적인 시각으로 문화를 문명과 동일시하면서 서구의 우월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도 확산되어 있는 이 같은 시각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서구의 반이슬람적 패러다임은 물론 지나친 친이슬람적 분석 방법에서 탈피하여 이슬람을 보다 균형 잡힌 시각으로 분석하는 방법으로 본 연구는 이슬람과 유교의 비교를 시도할 것이다. 본 연구는 이슬람을 서구에서 온 분석의 틀이 아닌 그리고 중동권 시각을 바탕으로 하지 않은 새로운 접근법을 시험하고자 한다. 즉, 이슬람의 주요 사상과 적용을 우리에게 친숙한 유교의 기본 윤리인 삼강오륜의 틀에서 분석하고자 한다. 서구의 예외주의에 입각한 접근법에서 벗어나 삼강오륜(三綱五倫) 동양적 가치와 윤리의 틀에서 이슬람을 조망하는 것이 이 연구의 목적이다.
이는 이슬람의 주요 전통 사상과 철학에 대한 연구일 뿐만 아니라 21세기에 들어와 새롭게 위상을 정립하고자 하는 현대 이슬람 종교의 실제를 분석하는 종교사회학적 연구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상술한 연구의 목적에 따라, 본 연구의 필요성은 아래와 같다.
① 이슬람의 등장과 발전에 대한 본질에 대해 보다 균형 잡힌 시각의 틀을 구축하기 위함이다.
② 쿠란, 하디스 등 이슬람 신학적 주장과 실제 정치, 사회, 그리고 개인의 삶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론과 실제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타종교와의 비교분석이 필요하다.
③ 이슬람에 대한 공포증 그리고 오해를 최소화하고 반이슬람적 담론과 이슬람에 대한 무차별적 공격을 예방하기 위해 이슬람을 우리에게 보다 익숙한 가치의 틀로서 분석해 보는 시도가 필요하다.
④ 서구적 혹은 친이슬람적 시각을 극복하고 이슬람을 적확히 그리고 보다 중립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분석의 틀이 필요하다.
⑤ 최근 한국에서도 서서히 등장하고 있는 반이슬람 시각과 정서를 극복하고 진정한 다문화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학문적인 그리고 교육적 차원의 접근법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본 연구는 이슬람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연구 방법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이슬람과 유교의 근본 사상을 비교한 연구는 현재까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학문적으로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하여 국내의 비교종교 연구를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슬람 ...

본 연구는 이슬람의 본질에 대한 새로운 연구 방법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이슬람과 유교의 근본 사상을 비교한 연구는 현재까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학문적으로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하여 국내의 비교종교 연구를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슬람과 유교의 비교를 통해 중동의 종교를 우리에 익숙한 가치와 윤리의 틀로서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할 것이다. 이번 연구를 시작으로 향후 보다 세부적인 이슬람과 유교의 비교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
학문적인 것 외에도 본 연구는 최근 국내에 새로운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다문화사회 정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년전부터 시작된 다문화사회 관련 연구에 있어 우리의 가치와 윤리 그리고 이슬람의 이론과 실제 사이의 차이를 명확히 파악함으로써 이슬람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더 나아가 국내 무슬림과의 공존노력에서 발생하는 제반 문제점에 대한 대응방안을 도출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사료된다. 최근 반이슬람 정서가 확산되고 있고 무슬림의 국내 정착에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실용적 가치가 있는 연구라고 판단된다. 수년전부터 국내 무슬림 커뮤니티의 상황과 대응방안을 연구하고 있는 조희선 외 여러 학자들은 2008년 발표한 논문에서 현재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이주 무슬림은 한국으로의 유입, 적응, 사회적 네트워크를 구성해나가는 과정에서 물리적, 심리적 갈등과 좌절을 겪고 있다. 한국인들과 종교적 문화적 갈등을 겪는 것이 보통이며 사회의 이질적인 집단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중략) 이러한 환경이 지속될 경우 무슬림 커뮤니티는 자신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정체성을 강화시키는 구심점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담당, 우리사회의 게토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2008, 118)

본 연구는 또 일반 대중이 편견을 가지지 않고 이슬람을 대하고 접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할 것이다. 이슬람을 1400년 전에 형성된 종교적, 이상적 그리고 이론적인 측면에서 분석하지 않고, 이슬람 사회의 실제적 가치와 윤리를 우리의 것과 비교 연구함으로써 보다 균형 잡힌 대(對)이슬람 접근법을 제시할 것이다. 일반 대중의 적확한 그리고 편견 없는 시각이 바탕이 되어야 다문화사회의 기초가 마련된다고 볼 수 있다. 이슬람을 종교로만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영역으로 분석하는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다(서정민 2009, 4).
본 연구를 통해 현재 지구촌의 최대 갈등 요소 중 하나인 이슬람과 서방의 대치에 대해 보다 깊게 그리고 균형적인 시각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 이슬람 종교, 통치철학, 사회, 그리고 삶의 방식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국내 무슬림문제에 대해 정부와 사회가 대응할 수 있는 이해의 틀을 제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본 연구가 도출하는 연구결과에 대한 활용방안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① 본 연구는 이슬람의 본질, 즉 이론과 실제에 대해 우리가 익숙한 유교의 기본 윤리 및 가치와 비교함으로써 학문적으로 새로운 연구방법을 학계에 제시할 것이다.
② 이슬람을 신학적 혹은 경전적 그리고 종교적으로 해석하는 기존의 접근법에서 이론과 실제를 타 종교와 비교하는 새로운 연구의 틀을 마련할 것이다. 따라서 국내의 이슬람 비교연구를 활성화하는데 기여할 것이고, 관련 분야의 연구에 기초 자료가 될 것이다.
③ 이슬람의 실질적인 이해를 대중에게 설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강연, 강의 그리고 단행본 출판을 통해 ‘우리의 시각에서 본 이슬람’이라는 새로운 담론 형성에 기여할 것이다.
④ 학생과 일반인을 위한 이슬람 종교와 이슬람과 국제관계에 대한 교육 자료로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⑤ 연구 결과를 국내외의 전문학술지(SSCI급)에 게재하여 국내의 중동 연구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⑥ 결과물을 정부 관련부처에 송부하고 강연을 실시한다. 정부는 그 동안의 미국 편향적 대(對)중동 정책에서 벗어나, 중동과 이슬람권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보다 균형적인 대외정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제2차 중동붐’을 맞이한 우리 업계의 장기적인 중동진출 전략 마련에 도움을 줄 것이다. 현지 문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장기적인 진출 전략에 열쇠라고 할 수 있다.
⑦ 한국인들에 대한 교육뿐만 아니라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혹은 거주하려고 하는 이슬람권 출신 외국인의 교육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본 연구는 한국인의 이슬람에 대한 이해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지만, 역으로 한국의 문화, 윤리, 그리고 종교를 이해해야 하는 무슬림들이 우리의 기본 윤리인 삼강오륜과 이슬람의 전통적 그리고 현대적 가치들을 비교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유교의 삼강오륜의 내용이 이슬람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에 대해 고찰하는 것이 본 연구의 주요 내용이다. 이슬람은 종교인 동시에 통치철학이고 삶의 방식이다. 때문에 기독교와 비교하는 것보다는 윤리와 삶의 가치를 중시하는 유교와 비교하는 것이 더 이슬람을 ...

유교의 삼강오륜의 내용이 이슬람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에 대해 고찰하는 것이 본 연구의 주요 내용이다. 이슬람은 종교인 동시에 통치철학이고 삶의 방식이다. 때문에 기독교와 비교하는 것보다는 윤리와 삶의 가치를 중시하는 유교와 비교하는 것이 더 이슬람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 연구는 가정한다. 이슬람은 하나님의 계시에 의해 인간이 완성한 종교다. 특히 사도 무함마드는 하나님의 계시를 전한 예언자인 동시에 이슬람 국가를 창설하고 통치한 정치 지도자 역할을 수행하였다. 다른 종교에서 나타나지 않는 특이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Esposito 1997, 13-14). 따라서 본 연구는 ‘유교의 삼강오륜 윤리가 통치철학이자 생활종교인 이슬람에 실제행위와 상당한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라는 가설을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할 것이다.
유교의 도덕 사상에 기본이 되는 3가지 강령(綱領)과 5가지의 인륜(人倫)이 이슬람의 이론과 실제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분석하기 위하여 본 연구는 주제별 담론 분석(thematic discourse analysis)을 이용한다. 이러한 접근은 이념과 이익 (ideas and interests) 그리고 상징적 정치와 실제 행위 (symbolic politics and existential actions)와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이슬람이 제시하는 이상과 이론은 과거와 현재의 실제적 행위와는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한국에서도 과거 오랫동안 사회의 기본적 윤리로 존중되어 왔으며 지금도 일상생활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윤리 도덕인 삼강오륜을 본 연구는 크게 3가지 주제로 분류한다: 1) 국가와 개인의 관계, 즉 군위신강(君爲臣綱)과 군신유의(君臣有義); 2) 사회와 개인의 관계, 즉 장유유서(長幼有序)와 붕우유신(朋友有信) 3) 개인 간 혹은 가족 내의 관계, 즉 부위자강(父爲子綱), 부위부강(夫爲婦綱), 부자유친(父子有親), 그리고 부부유별(夫婦有別)이다.
위의 3가지 주제가 이슬람의 경전 쿠란, 무함마드의 언행록 하디스, 이슬람의 법체계인 샤리아(Sharia) 및 피크흐(Fiqh)에서 어떻게 설명되고 있는지를 우선 분석한다. 이슬람의 이상과 이론에 등장하는 윤리와 가치를 유교의 삼강오륜과 비교하는 것이다. 이어 현대 이슬람 사회에서 삼강오륜의 가치와 윤리가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개인적 경험, 사회학 및 인류학적 문헌, 그리고 인터뷰를 통해 파악하고자 한다. 주제별 세부 연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주제 : 국가와 개인의 관계, 군위신강과 군신유의
① 쿠란에 나타나는 군위신강 및 군신유의
② 하디스에 나타나는 군위신강 및 군신유의
③ 이슬람법체계에 나타나는 군위신강 및 군신유의
④ 현대 문헌과 인터뷰에 나타나는 군위신강 및 군신유의
* 제2주제: 사회와 개인의 관계, 장유유서와 붕우유신
① 쿠란에 나타나는 장유유서와 붕우유신
② 하디스에 나타나는 장유유서와 붕우유신
③ 이슬람법체계에 나타나는 장유유서와 붕우유신
④ 현대 문헌과 인터뷰에 나타나는 장유유서와 붕우유신
* 제3주제: 개인 간 혹은 가족 내의 관계 부위자강, 부위부강, 부자유친, 그리고 부부유별
① 쿠란에 나타나는 부위자강, 부위부강, 부자유친, 그리고 부부유별
② 하디스에 나타나는 부위자강, 부위부강, 부자유친, 그리고 부부유별
③ 이슬람법체계에 나타나는 부위자강, 부위부강, 부자유친, 그리고 부부유별
④ 현대 문헌과 인터뷰에 나타나는 부위자강, 부위부강, 부자유친, 그리고 부부유별
위의 세 주제를 분석하는데 필요한 데이터는 아래의 자료들에서 추출할 것이다.
* 쿠란: 최영길 교수의 쿠란 해설을 기초자료로 한다. 아랍어, 영어, 그리고 한국어 3개 언어의 번역이 모두 담겨있어 정확한 의미 파악에 가장 적절한 쿠란 번역본이라고 할 수 있다.
* 하디스: 서방은 물론 중동의 이슬람 학자들에 의해 가장 권위 있는 무함마드 언행록 모음으로 알려진 Buhkari Hadith를 기초자료로 한다.
* 현대문헌: 이슬람의 실제와 이론을 파악하기 위한 현대의 문헌 자료는 그 주제에 따라 학계에 잘 알려진 저명한 단행본을 기초로 한다. 대표적인 단행본은 다음과 같다.
① 국가와 개인의 관계
Abou El Fadl, Khaled. Rebellion and Violence in Islamic Law.
Brown, Carl L. Religion and State: The Muslim Approach to Politics.
② 사회와 개인의 관계
Moaddel, Mansoor and Kamran Talattof. Modernist and Fundamentalist Debates in Islam: A Reader.
Renard, John. Seven Doors to Islam: Spirituality and the Religious Life of Muslims.
Turner, Bryan S. Islam: Critical Concepts in Sociology.
③ 개인 간 혹은 가족 내의 관계
Awde, Nicholas. Women in Islam: An Anthology from the Qur’an and Hadīt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