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basic income, Grundeinkommen)’은 모든 사회성원에게 개인별로 조건 없이 지급되는 현금‧현물 소득이다.
이는 어린이, 청소녀(년), 가정주부, 자영업자, 노령자, 자본가, 고소득자를 포함한 모든 사회성원에게 지급된다. 이 점에서 이는 현재 빈곤층에 ...
‘기본소득(basic income, Grundeinkommen)’은 모든 사회성원에게 개인별로 조건 없이 지급되는 현금‧현물 소득이다.
이는 어린이, 청소녀(년), 가정주부, 자영업자, 노령자, 자본가, 고소득자를 포함한 모든 사회성원에게 지급된다. 이 점에서 이는 현재 빈곤층에게만 제공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국민기초생활보장이나 프랑스의 최소통합소득(RMI-revenu minimum d'insertion)과는 다르다. .
유럽에서는 아직 기본소득이 실행되지 않고 있지만, 독일, 스페인, 이태리에서는 이미 학계에서뿐만 아니라 전사회적인 아제다로 부상했다.
한국에서는 프랑스의 최소통합소득과 유사한 취지의 국민기초생활보장이 실시되고 있지만 수혜자가 전국민의 3%에 불과하며 1인당 수혜금액도 지나치게 낮고 광범한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러한 국민기초생활보장의 문제점에 대한 인식과 더불어, 이를 극복할 대안으로 기본소득 논의가 2000년대 들어 뒤늦게 소개되었지만, 최근 들어 학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기본소득을 둘러싼 세부 쟁점들은 재원 문제, 생태와의 연관성 문제, 노동유인에 미치는 영향을 둘러싼 문제, 왜 부자에게도 지급해야 하는가라는 문제, 경제적인 파급효과에 대한 문제, 노인과 장애인 에게 미칠 영향에 대한 문제, 외국인에게도 지급할 것인지 여부 등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있다. 따라서 이처럼 기본소득을 둘러싼 쟁점에 대해 학제적으로 보다 심화된 연구가 절실한 실정이다.
이러한 필요에 따라 우리의 연구는 다음과 같은 목적을 갖고 진행될 것이다.
1) 기본소득의 모델 구체화를 통한 신자유주의의 위기와 한계에 대한 근원적 대안 제시
2008년 이후 한국에 번진 금융위기와 공황은 신자유주의적 지구화로 인한 일자리감소와 사회양극화를 더 한층 심화시켰다. 그런데 현재의 워크페어 사회복지로는 노동하지 않는 인구 중 빈곤층의 생계를 보장할 수 없다. 노동자 특히 정규직의 인구비중이 꾸준히 감소하는 시대에 노동을 중심으로 한 워크페어 사회복지는 시대착오적이며, 아무리 잘 되어도 복지사각지대를 내포할 수밖에 없음은 사회복지학자들도 지적하고 있다(이명현, 2007: 158-160). 신자유주의로 인해 지구적인 차원에서 정규직 노동자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사회복지 패러다임은 근본적인 전환에 직면해 있다. 복지사각지대 제로의 새로운 복지의 틀로서 기본소득은 가장 유망한 대안적 사회복지 패러다임이다. 따라서 전지구적 기본소득의 철학적 비전 및 한국에서 실현 가능한 기본소득 모델을 구체화하는 것이 절실히 요청된다. 이처럼 신자유주의적 지구화와 워크페어 사회복지의 위기와 한계를 근원적으로 넘어서야 한다는 현실의 요청이 우리 연구의 첫 번째 필요성과 목적이다.
2) 사회사상의 새로운 패러다임 형성에 기여
기본소득에 적극 찬성하는 사회이론가들은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을 공유하고 있다. 그들 중 상당수는 인간의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권리로서의 인권을 확장하여, 시민권을 전제로 한 법적 권리-의무 관계의 틀에 가두어두었던 국민 패러다임을 넘어설 것을 요구한다. 그밖에도 그들은 더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개인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사회적 연대에 대한 지향, 더 많은 자유시간에 대한 옹호, 과거의 실적이나 과오가 미래를 미리 규정해버리는 것에 대한 반대, 각 개인의 사회 기여 가능성에 대한 열린 태도 등을 지향한다. 이러한 공통된 특징을 통해 우리는 기본소득이 하나의 정책을 시행하는 문제가 아니라 지금과는 다른 방식의 삶과 다른 구조의 사회를 염두에 두고 있는 사회사상의 패러다임 전환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은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와 같은 정치이념적 대립구도 안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인간들이 살아온 근대성의 원리에 대한 발본적 반성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21세기 대안사회의 비전은 이러한 사회사상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연결·접속하여 실현가능하고 지속가능한 유토피아의 가능성을 극대화할 때 주어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연구는 기본소득이라는 문제의식이 이러한 사회사상의 패러다임 전환으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전환에 기본소득이라는 구체적인 대안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등등을 주목하면서 진행된다. 그리하여 새로이 형성되고 있는 사회사상의 패러다임을 구체화하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것을 목적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