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학 분야 : 프랑스어권 아프리카 문학의 주요 주제들은 전통과 근대, 개인과 집단, 민중 문화와 지식인 문화 등의 상호 갈등에서 비롯되는 ‘경계 문화적인 성격’을 중심으로 나열되는 것이 보통이다. 또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들의 문학을 지배하는 중요한 주제 ...
1) 문학 분야 : 프랑스어권 아프리카 문학의 주요 주제들은 전통과 근대, 개인과 집단, 민중 문화와 지식인 문화 등의 상호 갈등에서 비롯되는 ‘경계 문화적인 성격’을 중심으로 나열되는 것이 보통이다. 또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들의 문학을 지배하는 중요한 주제 중의 하나는 이질적인 두 개의 문화 사이에서 찢겨 있는 의식의 방황과 자기 탐색이라고 할 수 있다. 문학 작품들 속에 나타나는 공간의 다양한 양상들은 현실의 현재적 모순과 갈등 속에서 끊임없이 정체성의 해체와 재구성을 경험하는 개인들의 내적 모험을 탁월하게 형상화하는 기호들이라고 할 수 있다. 문학에서의 연구는 알제리의 모하메드 딥, 모로코의 타하르 벤 젤룬, 콩고의 소니 라부 탄시, 세네갈의 쉐이크 아미두 카네, 우스만 소세 등의 작품을 중심으로 식민지배 시대 이후의 혼종적이고 착종적인 현실이 ‘공간의 재현 양상’ 속에 어떻게 드러나 있는지를 해독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2) 영화 : 식민지시대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한 대부분의 유럽 영화들에서는 사하라 사막과 같이 유럽과 확연히 다른 이국적인 분위기 자체가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유럽인의 눈에는 서로 분간이 되지 않는 광대한 사막과 구불구불한 미로로 대변되는 신비적인 공간구성은 아랍인들의 베일 뒤의 얼굴 모습과 더불어 북아프리카에 대해 느끼는 프랑스인들의 심리적 양태를 은유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또한 공간적 표현을 통해 인물들 간의 차이를 부각시킴과 동시에 인종적인 차이를 부각시켜 경제적 상황이 바뀐다 하더라도 유럽인과 아프리카인은 우열의 관계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암묵적인 메시지가 지배자와 피지배자 모두에게 전달되고 일반화 되었다. 따라서 기존의 이미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재해석을 통해 자신들의 빼앗긴 상상의 영역을 되찾지 않고서는 아프리카는 진정한 독립의 길을 찾을 수 없었다. 이러한 공간개념의 재설정은 오늘날 아프리카 영화인들에게 주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는데 주목하여, 본 연구는 부르키나 파소Burkina Faso의 대표적인 영화인인 이드리사 우에드라오고Idrissa Ouedraogo의 영화 <선택Le Choix>(1986)은 물론, <야바Yaaba>(1989)등의 작품을 통해 어떻게 공간재현을 통해 식민시대의 고정된 인식을 변환시키는지에 주목한다.
3) 미술: 현재 불어권 아프리카 미술의 작가들에게 네그리튀드가 실현되는 지점이 많은 부분 아프리카적 공간의 비유적 표현에 있으며 공간의 상징적 재현이라는 문제가 아프리카 현대미술의 특징을 잡아내기 위한 핵심적 주제라는 가정 하에, 본 연구는 작가들이 조형예술의 작업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공간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지, 그 조형적 이미지들을 통해 식민 이후의 아프리카의 모습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에 주목하여, 특징적으로 나타나 는 두 가지의 주제로 공간의 재현에 대해서 고찰한다. 우선, 본 연구는 불어권 아프리카의 현대미술에서 나타나는 ‘도시’의 복합적이고 양가적 이미지에 주목한다. 식민 근대화로 인해 도시는 전통과 단절되어 혼돈, 과잉인구의 불편한 공존을 상징하게 되었으나, 동시에 이런 사회학적 면과는 별도로 도시는 예술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마술적 공간으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도시는 모든 것이 가능한 공간, 미래와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발생하는 대중적 공간으로서, 도시에서 개인은 자기의 부족적인 정체성과 개성을 잃고 혼돈과 과잉 인구 속에서 익명의 개인으로 통합될 수 있다. 도시는 유동인구로 가득한 ‘국가’의 공간이면서 동시에 개인은 눈에 띄지 않는 ‘no man's land'인 것이다. 작품에서 이런 도시의 이미지는 비유적, 추상적인 이미지로 나타나는데, 국가의 미래를 약속해주는 밝은 유토피아로 등장하기도 하지만, 인간성과 전통, 개성을 상실한 음울한 장소로 재현되기도 한다. 카메룬의 작가 따이유, 베냉의 가바의 작업은 이질적 두 공간의 간극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호뮈알드 아주메와 세네갈의 모하마두 엔도예는 식민지적 ‘혼돈’의 도시를 형상화한다. 또한, 아프리카 대륙을 상징하는 이미지에서 나타나는 특징에 주목해서 공간의 상상적 재현이라는 문제를 연구해 볼 수 있는데, 쉐이크 레디Ledy, 세이두 케이타Keïta, 보디스 이섹 킹글레스Kinglez 등의 작업은 아프리카 대륙을 상징하기 위한 공간의 재현에 있어서, 작가의 작품에서의 전략과 현실인식에 따라 공간이 상상력을 통해 재구성되어 다양한 면모로 나타나 여러 층위의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맥락에서 한 공간 재현의 방식과 그 의미를 분석하는 것은 현대 아프리카 미술에서 나타나는 조형적 상상력과 문화정체성을 밝히는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