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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하 조선의 농촌위생과 농민생활 - 경상남도 울산읍 달리를 중심으로 -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1-327-A00041
선정년도 2011 년
연구기간 1 년 (2011년 05월 01일 ~ 2012년 04월 30일)
연구책임자 이상의
연구수행기관 연세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첨단과학의 시대 21세기에 구제역의 발생과 확산이 해를 넘기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회의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는 위생문제가 ‘공중위생’의 의미로 우리사회에 등장한 것은 근대로의 변화가 지상의 가치로 여겨지던 한말부터이다. 이어 병합 이후 일제는 청결과 위생을 근대화의 상징으로 제시하면서 이를 우리의 생활 깊숙이 받아들이게 하는 정책을 추진하였다.
    강점 이후부터 일본 제국주의 세력과 관학자들, 그리고 작금의 일부 학자들에 이르기까지 일제에 의한 한국 사회의 근대화를 주장해 온 근거 중 하나가 바로 위생문제이다. 일제의 근대적인 위생정책 시행이 조선사회를 청결하게 바꾸어 갔고, 조선인이 그에 따른 혜택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와 아울러 일제의 위생행정이 조선에서 과연 무엇을 목표로 하였고, 조선사회와 조선인 개개인에게 얼마나 내면화되었는가 하는 측면을 정합적으로 고찰할 필요가 있다.
    일본이 조선에서의 식민지배의 성과로 과시하고자 했던 위생행정은, 가시적으로는 성과를 거두었으나 조선인 전반에게 새로운 위생관념을 형성시키는 데는 성공하지 못하였다. 일제의 위생정책 시행과정은 그 의도대로 모든 지역과 계층, 세대에게서 순탄하게 진행되지만은 않았다. 조선에는 이미 오랜 세월동안 유지되어 온 전통적인 위생관념과 대처방식이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운 위생행정을 통해 새로운 질서를 강요하면서 조선 사회를 장악하고 통제하려는 일제와 전통적인 습속을 고수하고자 하는 조선인 간의 갈등이 계속될 수밖에 없었다. 해방 직후 우리 사회에서 전염병이 급증하고 오염물이 넘쳐나는 등 위생문제가 크게 대두되거나 이내 식민 지배 이전의 전통의 모습으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던 것을 통해서도, 강점기에 실시된 위생정책의 성과와 관념이 실제로는 민중에게 체화되지 못하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계층별로 보면, 체제편입을 추구하던 상층민이나 식자층의 경우 사회적인 경험과 교육을 통해 위생의 개념을 습득해 갔다. 근대화의 경험과 제국에의 동화 과정이 동시에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던 것이다. 반면, 새로운 문명을 접할 기회가 드물었던 일반 민중에게는 익숙한 전통의 방식과 배치되고 일상생활에 불편한 영향을 미치는 위생정책이 생경하게 다가왔고, 따라서 그에 대해 음으로 양으로 저항하는 양상을 보였다. 근대화의 적응 과정이 생략된 채 변화에 대한 동화가 일방적으로 강요되면서 야기된 충돌 양상이었다. 따라서 규율과 변화를 강제하던 일제 권력이 해방과 더불어 사라지면서, 위생개념을 받아들이지 못한 하층민을 중심으로 이내 전통적인 방식으로 돌아가려는 현상이 나타났던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농촌과 도시라는 지역에 따라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곧 근대적인 위생사회로 거듭나는 과정은 균일하고 자연스럽게 진행되지 못하고 지역별로, 또 계층별로 차이를 보이면서 근대와 전통 사이의 갈등으로 인한 부조화를 드러냈다. 그 부조화는 통치 목적의 상이함으로 인해 일본 본국보다는 조선에서 훨씬 두드러졌다.
    일제는 자국 내에서는 국민의 보건 후생을 위한 조사와 연구기관의 설치는 물론이고, 방역과 청결을 위한 상하수도 설비, 오물처리 시설 등의 위생시설을 갖추는 것을 위생정책의 중요한 과제로 하였다. 위생설비는 부국강병의 기초인 건강한 국민을 양성하기 위한 근본 방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선의 경우에는 일제 지배의 말기에 이르기까지 위생시설의 설비에는 거의 관심이 두어지지 않았다. 조선에서는 위생정책의 목표가 건강한 국민의 양성이라는 적극적 범주가 아닌, 피식민지민의 생명 유지라는 소극적 범주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해방 후 의약품 수입이 급증하여 수입품목 중 커다란 비중을 차지했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비롯되었다.
    그러한 방향 위에서 조선에서 시행된 위생정책은 강력한 경찰력에 의존하여 진행되었다. 일본에서는 위생행정의 대민 집행 부분만을 경찰이 담당하고 있었던 데 비해 조선에서는 위생행정과 관련되는 모든 부문을 경찰이 직접 담당하고 있었다. 따라서 위생행정을 담당하던 조선총독부의 위생국은 태평양전쟁으로 치닫던 1940년대 초반 약 1년간을 제외하면 강점기 내내 경무국에 소속되어 있었다. 이로 인해 조선에서의 위생행정은 줄곧 사회복지의 차원이 아닌 사회통제의 차원에서, 강력한 경찰력을 활용한 단속 위주의 경찰행정으로만 시행되었다. 본 과제에서는 일제하의 위생문제 중에서도 농촌 위생문제를 중심으로 살펴봄으로써 당시 조선인 인구의 80%를 차지하였던 농민 생활의 실상을 규명하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일제 지배정책의 본질을 파악하고자 한다.
  • 기대효과
  • 일제하의 위생문제에 대한 기존의 연구는 그 영향력이 일제의 조선통치 과정에서 차지한 비중이나 조선인 전반의 의식과 생활에 미쳤던 영향에 비해서는 매우 소략한 편이다. 한동안 위생에 대한 연구에서는 근대화론의 시각에서 서양의 위생정책·방역대책은 우월하고 근대적이었으며, 동아시아의 대책은 전근대적인 것으로 묘사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동아시아의 독자적이고 주체적인 역사상을 복원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일제하 위생행정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한말의 근대의학 형성과정에 대해서도 그간의 실증적인 연구 축적에 바탕하여, 서양의학의 수용과 발전의 문제를 서양의학의 일방적 수입이 아니라 대한제국 정부의 자주적인 노력에 의한 것이라고 하는 관점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성과들은 그동안 연구에서 소홀하게 취급되었던 대한제국 정부의 주체적인 노력을 부각시켜 서양의학의 일방적인 이식이 아닌 주체의 형성이라는 수용의 관점으로 전환시키는 데 일조하였다.
    최근 한국 근대의 위생문제와 관련된 연구로서, 일제 강점기에 전개된 위생 의료사업에 대한 연구, 의학을 통한 일제의 조선 지배에 관한 연구 등은 위생이 일제의 조선 지배에 어떠한 방식으로 결합되어 활용되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농촌지역이 도시보다 의료적 혜택에서 소외되었으면서도 위생사업의 전개로 인해 일정한 의학적 규율화가 진행되었음을 서술하거나, 가치중립적인 과학기술로 간주되는 의학이 제국주의 침략과 식민지배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특히 식민지 지배체제를 근대적 규율권력의 강화과정으로 파악한 연구는 일제강점기 동안 민중에 대한 통제적, 규율적 지배에서 위생이 어떤 역할을 담당했는지를 분석하여 위생과 식민지배에 대한 이해를 보편적인 제국주의 식민지배의 틀 속에서 이해할 수 있게 하였다.

    이러한 선행연구를 통해 일제하 조선에서의 위생정책의 내용과 성격은 일정부분 규명되었다. 그러나 일제의 위생행정이 식민지 조선에서 과연 무엇을 목표로 하였고, 어떠한 방식으로 시행되었으며, 우리 사회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고, 각 계층에게 얼마나 내면화되었는가의 측면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 과제에서는 이러한 제반의 문제를 과제로 하여, 일제하 조선의 농촌위생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당시 농민생활의 실상에 접근함으로써 일제하 위생정책의 성격을 규명하고자 한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본 과제에서는 다음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1) 농촌위생 연구를 통한 농민생활과 농촌사회 연구 확대
    본 과제에서는 그간 한국근대사 연구의 범주에서 상대적으로 외면된 분야인 위생문제를 고찰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농촌이라는 지역과 농민이라는 대상의 특징을 살려, 농민이 나고 자라고 생활하고 죽는 농촌사회에서의 일상생활을 ‘위생’을 키워드로 하여 면밀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식민지기 조선 농촌사회와 농민생활의 실상이 어떠했는지 규명함으로써 생활사 연구와 사회사 연구의 진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곧 본 과제의 진행을 통해 한국근현대사 연구의 범주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2) 농민의 위생상태 고찰을 통한 ‘식민지 근대성’의 실체 확인
    흔히 위생정책은 일제의 정책 중 가시적인 성과가 많아 가장 성공한 정책으로 인식되고 있다. 본 과제에서 주 자료로 활용하고자 하는 보고서 [조선의 농촌위생]에는 농민의 일상생활과 더불어 위생상태와 관련되는 내용이 풍부하다. 예컨대 아이들의 신장을 경제형편, 성별, 나이, 조선인과 일본인의 체격을 비교하는 데서, 어른들은 조선인이 더 큰데 비해 아이들은 조선인이 더 작은 양상이 드러난다. 이를 통해 위생정책의 성과와 더불어 일본이 식민지배의 ‘시혜’로서 강조하는 근대화, 경제성장은, 그 사실 여부를 떠나 조선인에게는 실질적 ‘혜택’이 주어지지 않은 허구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본 과제의 진행을 통해 ‘식민지 근대성’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3) 일제정책에 대한 조선인의 반응을 지역별, 계층별로 구분
    일제의 위생정책 시행에 대한 조선인의 반응은 지역별, 계층별로 다른 모습을 보였다. 도시 중심부의 거주민이나 식민지체제에 편입된 소수의 상류계층은 그 ‘근대화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지만, 농촌지역민과 하층민은 그러한 ‘혜택’에서는 상대적으로 거리가 있었고 따라서 강요된 변화를 위생관념으로서 내면화할 수 없었다. 본 과제에서는 일제의 정책에 대한 조선인의 반응을 지역별, 계층별로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위생정책의 한계와 더불어 일제의 조선지배 정책의 성격을 규명할 수 있을 것이다.
  • 연구요약
  • 본 과제에서는 일제하 조선의 농촌위생 양상을 구체적으로 살펴봄으로써 강점기 조선의 농촌사회와 농민의 삶을 조망하고자 한다. 위생문제는 크게 보아 건강문제, 후생의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에서는 위생문제가 철저히 경찰 업무의 영역으로 취급되면서 방역의 차원에만 중점을 두고 정책이 행해졌으며, 예방이 아닌 단속 위주로 실행되고 있었다. 이러한 일제하의 농촌위생 문제에 초점을 두고, 이를 통해 농민의 생활과 삶의 질이 시기적으로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살펴본다.

    본 과제를 진행하기 위해 󰡔조선의 농촌위생 - 경상남도 울산읍 달리의 사회위생학적 조사󰡕라는 조사보고서를 중심으로 하여, 농민들의 위생과 건강에 관련되는 조사 내용을 분석할 것이다. 이 조사보고서는 제1편 경제조사, 제2편 식량과 영양, 제3편 주택, 제4편 인구구성, 제5편 부녀자 유유아의 문제, 제6편 체격과 발육, 제7편 질병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사는 애초에 두가지 목적을 가지고 진행되었다. 첫째, 조선의 한 농촌인 울산읍 달리의 위생상태가 한편으로는 도시의 각 노동부문과 대비하여,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일본국내 및 기타 각국의 농촌과 대비하여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가, 둘째, 달리 지역 농민이 보유한 경제적 내용에 기초하여 분류되는 각 농민층의 사회위생학적 양상이 어떻게 다르고 유사한가를 조사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경제조사가 필수적이었다. 따라서 경제조사도 두가지 목적을 지니고 진행되었다. 첫째, 각 농촌의 인구가 보유한 경제상태를 정밀히 조사하여 한 농촌의 경제적 내용을 총괄적으로 파악하는 것이고, 둘째, 경제적인 조건이 각 층의 사회위생 상태에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지를 연구하기 위해 경제적 조건의 우열에 의해 농민의 층별 분류를 하는 것이었다.
    일제하 통계자료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관헌측의 자료에 비해 이 보고서가 지니고 있는 장점의 하나는 조사자료를 가공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으며 그에 근거해 현실을 판단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농민들이 지닌 각종 질병을 조사한 후, 조선 농촌의 질병의 특수한 양상으로 첫째, 질병 예방대책이 강구되지 않아 기생충, 트라코마 등이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으며, 둘째, 조선 농촌의 비근대적인 생활양식과 궁핍으로 인한 과격한 노동으로 소화기병, 동통, 피부병 등이 극히 많다고 파악하였다.
    또 다른 장점은 농민들 자신이 보고 느끼는 자신의 삶과 주변 사회에 대한 감상을 농민들의 입을 통해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보고서는 조사원이 직접 농촌에 가서 농민과의 면담을 통해 기록한 것으로, 다른 자료에서 보기 어려운 농민생활의 실상을 소상하게 적어 두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농민 식생활의 경우 보고서에서는, “당신 댁에서는 쇠고기를 1년에 몇 번 정도 드십니까?” 라는 질문에 “선생님은 머리가 어떻게 된 것 아닙니까?” 라고 반문을 하는 경우가 매우 많았다고 적고 있다. 쇠고기와 돼지고기는 중농 이하에서는 거의 제사용으로만 쓰였기 때문이다. 이어서 아이들이 명절과 제사를 기다리고 있는 것도 이 눈물만큼의 고기와 약간의 요리를 얻어먹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라고 적고 있다.
    또한 계층별로 각 농가가 소비하는 식량의 종류와 양, 조달방법, 판매가격 등도 명시되어 있다. 농민들의 에너지원의 특징, 영양소의 섭취 정도, 총열량의 질 등이 소개되어 있으며, 가족 구성원 내의 주식, 부식, 연료, 식단, 식사방법, 식사저장방법, 식기 등 식량 소비상태가 소개되어 있어, 일제하 농민들의 생활상을 들여다보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자료에는 농촌의 주택위생에 대한 기록도 나타난다. 일제하에 농촌의 주택위생문제는 일본 내부에서도 거의 주목되지 않았다. 더욱이 조선에서는 도시와 농촌을 불문하고 당시까지 주택위생 문제에 대해 연구된 적이 없었다. 이 보고서에서는 주택에 대한 조사의 목적에 대해 “첫째 앞으로 조선의 주택위생 문제 연구자에게 구체적인 자료를 제공하기 위하여 달리 농민의 주택위생 상태를 있는 그대로 적어두는 것이고, 둘째로는 너무나 비참한 조선의 농촌주택과 그 안에서 생활하는 농민들과 보건의 관련성에 대하여 우리들 스스로 연구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적고 있다.
    본 과제에서는 이렇게 위생조사를 명분으로 하여 만들어진 이 자료의 풍부한 내용을 충분히 분석하고 활용하여, '위생'을 키워드로 일제하 조선 농민의 생활상과 농촌사회상의 일단을 밝히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일제의 조선지배정책의 성격을 파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과제에서는 다음과 같이 내용을 구성한다.

    1. 서언
    2. 농민의 일상생활과 건강
    3. 농가경제와 농민체격의 상관성
    4. 농민질병의 특징과 농촌사회
    5. 결어
  • 한글키워드
  • 방역,조선총독부,일본제국,위생행정,위생시설,위생경찰,농업문제,농촌사회,농민,예방,식민지근대성,식민지,보건,청결,공중위생,건강,일본유학생,일상생활,농업,농촌,농촌위생,농민생활,위생,위생관념,위생정책,의료제도,전염병,전통
  • 영문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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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문
  • 위생문제가 이른바 ‘공중위생’의 의미로서 우리사회에 등장한 것은, 많은 이들에게 근대로의 변화가 지상의 가치로 여겨지던 한말부터이다. 이어 병합 이후 일제는 청결과 위생을 근대화의 상징으로 제시하면서 이를 우리의 생활 깊숙이 받아들이게 하는 정책을 추진하였다. 강점 이후부터 일본 제국주의 세력과 관학자들, 그리고 작금의 일부 학자들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일제에 의한 한국 사회의 근대화를 주장해 온 근거 중 하나가 바로 위생문제이다. 일제의 근대적인 위생정책 시행이 조선사회를 청결하게 바꾸어 갔고, 조선인이 그에 따른 혜택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와 아울러 일제의 위생행정이 조선에서 과연 무엇을 목표로 추진되었고, 조선사회와 조선인 개개인에게 얼마나 내면화되었는가 하는 측면을 정합적으로 고찰할 필요가 있다.
    일본이 조선에서의 식민지배의 성과로 과시하고자 했던 위생행정은, 가시적으로는 성과를 거두었으나 조선인 전반에게 새로운 위생관념을 형성시키는 데는 성공하지 못하였다. 일제의 위생정책 시행과정은 그 의도대로 모든 지역과 계층, 세대에게서 순탄하게 진행되지만은 않았다. 조선에는 이미 오랜 세월동안 유지되어 온 전통적인 위생관념과 대처방식이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운 위생행정을 통해 새로운 질서를 강요하면서 조선 사회를 장악하고 통제하려는 일제와 전통적인 습속을 고수하고자 하는 조선인 간의 갈등이 계속될 수밖에 없었다. 해방 직후 우리 사회에서 전염병이 급증하고 오염물이 넘쳐나는 등 위생문제가 크게 대두되거나 이내 식민 지배 이전의 전통의 모습으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던 것을 통해서도, 강점기에 실시된 위생정책의 성과와 관념이 실제로는 민중에게 체화되지 못하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계층별로 보면, 체제편입을 추구하던 상층민이나 식자층의 경우 사회적인 경험과 교육을 통해 위생의 개념을 습득해 갔다. 근대화의 경험과 제국에의 동화 과정이 동시에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던 것이다. 반면, 새로운 문명을 접할 기회가 드물었던 일반 민중에게는 익숙한 전통의 방식과 배치되고 일상생활에 불편한 영향을 미치는 위생정책이 생경하게 다가왔고, 따라서 그에 대해 음으로 양으로 저항하는 양상을 보였다. 근대화의 적응 과정이 생략된 채 변화에 대한 동화가 일방적으로 강요되면서 야기된 충돌 양상이었다. 따라서 규율과 변화를 강제하던 일제 권력이 해방과 더불어 사라지면서, 위생개념을 받아들이지 못한 하층민을 중심으로 이내 전통적인 방식으로 돌아가려는 양상이 나타났던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농촌과 도시라는 지역에 차이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곧 근대적인 위생사회로 거듭나는 과정은 균일하고 자연스럽게 진행되지 못하고 지역별로, 또 계층별로 차이를 보이면서 근대와 전통 사이의 갈등으로 인한 부조화를 드러냈다. 그 부조화는 통치 목적의 상이함으로 인해 일본 본국보다는 조선에서 훨씬 두드러졌다.
    일제는 자국 내에서는 근본적으로 국민의 보건 후생을 위한 조사와 연구기관의 설치는 물론이고, 방역과 청결을 위한 상하수도 설비, 오물처리 시설 등의 위생시설을 갖추는 것을 위생정책의 중요한 과제로 하였다. 위생설비는 부국강병의 기초인 건강한 국민을 양성하기 위한 근본 방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선의 경우에는 일제 지배의 말기에 이르기까지 위생시설의 설비에는 거의 관심이 두어지지 않았다. 조선에서는 위생정책의 목표가 건강한 국민의 양성이라는 적극적 범주 보다는 피식민지민의 생명 유지라는 소극적 범주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해방 후 의약품 수입이 급증하여 수입품목 중 커다란 비중을 차지했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비롯되었다. 식민지배를 통한 이윤 확대와 전쟁에 필요한 병력 확보의 차원에서 조선인의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행해진 위생정책의 성격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러한 방향 위에서 조선에서 시행된 위생정책은 강력한 경찰력에 의존하여 진행되었다. 일본에서는 위생행정의 대민 집행 부분만을 경찰이 담당하고 있었던 데 비해 조선에서는 위생행정과 관련되는 모든 활동을 경찰이 직접 담당하고 있었다. 따라서 위생행정을 담당하던 조선총독부의 위생국은 태평양전쟁으로 치닫던 1940년대 초반 약 1년간을 제외하면 강점기 내내 경무국에 소속되어 있었다. 이로 인해 조선에서의 위생행정은 줄곧 사회복지의 차원이 아닌 사회통제의 차원에서, 강력한 경찰력을 활용한 단속 위주의 경찰행정으로서 시행되었다.
    곧 식민지 조선에서 근대 위생의 개념은 일제에 의해 식민지성이라는 성격이 합치되면서 억압적인 성격으로 나타났다. 이 당시에는 위생의 적극적인 개념인 개인의 건강과 영양 등은 외면되었으며, 이러한 모습은 울산 달리의 자료에서 드러나듯이 의료의 사각지대였던 농촌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는 식민지 위생의료정책을 비롯한 지배정책의 근대성이 허상이었음을 의미한다.
  • 영문
  • In this project, through the reality of the Gyeongsang-do, Ulsan-up, Dal-li about the sanitation situation in rural of the Japanese occupation. As a result, the rural areas of Korea were nothing more than the blind spot of the medical, farmers still rely on the traditions of the past, such as oriental medicine or superstitions that was up and down. This is the show has failed to form a human discipline through obedience to the colonial powers colonial hygiene and medical policies section.The Japanese occupation of Korea in the concepts of modern hygiene was added as oppressive colonial features. At the time of the active concept of personal hygiene of health and nutrition, including the exterior and from the rural areas, these look more clearly revealed. This means colonial hygiene and medical policies and governance policies to emphasize modernity was an illusion.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과제에서는 일제하의 위생문제 중에서도 농촌 위생문제를 중심으로 살펴봄으로써 당시 조선인 인구의 80%를 차지하였던 농민 생활의 실상을 규명하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일제 지배정책의 본질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강점 이후부터 일본 제국주의 세력과 관학자들, 그리고 작금의 일부 학자들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일제에 의한 한국 사회의 근대화를 주장해 온 근거 중 하나가 바로 위생문제이다. 일제의 근대적인 위생정책 시행이 조선사회를 청결하게 바꾸어 갔고, 조선인이 그에 따른 혜택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와 아울러 일제의 위생행정이 조선에서 과연 무엇을 목표로 추진되었고, 조선사회와 조선인 개개인에게 얼마나 내면화되었는가 하는 측면을 정합적으로 고찰할 필요가 있다.
    일본이 식민지배의 성과로 과시하고자 했던 위생행정은, 가시적으로는 성과를 거두었으나 조선인 전반에게 새로운 위생관념을 형성시키는 데는 성공하지 못하였다. 일제의 위생정책 시행과정은 그 의도대로 모든 지역과 계층, 세대에게서 순탄하게 진행되지만은 않았다. 조선에는 이미 오랜 세월동안 유지되어 온 전통적인 위생관념과 대처방식이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운 위생행정을 통해 새로운 질서를 강요하면서 조선 사회를 장악하고 통제하려는 일제와 전통적인 습속을 고수하고자 하는 조선인 간의 갈등이 계속될 수밖에 없었다. 해방 직후 우리 사회에서 전염병이 급증하고 오염물이 넘쳐나는 등 위생문제가 크게 대두되거나 이내 식민 지배 이전의 전통의 모습으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던 것을 통해서도, 강점기에 실시된 위생정책의 성과와 관념이 실제로는 민중에게 체화되지 못하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계층별로 보면, 체제편입을 추구하던 상층민이나 식자층의 경우 사회적인 경험과 교육을 통해 위생의 개념을 습득해 갔다. 근대화의 경험과 제국에의 동화 과정이 동시에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던 것이다. 반면, 새로운 문명을 접할 기회가 드물었던 일반 민중에게는 익숙한 전통의 방식과 배치되고 일상생활에 불편한 영향을 미치는 위생정책이 생경하게 다가왔고, 따라서 그에 대해 음으로 양으로 저항하는 양상을 보였다. 근대화의 적응 과정이 생략된 채 변화에 대한 동화가 일방적으로 강요되면서 야기된 충돌 양상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농촌과 도시라는 지역에 차이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곧 근대적인 위생사회로 거듭나는 과정은 균일하고 자연스럽게 진행되지 못하고 지역별로, 또 계층별로 차이를 보이면서 근대와 전통 사이의 갈등으로 인한 부조화를 드러냈다. 그 부조화는 통치 목적의 상이함으로 인해 일본 본국보다는 조선에서 훨씬 두드러졌다.
    일제는 자국 내에서는 근본적으로 국민의 보건 후생을 위한 조사와 연구기관의 설치는 물론이고, 방역과 청결을 위한 상하수도 설비, 오물처리 시설 등의 위생시설을 갖추는 것을 위생정책의 중요한 과제로 하였다. 위생설비는 부국강병의 기초인 건강한 국민을 양성하기 위한 근본 방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선의 경우에는 일제 지배의 말기에 이르기까지 위생시설의 설비에는 거의 관심이 두어지지 않았다. 조선에서는 위생정책의 목표가 건강한 국민의 양성이라는 적극적 범주 보다는 피식민지민의 생명 유지라는 소극적 범주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해방 후 의약품 수입이 급증하여 수입품목 중 커다란 비중을 차지했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비롯되었다. 식민지배를 통한 이윤 확대와 전쟁에 필요한 병력 확보의 차원에서 조선인의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행해진 위생정책의 성격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러한 방향 위에서 조선에서 시행된 위생정책은 강력한 경찰력에 의존하여 진행되었다. 일본에서는 위생행정의 대민 집행 부분만을 경찰이 담당하고 있었던 데 비해 조선에서는 위생행정과 관련되는 모든 활동을 경찰이 직접 담당하고 있었다. 따라서 위생행정을 담당하던 조선총독부의 위생국은 태평양전쟁으로 치닫던 1940년대 초반 약 1년간을 제외하면 강점기 내내 경무국에 소속되어 있었다. 이로 인해 조선에서의 위생행정은 줄곧 사회복지의 차원이 아닌 사회통제의 차원에서, 강력한 경찰력을 활용한 단속 위주의 경찰행정으로서 시행되었다.
    곧 식민지 조선에서 근대 위생의 개념은 일제에 의해 식민지성이라는 성격이 합치되면서 억압적인 성격으로 나타났다. 이 당시에는 위생의 적극적인 개념인 개인의 건강과 영양 등은 외면되었으며, 이러한 모습은 울산 달리의 자료에서 드러나듯이 의료의 사각지대였던 농촌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는 식민지 위생의료정책을 비롯한 지배정책의 근대성이 허상이었음을 의미한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1) 연구결과의 학문적․사회적 기여도

    (1) 한국근대사 연구의 심화
    경술국치 100년을 넘기면서 역사학자들이 우선적으로 할 일은 일제강점기 일본 지배정책의 성격과 그 시기가 이후 우리 사회에 남긴 영향을 깊이 있게 되짚어보는 일일 것이다. 이 시기의 역사 연구는 해방 이후의 사학사적 분위기 속에서 한동안 금기시된 이후 1980~90년대에 들어 집중적으로 진행되었지만, 아직은 거시적으로 한국근대사상에 모두 동의하고 있지 않으며, 미시적으로도 다양한 부분의 연구가 미완 혹은 미개척의 상태로 남겨져 있다. 자국사 인식과 연구의 중요성, 그리고 현실문제의 직접적인 원인을 이루는 시기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에서 볼 때 한국근대사 연구의 심화는 대단히 중요하다 하겠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국사 연구가 환영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더욱이 근대화 과정이 더디고 식민지로까지 추락했던 한국근대사에 대한 연구는 매우 부족한 형편이다. 특히 일제강점기에 대해서는 일본의 한국병합이 우리사회에 미친 영향을 둘러싸고 커다란 이견이 존재하고 있어 합의된 역사상을 도출한다는 측면에서도 연구의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하겠다.

    (2) 농민생활사와 농촌사회 연구의 확대
    일제 강점 초반 조선의 농업인구는 전체 인구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해방 당시 약 70%에 달하던 농업인구는 해방 이후 각 정권의 경제정책과 관련하여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현재는 6%로까지 줄어들었다. 농업국가라는 말이 아직도 익숙한데, 한국은 현재 만성적인 식량수입국가가 되어 있다. 우리의 곡물 자급률은 2010년 현재 27%로 상당량의 식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나마 쌀을 제외하면 5%에 불과한 실정이다. 근대화와 글로벌시대라는 외침 속에 경제활동의 중심이 공업에 두어지고, 공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농업이 희생양이 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 결과이다.
    본 과제에서는 '위생'을 키워드로 하여 한국근대의 농촌사회와 농민생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하였다. 곧 농민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탐구하여 다양한 각도에서 한국 근현대사상을 재구성하고자 하였다. 이는 현실 농촌사회 문제의 연원을 살펴보는 작업이 될 것이며, 동시에 그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한 작업이 될 것이다.

    (3) 분단의 역사적 배경 이해와 통일 전망
    한국현대사를 연구할 때 분단상황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그 성격을 분명히 찾아내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사를 검토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한국사회의 현재만이 아니라, 그것이 형성된 역사적 과정에 대한 시각, 그리고 그것이 분단체제로서 구성되었던 역사성에 대한 이해를 기반에 두어야 한다. 그럴 때 한국사회의 개혁방향과 통일에 대한 전망 또한 가능할 것이다. 본 과제에서는 분단시대인 현대사에 시야를 두고 분단의 배경이 된 일제시기 한국인들의 지향과 당시 사회의 모습, 그리고 식민지에서 전개된 식민지근대화의 역사성에 대해 주목하였다. 식민지시기의 성격을 규정하는 다양한 논리 역시 분단이라는 현재의 상황에서 영향을 받아 재구축된 것이라는 시각에서 한국 현대사의 형성배경을 살피고자 한다. 곧 본 과제는 남북 분단의 원인을 고찰하고 향후 통일국가의 방향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을 것이다.

    2) 교육과의 연계 활용 방안

    본 과제는 다음의 방법을 통해 연구결과를 점검하고 공개하여 학계에 기여하는 한편, 교육 현장에서 연구결과를 적극 활용하고자 하였다.
    첫째, 연구진행 과정에서 관련 분야의 학자들과 6차례에 걸친 세미나를 개최하여 중간 연구성과를 다양한 각도에서 검토한 바 있다. 이후 학술단체에서 발표회를 통해 그 결과를 발표함으로써 공개적으로 토론의 기회를 가질 예정이다.
    둘째, 연구결과는 <<역사와 현실>>(한국역사연구회)이나 <<한국사연구>>(한국사연구회), <<한국근현대사연구>>(한국근현대사연구회) 등 한국근현대사 관련 저명 학술지에 투고하고, 관련 연구자들의 심사를 거쳐 게재할 예정이다.
    셋째, 본 과제의 연구성과를 본 지원자가 담당하고 있는 한국근대사 관련 강의에 반영하여 후속세대의 교육에 활용하고자 하였다. 특히 농민생활사를 통해 분단시대를 바라보는 역사인식을 형성하는 한편, ‘위생’을 화두로 하여 ‘근대’의 문제에 보다 깊이 있게 접근하고자 그 연구성과를 강의에 적극 활용한 바 있다.
  • 색인어
  • 농민, 농업, 농촌, 농촌위생, 농촌사회, 농민생활, 농업문제, 일상생활, 일본유학생, 건강, 공중위생, 방역, 보건, 식민지, 식민지근대성, 예방, 위생, 위생경찰, 위생관념, 위생시설, 위생정책, 위생행정, 의료제도, 전염병, 전통, 일본제국, 조선총독부, 청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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