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2012년 2월 14일 - 2012년 2월 22일까지 태양서커스의 여러 작품들이 공연되고 있는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하여 <KA>와 <O>를 관람하였으며 2012년 8월에는 동춘서커스가 현재 공연 중인 대부도를 찾아 <동방의 신기 비천>의 공연도 관람하였다. ...
본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2012년 2월 14일 - 2012년 2월 22일까지 태양서커스의 여러 작품들이 공연되고 있는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하여 <KA>와 <O>를 관람하였으며 2012년 8월에는 동춘서커스가 현재 공연 중인 대부도를 찾아 <동방의 신기 비천>의 공연도 관람하였다.
연구자는 서커스와 관련하여 「가치혁신으로 본 태양서커스(Cirque du Soleil)와 우리나라 서커스의 향후 과제」(『비교문학』55호, 한국비교문학회, 2011)라는 학술논문을 발표하였으며, 현재 『몸의 예술: 서커스를 말한다』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이들 연구에서는 현대 공연예술의 양상인 몸의 예술이 보여주는 진정성과 함께 태양서커스의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 서커스의 위기와 대안을 살펴보는 방안을 연구하였다.
서커스를 다룬 저서와 논문은 그다지 많지 않아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 태양서커스의 경우 몇몇 경영서에서 블루오션의 전략과 가치혁신에 대한 부분 특히 마케팅과 경영학적인 측면에서 연구가 주로 이루어졌다. 태양서커스를 다룬 논문은 2007년 이전에는 세 편에 불과했으나 현재 연극, 음악, 무용, 무대 기술적 요소, 서사적 요소 그리고 경영학적인 분석 등 예술에 대한 관점에서부터 마케팅적 요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 서커스와 관련된 연구는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동춘서커스와 관련된 논문은 전북대학교에서 2011년도에 발표한 허정주의 박사학위 논문 「한국 곡예/서커스의 공연민족지적 연구」가 있다. 이 논문은 우리나라 서커스에 대한 관심과 연구의 출발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 서커스를 우리 문화 전체를 밑바탕에서부터 견지하고 지탱해주는 가장 중요한 문화적 토대이자 근간으로 보았으며, 공연학적인 관점에서 우리나라 전통 서커스의 민족지를 작성하고 이에 관한 공연학적인 해석을 통해 우리나라 서커스의 구조적 특징과 공연학적 의의를 탐구한 매우 의미 있는 연구라 할 수 있다.
위에 언급했듯이 우리나라 서커스에 대한 학술적인 연구가 미미해서 본 연구에서는 동춘서커스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안점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실제 현장에서의 사례들을 통해 본 연구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였으나, 서커스단의 관계자 인터뷰는 해당 단체측의 거절로 인해 이루어지지 못했다. 다만 2011년부터 현재까지 동춘서커스가 MOU를 맺고 있는 안산시의 담당 공무원과 인터뷰한 내용을 중심으로 홍보와 마케팅 전략에 대한 부분을 언급하려고 한다.
또한 태양서커스의 성공요인은 연구자가 저술한 논문과 저서에서 일정 부분 다루고 있으므로, 당초의 계획 중에서 2장과 3장을 합쳐 간략하게 다루면서 우리나라 서커스의 과제에 대해 좀 더 중점적으로 연구하고자 한다.
달라진 내용을 토대로 한 연구는 총 5장으로 구성된다. 먼저 1장은 서론 부분으로 그동안 학문적인 영역에서 다루어지지 않았던 서커스의 학문적 가능성과 의의 그리고 한계 등에 대해 언급한다.
2장에서는 세계 최고의 공연예술기업으로 성장한 태양서커스와 그들의 성공요인에 대해 언급한다. 최근의 공연 양상은 몸을 중심으로 한 비언어적인 행위가 우선시된다. 이러한 비언어적 공연들 중에서도 오래 전부터 존재해온 서커스는 사회적으로 낮은 인식으로 인해 학문적인 접근이 다소 소홀했던 분야이다. 그러나 캐나다의 대표적 문화상품으로 떠오른 태양서커스의 성공으로 볼거리와 오락의 수준에서 예술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새로운 공연예술로 주목받고 있다.
태양서커스의 상설공연장이 마련된 라스베이거스는 1993년부터 현재까지 새로운 형태의 작품들이 계속 공연되고 있으며 브로드웨이를 능가하는 공연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공연예술계의 최고 브랜드로 성장한 것은 물론 영상 산업과 외식 산업, 피트니스 프로그램, 갤러리 운영 그리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운동에 참여하면서 서커스 이상의 서커스를 시도하고 있는 태양서커스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을 논한다.
3장은 동춘서커스의 작품 <동방의 신기 비천>의 곡예, 음악, 조명, 무대 등의 공연 요소와 함께 연출개념의 도입 그리고 홍보 전략과 경영 마인드의 필요성을 과제로 다룬다.
TV나 언론 등의 매체에서 동춘서커스의 문제점에 대해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인건비 문제로 단장이 연출과 기획, 홍보, 무대 등을 모두 담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현대 서커스의 주류는 아트 서커스이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연출이다. 연출은 작품의 해석과 분석 그리고 무대구성, 장치, 조명, 의상, 음악, 분장 등을 담당하는 사람들과의 협업을 통해서 작품의 의도를 부여한다. 연출은 현대 공연예술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태양서커스가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러한 연출 개념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동춘서커스에도 반드시 연출적 요소가 도입되어야 한다.
아울러 작품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홍보와 마케팅도 현대예술에 있어 매우 중요시되고 있는 요소이다. 관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홍보 수단의 하나이자 결과적으로 해당 단체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생명력을 길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태양서커스의 상설공연장과 순회공연장의 기프트 숍에는 작품의 CD와 팜플렛은 물론 태양서커스의 로고와 이름이 새겨진 각종 의상과 가방, 모자, 우산, 볼펜, 열쇠고리, 가면 등 무수히 많은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공연의 이미지를 간직하기 위해 관객들은 기꺼이 지갑을 연다.
동춘서커스도 관객이 공연만 보고 가도록 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즐거운 관람이 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지역의 먹거리나 관련 상품 그리고 협찬 기업을 동원하여 경품을 제공할 수도 있고, 배우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추후 동춘서커스 관련 상품을 개발하는 방안도 구상해볼 수 있다. 물론 단 기간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며 앞으로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왜냐하면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야 하며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로고와 이름이 새겨진 상품을 소장하는 것은 상품의 가치 때문이 아니라 작품의 이미지를 영원히 간직하기 위함이다.
한편 동춘서커스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 중 하나는 스스로 변화 가능성이 없는 단체를 왜 계속 지원해 주어야하는가이다. 변화 가능성은 작품의 질 향상 그리고 연출의 도입과도 관련이 있지만 경영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체질 개선과 조직 개편이 필요하다. 기존의 스타일을 버리고 새로운 방식으로 경영 마인드를 갖지 않으면 안 된다. 단원들의 처우와 복지 문제, 몇 십 년 동안 해온 경영 전략에서도 대대적인 손질이 필요하다. 그리고 조직 개편을 통해 단장 한 사람에게 집중되어 있는 분야를 전문적인 영역으로 분리해야 한다. 최근에는 문화예술단체의 경영컨설팅과 관련된 자문과 지원 제도도 활성화되어 있다. 이런 부분에서 도움을 받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4장은 우리나라 서커스의 나아갈 방향과 향후 과제를 제안한다. 우리나라 서커스는 상설공연장 설립, 인력 개발, 서커스인 양성과 처우 개선, 정부와 국가의 타당성 있는 지원, 서커스 기반 시설 확충, 해외 서커스와의 차별화 등 해결 과제가 산적하다. 그 중에서도 서커스 인력을 배출할 수 있는 교육 기관의 필요성, 한국 전통 곡예의 부활, 서커스를 접목한 예술교육의 필요성, 서커스 페스티벌의 개최와 방송을 통한 홍보, 정부의 타당성있는 지원, 국가 이미지 제고와 관광 상품으로의 개발과 같은 과제를 제안한다.
특히 오랜 전통과 역사를 지닌 한국 전통 곡예의 부활이라는 측면에서 좀 더 심도있게 접근하고자 한다. 우리나라 서커스의 역사도 외국처럼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옛날 고구려의 고분 벽화 그리고 가무백희와 남사당놀이의 경우에서 현재 서커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곡예 종목의 부활로 서커스 장면을 구성해보는 방안이 우리나라 서커스의 본질이 아닐까한다.
규모면에서 태양서커스를 따라갈 수는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신이며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다. 과거의 추억에 젖은 서커스를 그리워하는 노년층만이 아닌 젊은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새로운 서커스를 만들어야 한다. 태양서커스를 발전시킨 원동력이 된 새로운 발상과 함께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의 추구 그리고 위험을 감수하는 과감한 투자 전략과 같은 것이 필요하며, 그들과는 다른 차원에서 한국 고유의 서커스를 개발해야한다.
따라서 우리나라 전통의 곡예를 고증을 통해 복원하고 현대에 걸맞게 변형시켜보는 방안이 필요하다. 한국의 서커스는 버라이어티, 연극, 쇼, 국악, 마술 등 예술의 여러 장르를 아우를 수 있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모색하면서 우리나라 고유의 서커스 전통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결론 부분인 5장에서는 태양서커스의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 서커스의 미래를 가늠해본다. 태양서커스의 성과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후속 세대와 해당 장르에 미치는 영향이다. 이들을 본보기로 제2․제3의 서커스단체가 탄생하고 해당 장르의 붐이 일어나면서 고용 창출, 수입 증대, 지역 성장으로 이어진다. 더 나아가 국가와 도시의 이미지 그리고 브랜드를 구축함으로 인해 예술은 물론 산업적 성과까지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서커스는 예술적 완성도는 물론 경제적 효과에 있어서도 많은 아쉬움을 낳고 있다. 성공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 서커스의 과제와 대안을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