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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과제 상세정보

한국 근대문학과 과학의 관련 양상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공동연구지원사업
연구과제번호 2011-32A-A00091
선정년도 2011 년
연구기간 3 년 (2011년 05월 01일 ~ 2014년 04월 30일)
연구책임자 황종연
연구수행기관 동국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공동연구원 현황 한민주(서강대학교)
이철호(동국대학교)
차승기(성공회대학교)
이수형(서울대학교)
허병식(동국대학교)
정종현(동국대학교)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근대에 이르러 과학기술에 대한 지지는 전지구적으로 보편적인 현상이 되었으며 한국 사회에서 실상 과학만큼 크나큰 신뢰를 얻고 있는 학문도 없음은 명백한 사실이다. 과학은 근대 한국인이 서양에서 발견한 우월한 힘의 핵심이었으며, 과학적 지식의 보급과 개발은 사회 발전의 기본 동력으로 간주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급속한 근대화를 가능하게 했던 한국인의 과학에 대한 인식 및 신념에 대한 연구는 지금까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 출발하는 본 연구는 첫째, 근대 이후 형성되어온 한국인의 과학 인식을 규명하는 기틀을 마련하고자 한다. 본 연구가 검토하고자 하는 대상은 한국인 일반이 간직하고 있는 과학주의적 신념과 관련된 일련의 문화적 현상이다. 이를 위해 우선 전방위적인 자료 수집을 통해 과학기술의 도입과 그 정착 과정을 추적하고, 근대 과학의 수용에 따른 반응과 태도로부터 과학 인식의 총체상을 확보하며, 한국인의 과학에 관한 보편적인 인식의 기원을 재구성해 나갈 것이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한국의 근대를 관통하고 있는 과학주의에 대한 반성적 성찰의 기반을 제시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둘째, 한국의 근대 과학기술사 연구와 근대 문화 연구의 접목을 통한 ‘한국 근대 과학문화사 연구’라는 새로운 연구 분과의 창설을 도모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각종 매체에 재현되어 있는 과학기술의 상과 그에 대한 대중의 문화적 반응을 탐구하는 학제적 접근을 시도할 것이다. 과학이 한국인의 육체와 감각, 정신과 감정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쳤으며, 어떠한 근대적 인식과 경험을 가능하게 했는지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연구 대상을 문헌 기록 뿐 아니라 각종 미디어에 재현된 과학의 이미지들로 전폭적으로 확대시킬 것이다. 이러한 본 연구팀의 관점은 근대 과학기술사 연구의 대상과 방법론을 인문학적 학문 체계와 접목시켜 확장하는 것이다.

    셋째, 과학 및 과학주의에 대한 문학적 전유 양상을 탐색하고 축적하고자 한다. 기존의 한국문학 연구는 과학 및 과학적 지식을 문학을 포함한 예술의 대립항으로 간주하거나, 과학을 어디까지나 문학을 이해하기 위한 보조적인 수단으로 간주해 왔다. 그러나 이는 문학 텍스트를 통한 광범위한 실증과 해석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에 기인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 주제를 중심으로 근대 문학 텍스트들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자 한다. 근대 문학텍스트에 드러난 신학문 및 신기술 등 당대에 ‘과학적인 것’으로 간주되었던 지식이 참조되고 재현되는 양상을 검토하며, 과학자와 실험실 및 전기를 비롯한 당대 과학기술에 대한 다양한 문학적 표상들을 탐색하여 그 결과물을 축적해 나갈 것이다. 이를 통해 근대문학 내부에서 작동하고 있는 과학적 합리주의의 전모를 확인하고 규명하는 작업이 가능할 것이다.

    넷째, 한국 근대문학의 형식에 기여한 과학적 방법의 계보학적 검토를 시도하고자 한다. 한국의 근대문학은 과학의 이상과 신화에 정면으로 반대했다기보다 오히려 그것의 권위에 힘입어 발전, 성립되어 온 측면이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기존의 이분법적 신화에 가려져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통해 과학을 모델로 하여 문학의 보편타당한 형식을 정립하고자 했던 다양한 시도들을 탐색할 것이다. 이로써 한국 근대문학이 과학화를 열망해 왔던 역사적 내력이 재구성되리라 기대된다. 이러한 연구의 성과는 궁극적으로 한국의 근대성 형성 과정에서 근대 문학과 근대 과학이 배타적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했던 역사적 과정을 확인하게 해 줄 것이다.
    본 연구팀은 이와 같이 근대문학과 과학의 연관성을 심층적으로 검토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한국 근대 과학문화사를 재인식하고 근대 문학과 과학간의 상호 관련성을 탐구하는 창의적 지반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기대효과
  • 본 연구팀은 ‘한국 근대 문학과 과학의 관련 양상’이라는 과제 수행을 통해 크게 다섯 가지 관점에서 학계 및 일반사회에 공헌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첫째, 과학 분야와 문학․문화 연구 분야를 통합하는 학제 간 연구를 통해 한국의 근대에 대한 학문적 고찰과 해명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할 것이다. 단순히 과학과 관련된 문학 혹은 문화 연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학과 과학의 담론에 대한 실증적이며 문화사적인 연구를 비롯하여 과학기술사 연구 분야에 문학․문화 연구 내지는 표상 연구 등의 다양한 연구방법론을 도입함으로써 문제의식의 심화와 확장을 도모할 것이다. 이러한 한국 근현대 과학기술사에 관한 새로운 연구 방법론의 도입은 궁극적으로 ‘한국 근대과학문화사 연구’라는 새로운 연구 영역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과학 개념의 기원을 규명하는 인문학적 연구의 시도는 기존에 시도되지 않았던 터, 문학 연구 분야에 있어서 근대성 해명을 위한 새로운 문제의식과 방법론의 도입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과학주의에 대한 다양한 문화적 반응을 검토함으로써 오늘날 과학주의의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 그리고 과학의 궁극적인 역할에 대해 아울러 성찰하는 작업들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를 통한 연구 결과물은 이후에 단행본 출간을 통해 집대성될 것이며 이는 해당 분야에 대한 학계 연구자 및 일반인들의 접근을 보다 쉽게 할 것이다.
    셋째, 본 연구팀은 과제 수행과 관련하여 학제간의 보다 폭넓은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주제의식을 확장하고 심화하여 세미나, 콜로키움, 학술대회 등을 지속적으로 개최해 나갈 것이다. 이러한 학술적인 연구 모임들은 본 연구팀이 개발한 연구 방법론을 바탕으로 이에 동의하거나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연구 성과의 심화와 확대에 기여하는 각 분과 연구자들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도록 해 줄 것이다. 본 연구팀이 발굴한 연구 자료 및 주제에 대해 공유하고 논쟁하는 학문적 장을 통해 개별 학문 분과를 넘어서 학제간 연구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본 연구팀의 연구 성과는 한국문학, 과학 등 관련 연구 분과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연구를 수행할 참여연구원들은 현재 근대 문학 연구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 활동을 벌이고 있는 연구자들이다. 이들은 본 과제를 수행해나가면서 자신의 학문 분과의 주제를 더욱 심화․확대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본 연구팀에 참여하는 박사과정 연구보조원들은 연구보조원이라는 직책을 수행하면서도 그 이상으로 이 연구의 문제의식을 이어받아 지속적인 연구를 진행하는 데 일익을 담당할 것이다. 또한, 본 연구팀에서 진행할 세미나, 콜로키움 등에 참여하는 젊은 연구자들과 대학원생들은 본 연구의 자료 축적과 문제 제기를 이어받아 더욱 생산적인 연구가 가능할 것이다.
    다섯째, 본 연구팀의 연구 성과는 단순히 한정된 전문 인력 양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연구 성과물을 학부 교양과정 및 대학원 교과과정에 추가 설치하여 교육할 것이다. 학부의 교양과정에 개설되어 있는 <문화로서의 과학>, <과학소설과 과학성> 등 관련 강의에 반영하고, 2012년부터 자연과학도와 인문학도들의 학제적 관심을 구체화한 통섭강의 <과학적 상상력과 문학적 상상력>, <인문학으로 바라본 한국 근대의 과학>(가칭)을 개설할 것이다. 또한 한국 근대문학 연구의 다양화와 학문 후속세대 양성을 위해 2012년부터 대학원 교과과정에 <근대 한국의 문학과 과학의 문화사적 연구>(가칭) 강좌를 개설하여 교육하고자 한다. 이러한 강좌의 개설은 과학과 문학에 관한 기존의 일반적인 인식을 극복하고 한국 근대 과학과 문학에 관한 차별화된 시각을 확보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 연구요약
  • 본 연구는 식민지시기 한국의 근대문학과 문화에 재현된 과학 또는 과학주의의 표상들을 검토하여 근대성을 구성한 핵심적인 동력으로서의 과학 및 그것이 성립시킨 합리주의와 반합리주의의 전통, 이른바 과학주의의 공통감각을 재구성하고 규명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의 시도는 오늘날의 분과학문 체제에 입각한 학문 연구 전통에 의한 과학기술사 연구의 제한적 시각을 극복하기 위한 독창적 방법이며, 모더니티가 제공하는 문화적 충격에 대한 공통적인 체험의 일환으로서 과학과 문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연구의 효율성을 위해 본 연구팀은 크게 3개의 테마, 3개의 연구 분과로 나누어 연구를 시행하고자 한다. 제1과제는 <과학문화사>라는 테마이다. 연구 1분과에서는 근대 초창기 조선의 지식인들이 참조했던 일본과 중국의 지식담론에서 이루어진 과학에 관한 논의를 확인하고 당시 유학생 잡지 및 각종 매스미디어에 게재되고 있었던 과학 관련 기사와 논설, “과학의 이미지들(science images)”을 통해 과학 개념의 번안과 이식의 과정을 재구성할 것이다. 또한 경성고등공업학교 및 경성제대 이공학부의 설치와 운영을 둘러싸고 전개된 논의를 검토하여 과학기술의 개념이 총독부의 관료 시스템 및 학제 내부에서 확고부동한 권위와 위상을 확립해간 역사적 사정을 재구성할 것이다.
    제2과제는 <과학의 문학화>라는 테마이다. 연구 2분과에서는 문학과 과학을 근대학문의 별개 분과영역으로 간주하는 관례에서 벗어나 문학과 과학이 상호 융합하는 역사적 과정의 구체적 양상을 탐구하고자 한다. 따라서 과학과 과학주의가 근대적 인간이해의 방편으로 확정되는 ‘과학의 문학화’ 양상을 다방면으로 수집․정리하여 검토한다. 이를 위해 과학에 기반한 지식 및 세계 이해를 역설했던 신소설과 번안소설을 중심으로 과학과 관련된 다양한 문화적 표상을 검토함으로써 근대 한국에서 이루어진 합리주의적 사유 방식의 한 기원을 중점적으로 해명할 것이다. 과학적 지식과 실천을 근대적 인간이해의 중요한 방식으로 여기는 ‘과학의 문학화’ 측면은 이광수 문학에 재현된 사회진화론과 우생학적 인간이해, 이광수, 김동인 소설에 나타난 과학자의 표상, 농민, 노동자 등 사회주의 이념의 소설적 육화, 병리학적 공포의 문학적 재현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을 것이다. 또한 식민지시기의 신문․잡지의 기사 및 문학작품에 재현되어 있는 과학주의 및 유사과학의 다종다양한 표상을 수집․검토하고 그 이데올로기적 함의를 해명할 것이다.
    제3과제는 <문학의 과학화>라는 테마이다. 연구 3분과에서는 문학이 근대성을 심미적으로 인준하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보편적 지식체계로 합리화하고자 했던 ‘문학의 과학화’를 고찰할 것이다. 이를 위해 근대문학 개념의 정립, 자연주의 문학의 결정론적 인간 이해, 과학적 사회주의라는 헤게모니 확립을 통한 창작모델과 방법론의 예시, 자율적 유기체로서의 문학론의 정립과 전치과정, 경성제국대학의 문학연구 방법론과 문학사 서술 등을 통시적으로 검토하여, 과학에 도달하려 했던 문학에 대한 역사적인 고찰을 수행할 것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현재에는 과학과 확고하게 분별되는 영역으로 간주되는 ‘문학’이 담론체계에 따라 성립, 재편되어 가는 과정을 살펴보고 그것이 학지(學知) 내지는 학예(學藝)로서 정착된 과정을 추적하고자 한다. 나아가 과학, 과학주의, 과학적 지식, 과학적 방법론 그리고 그 일환으로서의 문학이 당시 세계 질서 내부에서 확산․정착되었던 사정과 관련하여 과학과 문학이 제국주의․자본주의․민족주의 등과 불가분의 유산이라는 것을 해명해 나갈 것이다.
  • 한글키워드
  • 계몽,계보학,과학기술사,과학사,위생학,이미지 과학,자연주의,합리주의,학제간 연구,풍속,천문학,지리학,주지주의,제국주의,전쟁,전기,기술자,기술관료,근대화,근대성,과학주의의 서사화,과학주의,과학적 이성,과학자,과학의 문학화,우생학,아카데미즘,실험실,식민주의,사회진화론,병리학,반과학주의,문화연구,문화,문학의 과학화,문학,문학,도상학,자연주의,유물론,과학소설,과학기술자,과학 이미지,과학
  • 영문키워드
  • image of sciences,laboratory,image science,interdisciplinary studies,literature,iconology,history of science,genealogy,enlightenment,electric,culture,cultural studies,astronomy,anti-scientism,academism,a scientific technician,scientist,scientism,scientific reason,science fiction,science,rationalism,naturalism,naturalism,modernization,turning science into literariness,the theory of social evolution,technocrat,technique,technician,scientized literture,materialism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본 연구는 식민지시기 한국의 근대문학과 문화에 재현된 과학 또는 과학주의의 표상들을 검토하여 근대성을 구성한 핵심적인 동력으로서의 과학 및 그것이 성립시킨 합리주의와 반합리주의의 전통, 이른바 과학주의의 공통감각을 재구성하고 규명하는 작업이다. 이러한 연구의 시도는 오늘날의 분과학문 체제에 입각한 학문 연구 전통에 의한 과학기술사 연구의 제한적 시각을 극복하기 위한 독창적 방법이며, 모더니티가 제공하는 문화적 충격에 대한 공통적인 체험의 일환으로서 과학과 문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연구의 효율성을 위해 본 연구팀은 크게 3개의 테마로 나누어 연구를 진행하였다. 제1과제는 <과학문화사>라는 테마로 과학 개념의 번안과 이식의 과정을 추적하였으며, 과학기술의 개념이 총독부의 관료 시스템 및 학제 내부에서 확고부동한 권위와 위상을 확립해간 역사적 사정을 재구성하였다. 제2과제는 <과학의 문학화>라는 테마로 문학과 과학을 근대학문의 별개 분과영역으로 간주하는 관례에서 벗어나 문학과 과학이 상호 융합하는 역사적 과정의 구체적 양상을 탐구하였다. 과학과 과학주의가 근대적 인간이해의 방편으로 확정되는 ‘과학의 문학화’ 양상을 다방면으로 검토하였다. 제3과제는 <문학의 과학화>라는 테마로 문학이 근대성을 심미적으로 인준하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보편적 지식체계로 합리화하고자 했던 ‘문학의 과학화’를 고찰하였다. 이를 통해 과학에 도달하려 했던 문학에 대한 역사적인 고찰을 수행하였다.

    본 연구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현재에는 과학과 확고하게 분별되는 영역으로 간주되는 ‘문학’이 담론체계에 따라 성립, 재편되어 가는 과정을 살펴보고 그것이 학지(學知) 내지는 학예(學藝)로서 정착된 과정을 추적하였다. 나아가 과학, 과학주의, 과학적 지식, 과학적 방법론 그리고 그 일환으로서의 문학이 당시 세계 질서 내부에서 확산․정착되었던 사정과 관련하여 과학과 문학이 제국주의․자본주의․민족주의 등과 불가분의 유산이라는 것을 해명하였다.



    1년차 연구

    연구책임자 황종연은 이광수가 1910년대에 이룩한 지적, 문학적 혁신이 자연과 인간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의 과학주의적 전회(轉回)의 성격을 적지 않게 가지고 있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다윈과 헤켈의 진화론이 이광수에게 미친 영향에 주목하면서 탈마법화된 세계의 표상이라는 측면에서 이광수 소설의 독해를 도모하고 문학이 과학에 대해 양가적으로 관계하는 최초의 순간을 적시한다.

    공동연구원 서희원은 진보사관을 기반으로 하는 정치적 기획이라는 구도 속에서 이광수의 과학 숭상의 특징을 묘사했다. 그러면서 이광수가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추구한 지식과 규율의 중심에 경제학이 자리잡고 있음을 부각시켰다.

    공동연구원 이수형은 문학비평의 용어와 함께 과학의 용어를 택함으로써 가능한 이광수 소설의 새로운 읽기를 시도했다. 1910년대에 부상한 정 또는 감정에 대한 담론이 심리학적, 신경학적 지식에 의존한 정황을 파악한 바탕 위에서 초기 이광수 소설에 서술된 강렬한 감정 체험의 신경병적 증상을 포착하고 젠더화된, 도덕화된 감정 이해 방식을 점검했다.

    공동연구원 이철호가 주목한 이광수는 베르그송적, 제임스적 시간심리학의 생도로서의 이광수이다. 한국문학에서 ‘의식의 흐름’은 1930년대 모더니즘 소설과 함께 출현한 기법이라는 통설에 맞서서 그것이 『무정』 중 형식의 자아 각성 장면에서 시작하여 에피파니적 의식의 문학적 묘사들을 따라 성장했으며 이상에 이르러 일종의 패러디적 비틀림을 보았다고 주장했다.

    공동연구원 정종현은 단군론으로부터 논의를 시작하여 그것을 식민지시대 조선학의 본질, 즉 보편의 관념에 근거한 조선 인식의 한 예시로 읽으면서 조선학의 맥락에서 과학이란 조선인의 역사적 경험을 보편화하는 담론 체계의 다른 이름이었음을 밝혔다. 조선학을 유형화하는 종래의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며 한국사연구에서의 실증주의적 방법과 마르크스주의적 방법을 대립시키는 통설에 대해서도 재고할 것을 요청했다.

    공동연구원 차승기는 리얼리티의 추구라는 목적 때문에 “과학성의 실현”이 문학의 과제가 된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여 마르크스주의와 모더니즘이 과학적 인식이라는 점에서 어떻게 상통했는가를 설명했다. 또한 1930년대 후반 갈수록 공고화되는 파시즘 체제 하에서 과학이 인식을 향한 충동을 상실하고 기술공학적 이성으로 한정된 경위를 서술했다. 해당 연구는 식민지시대를 거치는 동안 과학이 해방의 수단에서 압제의 수단으로 전화되었다는 과학사의 서사를 함축하고 있다.

    박사급 연구원 한민주는 과학과 문화, 기술과 규율의 관계에 대해 젠더를 매개로 사유하도록 유도한다. 이른바 총후여성의 생산을 목표한 담론들 속에서 과학적 지식, 기술, 태도가 인유되는 양상을 검토하는 가운데 전시 “과학 동원”의 중심에 대용품 개발 사업이 있었음을 확인하고 총후여성의 생산 자체가 대용품공학의 일종이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또한 다른 연구물에서는 ‘인조인간’(로봇) 담론을 통해 1920~30년대에 로봇이 문학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었는가를 사회적 맥락 속에서 짚어보고 그 역사적 의미를 탐구하였다. 이는 당시 유행담론이었던 ‘상호부조(相互扶助)’론과 ‘테크노크라시(technocracy)’ 담론과의 연계성 속에서 살펴졌다.

    이상 1차년도 연구 참여자들의 연구 성과와 본 연구팀이 주최한 제1차 <한국근대문학과 과학> 학술대회 참여 학자들의 논문을 포함하여 총 14편의 연구물이 담긴 총서 1권 『문학과 과학Ⅰ―자연․문명․전쟁』을 발간하였다.



    2년차 연구

    연구책임자 황종연은 『사랑과 죄』라는 ‘노블형 조선어 소설’을 통해 문학적으로 구현한 식민지 아나키즘 또는 반식민사상의 풍요로운 형상을 확인했다. 진화론과 자연주의를 통해 탈신비화, 세속화의 근대적 세계인식을 길렀던 염상섭에게 보다 결정적인 것은 아나키스트 슈티르너의 자아주의였다. 이 자아관이 투영된 『사랑과 죄』에서 사회주의 정신의 연대, 인텔리겐치아들 간의 국제적인 협력, 생득적 조건의 필연성을 거부하고 자기 내면의 명령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청년들의 저항 등을 발견한다.

    공동연구원 서희원은 병리학적 지식이 한국소설의 주요 원천이었다고 파악하며 『탁류』의 서사를 지배하는 몰락의 논리의 중심에 작중인물들이 공통으로 앓고 있는 매독 같은 질병이 자리 잡고 있음을 강조했다.

    공동연구원 이수형은 성에 대한 병리학적 담론이 권위를 가졌던 지적 상황 속에 김동인 소설을 배치하고 그 작중인물에게 나타나는 성적 상상의 히스테리적 구조를 밝혀냄으로써 신경(nerves)과 서사(narratives)의 내통(內通)이 한국 근대소설 독해의 유용한 코드임을 증명했다.

    공동연구원 이철호는 과학적 지식의 도입에 따라 미신으로 간주된 샤머니즘이 신소설 이후 한국소설에 다시 출현한 사태에 관심을 기울였다. 이해조의 경우 계몽 이성의 자기철회에 따른 억압된 것의 귀환, 김동리의 경우 서구 근대성의 초극을 위한 기획이라는 의미를 띠는 그 사태는 과학의 타자로서의 샤머니즘이 한국인의 상상 세계에서 차지하는 특별한 위치를 상기시킨다. 한국 근대문학이 과학과 비과학 사이의 모호한 지대를 거처로 삼았다고 한다면 이것은 이기영 소설의 지적 기반에 대한 정확한 묘사이다.

    공동연구원 정종현은 농학자 우장춘이 제국 일본 및 해방 이후 한국 양쪽의 국가 권력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음을 지적하면서 우장춘의 생애를 애국애족의 한국인 서사 하나에 복속시키려는 시도에 이의를 제기한다. 우장춘 우상화의 여러 사례에 대한 검토를 통해 확인하고 있는 것은 내셔널리즘이든, 인터내셔널리즘이든 국민국가의 요구에 따르는 정치적 상상력이 과학자의 이미지 산출의 핵심 인자가 되어 있는 한국적 상황이다.

    공동연구원 차승기는 일본의 신흥재벌 니혼질소가 식민지 정부와의 협업 구조 속에서 사실상 창출한 도시 흥남과 그곳 특유의 요새화한 공장의 세계에 주목하고 아울러 그 세계가 일본의 패전 후 북한과 일본에서 존속된 양상을 검토했다. 일본 제국의 붕괴 이전과 이후에 발표된 이북명의 흥남 배경 단편들은 그곳에 성립된 기술-자본-국가의 삼위일체 체제하의 삶에 대한 통찰의 단서를 제공한다.

    공동연구원 허병식은 서양 과학이 한국 근대문학에 미친 영향의 예로 객관주의를 들고 넓은 범위의 작가들에게서 그것을 둘러싼 상반된 태도―오늘날의 과학철학에 따르면 극복할 필요가 있는 오해―를 검출했다.

    박사급 연구원 한민주는 일제시대 어린이 대상 과학교육 기법을 연구 주제로 삼아 대중적 과학 이미지 생산의 주요 영역에서 과학이 그 자체의 권위를 위해 마술을 발명하는 동시에 퇴치하는 양상을 분석했다. 또한 과학적으로 사고하고 공작하는 아동 지능의 육성이 제국의 유토피아적 환상에 복무하는 인간 주체의 생산과 결부되어 있음을 입증했다.

    이상 2차년도 연구 참여자들의 연구 성과와 본 연구팀이 주최한 제2차 <한국근대문학과 과학> 학술대회 참여 학자들의 논문을 포함하여 총 14편의 연구물이 담긴 총서 2권 『문학과 과학 Ⅱ―인종․마술․국가』을 발간하였다.

    더불어 당초 계획한대로 본 연구팀 보조연구원 1인이 해당 연구와 관련하여 「근대 한국의 과학과 문학 개념 형성과정 연구」라는 주제로 박사논문을 집필, 완성하였다.



    3년차 연구

    공동연구원 이수형은 1930년대 소비문화에 대한 연구를 통해 소비의 젠더적 성격과 탈민족적, 탈국가적 성격에 주목했다. 당대의 소비는 식민지의 사회경제적 조건이라는 물적 토대에 주목할 경우 왜곡된 성격을 드러낸다. 그러나 경제적 측면이 아닌 문화적 측면에서 접근할 때, 소비는 단지 구매력의 문제만이 아니라 감성, 곧 상상적 쾌락주의의 문제로, 소비는 취향을 통해 자아를 표현하는 감성 문화의 핵심으로 평가됨을 밝히고 있다.

    박사급 연구원 한민주는 식민지 통계 자체가 재현하고 있는 식민지상과 그 상에 대한 피식민자들의 전유 방식을 검토함으로써 ‘식민지 통계’에 대한 해석적 접근을 시도했다. 해방 전후 인구조사와 통치 과정 속에서 ‘유령인구’가 발생하고 계승되는 도정을 따라가며 근대 식민지 통계와 문학의 정치성을 고찰했다.

    이 외 연구책임자 및 공동연구원들의 논문 6편이 투고 및 심사 진행 중이다. 더불어 3차년도 연구 참여자들의 연구 성과와 본 연구팀이 주최한 제3차 <한국근대 문학과 과학> 학술대회 참여 학자들의 연구물이 담긴 총서 3권 『문학과 과학 Ⅲ -인간, 정신, 우주』(가제)가 발간 예정이다.
  • 영문
  • This research aims to elucidate what modern sciences paired with a naive progressivism have brought about by focusing on sundry representations in the literature and culture of the colonial period of modern Korea which, as the most powerful idolatry in modern world, scientific ideology has given rise to. Given the withering tendency in the field of science-technology that is all the more recoiling from the reaction of the stubborn tradition, such an attempt we dared in this work is worth being called originary and new for it can provide us with buffers against the shock caused by modernity.
    We divided into three teams according to subthemes in order to proceed our investigation more efficiently. The first team with the title of “cultural history of science” is tasked to follow the process of transmission and translation of the concept of science and to reconstruct the history in which it has gained the almost absolute authority enjoying support from the bureaucratic system of the Japanese Government-General of Korea. . Another task the second team takes is, under the title of “culturalisation of science,” to examine concrete realities of the history where literature and science are intermingled. The last team, by contrast, has as their mission to take account of “scientification of literature,” by singling out the struggle literature showed to become another science.
    The divergent efforts conducted by all three teams, however, converge on an end that is to write another history of literature, history that (the study of) literature tended to become a Wissenschaft. In doing so, we show the conspiratorial relation of scientific ideology represented in literature with imperialism, nationalism, and capitalism.

    Report on the first year
    Hwang Jongyon, director of all three teams, demonstrates that the revolutionary achievements LeeGwangsu represented during 1910s are to a great extent indebted to the scientific turn of that time. Paying attention to the influence of the thoughts of Darwin and Haeckel on LeeGwangsu’s works he points out the moment at which in their ambivalent relation to science they can be read as manifestation of the disenchanted world.
    Suh Heewon describes the characteristics of pursuit of scientific knowledge leeGwangsu’s works reveal in terms of the progressive perspective on history. Furthermore, he singles out the economic motivations that lie at the center of LeeGwangsu’s project.
    Yi Soohyung attempts to reread LeeGwangsu’s works by juxtaposing the scientific terms with literary ones. In his view, LeeGwangsu took the cue from the discourses on affection and sentiments that surfaced in 1910.
    Lee Chulho, from quite different angle than Suh Heewon and Yi Soohyung, finds another facet of LeeGwangsu in his works that hint that he may have well known the meaning of psychological studies on time Henri Bergson and William James respectively launched. Against the settled interpretation on the crucial aspect inLeeGwangsu’s writing influenced by the “stream of consciousness” of western modernism Lee Chulho sets another link up, a link that finds itself in the philosophical discourses of early twentieth century.
    Finding the point of departure in the legends of Dangun, Jeong Jonghyun claims that in the context of Joseon Studies the concept of science was nothing other than a synecdoche of all struggles to render the historical experiences of the people in Chosun dynasty universalizable, if not universal. In line with such a remapping of the discourses, he asserts the deficiencies of the way of understanding Korean history that tends to highlight contrast between positivistic perspective and Marxist one.
    Cha Seungki takes note of the common ground that modernism and Marxism share, that is, that both search for reality, which is vulnerable to invasion of strict methods of science. It should be stated here that Cha Seungki offers a plausible account of the process that, due to fascistic movement, yearning for scientific knowledge fell prey to the instrumental use of reason. His research tellingly confirms the truism that science is Janus-faced.
    Han Minju leads us to think the complicated relation between science and culture, between technology and discipline, in term of gender. Sundries of discourse that targeted at production of women as backup sources for war are interpreted as an industry of supplementation. She believes that there must be some linkage between the theory of “mutual aid,” which belong to fashionable discourses of the period, and the conception of “technocracy.”
    We have published a book, “Literature and Science: Nature, Civilization, War,” in which all of these studies are included along with some other articles written by those who participated in the conference we held.

    Report on the second year
    Hwang Jongyon gives a full detail of the figures in a novel-like work “Love and Sin,” figures that dramatize the colonial anarchism or anticolonialism. What he finds as a crucial point in Yom Sangsob who trained himself by virtue of Darwinism and naturalism in order to adjust to secularized world, is the egoism of Max Stirner. The key problem in “Love and Sin,” according to him, hinges on how to find the resistance of youth who only obey the voice of his own inwardness defying socialist solidarity, international cooperation, and inevitable restriction of physical reality.
    Suh Heewon tries to lay bare the fact that pathological knowledge lies at the root of modern Korean novels illustrating the falling associated with syphilis in “탁류.”
    Yi Soohyung, relying on the presupposition of the supremacy of pathological knowledge about sex, renders the interdependence between ‘nerve’ and ‘narrative’ useful to read modern Korean novels.
    That shamanism, once considered a mere superstition, reemerged after the birth of new novel, draws attention from Lee Chulho. As seen in terms of return of the suppressed in the case of Lee Haejo, and in terms of overcoming Occidental modernity in Kim Dongni, he emphasizes, shamanism as the Other of scientific worldview has been taking a privileged status in the imaginary of Korean people.
    Jeong Jonghyun raises an objection against the attempts to attribute the achievements of U Jang-chun , a doctor of agriculture, to patriotism, for U Jang-chun was in point of fact deeply involved with both Japanese imperialists and overlords of newly liberated Korea. In his assertions it is implied that idolatrizing of great scientists cannot but foster political hegemony.
    A newly rising tycoon of Japan, the Nippon Nitrogen Fertilizer Co. Ltd, comes to the fore in what Cha Seungki’s research has conducted. He argues that the Nippon Nitrogen Fertilizer Co. Ltd could establish itself in cooperation with colonial government. As an epiphenomenon of it, the city Heungnam was founded as a proper city with being equipped with fortress-like factories. Some short stories of Lee Buk-myeong , which are published before and after of defeat of Japan, according to Cha Seungki, offer some thread to reconsider the trinity of technology-capitalism-state.
    It is objectivism, Huh byungshik claims, that Western science has transplanted in modern Korean literature. We are not in ignorance of its aftermath. He goes on to say that it is necessary to eliminate the remnants of that old-fashioned prejudice if we take into account the development of philosophy of science.
    Han Minju analyzes the protocol of teaching science in elementary schools of the period of Japanese imperialism. She pinpoints the equivocal function of science education to set in motion the fashion of vulgar scientific application, that is, magic, and to oppress it by means of propagandizing of scientific spirit. Teaching science, she asserts, contributed to producing subject who are hardly dubious of illusion given by state.
    We published a second volume with title “Literature and Science: Race, Magic, State” which consists of 14 articles. On the top of that, as planned from the very beginning, one of the assistant researcher has completed his own dissertation by virtue of this project.

    Report on third year
    Yi Soohyung gives attention to the culture of consumption in 1930. What he sees in the culture is the postcolonial aspect of consuming. He argues that, apart from the materialistic perspective, consumption culture is relevant to the problematic of taste.
    By reexamining the statistical practice of Japanese government Han Minju reveals the way of appropriation it uses. This works should be considered a building block for further research with respect to the political implication of statistics.
    6 articles of our teams, including one of the director, are waiting for the verdict of the reviewers. We also expect to see the publication of the third volume of our research, with a tentative title “Literature and Science: Man, Spirit, Universe.”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연구는 한국의 근대문화와 ‘과학’의 연관성을 심층적으로 검토함으로써 근대성을 추동한 ‘과학’이라는 인식체계의 의미를 재정립하고, 한국 근대문학이 과학주의와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하며 역사적으로 형성되어 간 과정을 재구성하려 하였다.
    연구책임자인 황종연은 한국근대소설에 나타난 과학과 계몽에 주목했다. 1910년대 이광수는 당시 조선의 청년 엘리트에게 서양 근대과학이 가한 충격이 얼마나 심대했던가를 명확하게 예증하며 『개척자』와 『무정』에서 뉴튼적, 다윈적 세계를 배경으로 인간 현실을 묘사한다. 염상섭은 계몽되고 자발적이며 창조적인 주체성의 가능성에 관심을 기울였다. 『사랑과 죄』에서는 과학의 힘에 대한 계몽사상적 믿음과 함께 자연주의적 인간관을 포함하고 있다.
    박사급연구원인 한민주는 전쟁과 여성, 어린이의 과학교육, 통계를 주목하였다. 총력전 시기에 조선 여성들에게 형성되었던 과학담론은 대용품공학산업의 생산자이자 소비자로서 기능하게 하였고 사유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한편 근대 아동 과학의 대중화 방식에는 마술이 활용되었고 어린이 과학교육은 집단의 이념을 투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식민지 통계는 제국이 식민지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가를 드러내 줄 수 있는데 특히 ‘유령인구’라는 통계의 모순성을 통해 근대 식민지 통계와 문학의 정치성을 발견할 수 있다.
    공동연구원인 이수형은 감정, 정신, 모더니즘을 주목했다. 1920년대 이광수가 주창한 마음의 개조는 감정의 개조이며 이는 감정을 억압하거나 습관을 매개로 몸과 감정을 훈육하는 방식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김동인은 성과 관련된 심리와 히스테리를 깊이 파고들어 근대의 전형적인 성적 상상을 거의 완성된 상태로 제시하였다. 한편 1930년대 모더니스트들에게 새롭게 문제된 것은 신경 자극의 급증이었으며 이는 소비문화 및 광고와 밀접하게 관련된다는 점에서 현대인의 정신생활을 특징짓는 핵심 요소였다.
    공동연구원인 차승기는 근대문학에서 과학적 인식의 전회와 기업도시인 흥남을 통해 기술과 자본에 대해 고찰하였다. 근대문학에서 과학의 지위와 성격은 ‘과학적 세계관’에서 ‘과학적 방법’으로, 그 다음엔 ‘기술적 이해’로 전환되어 갔다. 한편 흥남은 자본의 영토와 국가의 영토가 하나의 신체위에 덧씌워진 자본-국가 콤비나트에 의해 창조되고 장악되었는데, 이를 통해 식민지/제국 체제의 일단을 확인할 수 있다.
    공동연구원인 정종현은 조선학 및 과학(자)를 주목했다. 식민지 시기 단군과 조선학 논의는 세계사적 보편과의 관계성을 설정하려는 시도였으며, 자기 안의 보편성을 추출하고 보편을 자임하려는 욕망이 투사된 것이었다. 또한 과학(자)라는 근대 주체는 식민, 제국, 민족의 자기 욕망과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되어 왔지만, 보편 타당한 객관적 지식의 추구자라는 낭만주의적 주체로 이상화되었는데 이는 우장춘 서사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공동연구원인 이철호는 의식의 흐름 및 미신과 과학에 대해 고찰하였다. 의식의 흐름은 한국근대소설에서 심리적 시간들, 의식 심층에 현존하는 다채로운 기억의 잔상들을 드러냈다. 또 김동리의 사유 속에서는 ‘무속=미신=과학’이라는 호몰로지가 얼마든지 성립 가능하며, 『화의 혈』에 등장하는 귀신은 내셔널리즘의 기획 아래 배제되거나 은폐된 주체의 형상이라는 점에서 계몽의 폭력 이면에 존재하는 잉여로 볼 수 있다.
    공동연구원 서희원은 이광수와 채만식의 소설에 나타난 과학적 징후에 대해 고찰했다. 이광수에게 있어 문명과 종교, 민족의 수사를 조직하고, 이를 소통․분배에 적합한 문학의 언어와 서사로 집약하는 데 가장 적합한 명칭은 과학이었다. 한편 채만식의 『탁류』에서 매독은 실제 등장인물의 육체를 파괴하고 아울러 정신까지 훼손하는 근본적인 병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공동연구원 허병식은 한국 근대문학에 나타난 과학의 표상을 주목하였다. 문학과 과학이 관련을 맺는 가장 의미 있는 방식이 과학이 선취한 객관적 방법론을 문학에 도입하는 것이라는 가정은 문학의 묘사와 리얼리즘에 대한 이해에서만이 아니라 문학 속에 나타난 ‘과학’의 표상을 구축하는데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첫째 한국 근대문학에 대한 인식을 정확하게 하고 새롭게 하는 맥락으로서 과학은 좀 더 자주 참조되고 깊이 연구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과학이 수용되고 경험되고 탐구된 역사는 근대문학의 작품, 형식, 장르, 역사에 관한 많은 발견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문학사를 사상사, 학술사, 문화사 등과의 접경을 따라 확대된 판도 속에서 생각하도록 한다. 이로 인해 한국 근대문학을 성립시키고 전개시킨 충동들이 명확하게 기술되고, 풍부하게 해석되고, 더욱 근본적으로 비판될 가망이 생긴다.

    둘째 본 연구는 과학을 지적 원천으로 삼고 있거나 과학기술 경험을 재현한 문학 텍스트와 관련하여 과학이 그 고유의 영역을 넘어 작용하는 양상을 고찰했다. 이것은 과학에 대해 의미 있게 말하는 한 방식이다. 즉 의미와 가치의 생산 및 재생산을 목표로 하는 실천과 제도의 영역, 대범하게 말해서 문화의 영역에 과학을 정치(定置)시켜 말하는 방식이다. 과학을 그 외부와 연관시켜 이해하는 것은 일반화된 과학사의 방법이다. 그러나 한국의 문화가 과학의 실천에 어떤 조건이 되었는가, 과학과 그 결과가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이해되었는가, 과학 지식이 한국인의 지적, 상상적, 도덕적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하는 문제는 여전히 해명을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서양 과학기술의 수용과 변용은 그것을 둘러싼 전지구적 맥락 하에서 한국이 서양 헤게모니에 스스로를 순치시켜 가는 과정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것은 물질 통제의 지적, 기계적 수단들을 강구하는 방식이라는 면에서, 근본적으로는 자연에 대해 인간을 관계시키는 방식이라는 면에서 과학혁명과 산업혁명을 속성하고자 한 과정이었다. 그러나 몇몇의 과학기술자를 각고의 노력으로 성공한 자조적 개인=국민적 영웅으로 선양하고 이들의 노력으로 한국 과학기술의 전통이 형성되었다고 간주하고자 하는 기존 과학기술사의 주된 서술 방식은 그 과정을 성숙한 관점에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것은 과학기술이 한국사회에 초래한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환경적 결과에 대한 엄중한 인식하에서, 한국인의 과학기술 경험 전체에 대한 균형 잡힌 고려 하에서 사유되어야 한다. 특히 서양 과학기술의 발생의 사상적 근원이 되었고 또한 서양 과학기술이 한국으로 전파됨과 동시에 이식된 서양 기원의 관념들―인류중심주의, 물질숭배주의, 제국적 휘브리스, 개인주의 신화 등을 경계하는 자리에서 사유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본 연구는 한국 근대문학을 과학과 관련하여 이해하며, 근현대 한국에서 과학은 무엇이었는가 라는 문제를 설명하고, 이를 위해 한국과학기술에 대한 역사적, 비판적 이해에 유용한 증언, 일화, 관념이 근대문학 텍스트에 얼마나 풍부하게 들어 있는가를 입증해왔다. 본 연구를 통해 제출된 여러 논문 및 단행본은 이 문제를 발전적으로 사유하는 데 있어서 유용한 참조점을 제공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학제적으로 확산․보급하기 위해 본 연구단은 이후에도 논문 투고와 게재, 단행본 간행, 학부 및 대학원 강의 개설, 대중 강좌 개최 등의 다양한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실제로 지속적인 연구 및 후진 양성을 위해 2014학년도 1학기, 2학기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 관련 강좌를 개설했다. 또한 후속 연구로서 정신과 물질, 예술과 기술, 자연과 인공, 문과와 이과의 이분법에서 탈피하고 문학사, 예술사, 과학사, 기술사, 미디어사 등 여러 분야를 종합하는 초분과학문적 관점에서 <현대와 탈현대 문화의 테크놀로지>에 관한 연구를 기획, 진행 중에 있다. 이는 <한국 근대문학과 과학의 관련 양상>의 문제의식과 성과를 발전적으로 계승한 연구에 해당한다. 이 연구는 20세기 한국 문화와 테크놀로지의 연관성을 검토함으로서 문화를 구성하고 추동한 테크놀로지라는 토대 및 수단의 의미를 재정립하고자 한다. 특히 문화생산과 소비에 있어서 중요한 물질적 조건으로 작용한 테크놀로지와의 관계 속에서 20세기 한국문화의 실상을 새롭게 이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연구책임자는 <현대와 탈현대, 문화의 테크놀로지> 연구계획서를 작성하여 관련 연구기관에 연구지원을 제안 중에 있다.
  • 색인어
  • 과학, 문학, 근대, 계몽, 뉴튼, 다윈, 이광수, 염상섭, 채만식, 청년, 인간관, 자연주의, 전쟁, 여성, 산업, 공학, 과학담론, 어린이, 과학교육, 이데올로기, 민족, 제국, 마술, 통계, 인구, 감정, 정신, 정신생활, 모더니스트, 식민지 조선, 성(性), 김동인, 도시, 신경, 심리, 소비문화, 기술, 방법, 자본, 기업, 국가, 과학적 세계관, 과학적 인식, 영토, 조선학, 단군, 보편(성), 과학자, 우장춘, 식민, 주체(성), 의식의 흐름, 무속, 미신, 이성, 내셔널리즘, 종교, 과학적 징후, 병(病), 욕망, 객관성, 과학의 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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