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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말기 조선과 만주의 '농본주의' 관련 소설 연구 -민족/국가주의로의 전유양상을 중심으로
A Study of Korea and Manjuria Novel about 'Physiocracy' in the Latter Term Japanese Col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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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2S1A5A2A01020522
선정년도 2012 년
연구기간 1 년 (2012년 05월 01일 ~ 2013년 04월 30일)
연구책임자 차성연
연구수행기관 경희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일제말기 문학은 암흑기의 문학으로 지칭되곤 했다. 한글 창작이 거의 불가능했고 발표된 작품이 있더라도 친일문학으로 낙인찍혔기 때문에 봉인된 시기로서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이다. 물론 2000년대 이후 신문 잡지 자료의 발굴과 더불어 다수의 문학 작품이 발굴되고 일본어 작품에 대한 연구 또한 병행됨에 따라 일제말기 문학에 대한 연구도 활발해졌다. 이 시기의 문학을 친일/반일, 혹은 저항/협력의 이분법적 구도 아래 재단할 수 없다는 인식론적 재고 또한 이루어졌다. 하지만 아직도 이 시기의 문학에 대한 세밀한 검토는 부족한 형편이다. 본 연구는 ‘농본주의’라는 특화된 주제를 통해 그동안 이 시기의 문학 연구가 간과해온 부분을 지적하고 그 연구의 영역을 풍부하게 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일제말기 문학을 연구하는데 있어 본 연구가 ‘농본주의’에 집중하고자 하는 것은 우선 다른 시기에 비해 작품의 절대적 편수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작품이 농촌/농민문학의 형식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일차적으로 일본 농본주의 사상의 영향 때문이지만 그것만으로 조선 내부뿐만 아니라 만주까지 포괄하여 광범위하게 창작되었던 농촌/농민소설의 심층적 욕망을 해명하기는 힘들다. 제국-식민지의 관계에서 제국의 절대적인 영향력은 물론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지만 그것을 전유하여 언어화하는 주체는 식민지의 지식인으로서 표층적인 문맥 이면에 (무)의식적인 탈식민의 욕망을 투사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농촌/농민소설은 식민지 조선인 주체의 (무)의식적인 탈식민의 욕망이 투사되기에 익숙하고도 적합한 형식이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한민족은 오랜 기간 벼농사에 기반한 농촌공동체를 이루며 생활해왔다. 농업과 농민이 나라의 근본이라는 농본주의 사상은 한민족의 집단무의식 속에 뿌리깊이 내면화되어 있으며 조선시대 유학이나 실학에서도 중요한 사상적 기반이 되었다. 일제 말기에 창작된 농촌/농민소설은 일제강점기에 이루어진 급격한 근대화에서 결락된 민족의 정신적 상흔이 누설한 형식이라 할 수 있다. 이전 시기부터 이어지던 익숙한 형식을 통해 근대화의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 방출해야 했던 잉여적 심리들을 보상받고자 했으며 국가 없는 민족으로서 상상적 공간인 ‘농촌’을 통해 민족적 특수성을 발견하려 했던 것이다.
    농본주의의 사상적 요체는 농업과 농민이 나라의 근본이라는 데 있으므로 태생적으로 민족/국가주의와 관련될 수밖에 없다. 농본주의는 농토가 곧 국토이고 농민이 곧 국민 전체였던 봉건적 왕도정치에 그 기원을 두고 있는데 농촌이 해체되고 농민의 생존이 위협받는 근대화의 과정 중에 농민을 국민으로 호명하기 위한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변용․전유되었다. 이에 따라 농민은 ‘국민’으로 갱생되어야 했으며 ‘농촌’은 상상된 국민국가의 축소판으로 표상되었다. 이처럼 농촌은 민족적 특수성의 공간인 동시에 상상된 국민국가의 축소판으로서 중층화된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특히 1940년대 전반기의 만주를 배경으로 한 농촌/농민소설은 신생의 공간인 만주에 이상화된 농촌공동체를 구현함으로써 근대성의 실현 공간인 ‘국민국가’에 대한 추구를 놓지 않았다. 이는 일본 제국 이외의 다른 국가를 상상하기 힘들었던 일제말기에 ‘만주의 농촌’이라는 공간을 통해 조선인의 국가를 상상하려 했던 식민지 조선인 주체의 탈식민적 욕망의 투사라 할 수 있다.
    일제말기 문학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짐에 따라 당시의 문학이 암흑기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지만 급격하게 파시즘화되어가는 정치상황 하에서도 국민국가에 대한 상상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는 점을 포착하는 데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비록 그 상상이 결과적으로 실패 혹은 착오였음은 오래지 않아 드러났지만 상상의 실재를 확인하고 실제화되는 과정의 굴곡을 이해해야할 필요는 분명하다. 본 연구는 ‘농본주의’라는 특화된 주제를 통해 일제말기 문학에 접근함으로써 그 상상의 실제를 확인하고자 한다. 일제말기 식민지 조선의 주체는 급격한 근대화의 과정 속에서 상처받은 심리를 보상받고자 농촌/농민소설을 창작․향유하는 한편 이를 통해 잃어버린 민족성을 회복하고 현실에서는 실현될 수 없는 국민국가의 상을 모색하고자 했다.
  • 기대효과
  • 시대적 특성으로 인해 친일문학연구에 집중되어 있는 일제말기 문학연구를 ‘농본주의’라는 특정 주제를 통해 접근함으로써 일제말기 문학연구를 초점화할 수 있다. 본 연구는 ‘농본주의’라는 특화된 주제로 텍스트에 대한 내재적 수행적 독해를 행함으로써, 친일/반일, 협력/저항의 이분법에서 벗어나기 힘든 일제말기 문학연구의 방법론적 틀을 새롭게 구성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현재 농촌/농민문학은 낡은 주제로 인식되면서 연구가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다. 본 연구는 농촌/농민문학에 대한 새로운 연구 시각을 제시함으로써 농촌/농민문학의 의미를 재조명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급격한 근대화로 인한 정신적 상흔을 보상하는 잉여적 형식이라든지, 민족적 특수성을 ‘발견’하는 서사구조, 농촌공동체를 통한 국민/국가 구상의 형식이라는 해석은 농촌/농민문학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관련 연구를 촉진시킬 수 있으리라고 본다.
    사회과학 분야에서 진행중인 일본의 농본주의 사상에 관한 연구, 민족/국가주의 및 초국가주의에 관한 이론적인 접근, 동아시아 문명의 기반을 벼농사의 특성에서 찾고자 하는 시도들을 적극 활용하여 ‘농본주의’라는 특화된 주제 아래 통합함으로써 학제간 연구의 한 사례를 제시할 수 있다.
    본 연구는 2000년대 이래 학계의 화두 중 하나였던 ‘만주’ 연구에도 특화된 주제를 통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할 수 있다. 특히 일제 파시즘의 대두로 국책문학, 친일문학 외에 어떠한 창작적 시도도 할 수 없었던 시기에 만주를 배경으로 농촌공동체의 재현을 통한 국민국가 구상을 소설 창작으로 구체화하려했다는 점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만주 관련 소설이 일제말기의 암흑기를 메울 문학사적 의미를 획득하게 되는 것은 그것이 민족수난사를 통한 민족적 저항을 보여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근대성의 실현 공간인 ‘국민국가’에 대한 추구를 놓지 않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일제말기는 일제가 대동아공영권 논리를 통해 그 지배권을 동아시아 전역으로 확장해가던 시기였고 ‘농본주의’ 관련 소설에는 농업과 벼농사 문명을 동아시아 공동의 가치로 활용하려 했던 일제의 기획이 숨어있다. 이는 같은 ‘농본주의’라도 각 민족의 상황에 따라 다른 의미를 함의할 수 있는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 일방적 보편화의 논리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오늘날 논의되는 동아시아적 가치나 동아시아 문화권이 일제말기에 그러했던 것처럼 지나친 보편화나 동일화의 논리로 귀결되는 것은 아닌지 재고하는데 한 참고 자료를 제공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 연구요약
  • 농본주의는 농업을 근간으로 한 봉건적 왕도정치 하에서 국가의 근본사상으로 기능해왔다. 농본주의와 국가주의와의 관계는 거의 상동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상공업의 발달, 도시의 발달을 통한 근대화의 과정에서 농촌은 소외되고 해체되기에 이르렀으며 근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익숙한 것에 안주하고자 하는 심리, 근대화를 따라가기 위해 방출해야 했던 잉여적 심리(안온함, 안정감, 익숙함)에 대한 보상 차원으로 농촌을 보존하고 농본주의를 실현하려는 운동으로 현실화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식민지 시기의 농촌계몽운동이나, 일본의 우익적 농본주의 사상은 그러한 심리적 기제를 통해 설명될 수 있다. 해방 이후 전개된 농촌/농민문학의 흐름이, 도시에서 훼손되고 타락한 내면을 안고 돌아와 ‘농촌’(고향, 어머니)에서 보상받으려는 형식을 띤 것도 같은 맥락에 있는 것이다. 해방 이후의 농촌/농민문학은 이미 국가가 수립되고 돌이킬 수 없는 속도로 근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에서 생산된 것이기 때문에 ‘농촌’ 공간을 훼손되지 않은 순수성의 심상공간으로 표상화하는 양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식민지 시기의 문학은 잃어버린 민족/국가에 대한 희원과 근대적 국가의 상을 모색하려는 시도 등이 결합되어 ‘농본주의’ 관련 소설의 생산이 두드러진 시기라 할 수 있다. 잃어버린 민족에 대한 보상으로 '농촌‘ 공간을 특수한 민족성의 공간으로 차별화했으며, 도래하지 않은 국가의 상(제국의 형태는 아닌)을 농촌공동체를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탈)식민적 욕망을 투사했다고 볼 수 있다. 안수길이나 이기영의 소설에 구현된 이상적 공동체의 상은 교육, 군대조직까지 겸비한 하나의 국가, 그 축소판으로서 재발명된 농본주의의 영향을 조선인의 국가로 전유한 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조선시대와 같이 농본주의가 국가의 근본 사상이었던 시기에는 국토의 대부분이 농지였고 국민의 대부분이 농민이었다. 일제강점기에 외래문물이 도입되고 급격한 근대화가 이루어지면서 국토는 도시/농촌, 더 세부적으로는 공장지대, 광산지대 등으로 분할되었다. 다른 지역이 새로 형성되고 부흥되는 지역이었던 데 비해 농촌은 과거의 풍요로움을 잃고 피폐화되어가는 지역이 되었다. 1930년대 농촌/농민문학은 이러한 농촌을 오염되지 않은 공간으로 표상하면서 그곳에서 잃어버린 민족성을 재발견한다. 『흙』이나 『상록수』와 같은 작품에서 도시의 사치와 향락 속에 타락한 인물들이 ‘농촌’(농촌계몽운동)을 통해 갱생되는 서사를 보여줌으로써 도시(서구화)/농촌(민족성)의 대립을 통해 ‘농촌’은 민족적 특수성의 공간으로 재구성된다. ‘허숭’과 같은 중심인물이 농민을 ‘계몽’하는 서사의 한편에는 도시적이고 서구화된 인물들이 농민적이고 민족적인 인물로 ‘갱생’되는 서사가 있다. 1940년대 전반기의 소설에서는 ‘계몽’의 서사보다 ‘갱생’의 서사가 지배적이다. 또한 민족성의 구현보다는 국민성의 구현이 중심 담론이 된다. 일본 제국 이외의 다른 국가를 상상할 수 없게 된 상황 속에서 조선민족의 일원이기보다는 제국의 신민이 되고자 하는 지향이 표면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농민’ 또한 민족성의 담지자이기보다는 제국의 ‘국민’으로 주체화되기에 이른다. 제국의 어엿한 신민이 되기 위해 금욕적이고 윤리적인 인물로 ‘갱생’되는 것이다. 일제말기 농촌/농민문학에서는 도시적 인물뿐만 아니라 농촌의 인물들도 ‘갱생’되는데 이는 농민 또한 ‘국민’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며, 농민이 민족성의 담지자로 표상되어온 바 있기 때문에 더욱 ‘국민’적으로 거듭 나야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양상은 만주 지역의 문학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신생국 만주에서 ‘국민’은 실제로 존재하는 인구가 아니라 구성되어야 하는 인식론적 범주였기 때문이다. 만주국 내의 거주민들은 스스로를 만주국의 국민으로 인식하기보다는 한족이거나 조선민족으로 인식했다. 현경준의 「유맹」과 같은 작품에서 알 수 있듯, 만주국 내의 조선인들은 집단부락을 형성하여 건강한 국민으로 갱생되기 위해 프로그래밍되었다. 그러나 만주국 내의 조선인들은 타민족과 어우러져 생활하면서 오히려 민족성에 대한 인식을 통해 타민족과의 차별화를 도모하기도 했다. ‘농민’이라는 정체성에서 ‘국민’이 강조된다면 국책문학이 되고 ‘민족’이 강조된다면 민족문학이 되는 아이러니한 공간이 바로 만주였다. 일제말기 만주 관련 소설에서 ‘농본주의’는 만주국의 국책과 한민족적 특수성 사이에 놓인 일종의 점이지대로서 식민지 조선의 작가가 전유하기에 따라 친일적 국책소설로도, 민족적 농민소설로도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특이점이라 할 수 있다.

  • 한글키워드
  • 국가주의,탈민족적 보편성,친일문학,전유,일제말기,벼농사,민족주의,민족적 특수성,만주,농본주의
  • 영문키워드
  • Manjuria,the Latter Term Japanese Colony,appropriation,a peasant ,Physiocracy,Nationalism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조선시대와 같이 농본주의가 국가의 근본 사상이었던 시기에는 국토의 대부분이 농지였고 국민의 대부분이 농민이었다. 일제강점기에 외래문물이 도입되고 급격한 근대화가 이루어지면서 국토는 도시/농촌, 더 세부적으로는 공장지대, 광산지대 등으로 분할되었다. 다른 지역이 새로 형성되고 부흥되는 지역이었던 데 비해 농촌은 과거의 풍요로움을 잃고 피폐화되어가는 지역이 되었다. 1930년대 농촌/농민문학은 이러한 농촌을 오염되지 않은 공간으로 표상하면서 그곳에서 잃어버린 민족성을 재발견한다. 1940년대 전반기의 소설에서는 ‘계몽’의 서사보다 ‘갱생’의 서사가 지배적이다. 또한 민족성의 구현보다는 국민성의 구현이 중심 담론이 된다. 일본 제국 이외의 다른 국가를 상상할 수 없게 된 상황 속에서 조선민족의 일원이기보다는 제국의 신민이 되고자 하는 지향이 표면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농민’ 또한 민족성의 담지자이기보다는 제국의 ‘국민’으로 주체화되기에 이른다. 제국의 어엿한 신민이 되기 위해 금욕적이고 윤리적인 인물로 ‘갱생’되는 것이다. 일제말기 농촌/농민문학에서는 도시적 인물뿐만 아니라 농촌의 인물들도 ‘갱생’되는데 이는 농민 또한 ‘국민’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며, 농민이 민족성의 담지자로 표상되어온 바 있기 때문에 더욱 ‘국민’적으로 거듭 나야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양상은 만주 지역의 문학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신생국 만주에서 ‘국민’은 실제로 존재하는 인구가 아니라 구성되어야 하는 인식론적 범주였기 때문이다. 만주국 내의 거주민들은 스스로를 만주국의 국민으로 인식하기보다는 한족이거나 조선민족으로 인식했다. 현경준의 「유맹」과 같은 작품에서 알 수 있듯, 만주국 내의 조선인들은 집단부락을 형성하여 건강한 국민으로 갱생되기 위해 프로그래밍되었다. 그러나 만주국 내의 조선인들은 타민족과 어우러져 생활하면서 오히려 민족성에 대한 인식을 통해 타민족과의 차별화를 도모하기도 했다. ‘농민’이라는 정체성에서 ‘국민’이 강조된다면 국책문학이 되고 ‘민족’이 강조된다면 민족문학이 되는 아이러니한 공간이 바로 만주였다. 일제말기 만주 관련 소설에서 ‘농본주의’는 만주국의 국책과 한민족적 특수성 사이에 놓인 일종의 점이지대로서 식민지 조선의 작가가 전유하기에 따라 친일적 국책소설로도, 민족적 농민소설로도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특이점이라 할 수 있다.
  • 영문
  • In the period when physiocracy was the basic policy of a state like the period of Joseon Dynasty, most of the national land was agricultural land and the most of the people were farmers. As foreign culture and civilization are introduced and rapid modernization progresses during Japanese occupation, the national land was divided into a city and a farming area and, in details, into a factory, a mining area, etc. The farming areas lost richness of the past and were desolated, while other areas newly forming and developing. Agricultural/farmer literature in the 1930s tries to rediscover the racial characteristics lost there, representing such farming areas as pure spaces not polluted. In the novels in the early 1940s, a narration of 'rehabilitation' is more predominent that a narration of 'illumination'. Also, the realization of a national character instead of that of ethnicity becomes a central topic. Under the situation in which the Korean people can't imagine other country than Japan, the people at the time are inclined to plainly become a citizen of the empire instead of becoming the race of Joseon. Also, at last, 'farmers' prefer living as ethnicity bearers to living as 'people' of the empire. That is, farmers are to start as ethnical and ascetic persons in order to become new citizens of the empire. In the farming/farmer literature in end of Japanese occupation period, the persons in farming villages as well as those in cities start new life anew, because the farmers must become 'the people'. The farmers have to become new people because they have once been represented as the bearer of ethnicity.
    Such an aspect clearly stands out in the literature of Manchuria area. Because 'the people' of the new state Manchuria was not an actually existing population but a perceptive category that must be composed. The residents in the country of Manchuria realized themselves as Joseon race instead of as people of the country of Manchuria. As can be known from literary work like Hyeon Gyeongjun's 「Yumaeng」, Joseon people in the country of Manchuria were programmed so that they may form a group village and be rehabilitated as a healthy people. However, Joseon people in the country of Manchuria, living together with other races, rather attempted differentiation from other races through recognition of ethnicity. The ironical space was the very Manchuria where when the literature becomes a propaganda literature when 'people' was stressed and becomes a racial literature when 'race' was stressed, from the viewpoint of identity named 'farmers'. 'physiocracy in novels related to Manchuria in the end of Japanese occupation is a kind of transitional zone laid between the national policy of Manchuria state and speciality of Korean race and is characterized in that such novels can be interpreted as Japan-friendly novels and also as racial farmer novels, according to writers of Joseon in the Japanese colonial period.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농촌/농민소설은 식민지 조선인 주체의 (무)의식적인 탈식민의 욕망이 투사되기에 익숙하고도 적합한 형식이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한민족은 오랜 기간 벼농사에 기반한 농촌공동체를 이루며 생활해왔다. 농업과 농민이 나라의 근본이라는 농본주의 사상은 한민족의 집단무의식 속에 뿌리깊이 내면화되어 있으며 조선시대 유학이나 실학에서도 중요한 사상적 기반이 되었다. 일제 말기에 창작된 농촌/농민소설은 일제강점기에 이루어진 급격한 근대화에서 결락된 민족의 정신적 상흔이 누설한 형식이라 할 수 있다. 이전 시기부터 이어지던 익숙한 형식을 통해 근대화의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 방출해야 했던 잉여적 심리들을 보상받고자 했으며 국가 없는 민족으로서 상상적 공간인 ‘농촌’을 통해 민족적 특수성을 발견하려 했던 것이다.
    농본주의의 사상적 요체는 농업과 농민이 나라의 근본이라는 데 있으므로 태생적으로 민족/국가주의와 관련될 수밖에 없다. 농본주의는 농토가 곧 국토이고 농민이 곧 국민 전체였던 봉건적 왕도정치에 그 기원을 두고 있는데 농촌이 해체되고 농민의 생존이 위협받는 근대화의 과정 중에 농민을 국민으로 호명하기 위한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변용․전유되었다. 이에 따라 농민은 ‘국민’으로 갱생되어야 했으며 ‘농촌’은 상상된 국민국가의 축소판으로 표상되었다. 이처럼 농촌은 민족적 특수성의 공간인 동시에 상상된 국민국가의 축소판으로서 중층화된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특히 1940년대 전반기의 만주를 배경으로 한 농촌/농민소설은 신생의 공간인 만주에 이상화된 농촌공동체를 구현함으로써 근대성의 실현 공간인 ‘국민국가’에 대한 추구를 놓지 않았다. 이는 일본 제국 이외의 다른 국가를 상상하기 힘들었던 일제말기에 ‘만주의 농촌’이라는 공간을 통해 조선인의 국가를 상상하려 했던 식민지 조선인 주체의 탈식민적 욕망의 투사라 할 수 있다.
    1940년대 전반기의 소설에서는 ‘계몽’의 서사보다 ‘갱생’의 서사가 지배적이다. 또한 민족성의 구현보다는 국민성의 구현이 중심 담론이 된다. 일본 제국 이외의 다른 국가를 상상할 수 없게 된 상황 속에서 조선민족의 일원이기보다는 제국의 신민이 되고자 하는 지향이 표면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농민’ 또한 민족성의 담지자이기보다는 제국의 ‘국민’으로 주체화되기에 이른다. 제국의 어엿한 신민이 되기 위해 금욕적이고 윤리적인 인물로 ‘갱생’되는 것이다. 일제말기 농촌/농민문학에서는 도시적 인물뿐만 아니라 농촌의 인물들도 ‘갱생’되는데 이는 농민 또한 ‘국민’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며, 농민이 민족성의 담지자로 표상되어온 바 있기 때문에 더욱 ‘국민’적으로 거듭 나야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양상은 만주 지역의 문학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신생국 만주에서 ‘국민’은 실제로 존재하는 인구가 아니라 구성되어야 하는 인식론적 범주였기 때문이다. 만주국 내의 거주민들은 스스로를 만주국의 국민으로 인식하기보다는 한족이거나 조선민족으로 인식했다. 현경준의 「유맹」과 같은 작품에서 알 수 있듯, 만주국 내의 조선인들은 집단부락을 형성하여 건강한 국민으로 갱생되기 위해 프로그래밍되었다. 그러나 만주국 내의 조선인들은 타민족과 어우러져 생활하면서 오히려 민족성에 대한 인식을 통해 타민족과의 차별화를 도모하기도 했다. ‘농민’이라는 정체성에서 ‘국민’이 강조된다면 국책문학이 되고 ‘민족’이 강조된다면 민족문학이 되는 아이러니한 공간이 바로 만주였다. 일제말기 만주 관련 소설에서 ‘농본주의’는 만주국의 국책과 한민족적 특수성 사이에 놓인 일종의 점이지대로서 식민지 조선의 작가가 전유하기에 따라 친일적 국책소설로도, 민족적 농민소설로도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특이점이라 할 수 있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1. 시대적 특성으로 인해 친일문학연구에 집중되어 있는 일제말기 문학연구를 ‘농본주의’라는 특정 주제를 통해 접근함으로써 일제말기 문학연구를 초점화할 수 있다. 본 연구는 ‘농본주의’라는 특화된 주제로 텍스트에 대한 내재적 수행적 독해를 행함으로써, 친일/반일, 협력/저항의 이분법에서 벗어나기 힘든 일제말기 문학연구의 방법론적 틀을 새롭게 구성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2. 현재 농촌/농민문학은 낡은 주제로 인식되면서 연구가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다. 본 연구는 농촌/농민문학에 대한 새로운 연구 시각을 제시함으로써 농촌/농민문학의 의미를 재조명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급격한 근대화로 인한 정신적 상흔을 보상하는 잉여적 형식이라든지, 민족적 특수성을 ‘발견’하는 서사구조, 농촌공동체를 통한 국민/국가 구상의 형식이라는 해석은 농촌/농민문학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관련 연구를 촉진시킬 수 있으리라고 본다.
    3. 사회과학 분야에서 진행중인 일본의 농본주의 사상에 관한 연구, 민족/국가주의 및 초국가주의에 관한 이론적인 접근, 동아시아 문명의 기반을 벼농사의 특성에서 찾고자 하는 시도들을 적극 활용하여 ‘농본주의’라는 특화된 주제 아래 통합함으로써 학제간 연구의 한 사례를 제시할 수 있다.
    4. 본 연구는 2000년대 이래 학계의 화두 중 하나였던 ‘만주’ 연구에도 특화된 주제를 통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할 수 있다. 특히 일제 파시즘의 대두로 국책문학, 친일문학 외에 어떠한 창작적 시도도 할 수 없었던 시기에 만주를 배경으로 농촌공동체의 재현을 통한 국민국가 구상을 소설 창작으로 구체화하려했다는 점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만주 관련 소설이 일제말기의 암흑기를 메울 문학사적 의미를 획득하게 되는 것은 그것이 민족수난사를 통한 민족적 저항을 보여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근대성의 실현 공간인 ‘국민국가’에 대한 추구를 놓지 않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5. 일제말기는 일제가 대동아공영권 논리를 통해 그 지배권을 동아시아 전역으로 확장해가던 시기였고 ‘농본주의’ 관련 소설에는 농업과 벼농사 문명을 동아시아 공동의 가치로 활용하려 했던 일제의 기획이 숨어있다. 이는 같은 ‘농본주의’라도 각 민족의 상황에 따라 다른 의미를 함의할 수 있는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 일방적 보편화의 논리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오늘날 논의되는 동아시아적 가치나 동아시아 문화권이 일제말기에 그러했던 것처럼 지나친 보편화나 동일화의 논리로 귀결되는 것은 아닌지 재고하는데 한 참고 자료를 제공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 색인어
  • 일제말기, 농본주의, 만주, 민족주의, 국가주의, 전유, 민족적 특수성
  • 연구성과물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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