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의 인지(speech perception) 및 발화(speech production)와 관련하여 가장 널리 알려진 가설은 외국어의 발화는 인지에 의해 결정되며 인지는 모국어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설 하에 모국어에 존재하지 않는 분절음을 청자가 어떻게 인지하는지 연구한 ...
외국어의 인지(speech perception) 및 발화(speech production)와 관련하여 가장 널리 알려진 가설은 외국어의 발화는 인지에 의해 결정되며 인지는 모국어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설 하에 모국어에 존재하지 않는 분절음을 청자가 어떻게 인지하는지 연구한 Lado (1957)의 대조분석가설(Contrastive Analysis Hypothesis) 이후, 발화학습모형(Speech Learning Model, SLM; Flege, 1995)과 인식동화모형(Perceptual Assimilation Model, PAM; Best, 1994, 1995)등은 학습자의 외국어 인지양상과 모국어와의 관련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이론은 학습자가 외국어의 목표음을 모국어의 해당 분절음과 얼마나 다르게 인지하는지 (SLM), 또는 모국어와 어떤 범주로 연결하여 인지하는 가에 따라(PAM) 어떤 발화 오류로 나타나는지에 관한 다양한 실험 결과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외국어 분절음의 인지 및 인지의 발화 전이에 관한 관련된 연구는 최근 들어 다음과 같은 실험대상과 요인이 추가되어 그 영역이 넓어지면서 더욱 흥미로워졌다. 첫째, 연구의 영역이 기존의 분절음을 넘어서 음운론적, 형태론적 경계에서의 음의 연속(예: 음절사이, 단어사이, 어근과 접사사이 등) 및 음소배열(phonotactics)과 같은 음의 연속으로 확대되었다는 것이다(Fais et al. 2005; Kabak, 2003; Kabak and Idsardi, 2007; Shin, 2011; Sung, 2009). 둘째, 그동안 모국어에만 국한되었던 인지 및 발화요인이 인간이 가진 보편언어지식(universal linguistic knowledge)에까지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즉, 인간이 가진 언어에 대한 보편적 지식이 모국어와 독립적으로 외국어의 인지 및 발화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고, 이러한 가설을 바탕으로 보편언어지식, 해당 언어와의 친숙도(familiarity) 또는 언어경험(linguistic experience)등과 같은 모국어이외의 다양한 요인이 외국어의 인지와 발화에 어떤 결과를 미치는 지에 대한 연구가 최근 활발히 진행 되는 추세이다.
이러한 최근의 연구동향을 기반으로 본 연구의 목적은 한국인 영어학습자가 모국어에 없는 영어의 분절음과 보편언어지식의 하나로 한국어가 잘 지키는 음절접촉원리(Syllable Contact Principle)를 위반한 영어 분절음의 연속을 습득할 때 1) 모국어인 한국어의 음운론, 2) 교육이라는 언어경험, 그리고 3) 언어과 상관없이 모든 화자가 공통적으로 가지는 내재된 보편언어지식(본 연구에서는 음절접촉원리)이 각각 분절음과 음절접촉을 위반하는 분절음 연속의 인지와 발화에 어떻게 상이하게 적용되며, 또 어떤 상관관계를 가지는지 살펴보고, 이러한 요인별 영향과 상관관계에 따라 해당 분절음과 분절음의 연속을 한국인 영어학습자가 이상적으로 학습하는데 필요한 교육적 제언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즉, 한국인 영어학습자가 모국어에 존재하지 않는 영어의 분절음과 음절접촉원리위반을 습득함에 있어 각각 1) 인지와 발화의 측면에서 어느 것이 더 습득하기 어려운지, 2) 인지와 그에 따른 발화전이, 혹은 발화와 그에 따른 인지전이 등 인지와 발화와의 상관관계는 어떻게 나타나는지, 또 3) 어느 것에 더 중점을 두고 교육하며 시간배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마지막으로 4) 모국어, 교육, 보편언어지식이 습득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세 요인 간 어떤 상관관계를 가지는지 등에 관해 연구하고자 한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영어의 1) 분절음과 2) 음절사이에서 공명도가 상승하여 음절접촉원리를 위반하는 음의 연속 (예: /p.m/, /t.l/ 등), 3) 음절사이에서 공명도가 하강하여 음절접촉을 위반하지 않지만 마찰음 혹은 /r/과 같이 모국어가 해당 분절음을 가지지 않는 경우(예: /m.f/, /r.ɵ/ 등)등의 한국인 대학생 인지와 발화실험을 한 학기의 교육을 통해 실시함으로써 교육이라는 언어적 경험을 통해 이를 학습할 때 모국어, 보편언어지식, 언어적경험이 해당 분절음과 공명도의 차이를 가진 분절음연속의 인지와 발화에 어떤 역할을 하며 각 요인 간 어떤 상관관계를 갖는지 여부와 그 정도를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