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字文化圈은 한대(漢代)를 전후하여 생성된 이후 발전되다가 근대를 전후하여 분열과 쇠락의 길로 들어섰으나, 1980년대를 전후하여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한자문화권은 지역적 접근성으로 인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한자라는 공동의 문자와 한문이라는 공통의 문어 ...
漢字文化圈은 한대(漢代)를 전후하여 생성된 이후 발전되다가 근대를 전후하여 분열과 쇠락의 길로 들어섰으나, 1980년대를 전후하여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한자문화권은 지역적 접근성으로 인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한자라는 공동의 문자와 한문이라는 공통의 문어, 정치적, 종교적, 문화적으로 하나의 문화권을 이루었던 것을 지칭한다. 한자문화권이 형성되고 발전되면서, 각 국가는 초기의 특수성 보다는 동질성을 더 많이 가지게 되었고, 이는 공통된 정치사항과 문화의 향유 뿐 아니라, 각 국 어휘의 형성과 발전, 자국 문학과 문화의 발달에까지 영향을 끼치게 되어, 동일한 철학적 가치관과 세계관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그러나 19세기 이후 중국의 영향력 축소와 서구 과학 문명의 도입과 발전 등은 한자문화권을 해체하고 각 국 나름의 새로운 언어정책을 펴게 하였으며, 이로 인해 통일된 문자와 문언으로 이루어지던 한자문화권은 완전 소멸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오랜 역사를 통해 각 국의 문화에 뿌리 깊게 자리 잡았던 한자 생활은 다시 각 국 나름의 특수한 과정을 거쳐서 현재에 정착하게 되었다. 그리고 새롭게 한자문화권에 대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이제 한자와 한문은 세계 문화 중 중요한 문화의 하나로 인식되기 시작하였는데, 이 신한자문화권은 이전의 한자문화권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한자라는 개별 문자의 자형이 변화하였으며, 한문은 이제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 고전문언문으로만 존재하게 되었으나, 한자로 이루어진 어휘는 현재 각 국의 어휘에서도 그 생명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고전문언문은 동양의 공통 역사와 인식의 교류 뿐 아니라 자국의 전통 문화 전승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때문에 신한자문화권 시대에서 한자교육과 한문교육은 단순히 국내적 상황이 아니 신한자문화권 공통의 보편적이면서 기본적인 교양 교육이 되었다. 필자는 이러한 관점을 토대로 “신자한문화권”과 “Han-character Culture sphere”라는 용어를 새롭게 제안하였다. 신한자문화권은 어느 일정 국가의 주도가 아니다. 모두가 새로운 주인으로 참여하고, 모두가 주인으로서의 독특한 역할과 의무를 가지고 있다. 또한, 각 국가 간의 상호 이해와 협력, 교류는 새로운 한자문화권을 발전시키는 중요한 원동력이다. 이 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이 신한자문화권에 있어 漢字·漢文교육의 중요성이다. 한자·한문교육이 새롭게 주목을 받는 것은 그 교육이 보편적 교육으로서 큰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편적 교육은 곧 보편성과 특수성을 포함하여 한자문화권 국가들에서 형성된 여러 한자 관련 문화를 상호 이해하고, 교류하는데 중요한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동의 가치관과 세계관의 공유 의식과 인식 뿐 아니라, 한자문화권에 속한 개별 국가의 어휘의 생산과 사용, 역사적으로 축적된 문화유산의 계승과 향유 뿐 아니라, 이를 통해 서로 간의 교류와 이해를 증진시키는데도 큰 역할을 담당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근대 이후 새롭게 재편된 한자문화권에서 한자, 한문교육이 정착되고 시행되어야 할 중요한 의의를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제 한자·한문교육은 각 국에서 개별적으로 이루어지는 특수 교과 교육으로서가 아니라, 신한자문화권의 모든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수행되는 보편교과교육으로 발전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 한자교육과 한문교육과 관련된 기본 수행을 위한 생각의 전환과 마련을 위한 제안으로 9가지를 본문에서 제시하였다.
물론 자국 이익 중심의 가치관 속에서 통일된 자형을 마련하고, 경제적 이득이 없는 상황에서 이런 공동의 작업에 선뜻 나서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런 공통된 인식과 연구는 향후 한자문화권이 새로운 세상으로 발전하기 위해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에 공통된 인식과 공감대,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이다. 동아시아 한자문화권이 아닌 한자문화권, 그 한자문화권을 형성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