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은 많은 광고에 노출되지만, 그 중 어떤 광고는 기억에 남고, 어떤 광고는 본 적도 없는 것처럼 기억에서 사라진다. 인간이 자극정보를 받아들이는 과정은 감각을 통해 감각기억에 잠시 머물러 있는 정보 중 선택적인 주의를 받은 정보가 단기기억을 거쳐 장기기 ...
소비자들은 많은 광고에 노출되지만, 그 중 어떤 광고는 기억에 남고, 어떤 광고는 본 적도 없는 것처럼 기억에서 사라진다. 인간이 자극정보를 받아들이는 과정은 감각을 통해 감각기억에 잠시 머물러 있는 정보 중 선택적인 주의를 받은 정보가 단기기억을 거쳐 장기기억에 저장된다(현성용 외, 2003). 기업은 자사의 광고가 소비자의 기억에 남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크리에이티브와 매체 전략을 구사한다. 대표적으로 같은 광고를 여러 번 반복 제시하는 전략을 사용하는데 이는 단기기억에 저장된 정보가 반복 시연을 통해 장기기억에 저장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광고의 반복은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기억효과를 가져온다. 그러나 지나친 반복은 소비자의 싫증과 주의감소를 유발하므로 적절한 횟수의 반복이 중요하다(김재휘 외, 2009). 그런데, 이러한 광고의 반복 노출에 의한 기억향상전략은 횟수도 중요하지만, 광고와 광고간의 간격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억의 간격효과(spacing effect)에 의하면, 자극과 자극간의 시간간격이 길어질수록 자극이 장기기억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Alan, Hayden, & Chris, 2003; Janiszewski, Noel, & Sawyer, 2003). 학습에 있어서도 단기간에 내용을 반복해서 학습하는 것보다 시간의 간격을 두고 반복해서 학습하는 것이 장기기억에 더 오래 남게 할 수 있다. 선행 연구는 광고 상황에서 기억의 간격효과가 실재함을 보여주었다. 최근 들어, 기억의 간격효과에 미치는 조절변인의 역할을 밝히는 몇몇 연구가 수행되었다. 예를 들어, 애플톤-넵 등(Appleton-knapp, Bjork, & Wickens, 2005)의 연구에서는 변화반복과 단일반복전략이 광고자극간의 시간간격에 따라 회상에 미치는 효과가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 변화반복전략은 짧은 간격에서, 단일반복전략은 긴 간격에서 회상에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용이 변화되지 않는 단일반복 광고의 경우에 시간간격이 길어질수록 회상율이 높은 것은 간격효과를 보여준다. 그러나 변화반복전략의 경우는 시간간격이 길어져도 회상이 높아지지 않았다, 이는 간격효과가 광고자극의 특성에 따라 조절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러한 간격효과는 자극특성뿐 아니라 광고가 제시되는 맥락에 의해서도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광고는 독립적으로 노출되기보다는 프로그램 맥락에서 제시된다.프로그램의 내용, 장르, 무드 등이 광고의 회상, 태도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그 중에서도 광고 노출전 프로그램에 의해 형성된 무드가 광고 반응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들은 TV 광고가 비인지적 처리 과정을 포함하며, 프로그램 맥락과 같은 주변단서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고 가정하고 있다(Gorn, Pham, & Sin, 2001; Edell & Burke, 1987). 여기서 주변단서는 설득메시지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적은 단서들 (예, 배경음악, 무드, 인물 등)로 깊은 수준의 정보처리 없이도 태도에 직접적으로 작용하거나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말한다(Petty & Cacioppo, 1986). 이 중에서 프로그램 맥락에서 형성된 무드는 소비자의 광고 처리에 영향을 주는데, 무드와 광고효과에 관한 연구는 긍정적, 부정적 무드에 따라 정보처리 활동이 달라지고, 이런 차이가 광고의 정보처리와 판단과정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Axelrod, 1963; Clark, 1982; Gounaux, 1971; Schiffenbauer, 1974). 프로그램을 통해서 긍정적인 무드가 형성된 상태에서 광고가 반복 제시될 때와 부정적인 무드가 형성된 상태에서 광고가 반복 제시될 때의 간격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긍정적 무드상황에서는 정보처리 활동이 왕성하고, 노력을 더 기울이는 반면, 부정적 무드상황에서는 정보처리 노력을 덜 기울이게 되고 또한, 간격효과도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간격효과의 조절가능성은 반복광고에서 간격을 두는 전략이 항상 효율적이지 않을 수도 있으며, 특정한 맥락상황에서 더 효과적일 수 있음을 말해준다.
본 연구는 소비자가 광고 노출 이전의 프로그램 맥락에 의해 형성된 무드가 광고의 정보처리와 회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반복 광고의 노출 간격에 의해 나타나는 회상의 간격효과에 미치는 프로그램 무드의 조절적 역할을 밝히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