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와 일본의 교류는 동해 해상 교역의 역사적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매개로 발해사를 넘어서 한일교류사, 환동해 해상 교역권, 동아시아 문물 교류 등 다양한 영역의 연구 가능성을 제고하고 이해의 폭을 확장시킬 수 있는 분야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동해독도 ...
발해와 일본의 교류는 동해 해상 교역의 역사적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매개로 발해사를 넘어서 한일교류사, 환동해 해상 교역권, 동아시아 문물 교류 등 다양한 영역의 연구 가능성을 제고하고 이해의 폭을 확장시킬 수 있는 분야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동해독도 문제를 둘러싼 한일간의 갈등 구도를 완화하고 일본의 논리를 선점할 수 있는 학제간 연구의 한 축으로도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므로 이 분야 연구의 중요성과 잠재적 확산력은 매우 지대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발해 일본 교류의 연구 시작이 1930년대 일본의 대륙 침략의 이론적 근거로 시작됨에 따라 ‘발해=일본 조공국’과 같은 일본 우위의 시각이 기본적 인식을 형성한 이래(鳥山喜一(1933); 沼田瀬輔(1933a); 沼田瀬輔(1933b); 浅海正三(1935); 烏山喜一(1938) 등) 현재까지도 발해와 일본의 관계를 고찰함에 있어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관점은 발해와 일본의 협력 교류, 발해와 신라의 대립이라는 기본 구도로 이어져 한국사 이해에도 부정적 인식을 초래하고 있다.
한국학계는 1990년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으로 양국 교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여 일본 우위의 관점으로 해석하는 주요 근거로서 제시해 왔던 이른바 新羅侵攻計劃, 國書분쟁, 訪期 제한 등의 문제에 대해 安史의 亂 시기 발해의 유연한 외교 전략(朴眞淑, 1997, 56~62쪽; 具蘭憙, 1997, 23~26쪽), 문왕대 이후 발해의 적극적 對日 外交라는(조이옥, 2005, 226~229쪽; 김종복, 2008, 112~114쪽) 관점에서 새로운 인식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오랜 일본학계의 시각을 극복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이러한 연구 환경 속에서 추진될 발해․일본 항로에 관한 본 연구는 한국학계가 거의 배제하여 왔던 새로운 학문 영역을 열어 나가고 역사학 뿐만 아니라 관련 학문의 성과를 통합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모색함으로써 다앙한 가능성과 영역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
첫째, 본 연구는 한국의 학계에서는 아직 원시단계에 머물고 있는 ‘발일항로’에 대한 연구의 새로운 접근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동해상을 둘러싸고 일본과의 역사 해석 및 영유권, 표기문제 등의 갈등이 항존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볼 때 그동안 간과되었던 동해 교류의 역사성에 천착한다는 사회적 의미로 함께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문헌사료 중심의 역사학 연구의 방법론을 넘어서서 교류의 물질 환경인 해양에 주목하고 해양조건의 탐색하는 관점이 결합되어 전개될 것이므로 학제간적 연구 방법론의 중요성도 제고시킬 것이다. 이를 통해 고대인들의 역사적 행위와 자연 조건의 조응 과정을 복원함으로써 한국 고대사의 영역 또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셋째, 이 연구는 국가별로 산재한 다양한 성격의 자료를 검토함으로써 발일교류를 둘러싼 국가별 연구 성과의 성격 및 지향을 역사상과 현재적 인식의 결절점에서 읽어내는 새로운 접근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그것은 이론적 작업으로서의 의미를 가지면서, 동시에 이 연구를 통하여 발굴, 선택, 정리된 자료의 제시를 통하여 발일교류 연구의 특성과 향후 과제를 의미 있게 드러낼 수 있는 자료집으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본 연구는 대학원에서 한국학을 공부하고 있는 학문후속세대를 연구보조원으로 활용하여 기초자료 수집과 정리 작업을 진행함으로써 새로운 관심 영역을 제공하고 연구의 경험을 쌓게 할 것이다. 특히 일본 및 러시아 지역의 연구 인력과 기관에 접근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국제적 학문 네트워크를 조성하고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 과제의 연구결과물은 각 대학의 한국학 과정이나 자유전공 학부, 수업 자료로 이용함으로써 연구의 교육적 기대효과를 높이고자 한다. 더불어 이 연구 과제를 수행하면서 획득된 인적, 물적 인프라를 활용하여 한일간 항존하고 있는 동해독도 문제 등에 대한 일반 대중의 역사적 교양을 제고하는 기초자료의 활용이라는 점에서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