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화된 인지란 ‘실제 신체적 상태’와 ‘경험의 시뮬레이션’이 두뇌에서 활성화되어 후속적으로 판단 및 선택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체화된 인지 관점에 의하면, 신체적 상태나 지각 또는 경험의 시뮬레이션이 인지적 처리에 영향을 주며, 신체-마음-두 ...
체화된 인지란 ‘실제 신체적 상태’와 ‘경험의 시뮬레이션’이 두뇌에서 활성화되어 후속적으로 판단 및 선택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체화된 인지 관점에 의하면, 신체적 상태나 지각 또는 경험의 시뮬레이션이 인지적 처리에 영향을 주며, 신체-마음-두뇌는 강력하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체화된 인지가 여러 마케팅 환경에서 적용 가능함이 보여지고 있다. 예를 들어, 오른손잡이 소비자들은 제품의 방향이 오른손으로 잡기 편하게 진열되어 있을 때에 왼쪽 방향으로 잡기 편하게 진열되어 있을 때보다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연구들은 이러한 현상이 동력 수월감(motor fluency) 때문에 나타나며, 이는 신체적 행위(physical action)가 인지적 판단과 유기적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 하였다.
본 연구는 체화된 인지가 설득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이 관계가 목표 관련성에 의해 조절됨을 보였다. 우선, 본 연구는 체화된 인지에 관한 선행 연구들을 통하여 다양한 맥락에서 진행되어 온 체화된 인지의 영향을 살펴본 후, 온라인 체현과 오프라인 체현으로 나누어 각각에 대해 고찰하였다. 구체적으로, 온라인 체현은 체현을 하는 사람이 직접적으로 실제의 사회적 사물(actual social objects)과 상호 작용을 할 때 발생하는 반면, 오프라인 체현은 사물에 대한 단순한 생각(just thinking)이 체현 상태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이 두 종류의 체현 모두 양상-특화 과정(modality-specific processing)이 활성화 되면서 나타나는데 온라인 체현의 경우 실제 환경(real-environment)의 맥락에서 인지적 활동(cognitive activity)이 일어나는 반면, 오프라인 체현의 경우 인지적 활동이 실제 환경으로부터 분리되어(decoupled) 운용(operation)된다. 즉, 온라인 체현은 직접 신체 활동과 환경과의 상호 작용에서 발현될 수 있으며, 오프라인 체현은 신체 활동의 정신적 표상(mental representation)과 환경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발현된다는 데에 근본적 차이가 있다.
이후, 본 연구는 온라인 체현 중 특히 머리움직임의 영향에 주목해 머리움직임과 설득의 관계를 다룬 문헌들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머리움직임을 통한 체현이 설득에 미치는 영향을 목표 관련성이 조절할 수 있음에 주목하고, 목표와 목표 관련성이 소비자 행동에서 갖고 있는 의미를 검토하였다. 상당수의 선행 연구들은 목표와 이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정보가 일치 또는 불일치할 경우에 따라 목표 처리 과정이 상이함을 보여 왔다. 이들은 목표와 부합하는 정보는 정보 처리자와 관련성이 높고 그 중요성을 높게 지각하기 때문에 보다 관심을 가지고 꼼꼼한 처리를 유도한다고 하였다. 반면 목표와 덜 관련된 정보의 경우, 자신에게 필요로 하지 않는 정보로 여겨 정보 처리를 할 때 해당 정보를 채택(adopting)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목표와 관련이 높은 정보가 주어졌을 때에 정보 처리 동기 수준이 높아지기 때문에 관련이 낮은 정보가 주어졌을 때보다 설득이 잘 일어날 것으로 보았다. 한편 본 연구는 머리움직임과 목표 관련성 간 상호 작용을 메시지 강도가 조절할 것으로 보았다. 구체적으로 정보 처리 동기가 상승하게 되는 높은 목표 관련성의 경우, 끄덕거림 그룹과 가로젓기 그룹 모두 강한 메시지에 더 설득되고 약한 메시지에 덜 설득될 것으로 보았다. 그런데 목표 관련성이 낮을 경우에는 정보를 처리하고자 하는 동기가 낮아져 정보가 유입되었을 때 메시지가 강하든 약하든 강도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였다. 따라서 끄덕거림 그룹은 메시지 강도에 따라 설득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였다. 반면 가로젓기 그룹은 그 행위 자체로 인해 부정적인 무드가 형성되기 때문에 이들에게 강한 긍정의 메시지가 유입되면 메시지와 감정 간 정서價의 상충이 나타나 이의 해소를 위해 인지적 자원을 사용하게 될 것이므로 오히려 강한 메시지보다 약한 메시지에서 더 설득이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가설 검증을 위해 가상의 시나리오와 광고를 사용하여 2(머리움직임: 끄덕거림 vs. 가로젓기) × 2(목표 관련성: 높음 vs. 낮음) × 2(메시지 강도: 강함 vs. 약함) 집단 간 설계를 채택하였고, 메시지에 대한 설득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종속 변수로 제품에 대한 태도를 보았다. 그 결과, 머리움직임과 목표 관련성의 주 효과가 유의하였으며, 변수 간 상호 작용 효과도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목표 관련성이 높을 경우, 끄덕거림 그룹과 가로젓기 그룹 모두 강한(vs. 약한) 메시지에 더 설득되었다. 그런데 목표 관련성이 낮을 경우에서는, 끄덕거림 그룹은 강한 메시지에서 약한 메시지보다 더 설득되었지만, 가로젓기 그룹은 오히려 강한 메시지보다 약한 메시지에 더 설득됨이 나타났다. 본 연구 결과에서 특이하게 주목할 점은 목표 관련성이 낮을 경우, 가로젓기 그룹에서는 오히려 강한 메시지보다 약한 메시지에 의해 설득이 잘 일어났다는 것이다. 이는 상충된 정서價로 인한 인지적 자원의 배당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 가로젓기라는 행위는 부정적인 무드를 유발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때 긍정의 메시지가 유입되면 정서價의 상충이 발생될 수 있다. 특히 긍정의 메시지 강도가 강할 경우, 이러한 상충은 더 커질 수 있다. 사람들은 정서價에 있어 상충이 생기면 인지적 노력을 투입하게 되는데, 상충이 심할수록 더 많은 인지적 노력이 요구된다. 따라서 가로젓기 그룹의 경우 목표와 관련성이 낮은 정보이면서 강한 긍정의 메시지에 노출되면 그 메시지가 약한 긍정의 메시지일 때보다 정보 처리에 쓸 수 있는 인지적 자원의 양이 감소하게 되고, 이로 인해 약한 메시지일 때보다 강한 메시지에서 설득의 효과가 적게 나타날 수 있다. 한편 붓스트랩핑 테스트를 통해 머리움직임이 설득에 미치는 영향에서 무드가 매개 역할을 하지 않음이 보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