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연구에서 흄에 대한 이론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철학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 저변이 상당히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흄에 대한 연구의 흐름은 정의론을 포함한 도덕론 차원의 연구, 자아 개념에 관한 연구, 법학적 연구 등이 중심이다. 이 중에서도 국내 ...
최근 국내 연구에서 흄에 대한 이론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철학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 저변이 상당히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흄에 대한 연구의 흐름은 정의론을 포함한 도덕론 차원의 연구, 자아 개념에 관한 연구, 법학적 연구 등이 중심이다. 이 중에서도 국내 흄 연구의 주요 주제는 도덕론 분야로 수렴되고 있다. 반면, 현대 공감론의 인식론적 기반이 되고 있는 흄의 공감 개념 또는 현대 공감론과의 맥락적 비교 연구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흄의 공감도덕론에 대한 연구는 최근 다양한 주제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주로 경험론, 도덕론, 방법론 차원의 연구가 중심이다. 그러나 정치철학적, 사상적 차원에서 본 연구주제가 다루고자 하는 흄의 공감 개념을 다룬 연구는 많지않다. 그 이유는 흄의 공감감정 연구가 난해한 인식론적 측면을 바탕으로 분석되어야 하고, 공감감정의 작동에 있어 ‘상상력’이 필요한 것인지 여부 등에 대해 흄의 논의 자체가 다소 혼란스럽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기존 연구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았던 다음 세 가지 문제에 천착하여 흄의 공감 개념을 다루고자 한다.
첫째, 흄의 공감 개념과 상상력의 관계에 주목하고자 한다. 상상력은 공감의 작용원리와 관련하여 흄의 공감 개념을 이해하는 핵심적 내용이 된다. 최근 현대경험과학에서 밝히고 있는 공감의 작동원리는 ‘지각-행동연계 메커니즘(PAM)’이다. 즉 PAM이 밝히고 있는 공감감정의 작용속성은 ‘자동성’, ‘즉각성’에 있다. 이 PAM 원리가 보여주는 공감의 작용 속성은 상상력을 통한 공감감정의 작동과 명확히 구별된다. 공감 감정이 작동하는 이 메커니즘의 발견은 그동안 공감과 관련하여 제기되어 왔던 상상력의 정신작용 여부를 둘러싼 혼란을 정리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그동안 흄에게서 혼돈스럽게 제시되었던 공감과 상상력의 연계 문제가 현대경험과학의 공감 연구에 비추어 면밀하게 재검토 될 필요가 있다.
둘째, 흄의 공감 연구는 흄의 인식론에 있어 중요한 ‘인상’-‘기억’-‘관념’의 관계를 풀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흄에게서 공감 감정은 인상-기억-관념의 기계적 작동이 아니라 관념과 인상의 역순환, 기억과 인상의 역순환을 설명하는 데 기여한다. 흄은 “공감에는 관념에서 인상으로의 명백한 전환이 담겨 있다. 이 전환은 우리 자신에 대한 대상의 관계에서 발생한다. 언제나 우리 자아는 직접적으로 우리에게 현전한다. 이 모든 여건을 비교해보면, 우리는 공감이 오성의 작용과 정확히 대응하며, 더욱 놀랍고 기이한 것을 간직하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말한다.
셋째, 현대공감연구와 통섭적 연구를 위한 단초를 마련하고자 한다. 최근 현대경험과학의 공감연구자들은 흄의 공감감정에 대한 연구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흄의 공감 연구가 갖는 적실성과 체계성을 인정한다는 의미이다. 흄의 공감 연구는 다윈을 거쳐 최근 동물학 분야와 뇌의학 분야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특히 세계적 영장류 학자인 프란스 드 발(F. de Waal)의 공감연구에 제시된 흄의 공감 개념을 중심으로 공감 연구에 대한 통섭적 연구 현황과 주요 쟁점을 검토하고자 한다.
본 연구가 천착할 문제들을 통하여 기대할 수 있는 효과들은 다음과 같다.
1) 연구결과의 학문적 기대효과
첫째, 합리적 이성 우위 도덕론의 이론적 한계를 보완하고, 그동안 국내 연구에서 소외되어 온 서구 경험론의 중요 주제인 도덕감정에 주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둘째, 흄의 공감도덕론 연구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공감 연구의 다양한 관점과 비교 연구를 위한 이론적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
셋째, 흄의 공감도덕론 연구는 향후 진화론, 생물학, 동물학, 교육학 등 현대 통섭적 공감연구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연구주제로 향후 공감연구의 통섭적 연구를 위한 토대가 될 수 있다.
2) 연구결과의 사회적 파급효과
첫째, 사회적 갈등이 증가하는 현대 사회에서 공감 연구는 사회적 조화와 연대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
둘째, 최근 사회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바람직한 ‘도덕론’과 ‘정의론’ 모색에 기여할 수 있다.
3) 교육과의 연계 활용방안
첫째, <동․서양정치사상사>, <동․서양 비교철학>, <인문학과 진화론> 등 대학 및 대학원 전공․교양과목 등에서 ‘공감도덕론’이 주요 주제로 활용될 수 있다.
둘째, 합리적 이성 중심의 서구 주류 사조의 사회적 해석에 대한 성찰과 비판의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이성과 감성, 합리론과 경험론의 균형 잡힌 교육에 기여할 수 있다.
셋째, 공감연구는 교육학, 심리학, 뇌과학 등 관련 연구 영역과의 통섭적 연구에 기여할 수 있는 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