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가 새롭게 주목한 《금조》의 가치와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문화적 가치: 전통음악의 계승과 발전
《금조》는 서로 다른 연원과 특성의 금곡을 다양하게 수록하고 있어 양한시기 전통음악의 계승과 발전의 대강을 보여준다.「歌詩五曲」은 모두 《시경》의 노래가 辟雍 ...
본 연구가 새롭게 주목한 《금조》의 가치와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문화적 가치: 전통음악의 계승과 발전
《금조》는 서로 다른 연원과 특성의 금곡을 다양하게 수록하고 있어 양한시기 전통음악의 계승과 발전의 대강을 보여준다.「歌詩五曲」은 모두 《시경》의 노래가 辟雍과 饗射의 무대에서 窮閻陋巷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노래의 의미에도 변화가 있었음을 시사한다. 「十二操」는 주와 춘추시기를 배경으로 뜻을 이루지 못한 군자들의 원망하나 드러내지 않는 슬픔을 표현한 노래며, 「九引」은 전국시기를 배경으로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주인공들에 관한 노래다. 「九引」에는 서한 유향의 《열녀전》과 중복되는 고사가 네 편 있는데, 《열녀전》에는 금곡에 관한 언급이 전혀 없었고, 한 무제시기 하간헌왕이 수집한 先秦아악의 잔재인 「河間雜歌」에 ‘引’이 한 편도 없는 것으로 보아, 「九引」의 창작 혹은 유행이 서한 이후라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河間雜歌」에 수록된 금곡은 주의 성왕들이나 춘추전국시대의 忠臣, 貞婦, 孝子, 隱士들의 세세토록 귀감이 될 만한 주제의 노래로 당시 궁정이나 민간에서 유행하던 鄭聲과는 전혀 다른 전통아악의 품격을 보존하고 있다.
둘째, 개인적 의의: 채옹의 애국적 집념의 산물
‘撰集漢事’의 과업을 완수하지 못한 채옹은 吳會에서 12년간 은거하였는데, 이때 《금조》를 편찬하였다. 주의 성왕과 철인들의 모범적인 행실을 전한 노래들과, 守道避世•忠而不信․思親念友•天命災異를 주제로 한 군신남녀의 금곡을 통해 탐관의 득세, 백성들의 고통 및 재이의 발생 등 망국의 징후들을 통해 王道의 부재를 고발하고, ‘婦人干政’을 경계하기 위해 유가사상에 입각한 여성의 역할과 미덕을 강조하고, 간신들의 비방과 현신들의 隱居와 逐出에 대한 우려와 인재등용과 관리감찰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금조》는 외형적으로는 전통 금곡의 창작취지와 가사를 정리한 문헌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채옹의 인생경험과 정치사상이 녹아있는 忠諫의 노래인 것이다.
본 연구 결과는 양한의 사회, 문화, 문학, 사상 등 다방면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첫째, 兩漢 문인문학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금조》에 수록된 작품들은 우리가 지금껏 알고 있던 漢賦나 민간 樂府詩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노래의 원작자를 모두 先秦으로 기술한 것으로 보아 전통계승을 표방하고 있고, 四言 혹은 七言騷體 형식이며, 단순하고 간결한 서정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大賦와 같은 歌功頌德을 위한 과도한 수사도 없고, 騷體賦와 같은 절절한 자기 연민도 없으면, 민간 악부시에서 자주 접하는 중장편의 서사적 기법도 없다. 때문에, 《금조》에 기록된 35편의 금곡가사는 양한문인문학에 관한 잃어버린 기억들을 되살리는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양한사대부계층의 시대정신과 의식구조 연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言之者無罪, 聞之者足以戒’의 諷諫전통에 익숙한 사대부들은 불공평한 인재선발제도, 간신의 득세와 충신의 부재, 탐관오리의 蓄財, 비방과 참언의 난무, 가식적인 효행 및 부녀자의 정치 간섭에 대한 불만 등을 금곡을 통해 표현하였던 것이다. 때문에 《금조》에 반영된 守道避世•忠而不信․思親念友•天命災異 등은 兩漢 사대부계층의 시대정신과 의식구조를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젠더로서의 여성학 분야로의 활용도 가능하다. 《詩經•周南•關雎》의 「窈窕淑女,琴瑟友之」에서 요조숙녀는 양한에 이르러 금곡의 聽者에서 作者 혹은 奏者로 변신한 것으로 보아, 당시 사대부가의 여성들은 남성들과 동일한 문화적 소양을 갖추고 있었으며, 국가에 대한 忠誠과 지아비에 대한 守節 등을 미덕으로 여겼으며, 심지어는 이를 위해 생명을 버리는 것도 불사하였다. 그러나 일부 작품에서는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이 겪었던 불평등과 억압에 대한 연민도 공존한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양한 여성들의 삶과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이해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서한의 《列女傳》이 제시한 여성상과의 비교를 통하여 참신한 연구과제를 배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넷째, 동시대 인물들과 구별된 채옹의 사상 연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전까지 학계에서는 채옹의 사상경향을 ‘儒道兼備’의 틀 안에서 서술하였다. 하지만 ‘儒道兼備’는 양한의 명사들의 보편적인 사상경향을 대변할 뿐. 채옹의 핵심사상을 이해하기에는 부족했다. 하지만, 본 연구는 《금조》의 내용분석을 통해 채옹의 편찬의도가 단순한 금곡자료의 수집이 아니라, 治道의 근본을 밝히고자 함이었다는 것을 밝혀냄으로써 채옹의 정치편력에 대한 오해를 종식시키고 채옹과 그의 사상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이끌어 내는데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