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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와 시선: 초기 그리스도교의 시각적 신심에 관한 연구
Image and Gaze: A Study on Visual Piety in Early Christianity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시간강사지원사업
연구과제번호 2012S1A5B5A07037570
선정년도 2012 년
연구기간 1 년 (2012년 09월 01일 ~ 2013년 08월 31일)
연구책임자 최화선
연구수행기관 서울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이 연구의 목표는 초기 그리스도교 문헌들을 통해 당대 시각 문화(visual culture)와 시각 문화 담론 속에서 시각적 신심(visual piety)의 의미를 재검토해보는 것이다. 이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필요성에서 기획되었다.
    첫째, 종교에 대한 감각적 연구의 필요성이다. 종교는 관념의 세계만이 아니라 몸과 물질에 토대를 둔 구체성의 세계다. 이 같은 종교의 물질성 혹은 구체성에 대한 관심은 종교학에서 의례, 몸, 인지와 종교 등의 연구 주제로 발전되어왔다. 그러나 ‘감각’ 자체에 주목해서 종교를 재서술해보고자 하는 시도는 상대적으로 그다지 많지 않았다. ‘감각’은 종교경험의 가장 근저를 이루는 것으로, 인간은 감각을 통해 성스러움을 경험하고 표현한다. 따라서 종교의 관념적 사상적 표현의 한 끝은 언제나 감각을 통해 경험되고 상상된 성스러움에 맞닿아 있다. 이러한 감각적 차원에 주목하여 종교를 재검토하고 재서술하는 작업은, 종교가 초월을 지향하면서도 항상 우리를 둘러싼 구체적인 사물들과 그 속에서 움직이는 우리의 몸을 토대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 줄 것이다.
    둘째, 초기 그리스도교의 시각적 신심(visual piety)을 당대의 시각 문화(visual culture) 속에서 연구해야 할 필요성이다. 초기 그리스도교의 ‘몸’을 둘러싼 담론에 대한 피터 브라운(Peter Brown)의 선구적 연구 이후, 몸과 감각은 그리스도교 제도와 신학 교리를 들여다보는 새로운 렌즈가 되었다. 이러한 연구 흐름 속에서 초창기에 주목받았던 주제가 금욕주의와 몸, 젠더라면, 최근 들어 주목받고 있는 주제는 ‘주체’의 형성, 특히 ‘감각’을 통한 ‘주체’의 형성이라는 주제다. 초기 그리스도교인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있어서 청각과 후각 등의 감각을 어떻게 사용하였고, 이를 또 어떻게 담론화하였는지 추적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시각 역시 새롭게 검토될 필요가 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시각을 다른 감각들과 비교해서 가장 우월한 것으로 생각했고, 이러한 생각은 교부들에게로 이어졌다. 따라서 이미지와 형상화에 대한 실질적인 경계 속에서도, 교부 철학 전통은 시각 자체에 대해서는 매우 관대한 입장을 보여주었는데, ‘바라보는 것’ 특히 신적인 존재를 ‘바라보는 것’은 종교의 최상의 경지로 여겨졌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그리스도교의 시각적 신심에 대한 연구는 단순히 이미지를 둘러싼 성상파괴/성상옹호 논쟁을 넘어서 그리스도교 주체의 형성 과정에서 시각이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까지 검토해 보아야하는 복잡한 주제다. 데이빗 모건(David Morgan)이 정의하는 시각 문화(visual culture)는 단지 이미지만이 아니라, 보는 행위, 주의 깊은 관찰, 이미지 뒤에 놓인 행위 주체, 실천 행위, 개념, 제도 등을 형성하는 시선(gaze)의 다양한 방식들을 포괄한다 따라서 초기 그리스도교의 시각적 신심은 단순히 이미지에 대한 숭배 여부에서가 아니라 당대의 시각 문화와 시각 문화 담론에 대한 포괄적인 검토 속에서 연구될 필요가 있다.
    초기 그리스도교의 시각과 이미지에 대한 선행 연구로는 마가렛 마일즈 (Margaret R. Miles), 데이빗 치데스터(David Chidester), 조지아 프랑크(Georgia Frank) 등의 연구가 있지만, 이들은 시각적 신심을 시각 문화와 시각 문화 담론이라는 틀 안에서 총체적으로 고찰하지는 못하였다. 본 연구는 첫째, 종교사 특히 그리스도교사를 사상적 교리적 차원이 아닌 '감각적 차원'에서 재서술하려는 종교학적 시도라는 점과, 둘째, 당대의 시각 문화에 대한 연구를 통해 시각과 시선에 대한 관심이 그리스도교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어떻게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는지 밝히고, 그 맥락 하에서 '시각적 신심'을 단순히 이미지에 대한 숭배를 넘어 새롭게 재정의해보고자 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다른 차별성을 지닌다.
  • 기대효과
  • 초기 그리스도교의 시각적 신심을 시각 문화와 시각 문화 담론에서 재고찰하는 이 연구는, 일차적으로 종교학 내에서 종교에 대한 감각적 연구의 필요성과 가치를 고양시킬 것으로 기대되며, 이를 통해 종교를 관념이나 사상으로서만 접근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감각이라는 새로운 렌즈를 통해 종교를 재서술하는 방향을 제시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인류학 역사학 분야에서 행해지고 있는 감각에 대한 연구들에도 감각과 종교의 관계에 대한 보다 심도깊은 관심과 이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연구는 시각 중심의 현대 문화 속에서 종교를 재고찰하는 작업에도 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컴퓨터의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의 하루를 지배하는 시각의 힘은 압도적이다. 이 연구는 직접적으로 현대의 시각 문화와 종교를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종교의 감각적 차원, 시각적 차원에 대한 연구의 하나로서, 종교적 실천 행위와 상징 그리고 사상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시각 문화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는지, 역으로 종교적 담론은 어떻게 시각 문화를 규정하고 틀 지우는지 살펴보는 작업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 연구는 대학의 종교학 수업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우선 「종교와 영화」, 「종교와 예술」 과 같이 시각이라는 감각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종교학 교양 수업에서 기본적인 이론적 고찰의 틀로 활용될 수 있다. 「종교와 영화」의 경우, 대부분의 대학에서 행해지는 강의들은 특정 영화들의 내러티브 속에 담긴 종교적 의미를 분석하는 것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종교와 영화」라는 수업이 다루어야 할 부분은, 시각과 청각이 합쳐져 만들어내는 감각적 경험으로서의 영화 보기를 종교의 감각적 측면과 연관시켜 분석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종교의 시각적 차원에 관한 이 연구는 시각적 경험으로서의 종교와 영화의 접점을 논의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종교의 예술」 수업에서도 단순히 회화, 조각, 건축, 음악 등 예술 장르에 따라 종교와 예술을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시각, 청각, 촉각 등의 감각(aisthesis) 중심으로 종교와 미학(aesthetics)의 접점을 논의할 수 있으며, 이 때 이 연구 결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서 「세계 종교」 수업에서도 각 종교를 사상적인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감각적인 차원에서 논의하는 과정에 이 연구의 결과물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연구요약
  • 초기 그리스도교의 시각적 신심에 관한 이 연구에서는, 1) 비판적 문헌학적 접근 방법과 2) 이론적 접근 방법을 사용할 것이며 이에 더해 3) 미술사 및 고고학적 연구 성과들을 활용할 것이다. 비판적 문헌학은 문헌의 역사적 사회적 배경에 대한 연구와, 이에 대한 연구자 시점에서의 재서술(redescription)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비판적 문헌학은 단순히 문헌조사 결과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연구자의 관점에서 이를 '가져와(trans)' '옮기는(late)', 번역(translation) 작업이며 이를 통해 종교사에 대한 단순한 기술(description)이 아닌 '재서술'로서의 종교학적 작업이 가능하게 된다.
    효과적인 재서술을 위해서는 주제에 관한 문헌학적 지식만이 아닌 이론적 지식이 요구되며,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초대 그리스도교의 문헌에 대한 문헌학적 연구와 병행해서, '시각', '감각'이라는 주제에 관한 이론적 연구도 진행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 연구는 문헌에 중심을 둔 연구이지만, 시각 문화를 검토하면서 미술사와 고고학의 연구 성과들을 무시할 수는 없다. 따라서 문헌자료를 통해 파악된 시각적 신심, 시각 문화의 양상을 미술사 및 고고학의 연구 결과를 통해 입증하는 방식으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러한 방법을 사용해 이 연구에서 다룰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1) 아리스토텔레스의 ‘시각’에 대한 논의
    먼저 초기 그리스도교의 시각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 위해,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의 감각, 시각에 대한 논의를 검토해 볼 것이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혼에 관하여」(De Anima)에 전개된 시각에 대한 논의를 비판적으로 검토해봄으로써 교부들의 시각에 대한 견해가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고, 또 여기에 어떤 그리스도교적 변형이 일어났는지 살펴볼 것이다.

    2) 교부들의 ‘시각’에 대한 논의
    이어서 교부들의 작품 속에 나타난 시각에 대한 성찰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해 볼 것이다. 아마세아의 아스테리우스(Asterius of Amasea) 뉘사의 그레고리우스(Gregory of Nyssa), 요한 크리소스토무스(John Chrysostom) 그리고 아우구스티누스의 저작들이 분석 대상이 될 것이다.

    3) 순례기, 성인전 등에 나타난 신자들의 종교 생활 속에서의 시각적 신심
    실제 그리스도교인들의 종교 실천 행위 속에서 시각적 신심의 흔적을 찾아보기 위해, 순례기와 성인전들을 분석 해 볼 것이다. 「에게리아의 여행기」(Itinerarium Egeriae)와 히에로니무스가 쓴 「파울라의 순례」, 퀴루스의 테오도레투스(Theodoret of Cyrrhus)의 「종교사: 시리아 수도자들의 역사」(Historia Religiosa), 팔라디우스(Palladius)의 「라우수스 역사」(Historia Lausiaca), 그리고 「이집트 수도자들의 역사(Historia Monachorum in Aegypto) 등이 이 부분에서의 주 분석 대상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성서 속 장소와 유명한 성자들을 직접 자신들의 눈으로 보고자 하는 순례자들의 열망이, 신적인 것을 상상하고 구성해서 응시하는 시각의 힘에 대한 믿음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살펴 볼 것이다.

    4) 감각적 기억 공동체에 관한 논의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키케로에 이르기까지 고대 그리스 로마의 철학자들은 기억을 ‘이미지’와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이해했다. 데이빗 모건은 현대 미국 종교를 논의하면서, 미국인들 사이에서 널리 유통되는 종교적 이미지들을 통해 그들의 집단 기억으로서 종교를 분석했다. 모건의 작업은 이미지와 시선을 통해 형성되는 기억 공동체와 그러한 감각적 기억 공동체로서 종교를 논의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이 연구에서도 초기 그리스도교의 시각적 신심에 대한 재검토를 통해 그리스도교인들의 기억과 정체성을 형성하는 주된 요소로서 시각이라는 감각을 논의해 볼 것이다.
  • 한글키워드
  • 시각적 신심, 시각 문화, 초기 그리스도교, 이미지, 시선, 시각, 감각, 기억
  • 영문키워드
  • visual piety, visual culture, early christianity, image, gaze, vision, senses, memory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이 연구의 목적은 4세기 그리스도교 순례 문헌들을 통해 순례 현상에서 드러난 시각적 신심의 성격을 규명하고, 그러한 시각적 신심이 그리스도교의 이미지 공경, 성유물 공경에 끼친 영향을 밝히는 데 있다. 시각적 신심은 단순히 이미지에 대한 혹은 이미지를 통한 신앙심만이 아니라, 종교적 실천 행위로서의 '이미지'와 '보는 행위' 이를 통해 구축되는 세계와 주체, 그리고 그 이면에서 작동하는 힘의 메커니즘 전체 안에서 고찰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연구는 고대 그리스도교의 벽화나 도상이 아닌 순례라는 현상에서 드러나는 '보는 행위'의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이 메커니즘이 어떻게 이미지 공경과 성유물 공경에서도 작동하는지, 그 과정을 보여주는 데 주목한다.
    <에게리아의 여행기>를 비롯한 4세기 순례 문헌들 속에 나타난 순례자들의 경험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현재의 풍경을 보면서 과거의 성서 속 사건들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이다. 히에로니무스가 사용한 '신앙의 눈(occulus fidei)' 이라는 표현은 이러한 경험을 요약해주는 대표적인 단어라 할 수 있다. 순례자들이 성지에서 '응시'를 통해 현재가 아닌 과거의 '이미지'를 보는 것을 뜻하는 이 '신앙의 눈'은, 역설적으로 신자들이 성지라는 장소의 성스러움을 넘어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순례자들의 '응시'를 통해 기억에 저장된 '이미지'는 더 이상 성지라는 특정한 장소에 국한되지 않고 독립적인 시각적 이미지로 남아 언제 어디에서든지 신자들에게 성스러움의 경험을 재현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성스러움'을 포착한 어떠한 '이미지'도 우리를 성스러움과 연결시켜 줄 수 있다는 이러한 생각은 이미지 자체에 대한 공경심으로 이어지며, 이것은 '응시'와 '이미지'가 성스러움과의 연결통로가 되는 시각적 신심(visual piety)이다.
    이러한 시각적 신심은 후기 고대 교부들의 성유물 공경에 대한 해석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성유물 공경은 흔히 성인과 직접적으로 접촉한 물질에 대한 촉각적 신심으로 해석되어 왔다. 그러나 놀라의 파울리누스는 예수의 십자가 조각이 갖는 힘을 이야기하며, '내면의 시각(interna acies)'으로 십자가에서 예수를 보고 구원을 보는 경험을 강조한다. 이처럼 성유물 공경에 대한 옹호에서도 성유물을 바라보는 눈의 힘, 성유물을 응시함으로써 이미지 너머의 성스러움을 불러내오는 시각의 힘에 대한 긍정이 중심적인 것으로 나타난다.
    신성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주장하며 성스러움을 담보하려는 것은 고대로부터 여러 종교들에서 사용되어 오던 테크닉이다. 그러나 시각적 신심은 물리적인 접촉이 아니더라도 '응시'를 통해 성스러움과 연결될 수 있다는 믿음을 표방한다. 4세기 그리스도교 성지 순레에서 드러나는 '응시'를 통한 '시각적 신심'은 성지라는 특정한 물리적 장소를 넘어, 성유물과 도상적 이미지, 그리고 그것들의 복사본에게까지 확장될 수 있는 신심이며, 여기서 우리를 성스러움과 연결시켜 주는 것은 바로 우리의 보는 행위, '응시'과 그러한 '응시' 앞에 놓인 '이미지'다.
  • 영문
  •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identify the nature of visual piety revealed in the fourth-century Christian pilgrimage materials and to illuminate the influence of visual piety to the cult of images and the cult of relics. Visual piety is not just devotion to or through image and it should be considered in relation to image as a religious practice, the act of seeing, the world and the self which constructed through these visual religious practices, and the power mechanism operating under these practices. In that sense, this study gives attention to analyze the mechanism of seeing in the ancient Christian pilgrimage and to show how this mechanism applies to the cult of images and the cult of relics.
    The most characteristic feature in the 4th century Christian pilgrimage writings such as <Egeria’s Travels> was to visualize the image of past events in the Bible while watching the current landscape of the Holy Land. The word ‘eye of faith(occulus fidei)’ summarizes very well this tendency of evoking the image of past while watching the present landscape. This ‘eye of faith’ paradoxically made a way for pilgrims to transcend the limit of the sacred peculiar to only certain places, for the ‘image’ which was made by pilgrims’ ‘gaze’ and stored in the memory of pilgrims could recreate the experience of the sacred anywhere beyond the actual holy places. The idea that any image which captured the sacred could connect us to the sacred was also found in the cult of image and it was the essence of the visual piety in which people believed that they could reach the sacred through ‘gaze’ and ‘image’.
    Also, this visual piety was found in the writings of the Church Fathers on the cult of relics in late antiquity. The cult of relics has been usually interpreted in terms of the tactile piety. However, Paulinus of Nola in his writings about the relic of the Holy Cross emphasized the ability of seeing the suffering of Christ and his salvation drama on the cross by the help of ‘inner vision (interna acies)’. Thus, in advocating the cult of relics the Church Fathers put emphasis on the power of eyes and the ability of evoking the sacred reality beyond the image by gazing the relics.
    Assuring the authenticity of the sacred experience by claiming direct contact with the divine has appeared in many religions from the ancient times. However, visual piety in the ancient Christianity proclaimed that even without the direct physical contact, we can connect ourselves to the sacred through gaze. This visual piety of gaze revealed in the fourth century Christian pilgrimages could extend to the image, relics, and even to the copy of those things beyond the specific holy places and here what connected us to the sacred was our action of seeing, 'gaze' and the 'image' in front of us.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이 연구는 4세기 그리스도교 순례 문헌들을 통해 순례 현상에서 드러난 시각적 신심의 성격을 규명하고, 그러한 시각적 신심이 그리스도교의 이미지 공경, 성유물 공경에 끼친 영향을 밝히기 위한 것이다. <에게리아의 여행기>를 비롯한 4세기 순례 문헌들 속에 나타난 순례자들의 경험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현재의 풍경을 보면서 과거의 성서 속 사건들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이다. 히에로니무스가 사용한 '신앙의 눈(occulus fidei)' 이라는 표현은 이러한 경험을 요약해주는 대표적인 단어라 할 수 있다. 순례자들이 성지에서 '응시'를 통해 현재가 아닌 과거의 '이미지'를 보는 것을 뜻하는 이 '신앙의 눈'은, 역설적으로 신자들이 성지라는 장소의 성스러움을 넘어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순례자들의 '응시'를 통해 기억에 저장된 '이미지'는 더 이상 성지라는 특정한 장소에 국한되지 않고 독립적인 시각적 이미지로 남아 언제 어디에서든지 신자들에게 성스러움의 경험을 재현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성스러움'을 포착한 어떠한 '이미지'도 우리를 성스러움과 연결시켜 줄 수 있다는 이러한 생각은 이미지 자체에 대한 공경심으로 이어지며, 이것은 '응시'와 '이미지'가 성스러움과의 연결통로가 되는 시각적 신심(visual piety)으로서, 성지 순례에서와 이미지 공경 양자에서 모두 작동하는 메커니즘이다.
    이러한 시각적 신심은 순례와 이미지 공경 뿐 아니라 후기 고대 교부들의 성유물 공경에 대한 해석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성유물 공경은 흔히 성인과 직접적으로 접촉한 물질에 대한 촉각적 신심으로 해석되어 왔다. 그러나 놀라의 파울리누스는 예수의 십자가 조각이 갖는 힘을 이야기하며, '내면의 시각(interna acies)'으로 십자가에서 예수를 보고 구원을 보는 경험을 강조한다. 이처럼 성유물 공경에 대한 옹호에서도 성유물을 바라보는 눈의 힘, 성유물을 응시함으로써 이미지 너머의 성스러움을 불러내오는 시각의 힘에 대한 긍정이 중심적인 것으로 나타난다.
    신성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주장하며 성스러움을 담보하려는 것은 고대로부터 여러 종교들에서 사용되어 오던 테크닉이다. 그러나 시각적 신심은 물리적인 접촉이 아니더라도 '응시'를 통해 성스러움과 연결될 수 있다는 믿음을 표방한다. 4세기 그리스도교 성지 순레에서 드러나는 '응시'를 통한 '시각적 신심'은 성지라는 특정한 물리적 장소를 넘어, 성유물과 도상적 이미지, 그리고 그것들의 복사본에게까지 확장되었다고 볼 수 있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그리스도교의 시각적 신심은 이제까지 주로 성화상 공경 중심으로 연구되어 왔다. 그러나 이 연구는 시각적 신심이 단순히 성화상 공경만이 아닌 그리스도교 전반의 시각 문화 속에서 다뤄져야 함을 보여주었고, 이를 통해 순례, 이미지 공경, 성유물 공경 세 현상 간의 유기적 연관관계를 보여주었다. 이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이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첫째, 이 연구는 종교에 대한 감각적 연구의 필요성과 가치를 고양시킬 것이다. 최근 들어 물질적 종교(material religion), 감각과 종교(Religion and Senses) 등의 주제 하에, 종교를 관념이나 사상으로만 접근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감각과 물질이라는 새로운 렌즈를 통해 종교를 재서술하는 경향이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연구 결과는 시각이라는 감각을 통해 한 시대의 종교를 다시 들여다보는 작업이 종교사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할 수 있음을 보여준 좋은 예로 잘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둘째, 현대인의 삶을 지배하는 시각의 힘은 압도적이다. 종교 역시 이같은 현대의 시각 문화를 이용하고 또 이에 이용당하면서 변화한다. 이 연구는 직접적으로 현대의 시각 문화와 종교를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종교의 감각적 차원, 시각적 차원에 대한 연구의 하나로서, 종교적 실천 행위와 상징 그리고 사상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시각 문화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는지, 역으로 종교적 담론은 어떻게 시각 문화를 규정하고 틀 지우는지 살펴보는 작업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셋째, 이 연구는 '종교와 영화', '종교와 예술' 등의 수업 및 연구 분과에서 잘 활용될 수 있다. '종교와 영화'는 단순히 영화를 이용한 종교 수업 혹은 종교 연구가 아니라, 시각과 청각이 합쳐져 만들어내는 감각적 경험으로서의 영화와 종교 경험의 유사성 및 상호 연관성을 모색해보는 분야다. 이러한 의미에서 종교의 시각적 차원, ‘응시’와 ‘이미지’가 만들어내는 종교적 경험을 이야기하는 이 연구 결과는 시각적 경험으로서의 종교와 영화의 접점을 논의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종교와 예술’ 분야 역시 최근에는 단순히 회화, 조각, 건축, 음악 등 예술 장르에 따라 종교와 예술을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시각, 청각, 촉각 등의 감각(aesthesis) 중심으로 종교와 예술, 미학(aesthetics)의 접점을 논의하는 경향이 대두하고 있는데, 이러한 작업에서 시각적 신심에 대한 이 연구 결과는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 색인어
  • 이미지, 응시, 순례, 성유물, 호데게트리아, 시각적 신심, 신앙의 눈, 기억, 시각 문화, 고대 그리스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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