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물검색
유형별/분류별 연구성과물 검색
HOME ICON HOME > 연구과제 검색 > 연구과제 상세정보

연구과제 상세정보

반기억으로서의 문학
Literatur als Gegenerinnerung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저술출판지원사업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3S1A6A4018136
선정년도 2013 년
연구기간 3 년 (2013년 05월 01일 ~ 2016년 04월 30일)
연구책임자 변학수
연구수행기관 경북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지난 90년대에 시작된 문화적 기억과 역사적 기억에 대한 작업은 문학에까지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아쉽게도 문학에까지 외연을 확대하지는 못한 것 같다. 연구자는 문학적 기억이라는 개념을 확립하고 이 분야에 대한 연구를 거듭한 끝에 반기억이라는 주제를 연구의 목표로 설정하게 되었다. 이전의 저작에서 보였던 과제 ‘역사와 기억’이라는 토포스를 이제 기억과 반기억이라는 토포스로 옮겨가는 것이 이 연구의 목표다. 또한 기억과 반기억이라는 주제는 문학서사의 방식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과거의 전지전능 시점이나 자전적 서술방식과는 다른 생소한 흔적의 기억, 반기억의 동등한 권리 같은 데 관심을 둠으로써 반체계적인 서술방식에 관심을 돌리게 한다.
    근자에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라는 책이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서구에서도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연구자는 이 책의 성공이 그저 어디서나 느낌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엄마>라는 주제 때문이라고 믿지 않는다. 그보다는 엄마를 보는 시각의 문제, 즉 기억(회상)의 형식을 잘 구조화했기 때문에 큰 성공을 거둔 것이라 생각한다. 먼저 이 작품에는 엄마를 보는 시각이 다양하게 존재한다.<너>의 시각, <형철>의 시각, <당신>의 시각, 그리고 가상적인 <엄마> 자신의 시각. 이렇게 소설은 다양한 기억의 모자이크처럼 만들어져 있다. 구체적인 것이라곤 오직 엄마 실종 사건뿐이다. 그러나 그 사건을 보는 시각은 가족 구성원들 저마다 아주 다양하다. 그래서 이 작품의 현상을 극단적으로 말하라면 “기억은 없다”(피에르 노라)라고까지 할 수 있다. 다양한 관점만 있으므로, 즉 하나의 기억이 아니므로 저자는 (포스트모던이나) 해체적 글쓰기로 들어갔고, 기억담론의 관점에서는 반(反)기억의 전략으로 작품을 썼다고 할 것이다.
    반기억에 대한 개념은 니체가 처음 제시했다. 그 다음으로는 프로이트를 꼽을 수 있고, 미셸 푸코가 그 대를 이어 반기억의 개념을 명시적으로 정립했다. 니체에게서 반기억은 기존의 <도덕적 가치들을> 비판하고 <가치의 전복>을 이루는 것이었다. 푸코에게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역사의 단절과 역사의 불연속성에 주목하게 되었다. 푸코의 계보학적 관점에서 보면 <지식은 하나의 관점일 뿐이며>, 지식으로서의 역사학을 거부하기 때문에 이질적 체계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반-기억을 구축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우리 또한 문학작품을 전통적인 역사학처럼 연속성을 강조하고 목적론을 강조하는 시각으로 파악할 수 없다. 전통적인 역사학에서는 인간의 삶 또한 단일한 집합적 기획으로 파악될 뿐이다. 문학은 도덕이라는 이데올로기가 요구하는 것과 다른 것이며, 문학에 대한 지식은 필연적으로 현실과는 단절된 관점을 요구한다.
    이런 이론적 기반을 토대로 우리는 기억과 반기억, 반기억과 문학, 그리고 문학적 서술방식의 관계를 재조명하고 소설이 가지는 그러한 특성을 되짚어보고자 한다. 이렇게 우리가 반기억의 다양한 서술태도를 견지하면 전통적인 서사적-기록자적 시점이나 자전적 서술방식이 그저 따분한 방식이라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반기억을 옹호하는 서술방식, 즉 콜라주 방식이나 개방형 서술방식들을 우리는 그라스, 조이스, 코엘료, 신경숙, 김훈, 보네거트, 샐린저 등에게서 찾고 그 유형을 분석하고자 한다. 대체로 반기억의 서술태도는 귄터 그라스에게서 과거극복으로, 슐링크에게서 진실에 대한 동등한 권리로, 클루게에게서 흔적으로, 신경숙에게서 (반)기억의 복권으로, 코엘료에게서 발견으로, 김훈에게서 역사에 대한 객관으로, 보네거트에서 증상으로, 조이스에게서 착오로, 셀린저에게서 작화로 드러난다. 이 저술은 그런 주제어들을 토대로 작품들의 반기억적 특성을 드러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기대효과
  • 우리는 아직 기억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지 않다. 그것은 우리가 외적 침입의 혼란한 근세사를 다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제라는 것을 생각할 때 『요코 이야기』 같은 왜곡된 기억이 문학화 되어 미국의 학교에서 문학텍스트로 읽힌다는 사실이 기상천외하게 들릴 뿐이다. 인간의 속성상 기억이라는 현상에서 역사와 이야기는 크게 구별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할 때 역사의 연구 못지않게 문학에서도 기억연구가 매우 중요하다. 알다시피 이미 독일에서는 아스만 부부를 통하여 이 문제가 주요한 문화학의 분야도 정립된 지 오래다. 우리 또한 기억과 반기억의 수용이 문학창작, 스토리텔링, 문화콘텐츠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 다양한 문화정책의 정립에 영향을 줄 것을 기대한다.
    이 연구의 기대효과는 우선적으로 기억에 대한 이론을 넘어서서 반기억에 대한 이론을 정립하는 것이다. 이 연구는 또한 문학에 대한 기초연구로서 전통적인 문학이론을 넘어서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 저작이 이데올로기의 소산은 극복되어야 한다는 관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문학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통하여 학제 간 연구(심리학, 역사학 등)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문학적 서술방식 연구에도 다양한 관점을 제공할 것이다. 나아가 각 문화의 철학적, 역사관적 다양성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문학에) 도입되는지를 알 수 있게 함으로써 비교문학적, 비교문화적 관점에서도 새로움을 제공할 것이다.
  • 연구요약
  • 이 저술의 목표는 기억과 반기억의 개념을 니체와 푸코에서 출발하여 그것을 철학적, 문예학적, 문화학적으로 정립하고, 나아가 그 개념을 토대로 문학적 서술방식을 반기억의 원리에 의해 분석하는 것이다. 우선 반기억은 정식 기억에서 망각되거나 망각될 경향이 있는 기억을 말하는데 ‘나는 네가 기억하지 않는 것을 기억한다’는 원리로 구성되어 있다. 이 저술은 우선 반기억의 현상을 두 영화 <지난해 마리엥바드에서>와 <라쇼몬>에서 구체적으로 파악한 뒤, 독일문학과 한국문학, 영문학 등의 작품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런 반기억적 서술태도는 소설에서 하나의 새로운 개방적인 서술방식을 정립해가는데, 이는 전통적인 전지전능시점이나 서사적-기록자적 시점 또는 자전적 서술방식과는 거리가 먼, 때로는 개방형의 콜라주 양식의 형식에서부터, 흔적의 표현, 과거극복이나 작화, 상호텍스트적, 무의식적 서술방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반기억이라는 용어를 제일 먼저 확립한 사람은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다. 푸코는 우선 역사학에서 계보학과 고고학을 분리하기 위해 니체의 “진정한 역사 wirkliche Historie”라는 개념을 빌려와 “쓸모 있는 effectif 역사”라는 개념을 확립한다. 이“쓸모 있는 역사”라는 반 체계적 방법으로 푸코는 역사의 단절과 역사의 불연속성에 주목하게 되었다. 이렇게 푸코의 계보학적 관점에서 보면 지식은 하나의 관점일 뿐이며, 전통적인 역사학은 인간의 삶은 그저 ‘단일한 집합적 기획’으로 파악할 뿐이다. 이렇게 역사/이야기가 집합적 기획으로 파악되는 한, 전통적 역사 기술 방식은 자기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하는 개인의 기억인 전통적 소설의 서술방식을 답습할 뿐이다. 그러나 문학은 그 다양성과 개방성을 지향한지 오래되었다. 문학은 오랜 시간 동안 인간 집단의 정체성을 그 집단의 특수한 관념과 함께 정립한 역사 저술의 의도만큼이나 문서가 일생 동안 안정된 자기 정체성을 갖게 해온 개인의 기억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문학은 더 이상 “관성적 물질”이 아니라 “계열들”이나 “흔적들”이길 원한다.
    이 저술은 이러한 반기억의 관점으로 서사되는 다양한 형식들을 찾아 그 의도를 규명해내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작품들은 자의적으로 선택할 것이 아니다. 문학의 형식을 빌려오긴 했으나 역사적 사건에 대해, 개인적 경험에 대해 다양한(복수적인) 반응을 보이는 반기억의 형식을 보이는 작품들만을 연구한다. 문학이 보편적으로 모두 기억이나 반기억을 다루지 않느냐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그 기억과 반기억의 구도가 명시적으로 드러나는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그 다음 저자가 반기억의 구조에 대한 의도를 보여야 한다. 다시 말해 기억과 반기억이 문학의 중심테마가 되어야 한다. 그러면“역사 중심적이며 선험적인 19세기의 유산”(푸코)의 문학과는 다른 새로운 문학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얻을 수 있다. 현대문학이 전통적인 역사관과 일의적인 관점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는 것이 니체와 푸코의 계보학적 사유로 하여금 문학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게 한다.
  • 연구성과물 목록
데이터를 로딩중 입니다.
데이터 이용 만족도
자료이용후 의견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