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내러티브 연구방법에 의해 한국초등학교에서 정규교사로서 영어원어민보조교사와 함께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비원어민영어교사의 살아진 경험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교사정체성의 형성과정을 탐구하는 것이다. 비원어민 영어교사의 살아진 경험의 내러티브 기술 ...
본 연구는 내러티브 연구방법에 의해 한국초등학교에서 정규교사로서 영어원어민보조교사와 함께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비원어민영어교사의 살아진 경험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교사정체성의 형성과정을 탐구하는 것이다. 비원어민 영어교사의 살아진 경험의 내러티브 기술을 해석하고 분석할 때 연구자는 Dewey(1938)가 제시한 경험의 속성과 Clandinin and Connelly(1994)가 제안한 내러티브 탐구의 3차원적 탐구 지점(Three Dimensional Narrative Inquiry Space) 및 경험탐구의 4 방향성(Four Narrative Inquiry Directions)에 천착하여 참여자의 경험을 탐구하였다. 이러한 연구의 수행을 위해 초등학교에서 초등정규교사로서 원어민보조교사와 함께 영어를 지도하는 3명의 연구참여자를 섭외하였으며, 다음과 같은 자료 수집과 분석의 과정을 거쳤다. 첫째, 3명의 연구 참여자와 개별 인터뷰 대화를 가졌다. 2013년 5월부터 9월까지 5개월간 3명의 연구 참여자와 면대면 개별 인터뷰를 참여자의 학교 교실에서 가졌으며, 횟수 및 인터뷰 시간은 각 연구참여자 당 4회~6회, 회당 1시간~2시간이었다. 둘째, 연구자가 참여자의 학교나 교실을 방문했을 때, 참여자의 학교 상황과 교수의 실제적 환경을 보고 느끼며 현장 노트를 기록하였다. 셋째, 연구자는 연구자 개인의 리서치 저널을 썼고, 참여자에게도 비원어민 영어교사로의 삶 속에서 ‘내가 과연 누구인지 그리고 내가 무엇이 되어가고 있는지'에 대한 저널쓰기를 권고하였다. 마지막으로, 연구자는 참여자에게 그들이 비원어민 영어교사로 살아가는 동안 교사 정체성을 느끼게 했던 중요한 사건이나 시간, 느낌, 사람 등에 대한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물건이나 사진, 서류 등을 가지고 대화를 나누었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연구 문제를 중심으로 탐구하였다. 첫째, 비원어민 영어교사가 지니고 있는 영어관념에 대하여. 둘째, 비원어민 영어교사의 영어관념이 원어민보조교사와 맺는 관계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하여. 셋째, 원어민 교사에 대한 인식과 관계성이 비원어민 영어교사로서의 정체성 형성에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하여. 넷째, 비원어민 영어교사가 교사의 직을 가지고 생활하고 있는 곳인 학교의 모습과 상황이 그의 영어교사정체성 형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하였다.
연구의 결과, 연구참여교사들의 내러티브 분석을 통해 다음과 같은 비원어민영어교사정체성 형성에 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었다. 첫째, ‘영어는 곧 능력이고 힘’이라는 사회적 영어관념은 교사영어관념형성에 영향을 미치며 아울러 그들의 교사정체성에도 영향을 준다. 교실 밖에선 동료교사들의 부러움 속에 영어를 할 수 있는 ‘능력있는 교사’의 정체성으로, 교실 안에선 ‘기대되고 전제된 영어유창성’의 강박으로 고통 받는 ‘영어능력 부족교사’ 정체성으로 살아간다. 둘째, 사회적 영어관념이 전달하는 영어의 가치에 천착할 때 비원어민영어교사는 강력한 ‘학습자 정체성’을 형성한다. 셋째, 영어교사로서의 ‘기대되고 전제된 영어유창성’은 비원어민영어교사들에게 끊임없는 긴장과 학습자 정체성을 선사한다. 영어유창성 부분은 시간의 흐름과 장소의 변화, 영어관념의 변화에도 한결같이 영어교사에게 강박으로 따라다니는 것이었다. 넷째, 비원어민 영어전담교사가 처한 학교 환경, 특히 학습자 영어수준에 따라 형성되는 영어교사정체성은 매우 다르다. 학습자 영어수준이 매우 높은 학교에서는 ‘자괴감, 열패감’을 느끼며 ‘영어를 가르칠 능력이 모자란 교사정체성’으로, 학습자 영어수준이 낮은 학교에서는 가르쳐줄 것이 있는 ‘능력있는 교사정체성’으로 그 정체성의 형성이 유동적이다. 다섯째, ‘원어민보조교사사업’의 본질을 인식할 때, 영어유창성으로 인한 긴장과 고통에서 벗어나 영어교사 본래의 정체성과 원어민교사 교육자(트레이너)의 정체성이 드러났다. 결론적으로 한국초등학교에서 비원어민 영어교사로 살아가는 영어전담교사는 시간의 흐름과 환경의 변화(예: 학생영어수준, 원어민교사와의 관계성, 동료교사, 학교분위기 등)에 따라 구성하는 영어에 대한 관념도 다르고, 또 이에 의해 형성되는 교사정체성도 구성과 재구성을 반복하며 다중적, 유동적으로 변화한다. 영어를 ‘있어 보이는’ 가치의 관념으로 바라볼 때, 교사는 ‘강한 학습자 정체성’, ‘영어를 못하는 영어교사 정체성’, ‘영어를 수단으로 바라보는 교사정체성’ 등을 가지고 살아가는 교사이야기를 구성하였으며, ‘효율적인 영어교육’이 목적인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사업’의 본질을 인식하면서 가르치는 직으로서의 영어교사 본래의 정체성과 원어민교사 교육자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