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책임 (CSR)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증가해 오고 있고, 최근 이에 대한 필요성, 중요성 등이 매우 강조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또한 그 효과나 필요성에 있어서도 상반된 의견이 존재하고 있다 (장영철 & 안치용, 201 ...
기업의 사회적 책임 (CSR)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증가해 오고 있고, 최근 이에 대한 필요성, 중요성 등이 매우 강조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또한 그 효과나 필요성에 있어서도 상반된 의견이 존재하고 있다 (장영철 & 안치용, 2012). 본 연구는 대리인 이론의 관점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경영자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경영자가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대해 고찰해 봄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현재 한국기업사회에 받아들여지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재고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보고자 한다.
최근 CSR은 세계화 추세와 맞물려 매우 강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연구자들뿐 아니라 기업실무자들에게까지 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더욱이 이는 기업의 선택이 아닌 의무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2010년 국제기구들은 사회적 책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으며, 국내에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이를 법제화 하려는 움직임이 매우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장영철 & 안치용, 2012). CSR이 기업의 성과나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불명확한 상황에서, 경영자는 이러한 제도적 압력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CSR을 수행하고 이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경영자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결정요인에 대해 연구하는 것은 연구자뿐 아니라 정책입안자, 기업관계자에게 큰 의미를 지닐 것으로 예상된다.
본 연구는 이러한 주제를 대리인 이론의 관점에서 접근한다. 대리인 이론에 따르면 경영자는 자기이익추구 성향과 위험회피 성향을 지니며 (Fama & Jensen, 1983), 위험수준이 낮은 단기성과를 추구하고, 주주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기회주의적인 성격을 띄는 주체로 본다 (Eisenhardt, 1989). 이러한 대리인 문제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에서 발생한다. 최고경영자 유형은 소유-경영의 분리를 기준으로 소유경영자와 전문경영자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유형에 따라 대리인이론에서 제시되는 경영자의 성향이 크게 다르다. 즉, 전문경영자와 소유경영자의 대리인 문제는 그 심각성에 차이가 있으며, 위험선택과 기업의 장, 단기 전략의 선호에 있어서도 많은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경영자 유형에 따라 CSR의 수행이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Zahra, Hayton, and Salvato (2004)는 소유경영자가 자신의 기업의 재무적 성과도 중요시하는 동시에 그 영속성을 더욱 중시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본인 기업의 단기적 성과보다는 기업의 생존여부가 자신의 명예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Dyer & Whetten, 2006). 전문 경영자는 소유경영자에 비해 해임 위험이 높기 때문에, 제도적 압력에 민감하며 경영자 시장에서의 평판이 소유경영자에 비해 중요하다. 이러한 차이점은 경영자의 CSR에 대한 의사결정과 홍보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자 유형과 더불어 대리인 문제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는 내부 통제장치도 CSR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주주는 대리인문제가 기업가치 및 주주이익을 감소시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외이사제도, 기관투자자, 스톡옵션, 성과급 등의 내부통제장치를 도입한다 (Walsh & Seward, 1990). 내부통제장치는 주주-경영자간 이해관계 불일치 및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해 줌으로써 경영자가 주주의 이익을 위해 일하도록 한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내부통제장치가 강화된 기업에서는 상대적으로 경영자는 해고위험과 급여위험이 증가하게 되고 (Abrahamson & Park, 1994), 이를 해소하기 위해 경영자는 자신의 가치를 주주 및 이해관계자에게 증명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내부통제장치의 목적은 이러한 위협을 통해 경영자가 경영성과 및 주주이익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도록 하는 것이나, 오히려 달성하기 어렵고 불확실성이 높은 경영성과 및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법 보다는, 좀더 가시적이고 단기에 성과를 보일 수 있는 방법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는 노력을 촉발 시킬 수 있다. 특히, 소유경영자에 비해 전문경영자는 사외이사나 기관투자자 등과 같은 내부통제장치에 민감하기 때문에, 전문경영자와 소유경영자가 CSR을 수행하고 이를 홍보하는데 다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본 연구는 이러한 관점에서 경영자유형이 CSR에 미치는 영향과 내부통제장치가 이들의 관계를 어떻게 조절하는지에 대해 고찰해 보고자 한다. 이를통해 기업의 성과 및 가치와의 연관성에 대해 이루어진 기존 CSR 연구 흐름에 있어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업의 CSR 활동이 어떤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이루어 지는지에 대해 고찰함으로써 연구자뿐 아니라, 정책입안자 및 기업관계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