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한국고고학의 탄소연대측정치가 전시기에 골고루 분포하지 않고 특정시점에 편중되어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지를 고고학과 핵물리학의 융합연구를 통해 규명하고자 한다.
(1) 한국탄소연대 측정치의 편중과 공백
본연구팀 ...
본 연구는 한국고고학의 탄소연대측정치가 전시기에 골고루 분포하지 않고 특정시점에 편중되어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지를 고고학과 핵물리학의 융합연구를 통해 규명하고자 한다.
(1) 한국탄소연대 측정치의 편중과 공백
본연구팀은 현재까지 신석기시대에서 삼국시대에 걸치는 탄소연대측정치 1600여건을 수집하여 왔는데, 그에 대한 사전조사결과, 특정시점에 연대측정치가 편중되어 분포하고 있으며 시간적 공백이 발생한다는 점이 발견되고 있다.
탄소연대측정치가 특정시점에만 편중되어 있는 상황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신석기시대의 경우, 대체로 빈도봉이 4500-4000 BP를 전후한 시기에 집중되어 있으며, 청동기시대에는 3000-2800 BP, 2600-2500 BP에 편중되는 양상이 보인다. 이후 탄소연대측정치의 분포는 500여년간의 공백을 보이면서 매우 산발적으로만 나타나다가, 1900-1800 BP에 다시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관찰된다. 특히, 신석기시대-청동기시대의 전환시점인 3500-3200 BP, 그리고 초기철기시대와 원삼국시대의 개시기에 해당하는 2300-2100 BP에는 현저한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공백의 뒷시기에는 탄소연대의 수량이 매우 급격히 증가한다는 공통점이 눈에 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탄소연대측정치는 전시기에 걸쳐 균일하게 분포하거나, 인구의 증가를 감안한다고 하면 뒷시기에 해당하는 연대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만약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유적이 한 시점에 편중되어 발굴되지 않았다고 본다면, 탄소연대의 히스토그램은 점차 시기가 지날수록 샘플의 수가 늘어나는 우편향적인 모습을 띨 것이다.
(2) 융합연구의 필요성
이러한 연대측정치의 편중된 분포는 매우 비정상적인 양상으로서, 왜 이러한 편중현상이 발생하는 지에 대한 규명이 본 연구가 궁극적인 목적이다. 이 문제는 (1) 탄소연대측정결과를 편년에 이용하는 고고학 단독연구만을 통해서는 풀리지 않으며 측정원리를 개발하고 실제 측정을 담당하는 핵물리학과의 연계적 접근이 필요하며, (2) 핵물리학의 탄소연대측정법의 정확성 제고와 오류수정은 시료를 현장에서 채집하고 연대측정결과를 해석하여 문화변동과정을 복원하는 고고학과의 공동연구 없이는 달성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양 학문의 융합적 공동연구를 수행하고자 한다.
(3) 문제에 대한 접근방법
본 연구는 고고학팀과 핵물리학팀의 협동연구이다. 한국 탄소연대의 편중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에 대해 고고학적으로, 핵물리학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여 가설을 수립한 후, 이에 대해 각각의 팀에서 검증하여 종합적인 가설을 이끌어 낸 후 가장 가능성이 높은 가설을 채택하는 연역적 방법으로 진행될 것이다.
고고학적으로는 1) 유적발견 자체가 특정시점에 편중되어 있을 가능성, 2) 특정시점에 정주성이 감소하고 이동성이 증가하여 주거유적 형성이 부진하였을 가능성, 3) 주거지가 지상화되면서 땅에 흔적을 남기지 않게 되고 그에 따라 유적자체의 발견은 물론 탄소연대 시료채취가 어려운 상황이 특정시점에 발생하였을 가능성, 4) 인구규모의 주기적 변동 가능성, 5) 인구의 대규모유출과 유입의 반복 가능성, 그리고 6) 인간행위의 편중으로 인한 가능성 등의 가설이 수립될 수 있다.
물리학적으로는 탄소연대의 편중이 연대 측정원리의 문제점이나 측정과정상에서의 체계적 오류에 의해 발생하였을 가능성도 제시할 수 있다. 이 문제는 탄소연대측정법의 원리를 개발하고 측정을 실제 담당하는 물리학의 영역에서 해결할 문제일 것이다. 이를 위해 핵물리학적으로, 측정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에 대해, 1) 측정원자료의 재검토, 2) 측정과정과 결과에 대한 시뮬레이션, 4) 사용가속기의 이력검토를 통해 탄소연대의 편중현상을 규명한다.
고고학과 핵물리학 양측에서 수립된 가설은 상호협동연구를 통해 검증될 것이며, 이를 통해 이러한 비정상적인 탄소연대의 편중이 어떠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게 되었는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