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과 같은 세 가지 세부연구를 기획한다.
1. 텍스트 기대지평의 분화와 독자 활성화 기능
아동문학 텍스트는 이러한 고유한 내포독자가 능동적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구성된 문화의존적인 ‘틈(gaps)’을 지닌다. 능동적 해석자로서의 아동은 본질적으로 존재하 ...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세부연구를 기획한다.
1. 텍스트 기대지평의 분화와 독자 활성화 기능
아동문학 텍스트는 이러한 고유한 내포독자가 능동적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구성된 문화의존적인 ‘틈(gaps)’을 지닌다. 능동적 해석자로서의 아동은 본질적으로 존재하는 한 번 확립된 의미를 작품에서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고유한 경험과 이해를 바탕으로 의미 형성에 기여하면서 텍스트에 새롭게 의미를 부여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아동문학에서의 내포독자에 의한 공동 창작에 주목할 수 있다. 아동문학에서 열린 결말은 해석에 있어 다양한 분기점을 허용한다. 이를 통해서 독자에게 더 능동적이고 깊이 있는 사유를 유도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홍구, 이광수 등의 작품이 재해석 될 수 있다.
아동문학의 연작 동화 역시 고유한 내포독자가 능동적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구성된 문화의존적인 ‘틈(gaps)’을 생성하는 형식으로 주목할 수 있다. 아동 독자의 경우 각각의 에피소드를 시간적이거나 인과적인 것이 아닌 임의적 순서에 따른 능동적인 독해가 가능하다. 당시 현덕 등에 의해 활발히 창작된 연작 형식은 아동 독자의 순환적이고 비선형적인 아동의 시간지각을 반영하면서 독자의 능독적 해석의 가능성을 넓혀놓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 사실동화나 전래동화, 우화 장르의 경우 아동 독자의 독특한 문학에 관한 참조틀을 고려한다면 기존의 선행 연구와 상당히 다른 작품 해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특히 박태원, 마해송 득의 작품의 해석에 중요한 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2. 교차서술(cross-writing)을 통한 중층적인 텍스트 구성
1930년대에는 아동문학과 성인문학이 독자적인 경계를 넘나 나들면서 생성되는 독특한 텍스트의 구성원리가 특징적으로 생산되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미학적 특징을 ‘교차저술(cross-writing)’로 개념화하고 특히 송영, 박태원, 채만식, 김동인, 현덕, 이주홍 등의 텍스트에 대한 재해석을 수행하고자 한다.
더불어 ‘이중으로 코드화된 텍스트(doubly-coded texts)’ 개념에 주목하고자 한다. 동일한 하나의 아동문학 텍스트가 성인 독자와 아동 독자에게 각기 상이한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중 코드화 전략은 당대의 사회 정치적 문맥과 함께 중요한 아동문학의 미학적 특질로 자리매김한다. 이 개념을 통해 특히 주요섭, 김복진, 김영수 등의 작품에 대한 재해석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3. 심성구조의 변화와 하위 장르(sub-genre)의 대두
본 연구는 1930년대 심성구조의 변모 양상 속에서 아동문학 장르가 다양하게 분기하는 양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1930년대 주요한 하위 장르 유형으로는 소년탐정소설, 소년역사소설, 모험소설, 소녀애화 등의 소설과 전래동화, 판타지 동화, 사실동화, 생활동화, 방송동화 등을 들 수 있다.
소년소설의 경우 아동문학의 장편화와 소설화 경향을 강화시켰다. 최병화, 노양근, 정우해, 현덕 등이 대표적이다. 소년탐정소설은 1930년대 최병화, 김내성, 박태원 등의 작가들을 통해 본격적으로 창작되었으며, 김복진, 주요섭 등에 의해 한국적인 모험소설 창작이 시도되었다. 동화는 ‘사실동화’, ‘생활동화’, ‘애기동화’ 등의 표제로 아동의 일상생활을 그린 작품들이 다수 창작되었다. 특히 현덕, 노양근, 이태준, 이광수, 김동길, 박고경, 김복진, 박태원 등의 작품이 주목된다.
한편 외국 작품의 번역과 번안 역시 중요한 현상이다. 전영택, 김수향, 배덕영, 고재천, 최승남, 최인화 등의 작가들은 주로 『동화』지를 통해서 서구 아동문학의 번안 작품을, 김복진, 배덕영, 마해송 등은 조선의 민담과 전설을 계승한 작품을, 주요섭과 박태원은 중국 동화의 번안 작품을 발표한다. 이와 같은 당대 다양한 하위 장르들은 서구의 그것과는 변별되는 한국근대아동문학의 특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에 대한 접근을 통해 한국근대아동문학의 고유한 장르론적 해명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