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1960년대 여성문학 장의 세대적, 주변적 특성에 초점을 맞추어 대상 시기를 1965년 창간부터 1972년 12월까지로 한정하고자 한다. ‘1960년대 여성문학 장의 세대적, 주변적 성격 규명’이라는 연구목적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총 연구 기간은 2년으로 정하였다 ...
본 연구는 1960년대 여성문학 장의 세대적, 주변적 특성에 초점을 맞추어 대상 시기를 1965년 창간부터 1972년 12월까지로 한정하고자 한다. ‘1960년대 여성문학 장의 세대적, 주변적 성격 규명’이라는 연구목적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총 연구 기간은 2년으로 정하였다. 총7년여에 이르는 ‘문학섹션’의 양상만 본다 하더라도 일견 혼종적이라 할 수 있는 문학섹션의 여러 꼭지들을 체계적으로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1차년도에는 문학-교양의 형성을 둘러싼 다양한 맥락, 예컨대 문학을 매개로 한 에세이, 현상문학상 제도, 세계문학 번역 양상 등을 집중 검토하고, 2차년도에는 연재소설, 단편소설의 주제 및 양식 연구를 통해 여성성의 전사(前史)로서의 소녀상 및 소녀적 감수성의 형성 및 분화 과정을 분석하고자 한다.
첫째, 연재소설, 현상문예작품, 여학생 문단, 여성작가 중심의 에세이 등으로 구성된 문학 섹션을 다각적으로 살펴봄으로써 1960년대 여성문학 장이 문학-교양의 젠더화와 연관이 있음을 밝힐 것이다. 문학 섹션 분석은 1960년대 문학소녀의 형성과정 및 세대 및 젠더에 따라 문학-교양의 취향과 감성구조가 달라질 수 있음을 밝히는 데 일조할 것이다. 특히 엘리트 여성(기존 작가)과 여성대중(독자)들이 여성지를 매개로 취향의 상호교환을 꾀했으며, 그 과정이 일방적이기보다는 상호 연동되어 있는 점에 주목하고자 한다.
둘째, ‘세계명작 다이제스트’, ‘그림으로 보는 명작’, ‘주니어를 위한 노블’, ‘명시에의 초대’ 등 다양한 꼭지로 구성된 세계문학의 소개를 문화번역의 차원에서 해명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1960년대라는 대중 교양의 시기에 여성/청소년(녀)에게 소개된 세계문학의 핵심 주제는 무엇인지, 그것이 당대가 요구했던 여성성 및 여성적 감수성과 관련이 있는지 <학원>지와의 비교를 통해 살펴볼 것이다. 또한 세계문학 관련 꼭지가 완역이 아닌 발췌, 혹은 축약의 형태로 이루어진 이유는 무엇인지도 밝히고자 한다.
셋째, <여학생>지는 ‘주니어 수필적인 연구:소녀들의 특수공화국을 노크한다’(1965.12), ‘명작 속의 소녀상:소녀의 모순’(1966.1), ‘주니어카르테:방황하는 심혼:소설적인 어드바이스’(1966.4), ‘문예적인 너무나 문예적인: 내 가슴에 살아남은 명작’(1969.10)과 같은 특집에서 권위 있는 기존문인들의 에세이라는 형식, ‘소설’ 혹은 ‘문학’이라는 의장을 빌어 바람직한 여성-소녀상 정립을 꾀했다. 즉 문학은 당대가 요구하는 여성성의 자질을 주조하는 유효한 담론전략으로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는 왜 문학이라는 틀이 필요했으며, 에세이들의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이었는지 구체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넷째, <여학생> 창간호부터 문학 섹션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던 연재소설, 일부 단편소설의 양식 및 주제를 집중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연재소설의 양이 방대한 만큼 특정 작품, 작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일종의 경향성을 추출하고자 한다. 첫째, 연재소설은 당대 청소년(녀)들의 감성과 취향, 일상을 어떻게 소설화하고 있는가, 둘째, 명랑, 순정, 역사 등 연재소설의 하위장르에 따라 작품의 경향이 달라지는지, 문제소설, 중간소설, 세븐틴소설, 주니어소설 등 하위 장르로는 포괄되지 않은 혼종적 명칭들은 소설의 내용 내지 경향과 관련이 있는지를 규명할 것이다.
다섯째, 1960년대 발간된 다른 잡지, 신문 미디어의 연재소설과 유사하게 <여학생>에 소설을 연재한 작가들은 손소희, 안수길부터 전병순, 강신재, 최미나, 양인자, 김지연 등 신진과 기성 작가를 포괄하고 있다. 이들이 본격문학 장이라는 안정된 문학제도의 승인을 일정정도 포기하고 청소년(녀) 특정 세대, 젠더를 주 독자층으로 연재소설을 쓴 이유는 무엇인지, 작품세계에서 이들의 본격문학과 차이가 있는지를 탐색하고자 한다. 연재소설의 핵심 소재나 주제들의 공통점을 추출하면 당대 청소년(녀)들에게 요구된 자질과 감성, 대중화된 소설 전략이 가져온 효과 등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본 연구는 1960년대 여성문학 장의 비주류적, 대중적 성격을 보완함으로써 여성문학사의 빈 공간을 채우고, 자발성과 비자발성이 혼재된 여성의 경험과 공통감각, 공유기억을 (재)구축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