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구 목적 및 방법
본 연구의 목적은 채만식의 대표 풍자소설인 「치숙」과 『태평천하』에서 풍자를 극대화하기 위해 사용된 아이러니 장치의 번역 양상을 연구하는 것이다. 연구 방법은 첫째, 원천 텍스트와 목표 텍스트를 대조 분석하고 둘째, 원천 텍스트와 목 ...
1. 연구 목적 및 방법
본 연구의 목적은 채만식의 대표 풍자소설인 「치숙」과 『태평천하』에서 풍자를 극대화하기 위해 사용된 아이러니 장치의 번역 양상을 연구하는 것이다. 연구 방법은 첫째, 원천 텍스트와 목표 텍스트를 대조 분석하고 둘째, 원천 텍스트와 목표 텍스트를 대조 분석한다. 셋째, 정성적, 정량적 방법을 함께 사용한다. 분석의 기준점은 아이러니이며, 아이러니를 크게 언어적 아이러니, 자기폭로의 아이러니, 아이러니와 구어체로 구분하여 분석하겠다.
2. 연구 내용
이래우(1986: 85)에 따르면, 풍자(satire)는 “현실에 대한 부정적 비판적 태도에 근거를 두고 성립되며,” “정면으로 비판할 수 없을 경우, 측면 또는 간접적으로 공격하는 한 방법이다.” 풍자 효과를 높이기 위해 기지, 아이러니, 냉소 등 다양한 장치가 사용되는데 특히 아이러니와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1) 언어적 아이러니
표현된 말과 그 말이 전하는 의미가 다른 언어적 아이러니는 두 소설의 제목에 두드러지게 나타나 있다. 「치숙」의 경우, 서술자인 나는 오촌 고모부를 세상을 모르는 어리석은 숙부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서술자가 더 무지하고 어리석다. 작가는 서술자의 관점에서 제목을 어리석은 숙부 즉 치숙(痴叔)이라 했지만 전하고자 하는 의미는 일제강점기에서 일본 여성과 결혼하여 일본인처럼 살고 싶어 하는 서술자인 ‘나’의 어리석음을 풍자하는 것이다. TT1에서는 원천 텍스트의 제목 ‘어리석은 숙부’의 의미를 ‘바보’, ‘멍청이’로 해석하여 ‘Idiot Uncle’이라 번역하였다. TT2에서는 ‘Innocent Uncle’이라 번역하였다. ‘innocent’에 해당되는 ‘순진한’이라는 표현은 문맥에 따라 그 의미는 정반대일 수 있다. 즉 순진하다는 말 자체는 좋은 의미로 들릴 수 있지만, 그 내포한 의미는 세상사를 모르는 숙맥이나 어리숙하다라는 뜻으로 사용될 수 있다. TT2의 번역 전략은 TT1보다 언어적 아이러니의 효과가 더 큰 것으로 판단된다. 『태평천하』의 제목에서도, 일제강점기를 자신의 부를 유지하기 좋은 시절이라고 믿는 윤영감을 풍자하는 것이다. TT에서도 ST의 언어적 아이러니를 살려 Peace Under Heaven으로 번역하였다.
2) 자기 폭로의 아이러니
자만이나 자신에 찬 무지의 요소로 아이러니 효과가 커질 수 있는데, 이러한 형태의 아이러니를 자기 폭로의 아이러니라 한다. 자기 폭로의 아이러니는 두 소설의 주인공을 통해서 나타난다. 우선「치숙」의 경우, 서술자인 나는 오촌 고모부보다 더 어리석고 무지함에도 불구하고 고모부를 어리석고 숙맥이라고 생각한다. 「치숙」의 경우, 서술자인 ‘나’의 무지함은 서술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ST에서는 ‘사회주의라더냐, 막걸리라더냐’의 서술을 통해서 서술자는 학식이 부족하거나 무지한 사람이라는 점을 느낄 수 있다. TT2에서는 ‘darned socialism, or scotchalism이라고 서술되어 있다. TT2에서는 TT1과 달리 서술자가 socialism과 scotchalism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 무지한 사람이라고 느낄 수 있다.『태평천하』의 경우, 윤영감의 비속어, 사투리 사용으로 교양 없음과 무지함이 드러나서 그 풍자성은 더해진다. ST에서 윤영감은 ‘이년아’ 등 상스러운 비속어를 많이 사용하는데, TT에서도 ‘little bitch’로 번역하기는 했지만, 그 횟수가 ST에 비해 적게 나타난다.
3) 아이러니와 구어체
채만식의 풍자소설의 경우 아이러니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문체는 구어체 서술이다. 구어적 서술은 ‘입니다’ 또는 ‘이에요’ 등의 종결어미와 비속어, 방언사용에서 나타난다. 하지만 종결어미가 영어에는 없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 이러한 구어체 문장을 살려주기 위해서 TT1과 TT2에서는 ‘you know’, ‘you’를 사용하고 있지만, 빈도수가 TT2가 더 많이 사용한다는 점을 정량적 분석을 통해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