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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간의 사유: 일본 공간문화의 잠재적 개방성을 활용한 미조구치 겐지의 영화공간구성
The Cogitation of Cinema Space: The Construction of Mizoguchi Kenji’s Film Space associated with the Latent Openness of Japanese Space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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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명 시간강사지원사업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5S1A5B5A07041821
선정년도 2015 년
연구기간 1 년 (2015년 09월 01일 ~ 2016년 08월 31일)
연구책임자 임철희
연구수행기관 연세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영화공간을 구성하는 문제는 프레임에 대한 감독의 사유를 수반한다. 내화면과 외화면의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 영화 공간을 탁월하게 구성한 감독 중 한 사람으로는 미조구치 겐지(溝口健二 1898 ~ 1956)를 고려할 수 있다. 롱 쇼트와 롱 테이크, 딥 포커스의 영화양식과 더불어, 그의 카메라는 중요한 지점에서 움직이며 내화면을 확장시키고 외화면을 역동적으로 만든다. 이 때 카메라는 대상을 따라 준독립적으로 움직이며 플랑 세캉스(plan-séquence)를 창조한다. 여기서 영화공간의 확장과 단일 쇼트 내의 다양한 프레임 사이즈가 구현될 수 있는 바탕에는 일본 전통건축공간의 특성인 잠재적 개방성의 활용에 있다. 일본건축공간의 중심과 주변, 부분과 전체의 형태적 가변성은 내・외부의 공간이 서로 교류하면서 그 위치가 상호 역전된다. 이러한 공간 특성을 활용하여 구성한 영화 연구는 영화공간에 대한 사유의 밀도를 충만하게 만들 수 있다고 사료된다. 이것은 화면틀잡기(framing)의 단계로부터 영화의 공간구조 활용방식과 감독의 공간연출에 관한 연구인 동시에 내화면과 외화면의 상호의존적이며 변증법적인 관계에 관한 고찰을 수반하는 것이다. 또한 영화공간의 미적본질에 접근하는 시도이다.

    영화공간의 양식에 대한 논의를 토대로 본 연구에서는 미조구치 영화 프레임의 가변성으로부터 카메라 움직임에 의한 외화면과 내화면, 두 영화공간의 변증법적 관계에 관한 논의를 통해 영화공간의 형식이 주제와 정서를 담는 방식까지 고찰하고자 한다. 매체적 공간으로써 프레임이라는 형식에 대한 사유와 더불어 서사적 공간으로써 디제시스의 정서에 대한 논의를 함께 이루는 것이 미조구치의 영화공간에 대한 사유에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 기대효과
  • 본 연구의 결과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학문적・사회적 기여도는 우선 일본영화담론의 확대이다. 잘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조구치 영화공간에 관한 한국에서의 담론이 기대보다 그 층위가 두텁지 않음을 고려할 때, 미조구치 겐지 감독의 영화에 대한 고찰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일본 전통 공간구성의 미의식과 미조구치 영화공간구성이 함의하는 미의식의 상관관계를 살펴봄으로써, 감독의 영화연구의 또 다른 중요한 층위를 만들어 내는 것에 본 연구의 주된 초점이 있다. 또한 공간문화와 관련하여, 건축공간과 영화공간이라는 융합적 연구를 통해 같은 동아시아권임에도 불구하고 존재하는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나아가 일본공간문화에 대한 연구의 지평이 넓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일본영화와 미조구치 겐지라는 특수성으로부터 시네마(cinema)로서의 영화에 대한 보편적 테제로 담론을 확장시킴으로써, 영화공간이라는 매체적 특성에 대한 성찰을 시도하고자 한다. 이러한 성찰적 연구를 통해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영화연구에 있어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질문의 답을 찾아가보도록 한다.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감독의 영화적 사유를 통해 예술로서의 영화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나아가 영화공간에 대한 의미 있는 연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교육과의 연계성과 관련하여서는, 촬영・편집 등과 관련한 미조구치의 영화기법들이 영화공간에 적용되는 양식을 살펴봄으로써 영화제작과 이론의 유기적 결합에 관한 일종의 지침서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론 전공자와 제작 전공자 모두가 본 연구를 의미있게 읽고 자신들의 분야와 관련하여 한번쯤은 고려해 볼 수 있는 논문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연구요약
  • 미조구치 영화공간에 적용된 일본 전통건축공간의 반 고정성에 따르는 잠재적 개방성을 논의하기 위해 먼저 일본 특유의 공간인지 방식에 대하여 연구하고자 한다. 공간을 인지하는 일본의 독특한 문화 중 하나가 ‘마(間)’의 존재이다. ‘마’는 공간 사이의 비어있는 부분, 또는 부재하는 요소로써 인식되지만, 이 부재가 존재의 일부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여기서 존재와 부재는 대립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관계인데, 이러한 논리에서 존재는 부재를 드러내는 동시에 부재는 또한 존재의 의미를 나타낸다. 이것은 완성된 것만을 추구하지 않고 불완전하고 모자란 것도 있는 그대로 남겨두고 거기서 아름다움을 찾는 일본의 불완전성의 미학과 연결된다. 일본공간문화의 기저에는 이 불완전성의 미의식이 존재한다. 세상에 완전한 것은 없기 때문에 불완전하더라도 그것자체로 의미화시켜 수용하는 태도인데, 이것이 공간인지방식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건축공간에서도 고정불변의 중심과 주변의 관계는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양자의 경계는 유동적으로 인식된다. 본연구에서는 이처럼 공간의 잠재적 개방성에 대한 수용이 가능한 문화적 배경과 공간적 특수성을 먼저 정리하고 고찰한다.

    일본 특유의 공간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것이 미조구치 겐지의 영화 공간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본 연구의 핵심 논의이다. 건축공간의 영화적 공간에 대한 단순한 즉자적 적용을 피하고, 영화공간에 대한 감독의 태도와 사유를 통해 전통적 문화공간이 영화적 서사의 공간과 정서와 어떻게 반응하면서 응용되고 있는지에 초점을 두도록 한다. 이어서 미조구치가 영화공간을 묘사하기 위해 선호했던 영화적 양식들―카메라 움직임, 롱 테이크, 롱 쇼트, 딥 포커스 등―을 함께 다룰 것이다. 특히 공간의 잠재적 개방성을 활용하며 프레임 내에서 움직이는 카메라가 외화면과 내화면을 연결하고 나아가 영화공간을 확장하는 방식에 대해 섬세하게 접근하고자 한다. 영화공간의 이러한 의미화는 불완전성의 미의식에서 출발한 일본공간문화의 연결과 확장과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즉 내화면과 외화면의 관계가 카메라 움직임에 의해 끊임없이 역전되면서 프레임이라는 틀의 한계를 벗어나는 미적 양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미조구치의 공간연구를 위해 대상으로 삼는 영화는 그의 후기작들, 특히 1950년대 영화들에 한정하도록 한다. 이유는 영화적 성숙기에 접어든 감독의 공간에 대한 태도를 고찰하기 위함이다. 1950년대의 미조구치는 <유키 부인의 초상 雪夫人繪圖>(1950)부터 유작 <수치의 거리(적선지대) 赤線地帶>(1956)에 이르기까지 모두 12편의 영화를 연출하였는데, 본 연구에서는 모든 작품을 다루면서 생길 수 있는 표피적 접근을 피하고자 공간과 관련한 논의과정에서 필요하고 중요한 작품들 위주로 연구 텍스트를 삼도록 한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본 연구는 미조구치 영화공간에 적용된 일본 전통건축공간의 반 고정성에 따르는 잠재적 개방성이 미조구치 겐지의 영화 공간에 적용되는 방식을 고찰한다. 이것은 전통적 문화공간이 영화의 공간과 조응하는 방식을 감독의 미적 사유를 경유하여 살펴보는 작업이기도 하다. 일본건축공간에는 전체와 부분의 관계가 가변적인 특성이 내재한다. 이로 인해 공간의 내부와 외부 그리고 중심과 주변의 관계는 고정불변이 아닌 유동적인 양태를 가진다. 그러므로 일본건축의 공간구조는 지금 현재 있는 그대로의 공간형태가 중요해진다.

    미조구치 겐지는 이와 같은 일본건축공간의 특성을 영화적으로 잘 활용한 감독이다. 그의 영화에서 주택과 같은 공간들은 단순히 인물의 행위를 드러내고 사건이 일어나는 배경으로만 기능하지 않는다. 본 연구에서는 감독의 영화적 성숙기라고 할 수 있는 1950년대 후기작품을 위주로 이 점을 고찰하였다. 일본건축공간의 가장 주요한 특성으로서의 잠재적 개방성은 미조구치 영화에서 서사의 흐름과 상황에 따라 인물의 감정변화를 제시하거나 그의 상황이나 현실을 환유하는 밑그림이 된다. 건축공간을 영화적으로 제시하는 미조구치의 기법은 사실주의 표현에 따르며, 길게 찍는 롱 테이크, 멀리서 거리를 두고 촬영하는 롱 쇼트, 선명한 초점의 딥 포커스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것은 주제와 관련된 것으로 인물의 고난과 희생을 통한 삶의 가치를 사실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미조구치의 카메라는 공간의 내부와 외부를 지속적으로 오가면서 양자를 결합시킨다. 움직이는 과정에서 보이는 건축공간의 수평선과 수직선, 면들은 화면의 조형성을 구축하게 된다. 그리고 긴 시간 촬영하며 움직이는 카메라는 단일 쇼트 내에 다양한 프레임 사이즈를 제시하는 동시에 화면 내부와 외부의 관계를 유동적으로 만든다. 결국 건축공간의 잠재적 개방성은 화면 틀로서 프레임 내부의 잠재적 개방성을 화면 틀 바깥인 외화면으로까지 확장한다.

    미조구치의 프레임 구성방식은 일본 건축공간을 영화서사의 장소로써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의 고민으로부터 프레임이라는 영화공간을 어떠한 방식으로 구성할 것인가에 대한 미적 사유로 귀결된다. 궁극적으로 이것은 영화공간의 구성과 배치를 의미하는 미장센의 본질을 환기시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공간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적용되는 사실주의적 영화기법들은 감독의 세계관을 충실히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그리고 이것은 곧 미장센의 언어에 대한 작가적 사유를 함의하게 된다.
  • 영문
  • This study examines how the latent openness of traditional Japanese architectural space is applied to Kenji Mizoguchi’s cinematic space. It includes the task of examining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traditional cultural space and the film space through the director's aesthetic thoughts. The Japanese architectural one has a characteristic which is that the whole and the part of the space are variable. Because of this,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inside and the outside and the center and the periphery can be flexible. Therefore, the spatial structure of the Japanese architecture puts emphasis on the present space form.

    Kenji Mizoguchi is a director who made good use of the characteristics of the Japanese architectural space in his films. For instance, the space such as a house has an important meaning for the narrative development. This study focuses on Mizoguchi’s 1950s films which can be considered as the cinematic maturity of the director. The latent openness as the most important characteristic of the Japanese architectural space helps the narrative to depict the character’s reality and emotional state. The architectural space in the Mizoguchi’s film is presented by the realism film techniques such as long take, long shot and deep focus. This is related to his cinematic theme and is intended to realistically express the value of life through the hardships and sacrifice of a character. When Mizoguchi’s camera moves between the inside and the outside of the space, it results in the combine of the both. From this, their boundaries become equivocal. In addition, horizontal lines, vertical lines, and surfaces of the architectural space shown by the camera movement consequently create the graphic formality of the frame. The long take with the camera movement produces various frame sizes within a single shot, and makes the relationship between on-screen and off-screen fluid. Eventually, the latent openness of the architectural space expands the film space like a frame, which means that the off-screen space becomes dynamic.

    Mizoguchi’s framing represents an aesthetic thought on how to construct the frame as the film space from a consideration of how to utilize the architectural space as the place of film narrative. Ultimately, this allows for the matter of mise-en-scène, which is the composition and arrangement of the cinematic space. In addition to this, the world view of the director is expressed by his film technique and style. It includes an auteur’s cogitation about the language of mise-en-scène.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연구는 일본 전통건축공간의 반 고정성에 따르는 잠재적 개방성이 미조구치 겐지의 영화 공간에 적용되는 방식을 고찰한다. 이는 건축공간의 영화적 공간에 대한 단순한 즉자적 적용을 피하고, 영화공간에 대한 감독의 태도와 사유를 통해 전통적 문화공간이 영화 서사의 공간과 정서와 어떻게 반응하고 응용되는지 살펴보는 작업이다. 먼저 일본건축공간에는 전체와 부분의 관계가 가변적인 특성이 내재한다. 이것은 일본 선(禪)문화의 영향을 받은 불완전성의 미의식이 공간인지방식에 반영된 것으로, 완전한 것보다 모자라고 부족하더라도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것은 건축공간의 내부와 외부, 내부와 내부 그리고 중심과 주변의 관계를 고정불변이 아닌 가변적이고 유동적인 것으로 인지가능하게 만든다. 불완전성의 미에 기인한 이러한 공간인지방식 외에 이것이 가능한 또 다른 이유는 미닫이문의 존재 때문이다. 문을 열고 닫는 방식에 따라 외부와 내부는 통합되고 내부는 더 큰 공간이나 더 많은 공간들로 나뉠 수 있다. 따라서 일본건축의 공간구조는 지금 현재 있는 그대로의 공간형태가 중요해진다.

    미조구치 겐지는 이와 같은 일본건축공간의 특성을 영화적으로 잘 활용한 감독이다. 그의 영화에서 주택과 같은 공간들은 단순히 인물의 행위를 드러내고 사건이 일어나는 배경으로만 기능하지 않는다. 본 연구에서는 감독의 영화적 성숙기라고 할 수 있는 1950년대 후기작품을 위주로 이 점을 고찰하였다. 일본건축공간의 가장 주요한 특성으로서 잠재적 개방성은 미조구치 영화에서 서사의 흐름과 상황에 따라 인물의 감정변화를 제시하거나 그의 상황이나 현실을 환유하는 밑그림이 된다. 건축공간이 영화 프레임 공간을 통해 제시되는 과정에서는 롱 테이크와 롱 쇼트, 딥 포커스 등과 같은 사실주의 기법들이 적용된다. 이것은 주제와 관련된 것으로 인물의 고난과 희생을 통한 삶의 가치를 사실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움직이는 카메라는 건축공간의 내부와 외부를 지속적으로 오가면서 인물들의 감정을 전달하고 플롯을 진행시키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그것이 지나가면서 보여주는 건축공간의 기둥과 문의 수평선과 수직선, 면들은 화면의 조형성을 구축한다. 수직선들의 조합과 더불어 카메라가 대상과의 거리를 조절함에 따라 롱 테이크에 의한 화면은 단일 쇼트 내에 다양한 프레임 사이즈를 보여준다. 그리고 내화면과 외화면의 유기적 관계는 양자의 위치가 언제나 가변적일 수 있음을 환기한다. 결국 건축공간의 잠재적 개방성은 화면 틀로서 프레임 내부의 잠재적 개방성을 외화면으로까지 확장한다.

    미조구치의 프레임 구성방식은 일본 건축공간을 영화서사의 장소로써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의 고민으로부터 프레임이라는 영화공간을 어떠한 방식으로 구성할 것인가에 대한 미적 사유로 귀결된다. 궁극적으로 이것은 미장센의 본질을 건드리는 작업이다. 감독은 건축공간의 구조와 기능, 표정들을 활용하여 자신의 세계관을 영화매체공간으로서의 프레임 안에 효과적으로 담아내었다. 공간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적재적소에 적용되는 사실주의적 영화기법들은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충실히 전달한다. 이것은 주제와 형식의 관계에서 어느 한 쪽에 방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주제가 형식을 통해 효율적으로 제시되는 양자의 유기적 관계를 나타내는 것이다. 이러한 미조구치의 영화공간구성은 미장센의 언어에 대한 작가적 사유인 동시에 주제와 형식의 상호관계에 대한 미적 고찰을 함의한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연구결과>
    본 연구는 미조구치가 일본공간문화의 특성과 미의식을 활용하여 자신의 영화공간을 구성하는 양식을 고찰한다. 먼저 일본공간문화의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그것은 불완전성의 미를 수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를 구성하는 일체는 완전하거나 완벽한 것이 없기 때문에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그 자체를 인정하고 수용해야한다는 입장이 불완전성의 미의 근간을 이룬다. 이 개념이 일본 전통건축공간에 적용되면 벽과 문에 의해 구획화되는 구조를 고정불변의 것으로 인지하지 않는 경향으로 나타나게 된다. 일본공간문화의 이러한 특성은 잠재적 개방성으로 요약될 수 있다. 불변성을 고집하지 않는 공간의 구조형태로 인해 그곳의 중심과 주변의 의미와 기능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미조구치 겐지는 이와 같은 일본 건축공간의 특성을 활용하면서 그 공간에서 일어나는 인물의 행위와 사건, 정서를 효율적으로 직조한다. 건축공간이 단순한 장소적 배경으로 위치하는 것이 아니라 플롯을 구성하고 서사를 견인하는 것이다. 인물의 현실과 사건의 진행은 건축공간을 프레임 내에서 시각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에 따라 영화적 설득력을 얻는다. 미조구치는 이 과정에서 카메라 움직임을 포함하여 롱 쇼트와 롱 테이크, 딥 포커스 등과 같은 사실주의 기법을 사용한다. 사실주의 영화기법은 공간에 위치하는 대상의 현실을 거리를 두고 냉철하게 바라보게 만든다. 카메라는 건축공간의 내부와 내부, 내부와 외부의 잠재적 개방성을 이용하면서 공간들 사이를 움직인다. 건축구조물의 수평과 수직선들을 카메라가 지나가면서 화면은 시각적 조형성을 확보한다. 또한 이러한 카메라 움직임으로 인해 내화면과 외화면의 관계가 지속적으로 변하면서 프레임 공간이 확장된다. 건축공간의 잠재적 개방성이 곧 프레임 내부의 잠재적 개방성과 연결되는 것이다.

    결국 미조구치의 프레임 구성방식은 일본 건축공간을 영화서사의 장소로써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의 고민으로부터 프레임이라는 영화공간을 어떠한 방식으로 구성할 것인가에 대한 미적 사유로 귀결된다. 이러한 미조구치의 영화공간구성은 미장센의 언어에 대한 작가적 사유인 동시에 효과적인 주제전달을 위한 영화 양식적 고민을 담고 있다.

    <활용방안>
    본 연구의 결과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학문적・사회적 기여도는 우선 일본영화담론의 확대이다. 인지도에 비해 미조구치 겐지에 관한 논의들, 특히 그의 영화공간에 대한 한국에서의 담론은 기대보다 그 층위가 두텁지 않다. 따라서 일본 건축공간의 특성과 미조구치 영화공간의 미의식에 대한 논의를 통해, 그의 영화연구의 또 다른 중요한 층위를 만들어 냄으로써 미조구치 영화담론의 확대에 기여하고자 한다. 그리고 건축공간과 영화공간이라는 융합적 연구를 통해 영화를 통한 일본공간문화에 대한 연구 지평이 확대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데 본 연구의 또 다른 의의를 둔다.

    본 연구의 두 번째 기대효과는 일본영화와 미조구치 겐지라는 개별적 특수성으로부터 시네마(cinema)로서의 영화에 대한 보편적 테제로 영화담론을 확대하는 것에 있다. 이것을 통해 영화공간이라는 매체 특성에 대한 성찰을 환기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성찰적 연구를 통해 ‘예술로서의 영화’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나아가 영화공간에 대한 의미 있는 연구가 되기를 기대한다.

    세 번째 기대효과는 교육과의 연계성을 고려한다. 촬영・편집 등과 관련한 미조구치의 영화기법들이 영화공간에 적용되는 양식을 살펴봄으로써 영화제작과 이론의 유기적 결합에 관한 일종의 지침서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영화를 배우는 입장에서 이론전공자나 제작전공자 모두 자신의 전공만을 강조하다보면 이론만을 위한 이론이나 이론을 도외시한 제작으로 교육의 흐름이 흘러갈 여지가 있다. 본 연구는 영화양식연구를 통해 이론전공자가 실제 제작을 이해하고 영화미학고찰을 통해 제작전공자가 이론과 제작이 실제로는 유리된 것이 아님을 생각해보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한다. 따라서 영화이론 전공자와 제작 전공자 모두가 본 연구를 의미 있게 읽고 자신들의 분야와 관련하여 한번쯤은 고려해 볼 수 있는 유용한 논문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색인어
  • 미조구치 겐지, 일본영화, 일본건축, 영화 공간, 잠재적 개방성, 리얼리즘, 롱 테이크(플랑 세캉스), 카메라 움직임(트래킹 쇼트), 쇼트 내 몽타주, 오즈 야스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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