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륙』은 뉴욕 최초의 한인 문학동인지로 1985년 가을에 창간되어 1986년 봄호와 겨울호를 내고 폐간된다. 여기에는 김명욱, 박정태, 박철훈, 최승야, 윤석진의 시작품과 강량, 이영주, 정문혜, 조월호, 김선신, 박현, 옥명희의 수필, 박현, 정규택, 이순혜, 박미전, ...
『신대륙』은 뉴욕 최초의 한인 문학동인지로 1985년 가을에 창간되어 1986년 봄호와 겨울호를 내고 폐간된다. 여기에는 김명욱, 박정태, 박철훈, 최승야, 윤석진의 시작품과 강량, 이영주, 정문혜, 조월호, 김선신, 박현, 옥명희의 수필, 박현, 정규택, 이순혜, 박미전, 정고전의 소설작품, 그리고 정문혜의 동화와 박미전의 희곡이 각각 수록되어 있다. 이들 작가와 작품이 보여주듯 『신대륙』에는 시, 소설, 수필 등의 작품이 균형 있게 수록되어 있다. 이들 작품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은 이민자의 삶이 가감 없이 진솔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신대륙』이 창간되기 이전, 아시아인에 대한 이민차별법이 철폐되고 한인들의 미국이민 후기 중에서 초기에 해당하는 1965년 이후 70년대까지 한인이민자들의 삶은 매우 열악했다. 당시의 한인 이민자들은 생활고와, 인종차별, 언어불통 등으로 힘들고 외로웠던 만큼 모국과 모국어에 대한 그리움과 갈망은 간절했다. 『신대륙』은 이러한 시기를 거쳐 뉴욕 지역에 어느 정도 한인사회가 형성이 되면서 등장한다. 『신대륙』은 「뉴욕 한국일보사」의 문예공모가 계기가 되어 그곳을 통해 등단한 작가들을 중심으로 동인이 결성, 창간된다. 동인들은 생업활동으로 시간을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문학을 하겠다는 일념으로 자비를 털어서 모임을 갖고 동인지를 발간하기 위해 노력을 한다. 뉴욕 최초의 동인지『신대륙』은 이렇게 해서 탄생하게 된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기대와 열정 속에서 탄생한 동인지는 3호를 내는데 그치고 마는데, 그 이유는 불안정한 신분과 생업활동 때문에 동인들이 뿔뿔이 흩어졌기 때문이다. 여러 논자들이 지적하고 있듯이 미주의 한인 이민 역사와 이민자의 수에 비해 문학과 예술의 발전이 더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경제적인 문제 때문이다. 『신대륙』의 폐간도 바로 이 문제가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신대륙』은 비록 3호를 내는 데 그치고 말았지만 뉴욕의 한인문단에서 차지하고 있는 의의는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그 이유로는 우선 『신대륙』이 뉴욕에서 출간된 최초의 문학동인지라는 문학사적인 의의에 있다. 이전에는 한국에서 등단한 후 이민한 몇 몇 작가들이 그들 나름대로 작품을 쓰고 있었지만 여러 가지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서 작품 활동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이러한 현실에서 『신대륙』의 출현은 뉴욕에서 생활하는 작가들이나 작가들 지망하는 이민자들 모두에게 큰 자극이 된다.
『신대륙』은 서부의 최초 한인문학 동인지 『지평선』(1975)에 비하면 십여 년이나 뒤늦게 간행되었다. 이것은 서부에 비해 동부에서 교포사회가 늦게 형성되었다는 점과 서부와 동부가 갖는 생활 방식과 문화적 차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평선』이 시인들이 주축이 되어 형성된 시문학 동인지라면 『신대륙』은 시, 소설, 수필, 희곡 등 다양한 형식을 담고 있어 종합문예지로서의 성격과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신대륙』이 보여주는 가장 큰 특징은 소설의 비중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이것은 미국 내 한국어로 나오는 잡지들이 대부분 시가 중심이 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이례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신대륙』에 수록된 소설 작품들은 그 분량에 못지않게 내용면에서도 만만치 않은 무게를 보여준다. 여기에는 경제문제, 신분문제, 가정과 청소년 문제뿐만 아니라, 노인 이민자들의 문제 등 다양한 삶의 문제들이 그려지고 있다.
본 연구는 『신대륙』소설작품에 나타난 한인이민자의 초상을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할 것이다. 수록된 작품들은 한인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겪는 문제점과 어려움을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본 연구는 소설에 나타난 한인 이민자들의 문제를 부부문제, 청소년 문제, 은퇴한 노인들의 문제뿐만 아니라 정체성과 인종문제까지 다각도로 심층 분석 할 것이다. 본 연구자 역시 한 사람의 이민자로서 오랫동안 뉴욕에 거주한 경험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담론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심층적인 연구가 이루어질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