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1951년 윌리 맥기(Willie McGee) 사건을 중심으로 백인여성과 흑인남성의 성관계 및 젠더 정체성 문제를 고찰하고자 한다. 본 연구자가 인종 간 성관계 및 젠더 정체성 연구를 위해 윌리 맥기 사건을 선택한 이유는 이 소송이 흑인남성과 백인여성의 성관계에 ...
본 연구는 1951년 윌리 맥기(Willie McGee) 사건을 중심으로 백인여성과 흑인남성의 성관계 및 젠더 정체성 문제를 고찰하고자 한다. 본 연구자가 인종 간 성관계 및 젠더 정체성 연구를 위해 윌리 맥기 사건을 선택한 이유는 이 소송이 흑인남성과 백인여성의 성관계에 대한 남부의 통념을 산산조각 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표면상 흑인남성이 백인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재판이었지만, 기실 그 내용은 백인여성이 흑인남성을 향해 성적 욕망을 표출한 사건이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백인여성이 흑인남성에게 강간의 혐의를 뒤집어씌움으로써 자신에게 닥친 특권 상실의 위기를 모면하려 한 것이었다. 본 사건에 대한 검토는 ‘순수/오염’이라는 인종 및 젠더 이데올로기적 환상이 남부사회를 수백 년 간 어떻게 지배했는지, 그리고 이러한 이데올로기가 남부에서 어떤 비극을 초래했는지 보여주고 있다. 본 연구는 윌리 맥기 사건을 통해 아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우선 1951년 윌리 맥기 사건은 남부에서 백인여성과 흑인남성의 성관계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기에 적절한 사례이다. 역사적으로 흑인과 백인의 육체적 결합은 인종 분리를 기반으로 확립된 남부 사회의 금기를 위반하는 행동이었다. 특히, ‘순수’의 상징인 백인여성이 흑인남성을 욕망한다는 사실은 백인남성에게 혐오와 공포를 안겨주는 동시에 그들의 특권을 뒤흔드는 위협적인 사실이었다. 그래서 백인여성의 흑인남성을 향한 욕망을 대면하는 대신 차라리 백인여성을 성폭행 희생자로 만들었다. 백인여성이 희생자인 한 백인남성이 누렸던 특권을 상실하지 않을 수 있었고 인종의 경계 또한 지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흑인 강간자 신화는 뒤집어보면 백인여성과 흑인남성의 내밀한 관계가 그리 드물지 않았다는 현실의 반증이기도 하다. 본 연구는 맥기 사건과 유사 한 사례들을 수집하여 남부에서 백인여성/흑인남성의 성관계의 다양한 사례들을 분석할 것이다. 둘째, 맥기 사건은 노예제 이후 흑인남성이 대면한 성적 착취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기에 적절한 사례이다. 남부사회에서 흑인남성에 대한 성적 착취는 드문 일이 아니었다. 노예제 시기 흑인남성은 백인남성은 물론 백인 여성에게도 성적 착취를 당해야 했다. 역사적 기록들은 남성노예에 대한 성적 착취의 형태가 실로 다양했으며 광범위했음을 보여준다. 본인은 윌리 맥기 사건 역시 이러한 역사적 맥락에서 접근 가능하다고 본다. 본 연구는 흑인남성에 대한 직접적인 물리적 폭력과 더불어 흑인남성이 경험한 ‘성적 착취’라는 물리적·심리적 폭력을 집중 분석하고자 한다. 셋째, 본 사건은 짐 크로우 시기 젠더 정체성 문제를 조명할 단초를 제공할 것이다. 우리는 맥기 사건을 통해 인종 간 성관계에서 남자인 맥기가 아니라 ‘백인여성’이 주도권을 장악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사실은 본 사건이 남부사회에서 무성적 존재로 숭상되던 백인여성의 성적 주체성을 논의할 적절한 주제임을 드러낸다. 나아가 윌리 맥기가 재판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연약함, 수동성, 의존성, 순종, 무책임’과 같은 전형적인 여성적 정의에 부합하는 특성이었다. 따라서 이 사건은 젠더 정체성과 섹슈얼리티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데 대단히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끝으로 본 연구는 짐 크로우(Jim Crow) 시기 남부사회의 법, 제도, 정치, 문화, 성적 위계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고찰할 적절한 사례 연구이기도 하다. 백인남성의 무의식 깊숙이 내재한 흑인성과 여성성에 대한 공포가 남부사회의 구조적 매카니즘과 어떤 형식으로 결합되어 수백 년 간 존속했는지 보여줄 것이다. 다행히 이 사건에 대한 재판기록과 당시 신문 보도와 같은 1차 사료가 풍부하게 남아 있다. 따라서 윌리 맥기 사건 연구는 남부사회에서 인종 간 성관계를 통해 젠더 정체성 문제를 제기할 뿐만 아니라 남부사회의 젠더 및 인종 지배방식을 이해하는 시도가 될 것이다.
기대효과
본 연구의 기대효과는 다음과 같다. ① 학문적 소외분야에 대한 이해 증진 오늘날 흑인여성의 성적 착취에 대한 연구에 비해 흑인남성에 대한 성적 착취의 역사를 기록하고 해석하는 작업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본 연구는 1951년 윌리 맥기 사건을 단초로 삼아서, 노예제 ...
본 연구의 기대효과는 다음과 같다. ① 학문적 소외분야에 대한 이해 증진 오늘날 흑인여성의 성적 착취에 대한 연구에 비해 흑인남성에 대한 성적 착취의 역사를 기록하고 해석하는 작업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본 연구는 1951년 윌리 맥기 사건을 단초로 삼아서, 노예제 이후 남부사회에서 흑인남성에 대한 성적 착취의 역사를 개략적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흑인남성에 대한 성폭행이 역사적으로 그다지 드문 사건은 아니었지만, 흑인남성을 강간자로 정형화한 이미지만큼이나 성폭행 피해자로서 공론화 하는 것 자체가 기존의 젠더 통념에 대한 도전이다. 실제로 이 주제는 뿌리 깊은 인종차별은 물론 젠더차별이라는 장벽을 뛰어 넘어야 하는 이중의 과제를 안고 있다. 본 연구는 심지어 20세기 중반까지 수백 년 간, 사회적 정치적 권리는 물론 성적 권리조차 박탈당한 채 살아가야 했던 흑인남성의 성적 착취의 역사를 복원하고 기록함으로써, 그간 학문적으로 소외되었던 흑인남성의 섹슈얼리티 및 남성성에 대한 이해를 풍부히 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② 인종, 젠더, 계급, 섹슈얼리티의 교차성 연구의 틀 제시 이 연구는 미국사에서 인종, 젠더, 계급, 섹슈얼리티가 어떻게 맞물리며 복잡하게 연관을 맺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보여줄 것이다. 남부사회에서 백인남성과 흑인여성의 성관계뿐만 아니라 백인여성과 흑인남성의 성관계 또한 드물지 않았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나아가 백인여성과 흑인남성의 성 관계에서 백인여성이 오히려 주도권을 잡았다는 것은 인종 간 성관계에서 전도된 젠더 위계를 드러낸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흑인남성이 백인여성에게 성적 착취를 당했을 경우 성폭력에 대해 발설하기를 극도로 꺼렸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피해자 흑인남성에게 ‘남성’이라는 젠더 통념이 주요하게 작동한 탓이었다. 이런 분위기는 흑인남성으로 하여금 육체적, 정신적 성폭력을 공론화할 가능성을 철저히 차단했다. 따라서 윌리 맥기 사건은 인종, 젠더, 계급, 섹슈얼리티가 맞물릴 때 어떤 다양한 권력관계가 형성되는지를 실증적인 사례연구를 통해 구체적으로 입증할 것이다. ③ 다양한 연계 교육 및 대중 강연 자료 활용 본 연구는 캠퍼스 안팎에서 진행되는 역사 교육 및 인문학 대중 강연 자료로 적극 활용가능 할 것이다. 먼저 대학 강단에서는 ‘아메리카 지역사’와 ‘서양 여성사’ 같은 전공강좌나 기타 역사 교양강좌에서 인종, 젠더, 섹슈얼리티 문제를 다룰 때 이용 가능할 것이다. 나아가 캠퍼스 바깥에서 진행되는 역사교사모임이나 시민강좌와 같은 대중강연에서도 미시사적 연구 소개를 통해 참가자의 관심을 유발하고 대중과 소통하는 데 주요한 매개가 될 것이다. ④ 역사학 저변 확대를 위한 대중서 출간 본 연구자는 윌리 맥기 연구의 성과물을 향후 책으로 묶어 출간할 계획이다. 본인은 일반인이 쉽게 접하고 읽을 수 있는 대중적 인문서 출간을 구상 중이다. 기존에 발표한 노예제 시기 연구들, 본 연구계획서에서 소개한 윌리 맥기 사건, 향후 진행될 후속 연구들을 다듬어서 남부사회에서 흑인의 역사를 소개하는 책을 수년 내에 출판하고자 한다. 미시사적 연구는 미국 흑인의 역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 인문학에 대한 관심 확대에도 기여할 것이라 본다. 나아가 젠더, 인종의 문제에 대한 진일보한 관심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국사회에서 성차별, 인종차별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마련해서 확장할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연구요약
본 연구는 1951년 윌리 맥기 사건을 젠더적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한다. 1945년 11월 2일 이른 새벽 미시시피 주 로럴(Laurel)에 거주하는 흑인남성 윌리 맥기는 윌레트 호킨스(Willette Hawkins, 32세)의 집에 무단 침입해 호킨스 부인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본 ...
본 연구는 1951년 윌리 맥기 사건을 젠더적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한다. 1945년 11월 2일 이른 새벽 미시시피 주 로럴(Laurel)에 거주하는 흑인남성 윌리 맥기는 윌레트 호킨스(Willette Hawkins, 32세)의 집에 무단 침입해 호킨스 부인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본 사건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당일 새벽 4시 반 경, 우체국 직원의 처 윌레타 호킨스가 몸이 아픈 아이와 자고 있을 때 한 흑인남성이 침입해서 아이를 죽이겠다고 위협하면서 그녀를 성폭행 했다. 호킨스 부인은 어두워서 침입자를 알아볼 수 없었다고 증언했지만, 이튿날 오후 경찰은 윌리 맥기를 긴급 체포했다. 그리고 그는 사건 일체를 자백했다. 전원 백인이었던 배심원단이 맥기에서 사형을 선고하는 데는 불과 30초도 걸리지 않았고, 1심 재판은 불과 2분 30초만에 마무리 되었다. 5년 간 지속된 법정 공방 끝에 이 사건이 극적 전환점을 맞은 것은 1951년 3월 맥기의 아내 로잘리 맥기(Rosalee McGee)가 뉴욕에서 연 기자회견이었다. 로잘리는 윌리 맥기가 사건 피해자인 호킨스 부인과 수년 동안 내연관계에 있었다고 폭로했다. 로잘리에 따르면 맥기는 음모의 희생였다. 이들의 부적절한 관계는 194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주유소에서 일하던 맥기는 호킨스 부인의 밀통 유혹을 받았고 그녀의 강력한 요구에 마지못해 응했다. 이후 맥기가 둘의 관계를 끝내고 싶어했지만 호킨스 부인은 관계 청산을 원하지 않았다. 사건 당일, 두 사람 사이에는 커다란 언쟁이 있었고, 오전 5시경 윌리 맥기가 호킨스 부인을 뒤쫓아 가는 것을 마을 사람 몇몇이 목격했다. 결국 호킨스 부인은 남편과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성폭력 신고를 한 것이다. 새로운 증언이 전 세계인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1951년 5월 8일 윌리 맥기는 예정대로 전기의자 위에서 짧은 생을 마감했다. 본 연구는 윌리 맥기 사건에 관해 세세한 내용을 숨기고 있는 미시시피의 한 농촌 마을 로럴의 침묵을 파헤치고자 한다. 본인은 이러한 침묵이 본 사건에 얽힌 이해 당사자들의 젠더, 인종, 섹슈얼리티로부터 기인했을 것이라 본다. 그래서 본 연구는 남부의 젠더, 인종, 섹슈얼리티의 교차관계를 세밀하게 들춰내기에 적합한 주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구자는 단순히 문서보관소의 기록을 살펴보는 것을 넘어 이 사건이 진행된 콘텍스트 속으로 들어가고자 한다. 맥기 사건은 법정이나 언론의 공식 기록을 넘어 우리가 과거를 어떻게 연구하고 기술해야 하며, 남겨진 기록을 어떻게 비판적으로 읽어야 하는지 본 연구자에게 도전적인 과제를 안기고 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윌리 맥기 사건을 통해 남부사회에서 독특하게 작동했던 예외적인 모순을 추적하고자 한다. 본인은 이 사건의 핵심이 흑인남성이 백인여성을 성폭행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백인여성이 흑인남성을 성적 착취한 것이라고 본다. 흑인남성의 백인여성 성폭행이라는 유달리 특별할 것 없는 범죄사건이었던 맥기 사건은 추문을 감추기 위한 사건 당사자들의 거짓말과 침묵, 두 주인공을 둘러싼 주변 이해집단의 공모가 더해지면서, 남부사회의 예외적인 일상과 관념을 속속들이 드러내고 있다. 사건 당사자가 맺은 내밀한 관계의 성격, 원고의 남편과 피고의 아내가 보여준 상이한 태도, 재판 과정을 통해 드러나는 지역의 백인사회 및 흑인사회의 이해관계, 본 사건에 대해 극명하게 대조적인 전국 여론의 반응들은 연구할 아주 흥미로운 주제이다. 나아가 맥기 사건은 인종 간 성관계의 독특한 한 형태를 보여줌으로써 남부사회에서 인종과 젠더 관계가 얼마나 복잡한지 깨닫게 할 뿐만 아니라 백인남성 중심의 획일화된 인종 및 젠더 정형화에 저항해서 이 스테레오 타입을 해체할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국문
본 연구는 1951년 윌리 맥기(Willie McGee) 사건을 중심으로 백인여성과 흑인남성의 성관계 및 젠더 정체성 문제를 고찰하고자 한다. 본 연구자가 인종 간 성관계 및 젠더 정체성 연구를 위해 윌리 맥기 사건을 선택한 이유는 이 소송이 흑인남성과 백인여성의 성관계에 ...
본 연구는 1951년 윌리 맥기(Willie McGee) 사건을 중심으로 백인여성과 흑인남성의 성관계 및 젠더 정체성 문제를 고찰하고자 한다. 본 연구자가 인종 간 성관계 및 젠더 정체성 연구를 위해 윌리 맥기 사건을 선택한 이유는 이 소송이 흑인남성과 백인여성의 성관계에 대한 남부의 통념을 산산조각 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표면상 흑인남성이 백인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재판이었지만, 기실 그 내용은 백인여성이 흑인남성을 향해 성적 욕망을 표출한 사건이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백인여성이 흑인남성에게 강간의 혐의를 뒤집어씌움으로써 자신에게 닥친 특권 상실의 위기를 모면하려 한 것이었다. 본 사건에 대한 검토는 ‘순수/오염’이라는 인종 및 젠더 이데올로기적 환상이 남부사회를 수백 년 간 어떻게 지배했는지, 그리고 이러한 이데올로기가 남부에서 어떤 비극을 초래했는지 보여줄 것이다.
영문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sexuality and gender identity of white women and black men in the case of Willie McGee case in 1951. I chose the Willie McGee case to study interracial sex and gender identity because this trial shattered th ...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sexuality and gender identity of white women and black men in the case of Willie McGee case in 1951. I chose the Willie McGee case to study interracial sex and gender identity because this trial shattered the Southern myth of sexual intercourse between black men and white women. The case was an outright trial of a black man charged with raping a white woman, but it revealed a white woman's sexual desire toward a black man. Actually, a white woman tried to avoid the crisis and defend her privilege by lying that she was raped from a black man. This study will show how racial and gender ideological fantasies of ‘pureness/ pollution' have governed Southern society for hundreds of years, and how this ideology has caused tragedy in the South.
연구결과보고서
초록
본 연구는 1951년 윌리 맥기(Willie McGee) 사건을 중심으로 백인여성과 흑인남성의 성관계 및 젠더 정체성 문제를 고찰하고자 한다. 본 연구자가 인종 간 성관계 및 젠더 정체성 연구를 위해 윌리 맥기 사건을 선택한 이유는 이 소송이 흑인남성과 백인여성의 성관계에 ...
본 연구는 1951년 윌리 맥기(Willie McGee) 사건을 중심으로 백인여성과 흑인남성의 성관계 및 젠더 정체성 문제를 고찰하고자 한다. 본 연구자가 인종 간 성관계 및 젠더 정체성 연구를 위해 윌리 맥기 사건을 선택한 이유는 이 소송이 흑인남성과 백인여성의 성관계에 대한 남부의 통념을 산산조각 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표면상 흑인남성이 백인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재판이었지만, 기실 그 내용은 백인여성이 흑인남성을 향해 성적 욕망을 표출한 사건이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백인여성이 흑인남성에게 강간의 혐의를 뒤집어씌움으로써 자신에게 닥친 특권 상실의 위기를 모면하려 한 것이었다. 본 사건에 대한 검토는 ‘순수/오염’이라는 인종 및 젠더 이데올로기적 환상이 남부사회를 수백 년 간 어떻게 지배했는지, 그리고 이러한 이데올로기가 남부에서 어떤 비극을 초래했는지 보여줄 것이다.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1) 학문적․사회적 기여도 ① 학문적 소외분야에 대한 이해 증진 오늘날 흑인여성의 성적 착취에 대한 연구에 비해 흑인남성에 대한 성적 착취의 역사를 기록하고 해석하는 작업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본 연구는 1951년 윌리 맥기 사건을 단초로 삼아서, 노예제 이후 남부 ...
1) 학문적․사회적 기여도 ① 학문적 소외분야에 대한 이해 증진 오늘날 흑인여성의 성적 착취에 대한 연구에 비해 흑인남성에 대한 성적 착취의 역사를 기록하고 해석하는 작업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본 연구는 1951년 윌리 맥기 사건을 단초로 삼아서, 노예제 이후 남부사회에서 흑인남성에 대한 성적 착취의 역사를 개략적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흑인남성에 대한 성폭행이 역사적으로 그다지 드문 사건은 아니었지만, 흑인남성을 강간자로 정형화한 이미지만큼이나 성폭행 피해자로서 공론화 하는 것 자체가 기존의 젠더 통념에 대한 도전이다. 실제로 이 주제는 뿌리 깊은 인종차별은 물론 젠더차별이라는 장벽을 뛰어 넘어야 하는 이중의 과제를 안고 있다. 본 연구는 심지어 20세기 중반까지 수백 년 간, 사회적 정치적 권리는 물론 성적 권리조차 박탈당한 채 살아가야 했던 흑인남성의 성적 착취의 역사를 복원하고 기록함으로써, 그간 학문적으로 소외되었던 흑인남성의 섹슈얼리티 및 남성성에 대한 이해를 풍부히 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② 인종, 젠더, 계급, 섹슈얼리티의 교차성 연구의 틀 제시 이 연구는 미국사에서 인종, 젠더, 계급, 섹슈얼리티가 어떻게 맞물리며 복잡하게 연관을 맺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보여줄 것이다. 남부사회에서 백인남성과 흑인여성의 성관계뿐만 아니라 백인여성과 흑인남성의 성관계 또한 드물지 않았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나아가 백인여성과 흑인남성의 성 관계에서 백인여성이 오히려 주도권을 잡았다는 것은 인종 간 성관계에서 전도된 젠더 위계를 드러낸다. 또한 주목할 점은 흑인남성이 백인여성에게 성적 착취를 당했을 경우 성폭력에 대해 발설하기를 극도로 꺼렸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피해자 흑인남성에게 ‘남성’이라는 젠더 통념이 주요하게 작동한 탓이었다. 이런 분위기는 흑인남성으로 하여금 육체적, 정신적 성폭력을 공론화할 가능성을 철저히 차단했다. 따라서 윌리 맥기 사건은 인종, 젠더, 섹슈얼리티가 맞물릴 때 어떤 다양한 권력관계가 형성되는지를 실증적인 사례연구를 통해 구체적으로 입증할 것이다. 2) 교육과의 연계 활용 방안 ① 다양한 연계 교육 및 대중 강연 자료로 활용 본 연구는 캠퍼스 안팎에서 진행되는 역사 교육 및 인문학 대중 강연 자료로 적극 활용가능 할 것이다. 먼저 대학 강단에서는 ‘아메리카 지역사’와 ‘서양 여성사’ 같은 전공강좌나 기타 역사 교양강좌에서 인종, 젠더, 섹슈얼리티 문제를 다룰 때 이용 가능할 것이다. 나아가 캠퍼스 바깥에서 진행되는 역사교사모임이나 시민강좌와 같은 대중강연에서도 미시사적 연구 소개를 통해 참가자의 관심을 유발하고 대중과 소통하는 데 주요한 매개가 될 것이다. ② 역사의 저변 확대를 위한 대중서 출간 본 연구의 성과물은 향후 책으로 출간될 계획이다. 연구자는 일반인이 쉽게 접하고 읽을 수 있는 대중적 인문서 출간을 구상 중이다. 기존에 발표한 노예제 시기 연구들, 본 연구계획서에서 소개한 윌리 맥기 사건, 향후 진행될 후속 연구들을 다듬어서 남부사회에서 흑인의 역사를 소개하는 책을 수년 내에 출판하고자 한다. 미시사적 연구는 미국 흑인의 역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 인문학에 대한 관심 확대에도 기여할 것이라 본다. 나아가 젠더, 인종의 문제에 대한 진일보한 관심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국사회에서 성차별, 인종차별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마련해서 확장할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