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부처의 유골, 즉 불사리(진신사리)라는 물적 (신앙)대상을 연구의 중심에 놓고 현 한국사회에서 이를 둘러싸고 전개되는 주요 현상을 경험적으로 조사관찰하고 분석하여 동시대 사리신앙의 다양한 역할/기능, 그리고 그 변화의 사회문화적 배경을 조사하 ...
본 연구의 목적은 부처의 유골, 즉 불사리(진신사리)라는 물적 (신앙)대상을 연구의 중심에 놓고 현 한국사회에서 이를 둘러싸고 전개되는 주요 현상을 경험적으로 조사관찰하고 분석하여 동시대 사리신앙의 다양한 역할/기능, 그리고 그 변화의 사회문화적 배경을 조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현 한국의 불교계에서 관찰되는 불사리를 둘러싼 다양한 종교적 실천행위와 행사를 개괄적으로 조망하여 교단, 개별 사찰, 개인적 차원에서 진신사리에 대한 다양한 대응과 수용방식이 있음을 파악하여 불사리 신앙이 여러 층위를 갖고 있음을 확인한다. 이렇게 불사리 신앙의 현주소를 개괄적으로 조망한 후, 근래 진신사리가 타 불교문화권에서 다량으로 유입되고 있는 실정을 고려하여, 불사리가 어떠한 방식으로 한국 불교계에 공급되고, 이동되며, 대중들에게 노출되고, 보존/봉안되는가에도 주목한다.
일차적으로 사찰의례인 ‘진신사리 이운법회’와 ‘진신사리 친견법회’를 조사대상으로 삼아 관련 법회를 참여관찰하고 참석자들과의 인터뷰를 실행한다. 이러한 작업은 진신사리의 이동과 현존이 각각 어떠한 의례적 장치를 통해 구현되어 해당 사리에 의미와 권위가 부여되고 해당 사리와 의례참가자들과의 접촉을 이끌고, 궁극적으로 참가자들에게서 종교적 반응을 불러일으키려 하는지 파악하기 위함이다.
이어서 사리신앙의 대표적인 형태인 진신사리가 모셔진 적멸보궁으로의 순례를 조사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자는 해당 순례에 직접 동참하여 단순 관찰자가 아닌 순례자의 한 사람으로 소위 ‘감각적 참가’를 실행하고자 한다. 이는 참가자들이 순례지 그리고 그 전후의 이동과정에서 느끼고 경험하는 바를 보다 구체적으로 추적하기 위한 방법이다. 동시에 적멸보궁으로의 순례는 진신사리의 현존에 대한 인지(認知)를 정점으로 하기에 이 순간 참가자들의 (육체적, 감각적) 반응에 주목하고, 참가자들과의 인터뷰/대화를 통해 이들에게 있어 순례의 구체적 의미를 파악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사리신앙의 현대적 변용이라 할 수 있는 사리박물관, 사리전시회, 사리관련 행사를 조사한다. 사리박물관과 사리(특별)전시회의 공통점은 다양한 종류의 사리들을 수집하여 이를 한 곳에 모아놓고 대중에게 노출시킨다는 것으로, 필연적으로 종교적(불교적) 공간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본 연구자는 현장방문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사리들이 배치되고 (텍스트로) 설명되며, 시각적/청각적 효과가 덧붙여져 전시물로서 사리가 대중들의 관심을 유도하며 동시에 방문자들은 어떻게 이들 전시물에 반응하는가를 관찰한다. 또한 방문객들과 인터뷰를 실행하여 이들의 방문동기, 종교적 배경, 전시물에 대한 느낌/인상 등을 기록하고, 주최자 측과도 인터뷰를 실행하여 사리의 출처, 수집/획득 과정, 사리전시의 의도 등을 파악한다. 한편 진신사리는 다양한 (상업적, 홍보적) 계기로 한시적으로 일반에게 공개되기도 한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일회적인 이벤트성의 진신사리 전시에도 주목하여 관련 행사를 참여관찰하여 이들 행사의 특징적 구조와 성격을 파악한다.
이러한 일련의 조사단계와 수집된 일차자료의 분석을 거쳐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전통적 형태의 불사리 신앙 그리고 변화/변이된 부분을 각각 확인하고, 후자의 사회문화적 요인을 도출한다.